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6 회
18
(2)
그의 시랑송에 이어 군사선동에 인입시킨 군단예술선전대 녀성선전대원들이 짙은 서정의 세계를 안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금잔디 밟으며 첫걸음 떼고
애국가 들으며 꿈을 키운 곳
…
장대식은 바위에서 내려 병사들과 함께 걷다가 다시 한쪽옆에 비켜서서 지나가는 행군서렬을 바라보았다. 땀에 푹 젖은 병사들이 저마다 입속으로 노래를 따라부르며 걸음을 다그친다. 뜨거운 열풍이 대오에 흐른다. 병사들의 발걸음이 여느때없이 빨라진다. 장대식은 눈시울이 가늘게 떨렸다.
고향, 어느분이 이 행군길우에 병사들의 고향을 안아다주셨는가. 습기찬 천막안에서 병사들과 마주앉으시여 고향자랑모임을 들어주신
아버지, 어머니, 형님, 누나들이여! 이 아들은 고향을 안고 조국을 위해 기운차게 나아갑니다. 병사들의 속대사가 귀가에 울려오는듯싶었다.
마지막으로 남은 20번째 뾰족고지는 온통 바위투성이여서 발을 붙이기조차 아짜아짜하고 경사까지 심하여 위험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병사들은 굴함없이 칼벼랑을 톺아올라가고있다.
1대대에 이어 2대대의 행군서렬이 나타났다.
장대식은 더이상 다른 정황이 없기를 바랐다. 그러나
10분후에는 분대와 분대가 엉키고 소대와 소대의 계선이 없어졌다. 어떤 병사는 헐떡헐떡하며 그자리에 주저앉았고 또 어떤 병사는 바위를 떡 그러안은채 고개를 돌리고 모두숨을 내쉬였다. 행군속도가 너무도 빨랐던것이다.
《뒤로 전달! 중대장들은 중대를 장악할것!》
《뒤로 전달! 소대장들은 소대를 장악할것!》
2대대장이 연방 명령을 뒤로 넘겼지만 병사와 병사간의 거리가 너무 멀다나니 도중에 이어지지 못하고있었다. 장대식은 손목시계를 보았다. 결전진입시간이 점점 다가오고있었다. 이제는 한시간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기계화부대들과 협동해야 하는 지점에서 기다리고있을 주도성의 모습이 눈앞에 어려오자 마음은 더더욱 급해졌다. 2대대장이 헐떡거리며 장대식이앞에 나타났다.
《아무래도 휴식을 선포해야 할것 같습니다. 대대를 더이상 걷잡지 못하겠습니다.》
《대대장! 결전진입시간이 눈앞에 박두했다는것을 모르는가?》
《병사들이 너무 지쳤습니다. 사방에서 물, 물 하는데 물은 한방울도 없이 다 떨어졌지. 휴식명령을 내리랍니까?》
그는 단호해졌다.
《전투승리의 생명은 시간이요, 시간! 대대를 계속 뽑소.》
2대대장은 목청이 터지게 웨쳤다.
《대대 앞으로!》
병사들은 또 앞으로 전진하기 시작했다. 속도는 매우 굼떴다. 극한점에 이른듯싶다. 이제 또 탈수환자가 생긴다면… 소름이 오싹 끼쳤다.
헉- 하고 헛김을 뽑으며 쓰러지는 병사도 있다.
갑자기 20번째 뾰족고지우에서 이번에는 강창운이가 확성기를 입에 대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결전에 부르는 당의 목소리
우리들의 젊은 피 끓게 하누나
병사들은 힘차게 보고하노니
우리는 일당백 준비되였다
…
노래를 다 부르고난 강창운이 힘있게 말했다.
《지난 조국해방전쟁시기 당원사단의 근위병들은 조국의 부름에 일당백으로 대답했습니다.
당원동지들! 준엄한 이 시각 조국은 지금 당원동지들을 지켜보고있습니다. 당원동지들! 조국해방전쟁이 일어났을 때
강창운의 선동연설이 끝나자 련이어서 군단예술선전대 대원들이
불보다 뜨거움이 내 가슴에 흘러드네
슬기로운 그 모습이 내 마음에 안겨지네
아 당원이란 어떤 사람들인가
아 당원이란 어떤 사람들인가
…
노래의 여운을 안고 승화된 감정을 김송풍의 즉흥시가 고조에로 이끌어간다.
그렇다
당원들은 조국이 가장 준엄한 시각에
기발이 되여 나붓긴 사람들
돌격전의 앞장에 서서
탄우를 맞받아나간 선봉투사들
말이 아니라 실천으로 당을 받들었거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