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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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회의가 열리였다. 부대 지휘관들과 정치공작원들이 참가하였다. 양기학, 진일만, 송덕형, 한흥권, 온성지구에 나가있는 최진동이들과 그밖에 두만강지구 공작원들이 거의다 참가하였다.

회의에서 김일성동지께서는 현정세를 분석하시고 유격대와 혁명근거지를 강화하기 위하여 동기작전을 벌릴데 대한 방침을 제시하시였고 그와 동시에 반일구국군과의 관계를 개선할 대책을 내놓으시였다.

전체 회의참가자들은 김일성동지께서 내놓으신 방침을 일치하게 찬동하였다. 동기원정에 대해서는 이미 차광수나 전광식에게 말씀하신것과 별로 달라진것이 없었지만 구국군과의 련계문제는 회의과정에 더 심화되였다.

구국군과의 련계문제는 전체 유격대와 근거지들에서 일반적으로 제기되는것이였지만 특히 송덕형이 공작하게 된 량강지방에서 그것이 더 날카롭게 제기되였다.

회의에서 한 송덕형의 보고에 의하면 량강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주둔한 반일부대의 하나인 《자위군》이 점점 더 유격대와 적대적으로 나가다가 최근에는 독립군의 일부 반공분자들과 결탁하여 이곳 중대의 무장을 해제하기 위한 음모를 꾸미였다고 하였다. 처음에는 될수록 충돌을 피하기 위해 인내성을 발휘해서 설복하려 하였다. 그러나 《자위군》측에서는 그것을 이쪽의 약점으로 보고 밤중에 기습해볼 태세를 보이여 하는수없이 송덕형은 사전에 그들을 제압하지 않을수 없어서 며칠전에 이도강근방에서 약간한 충돌을 일으켰다. 이리하여 송덕형은 이미 반동화된 무송에서 넘어온 독립군부대의 무장을 해제해버렸던것이다. 그것을 목격하게 된 《자위군》은 곧 북쪽을 향해 어데론가 이동해버리고말았다 한다.

송덕형에 뒤이어 왕청지구와 화룡지구에서도 사소한것이나마 구국군과의 마찰이 일어나고있다는것이 보고되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이 사태에 주의를 돌려야 한다고 강조하시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반일구국군에 대한 문제 즉 중국인민의 반일력량과 반일공동행동을 이룩하는것은 국제적규모에서의 반제련합전선의 하나의 형태로서 제국주의를 반대하는 투쟁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적의의를 가진다는것을 벌써부터 강조하여오시였다. 그이께서는 지난 4월에 반일인민유격대를 창건하는것과 동시에 이 문제를 제기하였고 그것을 몸소 해결하시였던것이다.

안도에서 반일인민유격대창건을 준비하실 당시에 가장 큰 장애의 하나가 반일구국군과의 련계가 좋지 못한것이였다. 그것은 일제의 악랄한 민족리간책동과 종파분자들의 좌경적행동의 결과였으며 구국군 상층일부에서 나타났던 반공기분에 의하여 그렇게 되였던것이다.

반일인민유격대에 참가하기 위하여 각 지방에서 모여오는 수많은 조선청년들을 만나기만 하면 체포하여 무참하게 학살하였다. 그러면서 구국군내의 일부 반공분자들은 조선공산주의자들이 왜놈들과 손을 잡고 중국을 강점하여 만주땅을 나누어가지자고 한다고 악선전을 하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이때 일신상의 위험을 무릅쓰고 안도에 있는 우사령부대에 몸소 찾아가서 이 문제를 해결하시였고 체포되여 처형직전에 있던 수많은 조선청년들을 석방케 하는 한편 유격대와 반일구국군과의 련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길에 들여세우시였던것이다.

회의에서 김일성동지께서는 반일련합전선이 가지는 의의를 다시한번 천명하면서 구국군과의 련계를 하루빨리 개선할 방침을 내놓으시였다. 우리는 주동적으로 이 문제를 풀어야 하며 그것으로 다시한번 일제에게 타격을 주어야 한다.

구국군의 일부 부대가 승리의 신심을 잃거나 공급이 곤난해서 인민들의 재산을 침범하는 일이 간혹 있을수 있다. 혹은 어떤 부대에서는 집단적으로 일제에게 투항할 기미를 보이는것도 있는데 이런 때에 우리는 그들을 돌려세우도록 영향을 주어야지 그들을 치는 방향으로 나간다면 그 악영향은 더 커질것이다.

우리 공산주의자들은 언제나 혼자 싸울 생각을 해서는 안된다. 정견이 다르고 처지가 다르지만 반일하는 일체 력량을 모두 집결시켜 같이 나가도록 하여야 한다. 개중에는 불철저하고 우유부단해서 흔들릴수도 있고 도중에 떨어지는것도 있을것이다. 그러나 그 모든것을 극복해야 하며 최대의 인내성을 가지고 영향을 주어야 한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당면한 동기원정과 결부하여 이 문제를 풀데 대하여서도 구체적인 방도를 제시하시였다. 여기서 중요한것은 그들에게 적극적으로 영향을 주기 위하여 주동적으로 관계를 가지는것이라고 하시면서 필요하다면 구국군을 따라가 만나기도 하고 공작원들을 더 많이 보내기도 하여야 한다고 가르치시였다.

회의가 끝나고 정치공작원들은 급히 자기 지역으로 돌아갔다. 이때 최진동은 다시 온성지구로 나갔다.

이튿날 아침 차광수가 사령관동지를 찾아갔다.

《오늘은 소사하로 떠나셔야 하겠습니다.》 하고 사령관동지께서 집에 들려오실데 대하여 그는 기정사실로 만들어놓으려들었다.

《그게 뭡니까?》

그런 기미를 사전에 알고계시였던 김일성동지께서는 우정 딴데로 주의를 돌리기 위해 차광수가 들고온 종이꾸레미를 가리키며 물으시였다.

《별것이 아닙니다. 속탈에 좋다는 초약입니다.》

《그런걸 어디서 구했습니까?》

그이께서는 꾸레미를 당기여 풀어보시였다.

정성들여 두겹세겹 싼것을 펼치니 초약내가 향기롭게 풍기였다.

《이건 삽주뿌리고 이건 오미자, 그런데 이건 산삼같은데 딱히 모르겠구만. …》

그이께서는 약재를 하나하나 만져보며 말씀하시였다.

《삼이 옳습니다.》

《삼? 그런데 이게 약방에서 지은것 같지는 않은데…》

《짬짬이 캐서 모은것입니다.》

《짬짬이 모았다?》

그때에야 차광수가 늘 행군하다 휴식할 때면 풀숲을 헤치며 무엇을 얻어보던 생각이 나시였다. 언젠가는 한번 약초라는것을 말리다가 비가 와서 황황히 달려가 거두는것을 보신적도 있었다.

잠시 말씀을 하지 않고 약봉지를 물끄러미 내려다보고계시던 그이께서는 차광수의 제의를 더는 거절할수 없다는것을 느끼시였다. 오늘에 와서보니 차광수는 그중 몇가지 약초를 구하기 위해 무척 애를 썼다는것을 알수 있었다.

차광수의 갸륵한 심정에 감동을 받으신 그이께서는 후더워진 가슴으로 손을 가져가며 입가에 미소를 지으시였다.

차동무, 걱정을 끼쳐서 미안합니다. 어머님께서는 내가 갈적마다 차동무에 대해서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동무는 자기 어머니를 몇해가 되도록 한번도 만나뵙지 못하지 않았습니까?》

《사령관동지! 저의 어머니는 건강하십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아직 앉아계시지 않습니까?

이 약은 제가 구한것이 아니라 우리 동무들모두가 구하였습니다. …》

차광수는 뒤말을 채 잇지 못하고 잠간 망설이다가 계속하였다.

《약화제를 알려고 차기용동무는 백리 밤길을 걸었습니다. 약초를 캐기 위해 여러 동무들이 몽강 뒤산을 죄다 뒤졌습니다. 장마철에 약에 습기가 들가봐 박흥덕동무는 그것을 늘 가슴에 품고 다니다가 짧은 휴식시간마다 꺼내 바람을 쏘이군 했습니다. 그런데 대원들의 성의를 받아주지 않으시면…》

《알겠습니다, 차동무.》

그이께서는 떨리는 음성을 한마디 하시고는 눈물이 글썽해지시였다.

《이번에 가보시지 않으면…》

차광수는 뒤를 채 맺지 않았지만 앞으로 집에 가보실 기회가 더 없게 된다는것을 강하게 울려놓았다. 이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김일성동지자신께서 더 잘 알고계시는것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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