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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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가 훤칠한 문성태 당중앙위원회 부부장이 들어서며 정중히 인사드렸다. 인공지구위성개발사업을 당적으로 적극 밀어줄데 대한 과업을 받고 현지에 나갔던 일군이였다. 현지에서 과학자, 기술자들과 침식을 같이했는지 얼굴이 수척해지고 눈이 벌거우리 충혈져있었다.
《빨리 도착했구만. 지금 교향곡을 감상하고있는데 함께 들읍시다.》
《…심오한 사상과 실감있는 음악적형상으로 일관된 작품에서는 제1악장이 기본이요. 그래서 국립교향악단에 그 교향곡을 형상할데 대한 과업을 주었는데 손색없이 연주했구만. 방금전에도 난 이 교향곡을 감상하면서 우리 조국앞에 드리운 난관을 어떻게 뚫고나가겠는가를 생각해보았소.》
이윽고 교향곡이 끝났다.
《이전 쏘련의 가요 〈정의의 싸움〉도 그렇고 〈레닌그라드교향곡〉 역시 싸우는 쏘련군대와 인민에게 거대한 사상정신적량식으로 되였소. 그런데 지금은 혁명의 노래대신에 비애와 한탄에 젖은 어지러운 선률이 사람들을 정신적불구자로 만들고있소. 싸우는 전선의 전화기에까지 련결되여 울려퍼지던 붉은군대협주단 합창도 로병들의 훈장과 함께 락엽처럼 묻히고있소.》
《우리는 혁명에서 한걸음 물러서면 두걸음 물러서고 두걸음 물러서면 열걸음, 백걸음 물러서게 된다는 력사의 교훈을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하오. 공훈합창단(당시) 음악에서는 바로 이런 정신이 울려나와야 하오.》
《아닌게아니라 공훈합창단(당시)공연을 관람하면 정신이 번쩍 듭니다. 학교에서 몇달동안 공부한것 못지 않게 많은걸 배웁니다.》
오래동안
《부부장동무가 그렇다니 나도 기쁘오.》
《연구소동무들은
《박송봉이?…》
《그렇습니다. 희천에 갔다오다가 들렸다는것입니다. 인공지구위성개발이 과학자들이나 연구사들에게만 방임할 일이 아니라면서… 제기된 문제들을 토의했습니다.》
《박송봉동무에게 늘 빚진 마음이요. 건강도 변변치 않은데 자꾸 일감을 찾아다니는구만. 몸을 전혀 돌보지 않거던.》
박송봉의 병색이 도는 검싯한 얼굴을 눈앞에 떠올리며
해방후
그래서 1995년 정초 국방공업을 더욱 발전시킬데 대한 새로운 전략을 내세우면서 이 과업을 누구에게 맡기겠는가를 많이 생각하시다가 당중앙위원회 부부장인 박송봉을 적임자로 보시였다.
박송봉은 과업을 무겁게 받아안았고 그 길에서 쓰러질지언정
《아무래도 박송봉동무의 건강문제는 내가 따로 관심해야 할것 같소. 그 사람성미야 내가 잘 알지.》
《차가 다 식겠소.》
문성태가 차잔을 들다말고 쭈밋거렸다.
《…
《위성보유국들에서 사와야 한단 말이지.…》
《그래, 지금 우린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있지. 사실 지금까지 이룩해놓은 성과만 해도 기적이라고 할수 있소. 하지만…》
자리에서 일어서시였다. 문성태도 차잔을 놓고 몸을 일으켰다.
《그 분야의 기술과 기재를 팔겠다는 나라도, 도와주겠다는 나라도 없소. 우주기술이 엄격한 수출통제품이기때문에 수입이라는 말자체가 성립되지 않소. 방도는 마지막까지 자력으로 해결하는것이요. 100프로 우리의 지혜와 기술, 우리의 자재로 만들어야 하오.》
문성태는
사실상 전자공학과 기계공학, 조종학, 우주공학, 전자요소공학을 비롯한 현대응용과학의 종합체인 인공지구위성개발자체가 막강한 과학기술력량과 고도의 기술수단, 막대한 자금과 강력한 공업토대를 요구하기때문에 그 개발에서 100프로의 국산화라는 말은 상징적인 의미로 통하고있을뿐 다른 나라의 첨단기술과 《두뇌반입》은 어느 정도 불가피한것으로 인정되고있었다. 위성보유국들도 위성의 모든 요소들을 자기의것으로 생산제작하여 발사한것이 아니였다.
미국과 로씨야에서도 특수금속재료는 도이췰란드에서, 정밀기계들은 스웨리예에서 수입하여 제작하고있었고 프랑스는 유도장치를 벨지끄에서, 원격송수신장치를 네데를란드에서 수입하여 조립하는것이 통례였다.
《물론 힘들지. 하지만 우리는 해내야 하오. 우리 인민의 만대의 행복을 위해 허리띠를 조이면서라도 일어서야 하오. 우주를 정복해야 한다, 이건
시련이 겹쳐든 첫해는 정말이지 숨쉬기조차 가빴다. 사회주의시장의 붕괴, 제국주의자들의 악랄한 고립압살책동, 련이어 겹쳐드는 대자연재해… 그해는 농사작황도 시원치 않아 참으로 애를 먹었다.
국고에 남은 자금은 얼마 되지 않았다. 그 자금을 어디에 돌리겠는가를 두시고
마침내 중대결심을 내리시고 나라의 만년기틀을 위한 사업에 리용하도록 문건을 비준하시였다. 제기되는 문건들에 언제나 활달한 필체를 남기시던
《부부장동무, 정세가 준엄하고 험난할수록 더욱 분발하여 일어서는게
《알았습니다,
문성태가 격한 어조로 말씀드렸다.
《동무도 알다싶이 지금 나라형편은 참으로 어렵소. 그 가슴아픈 정상을 보면서도 힘든 길을 택하자니 정말 마음이 괴롭소. 이런 길을 선택한것이 어떤 때엔 죄스럽기도 하오.》
아무리 고난이 겹치고 난관이 앞을 가로막아도 또 지금은 풀죽마저 겨우 먹는다 해도
《내 한몸이 초불처럼 타서라도 이 나라를 우주에 올려세울수 있다면 더 바랄게 없겠소.》
문성태의 눈가에 물기가 핑 어렸다.
《아무래도 부부장동무가 자강도에 갔다와야 할것 같소. 군수공업에 힘을 넣을데 대한 당의 의도를 다시한번 그 동무들에게 강조하고 그들의 사업을 도와주어야겠소. 사실은 박송봉동무에게 이 과업을 맡기자고 했는데 그 동무에겐 먼저 치료대책부터 세워주어야 할것 같구만.》
《알았습니다,
《승리기계공장의 당사업에 관심을 돌려야겠소. 국방공업에 절실히 필요한 첨단제품생산과제를 승리기계에 주었는데 그 동무들이 몹시 힘들어하는것 같소.》
문성태는 심중한 기색으로 꼭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올렸다.
《누구도 우리에게 평화를 그저 선사하지 않소. 오직 강력한 자체의 힘만이 평화를 수호하고 민족의 안녕을 담보할수 있소.》
생각깊으신 어조로 말씀을 이으시였다.
《그전에 어떤 나라에서는 우리가 현대적인 국방공업을 창설하는 문제를 제기하자 국방에 필요한 무기와 전투기술기재를 자기 나라에서 대주겠으니 사과 같은것이나 넘겨달라고 했소. 그러나
요영구회의를 하던 때가 참으로 어려웠다고 하시던
인민무력부장이였던 오진우도
멀지 않은 앞날에 가혹한 시련이 닥쳐오리라는것을 예감하고 화가들에게 부탁하신것은 아니였지만 혁명의 길이 결코 순풍에 돛단것처럼 순조로울수만 없다는것이 그때
《부부장동무, 공훈합창단(당시)의 음악을 수록한 테프를 따로 준비했는데 자강도에 가면 그 동무들에게 전해주오. 좋은 정신적량식이 될게요.》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