첫페지로
날자별열람

제 63 회


제6장 대의서 《향약집성방》과 《의방류취》


1


《향약채취월령》에 대한 로중례의 집필은 마지막고비에서 힘있게 진행되고있었다.

그의 뜻은 참으로 컸다. 1권으로 된 《향약채취월령》은 그 웅지를 실현하는 첫걸음에 불과하였다.

이 시기부터 그는 벌써 전 85권으로 되는 방대한 량의 향약총서인 《향약집성방》의 집필안을 구성하고있었던것이다.

집필의 매 순간마다 로중례는 커다란 심리적고통에 시달렸다.

수백종에 달하는 약초표본에 기초한 채취시기와 채취방법, 채취한 곳, 약성, 지방마다 다르게 불리워지는 약초이름 등의 자료들은 연미가 자견과 함께 피와 땀으로 수집한 자료들이였다.

로중례는 때없이 연미의 모습이 우렷이 떠올라 저도 모르게 눈굽이 축축히 젖어들군 했다.

로중례의 가슴을 아프게 찌르는 다른 문제는 마황이였다.

제땅의 마황으로 마음대로 처방을 하면 얼마나 좋을텐가!

아, 연미가 바로 뽕나무겨우살이와 마황을 위하여 목숨을 바쳤다. 그의 념원과 뜻을 종시 실현할수 없단 말인가? 정말 우리 나라에는 마황이 없단 말인가?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불쑥 얼마전에 락심천만하여 눈물을 흘리면서 자기 집으로 돌아간 자견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도 이제는 포기했을것이다.

하다면 과연 마황을 찾는 일은 이렇게 끝나고만단 말인가?

전의감의 일과 의서집필만 아니라면 자기라도 산발을 타련만…

오늘도 그는 그런 괴롭고 안타까운 마음속에 부대끼다 밤늦게야 집 대문으로 들어섰다.

그런데 뜻밖에도 자견이 뛰여나오며 소리쳤다.

《의원님!》

그뒤로 박해장이 따라나섰다.

로중례는 깜짝 놀랐다.

《아니… 어떻게들 왔나?》

로중례는 너무 반가와 그들을 향해 반달음을 놓았다.

한동안 인사를 나누며 서있던 그들은 방으로 들어갔다.

무릎을 마주하고 앉자 자견과 박해장은 충청도에 대한 약초탐색자료들과 표본들을 내놓았다.

《의원님, 박형과 함께 마황탐색에 다시 나섰소이다. 충청도에 대한 탐색자료들이오이다.》

《뭐?!》

가슴이 뭉클하였다. 찌르르- 하고 뜨거운것이 온몸으로 퍼졌다. 그는 자견과 박해장의 손을 덥석 잡았다.

《자견이, 해장이! 정말 고마우이, 고마워!》

《의원님,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시오이까. 이게 어디 남의 일이 오이까. 우리가 응당 해야 할 일이 아니오이까. 연미누일 생각해서라도…》

자견의 눈이 눈물에 젖어 번쩍거렸다. 박해장도 젖은 눈을 슴벅이며 입을 열었다.

《이보게, 마황은 우리가 맡겠네.

그러니 다른 걱정은 하지 말고 의서집필에만 힘써주게. 자네의 일이 얼마나 막중하나. 우린 자넬 믿네.

그리고 마황을 탐색하면서 계속 자료들을 보충해주겠네.》

로중례는 격정에 넘쳐 그들의 손을 다시 꽉 잡고 흔들었다.

《여보게들, 고맙네, 고마워. 내 자네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꼭 좋은 의서를 써내겠네!》

자견과 박해장의 적극적인 고무와 격려는 연미로 하여 상실의 아픔을 겪고있던 로중례에게 커다란 힘을 주었다.

로중례는 뽕나무겨우살이와 관련하여 자기가 처리한 일이 백번 옳았다는것을 다시금 절감하였다.

연미가 가져온 뽕나무겨우살이가 가득 담긴 부담짝, 이것은 연미의 피와 목숨의 대가였다.

얼마전 뽕나무겨우살이를 찾았다는 소식이 조정에 보고되였었다.

《세종실록》 권51 13년(1431년) 3월 갑술일조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의원 김자견이 황해도의 백령과 대청 두 섬에서 나는 뽕나무겨우살이 50근을 뜯어다 바치였다.

우리 나라에는 원래 뽕나무겨우살이가 없었는데 순시별감 고전성이 처음으로 발견한것이다.》

백령도에서 뽕나무겨우살이가 발견된 후 그곳 백성들은 대대로 이것을 나라의 재부로 여기면서 정성껏 가꾸어왔으며 이것을 해치는 현상들에 대해서는 투쟁을 벌려왔다.

뽕나무겨우살이가 발견된지 184년이 지난 1615년 2월에 사간원에서는 백령도에서 나는 뽕나무겨우살이를 망탕 찍어내는 행위를 막으며 그것을 보호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상주문을 올렸다.

《뽕나무겨우살이는 구하기 어려운 중요한 약재입니다. 반드시 수백년 된 늙은 뽕나무라야만 돋아나기때문에 섬안의 백성들은 정성들여 심어놓고 보호함으로써 내의원의 수요에 응했던것입니다. 그런데 백령첨사 김기명은 관을 짤 재목으로 쓰기 위하여 늙은 뽕나무를 베였습니다. 본 백령도인 경우에는 거의다 베여있는데 그 피해가 대청도에까지 미쳤습니다.

섬안의 백성들이 일치하게 신소하고 본도의 감사가 보고한것은 명백한 사실이며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그러니 제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나라의것을 희생시킨 죄는 극도에 달하였습니다.

감사와 봉하여 올리는 관리는 제대로 살피지 못하고 도리여 가짜겨우살이를 가지고 그 책임을 굼땠고 약을 검사한 사람은 그것이 가짜라는것을 알면서도 일부러 말하지 않고 속이는것을 달갑게 여기였습니다.

김기명과 약을 검사한 사람은 모두 잡아다 심문하고 감사와 봉하여 올린 관리는 다 우선 파면시키고 나중에 심문하기 바랍니다.》…

리연미와 김자견이 피와 땀으로 발견한 뽕나무겨우살이! 그 마음과 넋을 이어 백령도의 백성들은 애국의 마음을 안고 뽕나무겨우살이를 정성껏 가꾸었건만 저들의 리익밖에 모르는 량반들은 이와 같이 나라의 재부로 될 뽕나무겨우살이를 서슴없이 찍어 사취하였던것이다.

이처럼 애국과 정의, 향토애는 항상 한줌도 못되는 량반사대부들속에서가 아니라 대를 이어가면서 순결하고 결백한 인민들의 마음속에서 용용히 끓어번지고있었다.

facebook로 보내기
twitter로 보내기
cyworld
Reddit로 보내기
linkedin로 보내기
pinterest로 보내기
google로 보내기
naver로 보내기
kakaostory 로 보내기
flipboard로 보내기
band로 보내기

이전페지   다음페지

도서련재
제1회 제2회 제3회 제4회 제5회 제6회 제7회 제8회 제9회 제10회 제11회 제12회 제13회 제14회 제15회 제16회 제17회 제18회 제19회 제20회 제21회 제22회 제23회 제24회 제25회 제26회 제27회 제28회 제29회 제30회 제31회 제32회 제33회 제34회 제35회 제36회 제37회 제38회 제39회 제40회 제41회 제42회 제43회 제44회 제45회 제46회 제47회 제48회 제49회 제50회 제51회 제52회 제53회 제54회 제55회 제56회 제57회 제58회 제59회 제60회 제61회 제62회 제63회 제64회 제65회 제66회 제67회 제68회 제69회 제70회 제71회 제72회 제73회 제74회 제75회 제76회
 감상글쓰기 
       

보안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