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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5 회


생 명 지 표

한 은 희

5

현희환자의 수술은 어렵게 진행되였다.

지훈은 개복해놓은 환자의 복강상태를 보고 한순간 당황했다. 환자상태는 생각했던것보다 더 한심했다. 수술중 한순간의 실수가 더 복잡한 수술과정으로 이어질수 있었다. 그리고 환자의 영양상태가 좋지 못해서 수술시간이 오래면 생명에도 위험했다.

초긴장상태에서 1시간 30분만에 수술을 성과적으로 끝마치고난 지훈은 간신히 의무실로 가서 침대에 쓰러지고말았다. 그러나 편안히 누워서 피로를 회복할 사이가 없었다. 수술당시에 피를 많이 흘린 환자에게 또다시 수혈을 해야 했다.

이 마지막수혈때에는 담당의사인 최은옥과 치료예방과장 석춘희가 서로 먼저 채혈하겠다고 해서 눈물겨운 다툼질이 벌어졌다. 매 사람당 제한된 채혈량은 관계치 않고 팔에서 바늘을 뽑지 못하게 하는 석춘희와 최은옥을 강다짐으로 채혈장에서 내보내느라 힘겨운 전투를 치르었다. …

그런 정성과 관심속에 날은 흘러 현희의 건강은 하루가 다르게 회복되여갔다.

어느날이였다.

입원실문이 열리더니 송도원국제소년단야영소에 갔던 영복이가 뛰여들어왔다.

《엄마!》

《영복아!》

어머니의 수술을 하루 앞둔 날 야영소로 떠나갔던 영복이였다.

《엄마, 이젠 일없나?》

영복이는 엄마의 얼굴을 쓸어만지며 확연히 달라진 그 모습을 보고 또 본다.

눈물이 글썽한 현희는 그저 고개만 끄덕이다가 더듬더듬 이야기한다.

《그래… 수술도 잘되고 이젠 아픈데도… 없단다. 여기 평양선생님이랑 과장선생님이랑…》

그제서야 영복이는 한곁에 조용히 서있는 지훈을 알아보았다. 영복이는 서둘러 야영배낭안에서 잘 익은 감알을 꺼내들고 지훈의 앞으로 한발한발 다가왔다.

《선생님!…》

지훈은 언제인가 영복이가 고구마를 자기앞에 받쳐들었던 일이 생각나 감알과 함께 영복이의 손을 꼭 감싸쥐였다.

《야영소에 가서 잘 지냈니?》

《네! … 선생님, 고마워요!》

지훈은 영복이를 허은주쪽으로 돌려세웠다.

《아니다. 과장선생님이랑 여기 선생님들에게 인사해라.》

허은주가 영복이를 끌어다가 꼭 그러안으며 속삭이듯 말했다.

《영복아, 인사는 우리 원수님께 해야 한다.》

《그건 나도 알아요. 난 우리가 새 집을 받으면 엄마와 함께 원수님께 편지를 쓰려고 해요. 엄마, 꼭 편지를 쓰자요.》

현희는 말을 하면 흐느낌이 터져나갈가봐 자신을 억제하며 그저 딸애를 향해 머리만 끄덕인다.

허은주가 생각깊은 눈길로 지훈을 바라보며 조용조용 이야기했다.

《지훈선생, 난 이번에 정말 깨닫는바가 커요. 의술은 결코 나이나 경험이 결정하는것이 아니라 당에 대한 충정이고 인간에 대한 사랑이라는걸 말입니다. 그리고 우리 만리마시대의사들에겐 〈할수 없다, 하기가 힘들다.〉는 말보다 〈무조건 해야 한다!〉는 절대적인 각오가 체질화되여야 한다는것을 똑똑히 알게 되였어요.…》

기술부원장이 허은주의 말을 이었다.

《이번에 지훈선생이 정말 큰일을 했소.… 무산군인민병원이 생겨 처음 보는 기록을 세웠거던. 무려 1 500여명의 녀성들을 건강검진했구 26건의 대수술을 비롯한 총 33건의 수술과 중환자 6명을 완치시킨거랑 그동안 3건의 가치있는 기술혁신과 최은옥선생을 비롯한 3명의 집도의사를 키워낸거랑…》

지훈은 기술부원장의 손을 꼭 잡으며 머리를 저었다.

《아닙니다. 전 오히려 여기 와서 많은것을 배우고 느꼈습니다.》

지훈은 조용히 입원실을 나왔다.

저녁어둠이 깃든 밖에서는 눈꽃이 날리고있었다. 그는 얼굴을 한껏 쳐들고 무수히 날리는 눈송이들이 피부에 닿는 산뜩산뜩한 촉감을 기분좋게 맛보았다.

방금 나온 입원실에서 영복이의 노래소리가 울려나오고있었다.


이 한밤도 먼길 가실 원수님 생각하며

우리 마음 자욱자욱 간절히 따라섭니다


지훈은 입원실창문을 얼없이 바라보았다. 가슴속에서 다함없는 감사와 그리움의 감정이 격랑처럼 일어번졌다.

경애하는 원수님께서 진두지휘하신 이 사랑의 전쟁마당에 와서 내가 한 일은 과연 무엇인가. 다만 전사로서 자기앞에 맡겨진 의무를 수행했을따름이 아닌가.

장군님께서 보내주신 보육기와 먼거리의료봉사체계가 없었더라면 내조국의 밝은 미래인 애기를 살려내지 못했을것이고 물란리속에서도 자기의 생명을 아랑곳하지 않은 원수님 키워내신 인민군전사들이나 이름모를 당초급일군이 없었더라면 저 영복이 어머니와 같은 복받은 사람들이 이 세상에 없었을것이다.


우리 운명 우리 행복 원수님께 달려있기에

아침저녁 소원은 하나 원수님의 안녕입니다


지훈은 영복이가 부르는 노래를 따라부르며 마음속으로 끝없이 속삭였다.

그렇다. 우리의 운명, 우리의 행복은 원수님께 달려있다. 그이를 떠나서는 우리모두의 삶, 그자체를 상상조차 할수 없다.

경애하는 원수님의 안녕에 이 땅에 사는 천만군민의 영원한 삶과 미래가 있는것이다. 지훈은 끓어넘치는 격정을 온 세상에 대고 목청껏 터치고싶었다.

북부전역에 와서 새롭게 받아안은 이 진리- 우리 생명의 시작도 끝도 그 품에만 있는 어머니없이 우린 못살아, 원수님없인 우린 못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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