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5 회)

이야기를 마감하며…

(4)


야조브와 그의 안해가 오찬회장소에 들어섰을 때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당과 국가의 여러 간부들, 인민군장령들과 함께 자연스런 분위기속에 이야기를 하시다가 그들부부를 친절히 맞아주셨다. 예브게니예브나는 치료를 잘 받은데 대하여 말씀드리고나서 그이께 거듭 인사를 올렸다.

《수술결과가 좋다니 나도 기쁩니다.》

오찬회에는 조명록, 현진국을 비롯한 최고사령부 작전지휘성원들과 온 나라 인민들이 다 아는 군인가정부부, 그들의 딸들인 감나무중대의 두 녀성병사도 와있었다. 야조브는 자기에게 강한 충격을 남긴 낯익은 처녀의 얼굴을 알아보았다. 처녀도 그를 알아본듯 해풍에 그슬린 갸름한 얼굴에 방그레 웃음을 지어보였다.

야조브는 반색을 하며 김정일동지께 말씀드렸다.

《저 녀병사가 바로 제가 감나무중대에 찾아갔던 날 미국놈들은 제 생명부터 먼저 생각하는 비겁쟁이, 정신적거지들이기때문에 일당백은 문제없다고 했습니다. 말하자면 조선인민군은 정신적갑부들이라는것입니다.》

《정신적거지와 정신적갑부라? 허허허… 정말 그럴듯한 비유입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녀병사들을 대견스럽게 바라보시며 계속하시였다.

《바로 그렇기때문에 나는 저런 병사들을 혁명의 가장 주되는 힘으로 보고 전위에 세웠던것입니다. 내가 가장 믿는것은 핵무기가 아니라 바로 저런 병사들입니다. 그들이 바로 조선의 힘이기때문입니다.》

따뜻한 해빛이 흘러드는 창밖에서는 무성한 나무잎들이 가볍게 설레이고있었다. 새들의 우짖음소리가 방안에까지 즐겁게 들려왔다.

김정일동지! 바로 저런 병사들을 조선의 힘으로 보시고 선군후로의 원칙에서 내세우고 사랑으로 키우셨기에 이 나라의 오늘이 있고 래일이 있으며 조선의 영원이 있는것이 아니겠습니까? 때문에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큰 힘을 가지고있는것이 무엇인가고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할것입니다.

그것은 사랑이라고, 그것은 바로 당신이라고.

그런 의미에서 조선을 떠나기에 앞서 저의 안해와 함께 노래 한곡 불러드리고싶습니다.》

야조브는 예브게니예브나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섰다. 그리고는 절세의 애국자이신 김정일동지를 우러러 숭엄한 감정으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


숙소의 밤은 깊어갔다. 푸르른 솔숲 어디선가 접동새의 노래소리가 자장가마냥 들려온다.

열정에 넘친 야조브의 사색도 밤과 함께 끝없이 깊어갔다.

래일 그는 안해와 함께 정이 들대로 든 사랑하는 조선땅을 떠나야 한다. 이미 써놓은 글을 다시 읽어본 그는 어딘가 미흡하게 느껴져서 다시 사색에 잠겼다. 그러자 조선에 와서 알게 된 인상깊은 사람들의 얼굴이 눈앞으로 줄지어 흐른다.

현진국, 김하규, 대덕산부대의 장대식 그리고 김광훈과 김연금, 박창걸과 그의 안해 김순희, 송위용, 리성병사들, 감나무중대의 이름 모르는 녀병사, 군수공장의 한 녀성…

김정일동지의 사랑속에 성장한 그들만이 아니라 일당백의 총대숲이 밀림의 바다를 이루며 파도쳐 설레이는것 같았다. 대덕산이 커지면서 조선땅덩어리 전체 모습이 하나의 천연요새가 되여 눈앞에 거대하게 안겨온다.

사색의 세찬 파도가 일어난다. 로씨야의 유명한 작가 체호브는 글, 이는 곧 함축하는 기술이라고 했다. 어떻게 해야 짧은 글속에 많은 뜻을 담을수 있겠는가. 깊은 명상속에 잠겼던 야조브는 책상에 마주앉아 사색의 파도를 글로 옮기기 시작했다.


…나는 50여년간 군복을 입고 살아왔다.

군사복무는 내 생활의 전부라고도 말할수 있다. 파시즘을 반대하는 전세계민주주의력량의 해방전쟁인 제2차 세계대전 초기에 군복을 입고 70고령이 될 때까지 반세기동안 군사복무를 한 나는 전쟁에 대하여, 뛰여난 세계정치가들과 명장들에 대하여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있다.

현세기의 명장, 김정일동지를 알게 된것은 나의 한생에서 가장 큰 기쁨으로 된다.

나는 정치가 군사적대결의 양상까지 좌우지하는 오늘의 시대에는 무전이승의 장군을 진짜명장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본다. 왜냐하면 총포성이 울리는 전쟁보다 총포성없는 전쟁에서 장군의 기질이 보다 뚜렷이 과시되기때문이다. 군사적기질과 함께 정치와 외교 등 모든 령역에 걸쳐 능통한 장군이 아니고서는 결코 무전이승을 바랄수 없다. 동서랭전이 종식된 오늘에 와서 만전쟁과 같은 전쟁이나 그 어떤 지역쟁탈을 위해 벌리는 국부전쟁을 다 투시해본다 해도 진짜전쟁은 조선에서 벌어졌다고 보아야 할것이다.

현대로부터 근대와 중세, 고대를 거슬러보아도 동방과 서방을 둘러보아도 불과 불, 철과 철이 맞부딪치는 전장을 떠난 명장이란 별로 찾아볼수 없었다. 그렇다면 열전 못지 않게 정치적대립과 군사적대결이 첨예화되고있는 현시대의 명장은 어떤 사람인가. 그는 전쟁에서 이길수 있는 능력을 소유하였을뿐아니라 나라의 자주권과 민족의 리익을 지키고 전쟁을 방지할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만일 력사가 나에게 현시대의 가장 위대한 정치가, 가장 위대한 명장을 꼽아보라고 하면 그 맨앞자리에 김정일동지를 놓을것이다. 왜서인가? 그이께서 탁월한 선견지명과 불굴의 의지, 드놀줄 모르는 신념으로 세계정치사의 갈피를 아무리 뒤져보아도 그 류례를 찾아볼수 없는 선군정치의 보검으로 미제와의 대결에서 총소리 한방 울리지 않고 나라와 민족의 운명을 수호하시였기때문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김일성동지의 서거후인 1996년 3월의 조선은 《조선:제국주의련합세력》의 첨예한 정세의 대결속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다.

나는 이 글에서 조선의 김정일동지가 얼마나 강한 인간인가 하는것을 다른 때가 아니라 이 나라 인민들이 두고두고 잊지 못해하는 고난의 행군시기만을 중심에 놓고 이야기하고저 한다.

류례없는 식량난, 전력난, 연료난, 동력난이 최절정을 이루었던 그 시기 나는 조선인민들과 함께 있었다.

세계가 공인하는 사실이지만 민족의 대국상후 미제는 조선이 고난의 행군을 시작하자 그 명이 짧아서 석달, 길어서 삼년안팎에 끝장날것으로 보았다.

바로 그 어려운 나날에 김정일동지께서 어떤 업적을 이룩하시였는가? 나는 그것을 크게 네가지로 찾아보았다.

첫째; 조선의 오늘의 기계공업경제를 상징하는 CNC 즉 현대화의 거세찬 박동이 뛰게 하신것.

둘째; 1996년 3월 18일 단 한번의 대덕산시찰로 일당백의 정신력을 군대를 비롯한 온 나라에 다시한번 심어주시여 미제의 《5월위기설》을 타파하신것.

셋째; 1996년 6월 10일 세계굴지의 안변청년발전소 제1계단 조기조업을 끝내고 혁명적군인정신을 창조하시여 온 나라를 일떠세우신것.

넷째; 업적중에서도 가장 큰 업적은 바로 이 시기에 선군정치의 주축을 이루는 선군후로 즉 주력군문제를 이 세상 정치무대우에서 처음으로 내놓으신것이다.

그리하여 일당백의 사상을 군사뿐이 아니라 정치, 경제, 문화 등 나라의 모든 분야에 구현하신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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