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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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동지께서는 수화기에서 조명록의 목소리가 울리자 이렇게 물으시였다.

《밤이 늦었는데 왜 아직도 퇴근하지 않았습니까?》

《장군님! 장군님께서 집무실에서 밤을 지새우시며 일을 보시는데 우리가 어떻게 먼저 퇴근하겠습니까. 장군님! 제발… 너무 무리하지 말아주십시오. 전사들은 편히 자고 장군님께서는 매일 밤을 밝히시며 계속 일하시고… 어쩌면 계속 그러실수 있습니까.》

조명록의 진정에 젖은 목소리는 절절했다.

《됐습니다. 요즘 전군을 오중흡7련대로 키우기 위한 사업이 어떻게 진척되고있습니까?》

《하늘, 땅, 바다 그 어느 초소에서나 와와 끓고있습니다.》

《총정치국장동무! 정세가 전쟁전야에로 접근할수록 군인들에 대한 사상교양사업에 선차적인 힘을 넣어야겠습니다.

우리는 죽물을 먹고 토스레옷을 입는 한이 있더라도 〈개혁〉, 〈개방〉에로 유도하는 적들의 설교에 절대로 넘어가서는 안됩니다. 수령님께서 생전에 교시하신것처럼 조선은 벌써 20여년전부터 정치, 경제, 문화, 사회생활의 모든 분야에서 개혁할것은 다 개혁하고 개방할것도 다 개방했습니다. 항구도 령공도 다 개방하여 다른 나라들의 배들과 비행기들도 통과시키고있으며 외국의 관광객들도 우리 나라에 들어오고있습니다.

봉쇄정책을 실시하는것은 우리가 아니라 적들입니다. 결국 우리에게 〈개혁〉, 〈개방〉을 강요하는 적들의 본심을 들여다보면 뭔가? 사회주의길을 포기하고 자본주의길로 나가라는거나 같습니다.

우리는 〈힘의 전략〉과 〈유화전략〉의 끈을 당겼다늦추었다 하면서 들이대는 적들의 강도적요구를 절대로 받아들일수 없습니다. 만약 적들이 나의 사상에서 그 어떤 변화라도 일어나기를 바란다면 그것은 오산입니다.》

《…》

《나는 군건설과 군사활동에서 사상론을 주장합니다. 사상이 없는 총대는 막대기만도 못합니다. 군인이 무장력의 기본요소라면 군인들의 행동을 규제하는 결정적요인은 사상의식입니다.

전쟁의 승패는 무기에 의해서가 아니라 병사들의 사상의식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할수 있습니다. 이전 쏘련과 동유럽사회주의나라들의 실례가 이것을 증명해주지 않습니까. 혁명군대가 사상을 틀어쥐면 승리하고 사상을 놓치면 패한다는것은 력사에 의하여 확증된 진리입니다.》

《알았습니다.》

《장기간 입원생활을 하고있는 대덕산군단 정치위원동무의 치료상태가 현재 어떻습니까?》

《인차 회복될 가망이 보이지 않습니다.》

《적극적인 치료대책을 세우도록 해당 부문에 과업을 주겠습니다. 그 문제는 그렇게 하기로 하고 전장에서 지휘관, 정치일군이 전사하거나 부상당하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후임을 임명해야 합니다.》

《그럼 후임으로 생각해본 사람이 없습니까?》

심중하면서도 대담하게 결심할줄 아는 조명록이 잠간동안을 두더니 《장군님! 한명 있습니다.》하고 명백히 대답올렸다.

《어떤 사람이요?》

《장군님께서도 잘 알고계시는 강창운이라고…》

《아, 〈자모음정치위원〉말이요?》

《그렇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 기억하고계시는 자모음정치위원이란 호칭은 강창운이 어느 려단정치위원을 할 때 붙은것이다.


ㄱ-군인회관을 통한 교양사업

ㄴ-노래를 통한 교양사업

ㄷ-도록해설모임을 통한 교양사업

ㄹ-록화기를 통한 교양사업

ㅁ-미술작품을 통한 교양사업

모범군인축하모임을 통한 교양사업

ㅏ-아픈 문제를 제때에 알아내여 풀어주는 감정과의 사업

ㅑ-야전조건에서 병사들의 잠자리를 고향의 정든 집 아래목처럼 따뜻하게 보장하여주는 사업

ㅓ-어머니심정으로 병사들의 군무생활을 세심히 짜고드는 사업

ㅕ-여러가지 후방사업으로 군인들의 식탁을 푸짐하게 해주는 사업

정치사업에서 빈틈을 없애기 위해 자모음순서로 교양사업의 형식과 방법을 짜놓고 힘있게 밀고나간다는 젊은 정치일군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조명록에게 대덕산군단장이 제기한 문제를 하루빨리 풀어주는데서 나서는 필요한 지시를 주신 다음 계속하시였다.

《경희극 〈편지〉의 수정이 끝났으면 내가 다시 보아줄 때까지 무대우에서 더 세련시키도록 하시오.》

《알았습니다.》

《인민군부대들에 TV와 록음기, 주패, 장기, 윷놀이판 등 문화용품을 새로 공급하기 위한 준비사업은 현재 어느 단계에 있습니까?》

《전문일군들이 필요되는 수량을 장악하는중입니다.》

《철저히 중대를 대상으로 하여 들어가게 하되 독립소대들과 외진 초소들까지도 다 장악하여 빠지는데가 없도록 해야겠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련이어 로농적위군훈련과 관련하여 제기된 문건을 료해하시다가 심중한 표정을 지으시였다. 곧 민방위무력사업을 맡아보는 김익현차수를 전화로 찾으시였다.

《차수동지, 혹시 잠을 깨우지 않았습니까?》

남달리 목청이 쐑한 김익현이 그이께 올리는 대답소리가 울려왔다.

《웬 말씀을… 장군님, 나이가 들어가면서 잠이 점차 없어졌습니다. 지금도 가끔 소년중대시절을 생각할 때면 얼굴이 뜨거워집니다.》

《그건 어떤 의미에서 하는 말입니까?》

《항일무장투쟁시기 수령님께서는 숙영지에서 늘 날밝기 전에 일찍 일어나 숲속을 거닐군 하셨습니다. 우린 산보를 하시는줄로만 알았습니다. 후에 알고보니 새벽잠이 많은 소년중대원들을 생각하여 사색을 하시며 보초까지 겸하신것입니다. 우린 그런줄도 몰랐으니 그땐 철이 없어도 너무 없었습니다.》

《정말 우리 수령님과 같이 뜨거운 인간애와 고결한 덕망을 지니신분은 세상에 없습니다.

차수동지, 나라의 경제사정이 아무리 긴장해도 민방위부에서 국방사업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사소하게라도 나타나서는 안되겠습니다. 로농적위군훈련은 자기 공장과 마을뿐아니라 나라의 안전과 관련된 문제입니다. 로농적위군의 군사기술수준을 인민군대 못지 않게 끌어올려야 전민무장화를 더욱 높은 단계에서 다그칠수 있습니다. 수령님께서는 로농적위군도 일당백으로 준비되여야 한다고 가르치시지 않았습니까.》

《알았습니다. 장군님!》

김정일동지께서는 송수화기를 제 위치에 놓고나서 집무탁우에 쌓여있는 문건들을 끄당겨보기 시작하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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