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 회

4

(2)


김정일동지께서는 두주먹을 으스러지게 부르쥐시였다.

나도 수령님처럼 완강한 공격정신, 강의한 의지로 오늘의 슬픔을 힘과 용기로 바꾸어안고 일떠서야 한다. 내가 먼저 일떠서야 피눈물의 바다에 잠겨있는 이 나라가 일떠선다.

그이께서는 분연히 의지를 가다듬으시였다.

그러나 미제에 의하여 조성된 정세는 점점 더 첨예하게 번져갔다. 세계의 수많은 나라 270여개의 통신, 방송들이 하늘의 거성이 떨어졌다고 하면서 눈물의 소나기로 지구를 적실 때 력사의 반동들은 조선에 대한 고립압살의 칼을 갈았다.

사회주의조선의 명도 이제는 얼마 남지 않았다. 사회주의 이웃들도, 유무상통의 거점이나 같았던 사회주의시장도 다 허물어졌겠다, 원료원천이 나드는 배길 등 북조선과 잇닿은 모든 경제통로를 완전차단하고 전면봉쇄에 들어가면 전국의 수많은 공장들은 서서히 멎고 늦어서 3달, 길어서 3년안팎으로 붕괴될것이다. 나라를 봉쇄하면 경제적 및 군사적잠재력의 밑바닥이 드러나는 법이다. 수입수출 등 지경밖과 경제가 련결되여있지 않는 나라가 이 세상 어디에 있는가?

미제는 이런 타산밑에 조선을 완전질식시키기 위한 총포성없는 전면전쟁에 들어갔다. 동시에 그 어떤 새로운 변화를 기대하며 《정치파동설》까지 떠벌이는짓도 서슴지 않았다. 《선행로선과 일정한 정도의 간격을 가진 정책을 실시》하게 될것이다. 《개혁》, 《개편》등의 정책변화도 있을것이다, 뭐다 하며… 한편으로는 무려 2만명에 가까운 무장악당들을 비무장지대에 들이밀고 우리의 수뇌부를 압살하기 위한 《심장부공격작전》이라는것까지 벌려놓았다. 비밀리에 《내부와해작전》도 동시에 추진시켰다. 팽팽한 정세의 흐름을 타고 태평양함대의 비행대가 출격했다. 북을 겨냥한 도발적인 기습타격연습이 하늘과 땅을 들볶으며 벌어졌다. 련이어 남조선전역에서는 《을지》와 《포커스렌즈》가 하나로 합쳐진 전쟁광증이 꼬리를 물었다. 어찌보면 우리의수뇌부에 대한 일종의 의지의 시험이기도 했다.

이런 때 어떻게 해야 나라와 민족의 운명을 위기에서 구원할수 있겠는가?

…그날 그밤도 창밖에서는 하늘이 꿰진듯 소낙비가 억수로 쏟아지고 번개가 어둠을 찢었다. 천지를 진감하는 뢰성, 숨돌릴새없이 잇달아 번쩍이는 섬광, 억수로 쏟아지는 폭우, 폭우…

김정일동지께서는 흘러간 력사를 다시금 거슬러보시였다. 사회주의붉은기가 내리워진 나라들… 얼마나 치렬한 나날들이 이 행성우에 흘렀던가. 사회주의진영의 견제말살을 위해 쏘미랭전정책으로 줄달음쳐온 미제, 오늘날 쏘미량극체계는 이미 허물어졌어도 지구상에서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는 공존할수 없다고 줴치며 《새로운 세계질서》를 운운하는 미제… 핵몽둥이를 휘두르며 세계를 제 리속, 제 기분대로 《평정》하려는 미제가 있는 한 조선의 평화에 대해 생각할수 있는가?

1991년 1월 부쉬가 미국회에서 떠벌인 《새로운 세계질서》의 본질은 지구상에서 사회주의를 완전히 없애고 그 어떤 리념적대결도 없으며 미국을 유일한 초대국으로 하는 《일극화된 세계》, 그 어떤 지역분쟁들도 미국의 지휘하에서만 해결해나가는 세계질서를 의미했다.

이 목적을 추구하기 위해 우리의 사회주의를 완전히 질식말살시키려 덤벼드는 미제와 당당히 맞서 나라의 존엄과 자주권을 지켜나가고 붉은기를 끝까지 고수하자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총대를 더 높이 추켜들고 미제국주의와는 한치의 양보나 타협도 없이 끝까지 싸우는 길외에 다른 선택이란 있을수 없다. 그러자면? 그러자면?… 나라앞에 막아선 이 난국을 타개할 방도는 무엇인가?

어찌 보면 20세기의 세계정치사는 사회주의 대 자본주의와의 의지전의 력사이기도 했다. 이전 쏘련의 실권자들이였던 흐루쑈브와 고르바쵸브가 제국주의와의 대결로부터 타협으로 넘어가면서 사회주의진영에 어떤 파국적후과를 가져왔는가?

원래 사회주의리념자체를 달가와하지 않은데다 미제가 던진 낚시에까지 걸려든 고르바쵸브가 집권후 6년간 제네바, 레이캬비크, 워싱톤과 모스크바, 말따와 뉴욕 등에서 미국지배층과 마주앉는 과정은 타협, 양보로 일관된 후퇴의 나날이였다. 미국에 대한 환상에 젖어 종당에는 구걸행각까지 떠난 고르바쵸브가 부쉬와 함께 대통령전용직승기를 타고 캠프 데이비드로 날아가는 시간은 승냥이의 아가리로 깊숙이 들어가는 시간이였다. 실제상 그는 워싱톤의 화려한 겉모습, 례하면 옥상에 출렁이는 수영장과 정구장을 둔 호화주택을 비행기우에서 내려다보며 자본주의환락세계에 깊숙이 빠졌다. 그날 목적지에 도착한 부쉬는 특별각 베란다에 차려놓은 탁에 고르바쵸브와 쉐바르드나제, 베이커를 둘러앉히고 기분좋게 떠벌였다. 《자, 웃옷을 벗고 넥타이를 풉시다. 쏘미무역협정, 화학무기축감 및 제한에 관한 협정, 상용무력축감회담을 촉진시킬데 대한 협정 등 얼마나 힘든 문제들이 얼음장녹듯 풀린 날이요.》 이어 뒤따른 비공식만찬회와 말편자 던지기놀이… 부쉬는 말편자들을 걸어놓은 목각들을 그 놀이에서 자기보다 점수를 더 많이 딴 고르바쵸브에게 상으로 주었다.

고르바쵸브는 술기운이 거나해서 제법 《뜻이 깊은》 말을 건넸다.

《이 말편자들을 당신의 집과 나의 집문턱 그리고 미국국민들의 집문턱에 한개씩 걸어놓아 우리에게 좋은 복이 차례지게 합시다.》

과연 그가 말했고 기대했던 복이 쏘련땅에 차례졌던가?

제국주의와의 타협은 치욕밖에 가져다줄것이 없다.

령도자의 의지가 약하면 그 나라 역시 무맥해지기마련이다.

의지전이자 곧 강경한 공격전이다.

창밖에서 시퍼런 번개불이 번쩍하더니 꽈르릉! 하고 하늘이 울었다. 이와 동시에 그이의 뇌리속에서도 전략적인 구상의 불꽃이 세차게 튕겼다.

어제도 오늘도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지고있는것은 군대다. 인민군대는 내 마음의 기둥이며 우리 혁명의 영원한 지지점이다. 이 지지점부터 수령님의 사상으로 강화해나가야 한다. 력사의 주되는 힘과 력량에 대한 견해, 다시말하여 선행가들이 내놓은 주력군문제를 군대의 지위를 놓고 새로운 눈으로 보아야 할 정세가 도래했다. 일부 나라들에서처럼 군대가 계급 또는 민족의 테내안에서 독자적인 정치력량으로서의 자기 위치를 찾지 못하고 나라방위나 하다가는 비극적인 사태를 면할수 없다. 우리 나라에서 《당이 결심하면 우리는 한다!》는 구호를 제일먼저 내놓은것도, 조국보위도 사회주의건설도 우리가 다 맡겠다는 심장의 메아리를 터뜨린것도 인민군대이다.

그렇다. 군대를 혁명에서 가장 주되는 힘과 력량으로 보아야 한다. 군대야말로 대렬구성, 사상의식, 조직성, 단결력에서 가장 준비되고 정예화된 집단이기때문이다.

주되는 힘을 강화해야 무력전이든 경제전이든 외교전이든 미제와의 그 어떤 형태의 대결에서도 이길수 있다.

동유럽에서 사회주의진영을 총 한방 쏘지 않고 무너뜨린 미제의 다음목표는 사회주의조선이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곧 서기를 찾으시였다.

《오늘 사업의 첫 일정으로 인민군지휘성원들을 만나보겠소.》

…인민군지휘성원들이 그이께서 계시는 방으로 들어섰다.

희망과 기대에 넘친 장령들의 눈빛이 그이의 안광으로 비껴들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미더운 눈길로 그들을 둘러보시며 청청한 음성으로 말씀하시였다.

《인민군대는 명실공히 위대한 수령님께서 개척하시고 령도하여오신 주체혁명위업완성에서 주력군이 되여야 합니다. 나는 수령님의 위업을 총대로 계승해나갈것입니다. 혁명투쟁에서 기본은 총대입니다. 총대만 강하면 두려울것이 없습니다. 나는 주력군, 이 거세찬 대하의 흐름으로 미제를 비롯한 제국주의자들이 횡포하게 칼을 빼들면 장검을, 총을 내대면 대포를 내대며 적들이 떠벌이는 반공화국고립압살책동을 과감히 짓부셔나갈것입니다.》

열광적인 박수갈채가 터져올랐다. 세찬 호응의 열풍이였다.


그 열풍속에 한해가 저물어가던 섣달그믐날 인민군지휘성원들과 함께 어느 한 사격장을 찾으신 김정일동지께서는 자동보총과 기관총이 나란히 놓인 앞으로 묵묵히 다가가시였다.

먼저 자동보총을 잡으시는 그이의 근엄한 안광에서는 그 무엇으로써도 꺾을수 없는 강의한 의지가 뿜어져나오고있었다.

따다당! 따다당!

목표물을 향해 마지막총탄까지 한탄창 다 풀고나신 그이께서는 이어 기관총을 바꾸어잡으시고 새로운 목표를 향해 쏘고 또 쏘시였다.

단순한 목표가 아니라 제국주의아성을 향해 날리는 총탄이였다. 대결이냐 굴종이냐, 사회주의냐 자본주의냐 하는 준엄한 력사의 갈림길에서 총대를 억세게 틀어잡으시고 인민군대를 선차적으로 강화하는데 힘을 넣어 우리식 사회주의를 끝까지 수호하시려는 그이의 단호한 선택의 장엄한 메아리였다.

이날 사격장에서 돌아오신 그이께서는 많은 문건들을 비준하는 그 바쁘신 속에서도 참으로 생각이 많으시였다.

그 무엇보다도 수령님을 모시지 못하고 밝아오는 새해를 맞아야 한다고 생각하시니 가슴은 미여지는것만 같으셨다. 과연 그런 일이 있을줄 상상이나 했던가.

우리 인민들은 수령님을 못잊어 그리면서 새날이 밝으면 그이를 대신하여 내가 신년사를 하리라 생각하며 기다릴지도 모른다. 국제적으로도 우리 나라에서 아직 국가최고기관선거가 없은만큼 분명 새해를 맞으며 나의 정치적립장이 신년사를 통해 표명될것으로 추측할것이다.

우리 나라에서 수령님을 모시고 혁명을 해온 나날 새해의 첫 출발이 수령님의 신년사로 시작되는것이 전통화되여왔기때문이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흰종이를 꺼내놓고 신년사가 아니라 수령님의 유훈을 높이 받들어나갈 굳센 의지를 담아 전체 인민들에게 보낼 서한을 한자한자 써나가시였다.


《피눈물속에 1994년을 보내고 새해를 맞이합니다.

위대한 수령님의 전사, 위대한 수령님의 제자답게 내 나라 내 조국을 더욱 부강하게 하기 위하여 우리모두 한마음한뜻으로 힘차게 일해나아갑시다.

1995. 1. 1

김정일


활달한 필체로 날자와 자신의 존함까지 남기신 김정일동지께서는 서한의 글줄을 이윽토록 음미해보시였다.

방금 서한에 쓰신것처럼 1994년이 피눈물의 한해였다는 생각이 가슴저미는 속에 다시금 파고들었다. 정녕 흘러간 그 한해에 참기 어려운 고충인들 오죽이나 많았던가. 그 고충중에서도 가장 어려웠던것은 우리의 하늘이였고 마음의 기둥이였던 만민의 어버이를 잃고 슬픔속에 몸부림치는 군대와 인민을 다시 일떠세우고 나라와 민족의 운명을 결정짓는 정치방식을 선택하는것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문득 《미국의 소리방송》이 자신의 정치방식을 두고 평한 내용의 한대목이 상기되시였다.

《…김일성주석옆에서 지나간 력사와 현세, 21세기까지 내다보면서 정치를 펴왔고 우주와 전자의 세계를 비롯한 과학의 모든것과 급속히 변천되는 시대추이에 누구보다도 민감한것으로 인정되고있는 현대정치가 김정일령도자… 분명 그는 자기식의 정치, 군사, 경제적선택을 가지고있을것이다.

아직 우리는 그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그러면서도 미국은 북조선의 기도요, 그들의 전쟁수행능력이요… 뭐요 하면서 대북조선정보를 놓고 론쟁을 벌리고있다. 오늘 서울에서도 그런 론쟁이 밤새는줄 모르고 진행될것이다.

하지만 묻노니 클린톤의 보좌관들이 도대체 북조선에 대해 아는것이 무엇인가. 유감스럽게도 하나도 없다. 왜냐하면 김정일령도자에 대하여 전혀 모르는 령상태에서 맴돌고있기때문이다.》

그렇다.

아직은 미제를 비롯한 제국주의자들이 나의 정치방식을 다 모르면서 어떻게 나오고있는가? 미제는 어리석게도 계속 나에게서 그 어떤 변화를 바라며 도이췰란드식, 다시말하면 《개혁》, 《개방》에로 유도하여 우리 나라를 《흡수통일》하려는 시도와 함께 고립, 압살이라는 힘의 정책으로 완전히 질식시키려들고있다. 이를 위해 《5일전쟁전략》, 《9일단기맹타격》이라는 작전까지 비밀리에 짜놓았다. 그 작전내용을 까밝혀보면 천여대의 비행기를 동원하여 매일 숨돌릴새없는 공중타격을 들이댐과 동시에 순항미싸일 수백기로 우리의 후방을 교란시킨 다음 작전 3일만에는 핵탄을 투하하여 온 나라를 재더미로 만든데 이어 동서해상륙작전과 항공륙전대투하를 배합하여 만전쟁때처럼 북조선전역을 타고앉는다는것이다. 그뿐인가. 국제적으로는 저희들에게 굽신거리는 어중이떠중이나라들을 규합해가지고 고립, 압살, 경제봉쇄, 사상문화적침투 등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하여 우리에 대한 《목조르기》를 계속 강화해나가고있다.

이처럼 엄혹한 난국의 파도가 사면팔방으로 밀려드는 이때 우리가 정치군사적으로 적들에게 양보하거나 타협하면서 총대를 강화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가? 나라와 민족의 운명이 결딴나고만다. 혁명에서 기본은 총대다.

총대가 약하면 적들의 반혁명적공세를 짓부실수 없고 이 제도가 하루아침에 녹아날수 있다.

지금 우리 나라는 지난해 봄에 들이닥친 랭해와 그뒤를 따른 무더기비로 하여 수만정보의 논밭이 침수, 매몰되고 많은 알곡이 류실되여 우리 인민들은 지금 혹심한 식량난을 겪고있고 원료, 자재, 에네르기의 수입통로가 봉쇄되여 공장들이 멎고 인민경제 여러 부문에서 큰 애로를 겪고있다. 그래서 나는 그 모든 난관을 동시에 타개하면서도 나라와 민족의 운명부터 지킬수 있는 만능의 정치방식인 군사선행, 선군후로의 길을 택했다.

그래서 숨죽은 공장들을 보면서도, 식량애로를 느끼는 인민들의 가슴아픈 실태를 알면서도 날이 밝으면 먼저 병사들부터 찾아갈 결심을 했다. 모든 승리가 바로 총대로부터 시작되기에…



감상글쓰기

보안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