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9 회)
제 7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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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7일, 시운전을 시작한 수직방사직장에서 비날론띠섬유가 막 흘러나오고있던 바로 그 시각에
2. 8비날론련합기업소에서 비날론을 뽑기 시작했다는 보고를 받으시자 너무 기쁘시여 다른 일들을 다 뒤로 미루시고 기업소에 찾아오신장군님이시였다.
알데히드생산공정건물앞에서 두그루의 수삼나무가 반기듯 설레이였다. 그 수삼나무들은 지난해보다 한뽐이나 더 자란것만 같은 생각이 드시였다. 아니다, 다름아닌 이 기업소의 생산능력과 현대화수준이 성장했고 사람들의 정신도 더욱더 성장한것이다.
《확실히 이 수삼나무들은 보기가 좋구만.》 하고
이윽고
《대단해. 그동안 많은 일들을 했소. 가만, 이자 주승혁이라고 했지. 그가 혹시 알데히드생산공정건물앞에 두그루의 수삼나무를 심은 그 동무가 아니요?》
《옳습니다. 그 동무가 합성직장장을 할 때…》 정준학이
잠시후 운전조작실에 있던 주승혁과 최성복을 비롯하여 여러 사람들이
《난 여기에 와서 저 수삼나무를 볼 때면 나무를 심고 가꾼 동무생각이 나군 하오. 분명 저 나무에 큰 리상을 담았을거요.》 하고
《동무는 2년전 알데히드생산공정과 초산생산공정을 개건할 때도 큰 역할을 했었지. 내 그때 동무를 한번 만나보려댔는데 결국 오늘에야 이렇게 보게 되는구만.》
《내 동무와 같은 사람들을 믿고 비날론개건을 결심했던거요.》
무엇인가 더욱더 절절하게 자기의 고마운 심정을 아뢰이면서 무릎꿇어 절을 하고싶은데 혀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몸도 움직여지지 않는것이 안타까왔다.
《동문, 합성직장의 오랜 기능공이고 기술자인데 한번 말해보오. 그래 지금 돌아가고있는 생산공정들이 지난날에 비해볼 때 어떻소?》
《청춘공장이라… 참 뜻깊은 말이요.》
《청춘공장으로 되게 하는데서 우리 콤퓨터기술자들이 한몫 했지?》
이렇게
생산공정들도 개변되였지만 생산건물도 깨끗하게 꾸려졌다. 건물우로 치솟은 합성탑, 정류탑들은 해빛을 받아 번쩍거린다. 크고작은 저장조들은 빨간색, 푸른색, 노란색으로 도색을 했는데 생산건물, 탑들과 어울려 하나의 훌륭한 건축물로 조화를 이룬것만 같았다.
《공장이 멋쟁이가 되였소. 얼뜬한 사람은 뭐가 뭔지 알수가 없어 어리뻥해있을거요.》
《동무까지 어리둥절해지니 이게 사변은 사변이요. 동무만 하면 그래도 똑똑하다고 할수 있는데 순간에 얼뜬해지지 않았소.》
《이걸 개건이라고 해야 되겠나?》
누구도 대답올리지 못하였다.
모두 얼마나 미더운 사람들인가! 이제 다른 개건된 직장으로 가면 또 얼마나 훌륭한 로동자, 기술자들이 우리를 맞아줄것인가!
《모두 수고를 많이 했소. 내가 지난해
《예, 사실 아름찬 과업이였습니다.》 하고 정준학이 말씀올리였다.
《그래서 우리 기사장동무가 언제까지 비날론생산공정을 살릴수 있겠느냐고 하시는
《그래 그래, 내 다 아오. 기사장동무가 결코 소심해서 그랬던것은 아니요.》
《비날론로동계급은
《모든 일에서나 담력과 배짱이 중요한거요.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맞받아나가야지. 소조책임자동무도 여기 내려와 수고를 많이 했다지? 평양의 사무실이나 지키다가 현실에 내려와보니 어떻소?》
《현실은 우리 일군들에게 로동계급의 정신력을 발동시키면 못해낼 일이 없다는것을 가르쳐주고있습니다.》
《바로 그렇단 말이요.》 하고
《그래 이걸 개건이라고 해야 되겠소?》
잠시후 중합직장을 돌아보시고 그곳의 로동자, 기술자들을 만나보신
제품출하장에 이르시였다가 가파로운 철계단을 밟고 2층에 있는 생산공정으로 향하시였다. 기대의 동음이 웅웅거리였고 매캐한 포르말린냄새가 풍겨왔다. 그런데 그 소란스러운 동음도 경쾌하게 느껴지시였고 어쩌면 불쾌해야 할 포르말린냄새도
《지금 비날론이 어디까지 나왔소?》
《지금 비날론을 방사하는중인데 아직까지 본격적으로 나오지 못하고있습니다. 저끝에서 지금 한창 나오는중입니다.》 하고 정준학이 말씀올리였다.
《그럼 거기까지 가봅시다.》
《거기에는 증기가 많아 습합니다.》
《일없소. 비날론이 나온다는데 내 마중가야지. 내 오늘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오?》
량옆으로 유제욕조, 건조기, 열처리기 같은 설비들이 쭉 늘어섰는데 그가운데로 통로가 곧게 뻗어있었다. 얼핏 눈짐작으로 방사기가 있다는 위치까지 한 200여메터는 되여보이였다. 그 통로를 걸어가시느라니 좀전에 합성직장앞의 직관판에서 읽어보신 서정시의 한구절이 떠오르시였다.
비날론이여, 내 너를 사랑하기에
너를 안고 울고 웃으며
고난의 세월을 이겨왔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