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7 회)

제 1 편

제 4 장

4


어느덧 겨울이 지나고 꽃도 한철 사그라졌다.

자연은 대대로 왕성한 의욕으로 전야와 숲을 단장하고 갓 맺힌 열매들의 속살을 두텁게 하였으며 그 으슥하고도 부드러운 품마다 진주같이 박혀있는 씨앗들을 단단히 여물리고 활기찬 이 계절의 형상에서 없어서는 안될 자그마한 단역들인 잠자리와 반디불을 날렸다. 자연은 라태하지도, 게으르지도 않았다.

그러나 박송봉은 이해처럼 환절의 감각을 느끼지 못하고 지내기가 처음이였다. 전에는 그의 관심사가 주로 기간공장들에 쏠려있었다면 지금은 사처 뒤엉킨 실꾸리를 풀어나가듯 보조부문과 련관단위들에까지 신경을 써야 했다.

그가 산하공장들의 실태를 료해하기 위해 평양을 떠난지도 한주일이 지났다. 떠날 때 단단히 마음을 먹고 예비다이야를 세짝이나 싣고 떠났는데 그 신세를 톡톡히 지고있었다.

평양에서 여름장마가 시작되는 날 줄비를 맞으며 떠나서 전천, 성간, 강계를 거쳐 만포까지 들어갔다가 평안북도쪽으로 돌아나오는 2천리길에 령만 해도 일여덟개나 넘다나니 차고 사람이고 모두 곤죽이 되여버렸다.

웬간해서 길투정을 하지 않던 운전사가 세령굴어귀에서 마지막다이야를 갈아맞출 때는 참지 못하고 비물에 씻겨 하얗게 드러난 차돌멩이를 망치로 힘껏 부셔놓았다. 그러는 운전사의 모양을 빙그레 바라보던 박송봉이 차문을 뻐금 열었다.

《엎어진김에 쉬여가랬다구 천천히 하오.》

《그러지 않아도 제동덧판을 갈아대야 할것 같습니다.》

짐칸에서 방수천을 철썩 꺼내놓으며 운전사가 대꾸했다.

박송봉은 길게 기지개를 켜면서 차에서 내려섰다.

허리가 지끈지끈하는것이 좋지 않았다. 그는 주먹으로 어깨를 쿵쿵 두드리는 한편 발을 넓게 디디고 늘씬늘씬 허리운동을 했다.

언제인가 장군님께서 차를 타고다니는것처럼 힘든 일이 없다고 하시더니 이래서 하신 말씀이였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스럽게 갈마들었다.

이번에 그는 산하공장들을 돌아보면서 새롭게 느끼는바가 많았다. 멀지 않아 3차 7개년계획을 종합하게 된 시점에서 생산실적이 전반적으로 시원치 않았다. 어디서나 부족한 원료와 자재, 동력의 핍박을 받고있었다. 큰 문제들은 제껴놓고라도 현장에서 만난 기능공들은 열에 아홉 공구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아 일을 못하겠다고 호소하였다. 공구문제는 어제오늘에 제기된것이 아니였다.

일찌기 수령님께서는 기계공업발전에서 공구생산이 가지는 중요성에 대하여 강조하시면서 특히 문산공구공장의 생산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간곡히 당부하시였다.

한때는 문산공구가 다른 나라들에서까지 인기를 모았었다.

박송봉도 이전 사회주의나라들을 방문할 때마다 그곳 기계공장들에서 《문》자가 새겨진 우리 나라 공구를 귀물처럼 여기는것을 보고 긍지를 느끼군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공장이 앉아뭉개고있었다.

박송봉은 재빛산발들이 묻혀있는 먼 하늘가를 바라보았다.

콱 흐려있는 하늘에서는 언제 다시 비를 뿌릴지 잔뜩 풀어헤친 구름장들이 울상이 되여 돌아가고있었다. 수림속에 맺혀있던 살진 비방울들이 후둑후둑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심심풀이삼아 길섶에 들어섰던 박송봉은 바지가랭이를 화락하니 적시며 풀덤불을 쑤시고다니다가 살진 얼레지를 한뿌리 캐들고 나왔다. 봄철이면 애기주먹만 한 자색꽃송이가 피군 하는데 조국해방전쟁시기 친위중대원으로서 수령님을 모시고 다니며 눈에 익히고 맛을 들였었다.

그는 삼이라도 한뿌리 캐든것처럼 기뻐하며 겉묻은 흙을 손에다 대충 문대이고는 그것을 김빠진 운전사에게 권했다.

《이걸 한번 씹어보지 않겠소?》

《그게 뭡니까?》

《얼레지라는건데 이래뵈두 농마덩어리요.》

《농마야 자강도에서도 실컷 맛보았는걸요. 참, 제가 미처 보고를 못했댔는데 자강도당책임비서동지가 예비다이야를 한짝 더 실어주었습니다. 만포기념이라면서…》

《그거 잘됐구만. 난 이게 마지막인가 해서 걱정했더랬는데.》

박송봉은 차에서 떼낸 다이야를 발길로 툭툭 건드려보았다.

구멍이 펑 뚫린것이 보기에도 으쓸했다.

《이제 대관에서 점심을 먹고…》

박송봉이 얼레지를 질근질근 씹으면서 물었다.

《문산까지는 얼마나 더 가야 하나?》

《104키로메터에 령만 해도 네개나 넘어야 합니다.》

《야, 정말 령도 많구나.》

그들이 문산공구공장에 도착한것은 또 한소나기 붓듯이 쏟아진 저녁무렵이였다. 박송봉은 우산을 펴들고 마중나온 지배인에게 현장부터 돌아보자고 하였다. 옷은 척척 달라붙지 게다가 기계소리가 들리지 않는 공장을 돌아보자니 별로 을씨년스러웠다.

박송봉은 생산이 왜 안되는가고 따져물었다.

지배인의 말이 공구강이 보장되지 않는다는것이였다.

전달엔 겨우 15프로를 보장받았다는 말에 박송봉은 놀랐다.

그게 사실이라면 문제도 큰 문제가 있구나 하고 생각되였다.

즉시 성강에 전화를 걸었으나 성강이라고 별로 바빠하는 기색은 없었다. 온 나라를 대상하는 그들이고보면 당장 발등에 떨어진 과제만도 수두룩한데 그까짓 촌공장에 보내줄 공구강쯤이야 하고 생각하는지도 몰랐다. 데면데면하던 성강지배인은 박송봉의 불같은 독촉을 받고서야 몇군데 알아보더니 중석이 보장되지 않아 그런다고 변명 비슷이 대꾸했다. 곁에서 무슨 뚝 부러진 소식이라도 얻어듣겠는가 해서 귀를 모으고있던 문산지배인이 그것 보십시오 하듯 의자를 미끌며 나앉았다.

박송봉은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가자, 이렇게 파고드느라면 어디 걸리는데가 있겠지.)

그는 선자리에서 중석을 생산하고있는 현풍광산을 바라보고 길을 떠났다. 문산지배인이 도중식사라고 주먹밥을 몇덩이 빚어주었다. 현풍광산은 또 수백리길이였다. 운전사에게 미안했지만 어쩔수 없었다. 좌석을 눕혀놓고 드렁드렁 코를 골고있던 운전사는 그가 깨우자 어데로 가느냐 묻기도 전에 발동부터 부릉 걸었다.

지루하고 끈끈한 밤이였다.

길이 나빠 전조등이 마구 휘둘렸다.

박송봉은 운전사가 심심해할가봐 시를 한수 읊조렸다.


만일 그대가 전사인 나를 불러

백번 다시 불속으로 뛰여들라 한다면

나는 웃으며 뛰여들며 그리고 다시

그대앞에 나아가 보고하리라-

-당이여

다음은 나에게 무슨 일을 주렵니까!


《어떻소? 시가 좋지?》

《예. 그게 누구의 십니까?》

《어, 그것두 몰라? 김철선생이 쓴 시 〈당에 대한 생각〉이야. 이래뵈두 이 수첩엔 도간도간 좋은 시들이 많소.》

《난 그게 사업수첩인줄 알았댔는데…》

《사업수첩이니까 시를 적는거야. 그이께서 가르쳐주셨지. 송봉동무, 사업수첩을 좀 보기요, 몽땅 수자들뿐이구만, 그러지 말고 사이사이 좋은 노래랑 시들을 좀 적어놓소, 힘들 때 읊으면 기운이 나게 말이요 하셨지. 참 신통해! 이게 밥보다 낫거던.》

귀가 번쩍해서 듣고있던 운전사는 박송봉의 말이 끝나자 《예에, 알만합니다.》하고 시쁘등해서 중얼거렸다.

《며칠째 잠이구 식사구 다 망태기를 치고는 내가 어디 가서 말이라도 낼가봐 그래 그러는거지요? 봐주는것도 한두번이지… 정말인데 이러다간 내 목이 떨어질가봐 우선 걱정입니다.》

《그 목이 어째서? 아주 든든한데.》

《이제라도 장군님께서 동문 아바이건사를 어떻게 하고 다니오 하셔만 보십시오. 그땐 정말 내 목이 덜렁했지 별수 있습니까?》

박송봉은 운행도중이라는것도 잊고 운전사의 둥실한 어깨를 절썩절썩 두드리며 한참동안이나 웃어댔다.

《걱정마오, 혹 비판은 엄하게 하실지 몰라도 박송봉의 운전사를 그렇게 막 떼버리지는 않으실테니. 하하하!…》

《저도 그저 해본 소립니다.》

박송봉의 마음속에는 그이의 인자하신 모습이 떠올랐다.

그럴수록 뜨거운것이 가슴에 물결쳐와 무엇이든 그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싶었다. 그래서 운전사에게 한때 연형묵이 지방에 내려가 사업하던 때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연형묵이 슬하를 떠나간 후에도 장군님께서는 그가 타던 승용차를 누구도 다치지 못하게 하시였다. 그이께서는 이따금 차고를 돌아보시였다. 차고에는 연형묵의 숨소리며 체취가 슴배여있는듯 한 승용차가 홀로 쓸쓸히 서있었다. 마침내 연형묵이 자신의 곁으로 돌아왔을 때에는 그를 직접 데리고나가 차를 인계해주시였다. 그뿐이 아니였다. 연형묵이 차를 잘 타려 하지 않는다는 보고를 받으시고 그가 누구에게도 터놓지 않았던 마음속 생각까지 헤아리시여 이미 다른 기관으로 조동되여갔던 전 운전사를 그의 곁에 불러주시였다.

…박송봉은 차에서 깜빡 졸았다. 깨나보니 날이 벌써 밝았는데 차는 어느 산굽이의 후미진 곳에 세워져있었다. 가까이에 물이 흐르는지 운전사가 고무바께쯔를 들고 물걸레를 놓고있었다.

《왜 세웠소?》

《조금만 가면 현풍광산인데 이 꼴을 하고야 어떻게…》

《됐소. 그만하고 떠나기요.》

청소는 청소고 아마 박송봉이 깨여나기를 기다렸던듯 운전사는 나머지물을 길섶에 쫙 뿌려던지고 제꺽 차에 올랐다. 도로표식을 보고 박송봉은 여기가 호례리와 삼거리를 지나는 경계점이라는것을 알았다. 그러니 저 멀리로 무섭게 뻗쳐있는 산마루가 이름마저 어마어마한 풍설령인 모양이다. 광산에 도착하자 박송봉은 저광장부터 돌아보았다. 한데 거기에는 놀랍게도 눈짐작으로도 400여톤은 실히 됨즉한 중석정광이 쌓여있는것이 아닌가.

《이게 도대체 무슨 판이요? 지배인! 지금 한쪽에선 중석이 없어 공구강을 뽑지 못하고있단 말이요, 기계공장들은 기계공장들대로 헐떡거리구. 동무도 경제의 련관성쯤이야 알게 아닌가?》

《이번 장마에 외통길이 밀려나갔습니다.》

《헛, 장마? 그럼 그전엔 뭘했소?》

《사실… 정광수송을 맡은건 먼거리수송대인데…》

젊은 지배인이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먼거리수송대? 그게 어디 있소?》

《읍에 나가야 있습니다.》

읍이면 고작 80리길이다.

《그럼 동무도 내 차에 타오.》

《그런데 길이…》

《끊어졌다? 그럼 걸어서라도 가야지.》

한 절반길을 축냈을가, 갑자기 멀리서 노래소리가 들려오더니 쌍나팔을 올려놓은 방송선전차와 산을 쭉 쩌개며 시뻘건 사태가 밀려내려간 곳이 보였다. 숱한 사람들이 길을 여느라고 옥작복작 끓고있었다. 박송봉은 차를 세우고 방송선전차로 다가갔다. 옆창을 딱딱 두드리자 록음기테프를 바꿔끼우던 방송원처녀가 내다보았다.

《여기 책임자가 누구요?》

《저기 군당책임비서동지가 나와있습니다.》

《어디?》

《저기 비옷을 쓴, 지금 막 이쪽으로 돌아서는…》

국방색비옷을 걸친 그는 척 보기에 군당책임비서라기보다 어느 군사훈련소 교관같았다. 박송봉이 오게 된 사연을 듣자 그는 다 제 잘못인듯 큰숨을 푹 내쉬였다. 작업에 동원된것은 군안의 로농적위대원들이라고 했다. 방송선전차에서는 그즈음 류행되고있는 보천보전자악단의 음악이 울려나오고있었다.

《그럼 저들속에 먼거리수송대 운전사들도 있겠구만?》

《예. 아마 몇사람 있을겁니다.》

잠시후 키가 고루고루한 세사람이 불리워왔다. 그들중 한사람은 젊은 청년같은데 머리가 일찍 세여 보기가 민망스러웠다.

《수고합니다. 먼거리수송대라지요?》

《예.》하고 셋이 동시에 대답했다.

《이제 사업소에 가면 누가 있소?》

《대장동무가 있을겝니다. 어데 나가기 싫어하니까요.》하고 대답하면서도 《백발》은 지금 자기들과 말을 하는 사람이 누구인가를 무척 알고싶은듯 박송봉을 찬찬히 여겨보았다. 아마도 그의 머리는 지나친 호기심때문에 일찍 희여진 모양이였다.

《장마전에 동무들은 무슨 일을 했소?》

《우리 말입니까? 우리 셋은 다 괴목을 고인 사람들입니다. 차를 띄워놓은지 벌써 반년이나 된걸요. 그런 차들이 태반입니다.》

《뭐요? 그렇게 되도록 뭘하고있었소?》

그러자 모두 말문이 막힌듯 고개를 떨구었다.

《동무.》하고 박송봉이 《백발》을 짚었다.

《수고스러운대로 우리와 함께 가줄수 있겠소? 수송대에.》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렇게 되여 박송봉의 차에는 또 한사람 일행이 늘었다.

그새 간신히 뚫어놓은 좁고 위험한 길로 그들이 탄 차가 통과하였다. 박송봉은 가면서 그곳 먼거리수송대의 실태를 구체적으로 알아보았다. 문제가 있었다. 반수이상의 차들이 주저앉았음에도 불구하고 아무 대책이 없었을뿐아니라 기름이 없소, 부속을 해결해야 하오 하면서 차를 쓰는 단위들에 대치물자까지 요구한다는것이였다. 그렇게 몇 안되는 살아있는 차들마저 《기업관리》를 위한 타사업에 동원되다보니 정광수송 같은것은 생각지도 못하고있었다.

문제의 그 먼거리수송대는 읍거리를 조금 벗어난 위축에 길다란 ㄱ자모양으로 자리잡고있었다. 대장은 영화배우를 찜쪄먹게 잘생기고 언행도 능통한 사람이였다. 그렇지만 뜻밖에 큰 일군을 맞이하게 돼서인지 한동안은 몸둘바를 모르고 헤덤볐다. 방에는 대장과 박송봉, 현풍광산 지배인이 남고 《백발》은 돌아갔다.

《동문 당에서 왜 여기에 수송대를 조직했는지 알고있소?》

《예, 철도가 멀구… 지방산업공장이랑…》

두서없이 중얼거리던 수송대장이 현풍광산 지배인을 보자 짚이는데가 있는듯 제꺽 말을 이어붙였다.

《아, 그리고 여기 현풍광산도 있구 해서…》

《그런데도 눈을 펀히 뜨고 정광을 썩히고있소?》

《…》

《왜 말 못하오? 말해보시오.》

《기름이 없습니다. 차들도 다 주저앉았구… 그래서 저희들도 할수 있는껏 노력은 해보았습니다만…》

《그 노력이라는게 먹을알이 있는 단위들에 차를 비법임대해주는거겠소? 기름문제도 그렇소. 다른 단위들에서 대용연료로 차를 움직이고있는것을 보지 못하오? 여기서도 대담하게 한 절반쯤 차들을 개조했더라면 이 모양까지는 안됐을게 아닌가!》

《기재를 개조하는건, 그건… 제 마음대로 못합니다.》

박송봉은 아연해졌다. 그 단순하고도 명백한것을, 현실이 그렇게 요구하고있으며 누구도 대신 못할 바로 자기의 의무에 속하는 결론을 저 사람은 종시 내리지 못하고있었다. 이렇듯 큰 방과 넓은 책상에 이렇듯 많은 의자를 들여다놓고 사는 사람이 말이다.

이 사람은 살얼음장우에 앉아있다. 이 큰 방과 넓은 책상은 모두 얼음이다. 의자도 방석도 모두 얼음으로 되여있다. 그래서 저 사람은 녹을가, 부서질가 두려워서 조심히 앉아있어야 한다. 옷도 얼음으로 만든것이다. 그것이 녹아없어지는 창피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는 늘 자기의 체온을 령하로 떨구고있어야 한다. 하여 사실상 자기자신이 얼음이 된 그는 그처럼 귀중한 직무마저 깨질가 두려워서 머리우에 번쩍 쳐들고 사는것이다.

박송봉은 자기도 이상하리만큼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군당위원회에 해임을 권고하겠소.》

《저…》

《무슨 의견이 있소?》

《저야 솔직히… 할수 있는껏 다 하지 않았습니까?》

《옳소. 동무는 할수 있는껏 다 했소. 그런데 일은 아무것도 되지 앓았소. 때문에 우린 동무보다 훨씬 나은 사람이 동무가 차지했던 자리에 와서 동무처럼 할수 있는껏 다 해보게 하자는거요. 내 말이 잘못되였다면 말하시오.》

없다. 무슨 말을 하겠는가. 물러나는것, 이것이 바로 그가 《할수 있는껏》할수 있는 마지막일인것이다.

박송봉은 즉시 정광수송전투를 조직하였다.

타사업에 동원됐던 차들과 흩어진 운전사들을 불러들이는데만도 한겻이 걸렸다. 군당책임비서가 자기 차의 연유까지 털어서 자동차들에 공급하였고 현풍광산 지배인은 자진하여 상하차작업을 맡겠노라고 하였다. 박송봉은 한편으로 여러 기계공장들에 전화를 걸어 제기되는 차부속들을 긴급주문했다.

그가 대장방에 틀고앉아 사업조직을 하는 동안 분위기는 대번에 달라졌다. 늘크데하던 운전사들이 언제 그랬던가싶이 뛰여다니고 소대장들은 오래간만에 청을 가다듬고 모엿, 헤쳣 구령을 주며 돌아갔다. 대오가 정렬했다. 박송봉은 긴말을 하지 않았다.

《동무들, 일을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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