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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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야조브의 자세는 진지했다.
《나도
야조브는 속으로 환성을 질렀다.
《
《그렇습니다.》
《자라나는 새세대들일수록
야조브는
(그렇다. 옳다. 그래서 김광훈대대장과 연금이의 사랑에도 그토록 친어머니다운 관심을 돌려주신것이 아니겠는가.)
야조브의 머리속에서는
한낮무렵
육중한 천정기중기며 프레스, 현대적인 공작기계들이 즐비하게 들어앉은 곳에서는 기술자, 로동자들이 열정에 넘쳐 일손을 다그치고있었다. 야조브는 깨끗하면서도 질서정연한 공장구내를 황홀해서 둘러보았다.
《여기엔 다른 나라의것이란 단 하나도 없습니다. 하나에서 열까지 다 자력갱생의 창조물입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현대적인 공작기계들이 참 많습니다.》
군사가인 야조브는 이 공작기계들이 장차 우리 나라 기계공업의 상징으로 되리라는것은 짐작도 못할것이다.
《우리가 현대적인 군수공업을 자체의 힘으로 건설하려는것을 알고 한때 현대수정주의자들이 뭐라고 떠든지 압니까? 어불성설이다, 돈이 있으면 경제에 돌리라, 국방에 필요한 모든것은 우리가 만들어주겠으니 그걸 가져다 쓰라, 함선을 비롯한 큰 무장장비들은 더구나 만들 필요가 없다, 전쟁이 일어나면 태평양함대를 동원시켜주겠다고 했습니다. 만약 우리가 그때 대국의 말을 들었더라면 오늘날 어떻게 될번했습니까. 때문에 나는 군수공업을
야조브는
《태평양함대를 동원시켜주겠으니 함선을 만들지 말라고 한게 흐루쑈브가 아닙니까?》
일행은 한 기대앞에 이르렀다.
곱살하게 생긴 한 녀성이 일을 하다가
《아! 한성실동무로구만. 그래 이젠 견우직녀가 서로 만났소?》
갑자기 녀성은 울먹거렸다.
야조브가 의아해하자 통역이 언제인가 있은 사연을 설명해주었다. 이 녀성으로 말하면 공장적으로 손꼽히는 조립공이였다. 이 녀성만큼 눈썰미 있고 능란한 기능공을 키워내기가 헐치 않기에 일군들은 공장의 기둥감으로 찍어놓고 함께 일하는 청년과 사랑이 맺어지기를 은근히 바랐다. 그런데 어느 한 인민군부대의 군관에게 그의 심장이 정복당할줄이야 어이 알았으랴. 사람의 연분이란 어쩔수 없기에 결혼식은 했어도 공장에서는 생산과제가 긴장하다보니 그를 남편에게 보내지 못하고 이래저래 해를 넘기고있었다.
공장을 찾으시였다가 이 사연을 알게 되신
《군사는 국사중의 국사요. 그런가하면 국방공업은 공업중에서도 선차요. 말은 서로 달라도 두 전선 다 우선적이라는 의미는 같소. 그래 남편을 따라가겠소, 아니면 공장에서 계속 일하겠소? 결정권은 동무가 쥐고있으니 이 자리에서 명백히 대답해보시오.》
성실은 친아버지앞에서처럼 살며시 웃으며 자기 생각을 스스럼없이 말씀드렸다.
《갔다왔다라… 허허…》
《군사와 국방공업이 아무리 나라의 쌍기둥이기로서니 어떻게 그렇게야 살수 있겠소. 소뿔은 단김에 빼랬다고 우리 두 주요전선을 동시에 다같이 추켜세울수 있는 방도를 이 자리에서 찾아보기요.》
《?》
《예로부터 바늘 가는데 실 따라간다고 녀자가 결혼을 하면 응당 남편을 따라가야 하는것이 기정사실화되여왔소. 그러나 나라의 두 전선을 다같이 중시하는 나는
한성실은 너무도 기쁘고 감격이 북받쳐서 울며웃었다.
바로 이렇게 되여 이들부부가 옛말에 나오는 견우직녀와도 같은 상봉을 하게 되였던것이다.…
야조브는 두손을 펴보이며 《아!》하고 감동을 표시했다.
어딜 가나
사회주의의 오늘과 래일을 놓고 그 대답을 찾기 위해 지금껏 모대겨오던 야조브는 자그마한 수첩을 꺼내놓고 자기의 느낌을 부지런히 적어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