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3 회)

제 2 편

제 3 장

5

 

평양시내 중학교졸업반학생들속에서 상급학교지망을 료해한 자료가 올라오자 김정일동지께서는 특히 중앙과 시급일군자녀들의 지망관계를 관심하여보시였다. 좋은 지망들에는 밑줄을 그으시였는데 그런 밑줄이 많이도 그어졌다. 공과부문의 대학, 학과들에 진학하려는 지망이 많아진것이 기쁘시였다.

그것은 단순한 교육실무이기 전에 과학기술에 대한 사회적관심과 일군들의 태도여하를 보여주는것이였다.

책임서기가 다가와 해당 부문의 책임일군이 도착했다고 보고했다. 새로 생긴 콤퓨터수재교육체계내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인식정도를 료해하기 위해 사람들을 부르신것이다.

곧 책임일군과 함께 아련하게 생긴 처녀교원이 열살쯤 나보이는 학생을 앞세우고 나타났다. 선생님의 손을 잡고 방에 들어선 소년은 그이를 뵈옵자 소년단인사를 닁큼 올렸다.

《네 이름이 뭐지?》

《조홍입니다.》

《조홍이? 처녀애 이름같구나.》

그러자 소년은 어려움도 잊고 입을 비죽이 내밀었다.

아마 학교에서도 그런 맘없는 소리를 종종 듣는 모양이였다.

그 모습이 귀여워 그이께서는 빙긋 웃음을 지으시였다.

《몇살이냐?》

《열한살입니다.》

《조홍이가 공부를 얼마나 잘했는지 시험을 쳐볼가?》

소년은 입술을 잘근거리며 선생쪽을 넘겨다보았다.

좀 긴장되는 모양이였다.

소년을 콤퓨터앞에 앉히신 그이께서는 무슨 문제를 낼것인가 생각해보시는듯 창문쪽을 바라보시다가 《저 달력이 보이느냐?》 하고 앞벽을 가리키시였다.

《예, 보입니다.》

《오늘이 며칠이지?》

《2월 19일입니다.》

《그래, 오늘은 월요일이다. 그러면 이 달의 임의의 날자가 무슨 요일인가를 알아맞추는 프로그람을 짤수 있겠느냐?》

《음…》하며 소년은 이마를 살살 긁었다. 녀선생이 괜히 긴장해서 자리에서 일어나는것을 책임일군이 만류했다.

《근데 우린 학교에서 〈파스칼〉을 배웠습니다.》

아직은 그 한가지 프로그람작성법만 배웠다는 뜻이였다.

《그래, 배운것으로 해봐라.》

깜찍한 손가락들이 건반우에서 노닐기 시작했다.

그사이 김정일동지께서는 자리를 옮겨 녀선생을 마주하시였다.

《어떻소, 애들이 프로그람의 세계를 꽤 리해합니까?》

《예, 저희들이 놀랄 정도로 잘 받아뭅니다, 보통 40~50시간 진도가 나가면 도형처리도 척척 합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 긴장했소?》

《혹시 덤비다가 실수라도 하면…》

《허허, 아무렴 우리 조홍이가…》

그이께서는 음성을 낮추며 입가에 손을 세워드시였다.

《선생님을 망신시킬리야 있겠소.》

녀선생의 얼굴에 발깃 화기가 돌았다.

《콤퓨터가 아무리 훌륭하다 해도 그것을 만들어내고 조종하는것은 역시 사람이요. 지금 세계적으로 콤퓨터기술, 정보기술에 의거하여 경제를 발전시키고 군사력을 강화하기 위한 경쟁이 치렬하게 벌어지고있는데 그 승패는 결국 누가 더 많은 인재를 가지는가 하는데 귀착된다고 볼수 있소.》

그때 소년이 풀이를 끝낸듯 손을 번쩍 쳐들었다.

문제를 제시한 때로부터 불과 몇분이 안되여서였다.

《아버지장군님, 저는 문제를 다 풀었습니다.》

맑은 눈동자가 자신만만하게 반짝이고있었다.

소년이 작성한 프로그람행렬을 하나하나 따져가며 그이께서는 이따금 《음… 음…》하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시였다.

《용타, 짧은 시간동안에 잘 짰다. 그렇지만 난 쉽게 5점을 주지 않는단다.》

그이께서는 마우스를 움직이며 물으시였다.

《네가 짠 프로그람에서 기본착상은 뭐지?》

《저는 달력을 보면서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어떤 임의의 날자를 7로 나누었을 때 나머지가 0이면 수요일, 1이면 목요일, 2면 금요일, 이렇게 나머지가 6이면 화요일이 됩니다. 그래서 거기에 맞게 NS도식을 그리고 프로그람을 짰습니다.》

《여기 2행에서 변수 〈Day〉는 무엇을 뜻하는거냐?》

《예, 그건 날자를 보관하는 변수인데 2월은 28일까지 있기때문에 여기다가 이렇게…》하고 소년은 손가락으로 화면을 짚어보였다.

《〈Var Day:1.. 28;〉라고 써넣었습니다.》

《잘 답변했다. 5점이다.》

그이께서는 대견하여 소년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시였다.

《우리가 콤퓨터수재반을 내오기를 참 잘했소. 이렇게 키운 학생들은 일반중학교졸업생들과 다르기때문에 대학에 진급해서도 따로 전문교육을 받을수 있게 새로운 고등교육체계를 내와야 한다고 보는데… 어떻소, 비서동무의 견해는?》

《예, 콤퓨터수재교육체계내에서 중등교육을 마친 학생들은 전공부문의 대학 2~3학년에 편입시켜도 무리가 없을것 같습니다.》

그이께서는 곁에 앉은 소년의 얼굴을 들여다보시였다.

《편입시킨다? 그러면 이 애들이 좋아할가? 자기또래들끼리 놀러도 다니고 갈갬질도 해야겠는데 나이가 퍽 우인 학생들속에 끼워서 일찍 명랑한 시절을 잃을가봐 그게 걱정되오.》

녀선생이 그들을 대변하듯 말씀드렸다.

《저도 솔직히 애들이 주눅이 들지 않겠는가 걱정됩니다.》

《그럴테지.》

그이께서는 긍정하시였다.

《비서동무, 중등수재반교육을 대학의 특설반교육으로 이어놓으면 어떨것 같소? 김일성종합대학이나 김책공업종합대학에 특설반교육체계를 내온다면 말이요. 그러면 교육의 강도와 질을 훨씬 높이면서도 20살안팎에 대학을 졸업시킬수 있을거요. 그 나이를 놓치면 콤퓨터인재로서는 로령기요. 어떻소?》

《가르치심대로 하겠습니다, 장군님.》

그이께서는 깊이 고개를 끄덕이시였다.

《학제를 한 2년으로 잡아보되 과목선정부터 잘해야 하오. 첫째도 둘째도 전공교육이요. 명심하시오.》

소년과 헤여지기에 앞서 그이께서는 손수 마련하신 색연필조와 학습장을 안겨주시면서 두볼을 따뜻이 어루만지시였다.

《조홍아, 앞으로 공부를 더 잘해야 한다. 우리 조국의 미래는 너희들이 쓰는 학습장에 먼저 그려진단다. 알겠느냐?》

《아버지장군님, 저는 꼭 1등 최우등생이 되겠습니다.》

《그래, 이다음 대학생이 되면 나한테 편지를 하거라.》

그이께서는 문밖까지 따라서며 소년을 바래우시였다.


감상글쓰기

보안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