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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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대덕산군단에서는 모든것이 어렵고 부족한 속에서도 새 종합훈련장건설을 위한 불꽃튕기는 전투로 분과 초를 보냈다.
건군절을 일주일 앞둔 시각, 장대식은 류경두, 김천길을 비롯한 지휘성원들을 모여놓고 이렇게 호소했다.
《건군절을 뜻깊은 성과로 맞이하기 위해 전투에서 전투로 넘어갑시다.
그 돌격목표는 첫째로, 제명산통과시간을 전반적으로 20분 앞당기는것입니다.
둘째로, 종합훈련장건설에서 모든 구조물들의 기초콩크리트치기를 완전히 끝내는것입니다.》
이렇게 되여 주로 낮시간을 위주로 벌리던 전투가 24시간동안 멈춤이 없이 교대제로 계속되였다.
그러자니 운수수단이 딸려 막대하게 요구되는 골재를 미처 보장해낼수가 없었다. 이렇게 되자 숱한 병사들이 배낭전, 마대전을 벌릴수밖에 없었다. 병사들은 지쳤다. 훈련장, 전투장에 밤낮 붙어돌아가다싶이한 장대식 역시 지칠대로 지쳤다.
그러던 어느날 대덕산군단의 실태를 세세히 료해하신
《힘겨운 전투를 벌리는 대덕산부대를 도와주기 위해 오라고 했소. 건군절이 다가오는데 이 기회에 그들을 어떻게 고무해주었으면 좋겠습니까?》
《나는 리성병사가 제명산을 넘을 때 배낭속에 모래를 지고갔다는 그 보고를 받은 날 정말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나라의 자금사정은 의연히 긴장하지만 그들에게 보내줄 자동차를 준비해놓게 했습니다.
그다음 또 무엇을 도와주었으면 좋겠습니까?》
《역시 총정치국장다운 판단을 했구만. 옳소. 실은 그 준비사업때문에 불렀습니다.》
《방사포의 일제사격과도 같이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곡목들로 준비시켜야겠소.
그다음 또 무엇을 더해주었으면 좋겠습니까?》
《…》
《내 생각에는 공연이 끝난 다음 그곳 군인들과 한자리에 오붓이 모여앉아 점심식사라도 한끼 같이하자고 하는데 어떻습니까?》
《좋습니다.
《마음같아서는 하늘의 별이라도 따다 안겨주고싶지만 어려운 때이니 마음뿐이요.》
조명록이 돌아가자
불현듯 푸른 파도 넘실거리는 동해기슭이
《나는 한평생 군인으로 살아왔다. 찬바람, 더운바람 다 가리고서야 어떻게 혁명을 하겠느냐. 나는 이때까지 엄동설한에 몸을 녹일 사이가 없었고 삼복뙤약볕에 그늘을 찾을새도 없었다. 앞으로도 나는 그렇게 살아야 할것 같다.
혁명을 하자니 한평생 군인으로 살수밖에 없구나.》
그날 나는
그렇다. 찬바람, 더운 바람 다 가리고 언제 혁명을 하겠는가. 찬바람이 불어도 인민군대부터 먼저 찾아가야 한다. 눈보라가 쳐도 우선 가야 한다.
조선의 힘인 총대, 병사들속으로…
4월 25일 아침 군단지휘부 군인회관앞에 도착한 병사 리성은 가슴이 들먹거렸다.
(내가
회관앞의 나무들에 움터나는 푸른 잎, 앞산과 옆산에서 방긋방긋 웃는듯싶은 진달래꽃에도 기쁨이 넘쳐흐르는것 같았다.
혹시 자기가 알만한 사람이 없는가 해서 사방을 두리번거리던 그는 마침 낯선 군인들속에서 송위용이를 띄여보았다.
《송위용동무!》
반갑게 부르며 달려갔다.
두 병사는 얼싸안았다.
《그래, 공훈합창단공연을 우리 병사들과 함께 보신대.》
《그러니 우린 경쟁에서 비긴셈이구나.》
송위용은 뜨아해졌다.
《비겼다는건?》
《〈일당백〉구호관철에서 남달리 앞장선 병사들의 대렬에 우리 둘이 꼭같이 들어서서
《하하… 그런셈이구만. 우리의 다음번 경쟁목표는 뭘로 정할가?》
리성은 량볼에 보조개를 팠다.
《누가 먼저 훈련영웅이 되는가?》
《좋아!》
…드디여 두 병사가 기다리는 영광의 시각은 왔다.
《만세!-》
《만세!-》
드디여 멸적의 방사포와도 같이 위력한 공훈합창단이 힘찬 《포문》을 열었다. 그 울림은 노래이기 전에 붉은기의 퍼덕임이였고
리성은 형언할수 없는 격정에 잠겨 음악을 감상했다. 이루 헤아릴수 없이 겹쳐드는 곤난과 시련속에서 저도모르게 가드라들려던 마음속 구김살이 노래와 함께 순식간에 펴지고
(
리성은 이렇게 뇌이며 공훈합창단 배우들이 부르는 노래를 속으로 따라불렀다.
공연이 끝나자 군단지휘부식당으로 지휘성원들과 병사들을 불러주셨던것이다. 식당안은 마치 고향의 어머니를 모신 한가정인양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차고넘쳤다.
《오늘은 군대명절입니다. 나는 동무들을 축하해주자고 왔습니다. 차린것은 별로 없지만 사양하지 말고 많이 드시오.》
《리성이도 왔다지. 어디에 앉아있소?》
리성은 패기있게 일어섰다.
《음, 장하오. 정말 장해. 송위용병사도 왔구만.》
두 병사의 목은 꽉 메여올랐다.
《나는 리성병사의 소행이 불길이 되여 대덕산군단병사들이 배낭전까지 벌렸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감동되였소. 그래서 〈자주〉호자동차를 수십대 가지고왔소.》
《아까 혁명사적교양실을 돌아볼 때도 말했지만 나는 이 부대에 오면 〈일당백〉구호가 제일 마음에 듭니다. 동무들은 어제도 그러했지만 오늘도 래일도 영원히
〈일당백〉의 구호를 철저히 관철하는 바로 여기에 미제침략군놈들을 이 땅에서 쳐부시고 조국을 통일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