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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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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는 소낙비가 억수로 쏟아져내렸다. 굵은 비줄기들이 길바닥이며 길옆나무들이며 한창 자라기 시작하는 곡식들을 사정없이 후려쳤다.

1996년 6월초 어느날 김정일동지께서 타신 야전차는 비발이 사납게 누비는 산골길을 따라 달리고있었다. 수령님께서 안변청년발전소건설과 관련된 구체적인 방향과 방도를 밝혀주신 10돐을 맞으며 1계단공사를 기어이 끝낸 병사들을, 위훈의 창조자들을 찾아가시는것이다.

그이의 마음은 한없이 기쁘시였다. 사랑하는 나의 병사들이 1년남짓한 사이에 얼마나 큰일을 해제꼈는가.

그이의 옆에는 리국철이 앉아있었다.

《국철동무, 나의 병사들이 얼마나 장하오. 인간의 힘으로써는 도저히 해낼수 없다고 떠들던 적들이 이 기적을 알면 질겁할거요.》

리국철의 가슴속에서는 충격의 파도가 세차게 일어났다. 조국보위와 함께 사회주의건설도 군대를 앞세워 밀고나갈데 대한 김정일동지의 뜻에 따라 인민경제의 여러 부문에 파견된 병사들이 지금 나라의 방방곡곡에서 얼마나 많은 일들을 해제끼고있는가. 그 힘은 투자이기 전에 곧 사상의 힘, 정신력의 거세찬 발현이였다. 그런데 나는 그 힘을 보지 못하고 나약해지다나니 어떻게까지 생각했댔는가. 오늘의 놀라운 창조물들이 그의 경제학적인 견해를 세차게 흔들었다.

차는 몹시도 들추었다. 가는 길이 점점 험해질수록 리국철은 김정일동지께서 헤쳐오신 고난의 행군길을 놓고 생각이 더더욱 깊어져갔다. 몇달전 그는장군님의 지시에 따라 자강땅에 갔었다. 그곳으로 떠나기 전날 김정일동지께서는 전화로 다정히 말씀하시였다.

《현진국동무한테 한방망이 얻어맞았다지?》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황철이며 강선에 내려가 로동자들과 고락을 함께 한다는 보고를 받았소.》

《장군님! 그저 마음뿐이였습니다.》

《경제강국을 건설하자면 〈마누팍뚜라〉와 대담하게 결별해야 하오. 지금 인민군대에서는 동무가 복무하던 일당백의 고향에서 타오르기 시작한 불씨를 발화점으로 하여 싸움준비에서 새로운 혁신을 일으키고있소. 그럼 우리가 건설하려고 하는 지식경제시대의 불씨는 무엇으로 되여야 할것 같소?》

《…》

경제전문가인 그는 사실 이 문제를 놓고 많은 생각을 해왔다고도 볼수 있었다. 나라마다 경제발전력사의 흐름을 들여다보면 공통분모가 작용하는것 같으면서도 서로 다른 점이 있었다. 경공업을 위주로 하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농업을 위주로 하여 발전시키는 나라, 그런가하면 풍부한 자연부원을 개발하여 수출하는 방향으로 나가는 나라…

시대의 요구에 맞게 우리의 경제를 추켜세우자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사실 그는 이 문제를 놓고 고심을 하면서도 이렇다할 방도를 찾지 못하고있었다.

그런데 이에 대해 장군님께서 묻고계시는것이다.

그가 미처 대답을 못 올리자 김정일동지의 음성이 다시 울렸다.

《무엇이든 시작, 다시말하여 선택이 중요하오. 수령님께서 이룩해놓으신 자립적민족경제를 새시대의 요구에 맞게 발전시킬수 있는 전략적방도가 과연 무엇이겠는가?

리국철동무! 련하기계공장(당시)에 한번 가보시오. 그다음에 이야기해봅시다.》

이렇게 되여 부랴부랴 련하기계공장으로 간 그는 김책공업종합대학의 젊은 개발자들과 함께 신기한 눈길로 CNC공작기계들을 돌아보았다.

《이 줄방전가공반으로는 3차원곡면, 타빈날개, 각종 형타 등 무엇이든 다 만들어낼수 있습니다. 가공부분품의 형태도 원형이나 구형은 물론 임의의 복잡한 자유곡면처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자, 한번 보십시오.》

전원이 투입되고 기대가 동작하기 시작했다.

콤퓨터프로그람에 따라 가로, 세로, 수직방향의 보내기축마다 이동거리, 속도를 정확한 수값으로 지정해주는 첫 동작부터 멋들어지게 시작되는 CNC공작기계… 보다 중요한것은 기계 혼자의 힘으로 제품을 첫 지령과 비교하여 자체로 수정하면서 사람보다 더 정확하게 부분품들을 가공하는것이였다.

(실로 놀랍구나. 이 CNC공작기계야말로 크지는 않아도 기계공업에서의 일대 혁명, 새로운 포성이나 같은것이 아니겠는가.)

당중앙위원회 제6기 제14차전원회의에서 제시된 수자식공작기계생산을 늘일데 대한 우리 당의 새로운 목표를 받아안은 때로부터 로보트성공에 기초하여 세계적으로 가장 앞선 수준의 CNC공작기계에로 성큼 큰걸음을 내디딘 우리의 기계공업… 실천가들을 통하여 그 과정이 실지 어떻게 이루어졌는가를 말로만 들어오다가 실물을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알게 된 그는 연방 머리를 끄덕이였다. 남모르는 그 길에 바쳐오신 김정일동지의 예지와 로고의 폭과 깊이가 가슴벅차게 안겨왔다. 다른 나라보다 공업의 력사가 퍼그나 짧은 우리 나라다. 그러나 중공업을 우선적으로 발전시키면서 경공업과 농업을 동시에 발전시킬데 대한 우리 당의 확고한 경제로선이 있어 흔들림을 모르며 비약의 한길로 줄달음쳐온 우리의 경제… 물론 미제의 경제봉쇄에 의해 시련은 좀 겪지만 자립적민족경제토대에 기초하여 얼마나 놀라운 기계공업의 새 씨앗이 움텄는가.…

《련하기계공장에 가보니 어떤 느낌이 드오?》

김정일동지의 나직한 물으심에 리국철은 깊은 생각에서 깨여났다.

《수령님께서 제시하신 중공업의 심장이나 같은 기계공업의 래일이 자강도에서부터 시작되였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래일… 그렇소. 준엄한 오늘에 서서 우리의 경제를 놓고 생각할 때마다 나는 전후복구건설시기 기계공업의 중요성을 두고 하신 수령님의 가르치심이 생각나군 하오. 종파분자들이 기계에서 밥이 나오는가고 하면서 우리 당의 경제건설로선을 헐뜯자 수령님께서는 단호히 말씀하시였소. 기계에서는 밥도 나오고 천도 나오고 별의별것이 다 나온다고 말이요. 어제도 오늘도 수령님께서 제시하신 경제건설로선은 변함이 없소.

기계로부터! 그러되 현대화에로!

이것이 우리가 건설하려고 하는 강성국가의 주요목표로 될것이요. 그 길은 결코 순탄한 길이 아니요. 그러나 우린 그 전환을 가져와야 하오. 바로 그날을 우리 병사들이 맨 앞장에 서서 개척해나가고있소. 보시오. 현대화도 전기가 있어야 하오. 바로 그 돌파구를 우리 병사들이 열어간단 말이요.》

비는 계속 억수로 쏟아졌다. 길이 험해져서 야전차는 지치기도 하고 사태로 하여 무너져내린 돌과 흙을 쳐내기도 하면서 힘겹게 전진했다.

드디여 조정지언제건설장에 도착하신 김정일동지께서 모래잡이 웃턱에 올라서시자 병사들이 터치는 만세의 함성이 하늘땅을 진감했다. 그이께서는 손을 힘있게 흔드시며 답례를 보내시였다.

비는 그치지 않고 계속 내렸다. 한 일군이 우산을 펴들고 그이의 곁으로 다가왔다.

《모두가 비를 맞는데 나만 우산을 쓰겠소? 치우시오.》

그러시고는 여전히 병사들을 향해 손을 흔드시였다.

(동무들은 세계에 대고 소리칠만한 큰일을 기어이 해냈소. 조국보위와 함께 사회주의건설까지도 다 맡아안고 혁명의 주력군으로서의 자기 본분을 자랑스럽게 수행하였소. 동무들은 안변청년발전소 1계단공사완공이라는 거대한 창조로 적들이 떠벌이던 《5월위기설》을 파탄시키고 승리의 6월로 줄달음치게 한 시대의 영웅들이요.)

정녕 병사들의 미더운 모습에서 눈길을 뗄수 없으시였다.

그이의 안색이 점차 흐려지시였다. 멎을줄 모르는 비… 하늘을 올려다보시며 걱정스럽게 말씀하시였다.

《병사들이 비를 맞고있소. 빨리 병실로 들여보내시오.》

이윽하여 그이께서는 물길굴입구쪽으로 방향을 잡으시였다.

《동무들, 저 물길굴에 들어가봅시다.》

한 지휘관이 그이께 말씀드렸다.

《장군님, 충진한것을 갓 떼다나니 세멘트냄새가 짙게 배여있습니다. 게다가 물까지 시시각각으로 차오르기때문에 위험합니다.》

《그래도 나는 저 물길굴속에 들어가보아야겠소.》

곧 선발차가 물이 질벅하게 흐르는 물길굴을 향해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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