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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3 회


생 명 지 표

한 은 희

3

제일 난문제였던 수혈원천확보문제가 해결되였다.

중앙치료대의 구급차운전사 김일남과 현희환자를 구원한 인민군군인들이 자기들의 피를 뽑아달라고 했다는것을 알게 되자 병원의 의사들과 종업원들이 가만있지 않았다.

올해 56살인 산부인과 당세포위원장 황정금이 맨먼저 2층실험실로 올라간것이 발단이 되였다. 그러자 저저마다 채혈하겠다며 실험실문앞에 줄을 섰다. 4살잡이 애기가 달린 간호장은 자기는 순수한 A형이니 자기 피부터 뽑아달라고 사람들을 비집고 실험실로 뛰여들었다.

채혈대상자를 엄격히 갈라야 했다. 병원기술부원장과 허은주가 실험실문앞에 버티고 서서 질서를 잡았다. 환자를 담당한 의사로서 이 모든것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 지훈은 미안하고 죄스럽기까지 했다. 그래서 한곁에 물러서있었다.

이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 군당위원장이 나타났다. 그는 누가 말릴 사이도 없이 군당위원장의 《권한》으로 채혈장에 뻐젓이 들어갔다나오는것이였다. 지나치려던 군당위원장이 빙긋이 웃으며 지훈에게로 다가왔다.

《참, 지훈동무라고 했지? 힘을 내오. 온 평양산원이 동무의 성과를 기다리고있소. 당위원장동무가 동무 걱정을 하더구만. 일을 많이 해서 경애하는 원수님의 감사도 받고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제9차대회에 참가하여 원수님을 모시고 기념촬영을 한 좋은 동무라고 말이요. 힘을 내서 이 거대한 사랑의 전쟁에서 승리자가 되여주오.》

《…》

고마움의 눈물이 핑 고여올랐다. 그 믿음이면 더 바랄것이 없었다.

평양을 떠나올 때 자기의 손을 꼭 잡고 경애하는 원수님께서 파견해주신 평양의사의 본분을 다하기 바란다던 당위원장의 얼굴이 우렷이 떠올랐다. 믿음어린 그 목소리가 텅 비였던 가슴속을 꽉 채우는듯 한감을 느끼며 지훈은 환자가 있는 소생실을 향해 힘있게 걸음을 내짚었다.

현희환자의 침상곁에 앉아 그의 혈관으로 흘러드는 한방울한방울의 진한 피를 보는 지훈의 가슴은 격정으로 끓어번졌다.

이름도 주소도 모르는 숱한 인민군군인들과 일군들, 보건일군들의 사랑과 정으로 진하디진한 붉은 피가 현희환자의 꺼져가던 심장의 박동을 각일각 세차게 하여주고있다.… 낮과 밤이 따로 없는 치료전투, 강한 지혈대책, 두차례에 걸치는 수혈과 여러가지의 수액보충으로 하여 환자상태는 조금씩 호전되여갔다. 그러나 아직 수술칼을 대기에는 이르다. 한차례의 수혈을 더 해야만 환자의 생명지표가 위험계선을 확고히 면할수 있다.

추럭 추럭 추럭…

밖에서 들려오는 소연한 비소리에 지훈은 옴해있던 생각에서 벗어나 창문곁에 다가갔다.

비가 내린다.

내리는 비를 아랑곳하지 않고 물초롱을 들고멘 군인들과 아이들, 녀인들의 행렬이 떼를 지어 흘러간다.

쌓여진 감탕우로 온몸을 기우뚱거리며 한치한치 나아가던 차들이 이제는 세멘트, 혼석을 만재하고 줄지어 기세좋게 씽씽 달린다.

엊그제 살림집기초파기공사를 시작하던 군인건설자들이 벌써 5층만장공사를 하고있다.

혹심한 재해의 흔적이 남긴 쩍쩍 갈라진 산들, 집집의 지붕들을 심술궂게 깔고앉은 너럭바위들, 두줄기 레루를 배포유하게 통채로 타고앉은 자갈무지, 흙모래더미에 곤두박힌 룡마루들, 뿌리채 뽑히워 떠내려가다 걸린 아름드리나무들, 감탕에 허리가 묻혀 애타게 아이들을 부르는 학교운동장의 철봉들과 수영장의 조약대…

지훈이 무산땅에 들어서며 보았던 엄혹한 재난의 흔적은 슬며시 자취를 감추고 행복을 잉태한 북부전역이 자기의 영용한 자태를 확연히 드러내놓고있었다.

슬며시 열리는 문소리와 함께 기술부원장이 들어섰다.

지훈은 끝없이 제기되는 병원안의 모든 실무적인 문제들을 풀어나가는 속에서 어느 하루도 빠짐없이 찾아와 환자상태를 관찰하군 하는 기술부원장이 고마왔다.

그는 책상우에서 숱한 검사전과 처방전으로 두툼해진 환자의 병력서를 주의깊게 들여다보는 기술부원장에게 말했다.

《부원장선생님, 이제 한차례의 수혈만 하면 지금보다는 훨씬 좋아 질겁니다. 그렇게만 되면 수술은 문제없습니다.》

이때였다.

문이 벌컥 열리더니 허은주가 헐레벌떡 들어섰다.

《야, 기술부원장선생님이 여기 계셨군요. 얼마나 찾아다녔게요.》

《환자요?》

《예, 환잔 환잔데… 이런 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참…》

허은주는 한바탕 싸움이라도 하려는듯 팔소매를 걷어올리고는 허리춤에 두손을 얹었다.

《아니, 애기야 엄연하게 소아과대상인데 우리보고 걷어안으라는게 말이 됩니까? 말이?》

《과장선생, 조용하십시오.》

지훈은 북쪽녀인의 특유한 말투로 덤벼치며 말하는 과장을 향해 자기의 입가에 둘째손가락을 가져다댔다.

그러자 기술부원장이 제꺽 허은주를 데리고 나갔다.

복도에서 어럼풋하게나마 말소리가 들리더니 문이 다시 열리고 기술부원장이 지훈을 나오라고 손짓했다.

그리고는 입을 꾹 다물고있는 허은주에게 말하기를 재촉했다.

또다시 열이 올라 손세를 써가며 이야기하는 허은주의 말을 들으며 지훈의 얼굴은 점점 어두워졌다.

요 며칠전 서풍산에서 사는 한 산모가 아들을 순산하고 퇴원하였다.

아들을 순산한 기쁨속에 휩싸였던 온 집안에 란리가 났다.

애기가 갑자기 원인없이 할딱거리며 울어대더니 조금전부터는 아예 숨도 쉬지 못한다는것이였다. 애기의 할머니가 이러다간 아이를 죽이겠다며 애기를 안고 군병원으로 드달려왔는데 일은 그후에 터졌다.

할머니는 소아과에 애기를 안고 뛰여들어갔다.

애기의 나이를 확인한 소아과 과장은 할머니에게 차근차근 설명했다.

애기나이가 3달이상 되여야 소아과대상이다, 그전까지는 산부인과대상이다, 그러니 애기를 산부인과에 데려가야 한다.…

할머니의 말을 들은 허은주는 너무도 난감하여 얼굴이 하얗게 질려 가지고 기술부원장을 찾아왔던것이다.

《내 나이 륙십을 훨씬 넘기도록 이렇게 큰 재난도 처음이지만 보건일군 40년사에 이런 일도 처음이니 요새는 막 떨떨해지는 때가 한두번이 아니구만. 허-》

대머리를 흔들며 혼자소리처럼 중얼거리던 기술부원장은 허은주를 따라 애기가 있는 방으로 달음쳐갔다.

지훈이가 간호원에게 환자를 맡기고 가보니 애기의 조그마한 얼굴은 새까맣게 질려있었고 호흡은 발작적으로 드문히 있을뿐이였다.

《부원장선생님, 어째야 합니까? 어쨌든 애기야 전문과인 소아과에서 보는게 원칙이 아닙니까? 이거야 어디…》

두사람은 허은주의 재촉에도 아무말없이 서있었다.

얼떠름해서 의사들을 말없이 바라만 보는 할머니의 얼굴에서는 굵은 눈물방울이 뚝뚝 흘러내리고있었다.

애기곁을 맴돌며 안절부절 못하던 할머니가 별안간 지훈의 옷자락을 잡고 주저앉으며 《우리 작업반 세포위원장이 제 목숨을 내놓으며 만삭이 된 우리 딸을 물속에서 건져내왔수다. 애기가 죽으면 저세상에 간 세포위원장한테도 면목이 없을게 아니요!》 했다.

아! 지훈은 또 한번 충격을 받았다.

현희환자는 인민군군인의 희생으로 구원되였고 저 애기는 또 이름모를 당세포위원장의 생과 바꾼 삶이란 말인가.

지훈은 자기가 애기전문의사가 아닌것이 한스러웠다. 이런 아름다운 희생과 맞바꾼 소중한 삶을 내가 지켜낼수 없단 말인가. …

지훈은 할머니를 일으켜세우며 입술을 피가 나게 깨물었다.

그리고는 허은주과장에게 단호히 말했다.

《과장선생, 난 이 애기가 태여난지 7일밖에 안되였기때문에 산부인과에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허은주가 지훈을 야속한 눈길로 바라보며 하소연하다싶이 말했다.

《지훈선생, 무턱대고 맡아안는다고 일이 될가요? 우리에겐 산원처럼 애기과가 따로 없단 말이예요.》

묵묵히 애기만 들여다보던 기술부원장이 지훈을 마주섰다.

《지훈선생, 리해해주오. 우리 산부인과에는 산원에서처럼 이렇게 갓난애기를 볼수 있는 애기전문의사가 없소. 하긴 소아과에 애기의사가 한명 있긴 했었는데 조동된 남편을 따라가다나니…》

《아니, 그럼 우리 애긴?》 뒤늦게야 애기방에 들어서던 산모가 설분을 터뜨렸다.

그러자 방안에 있는 사람들의 눈길이 약속이나 한듯 기술부원장에게로 모여들었다. 천근만근의 무게가 실린 그 눈길들을, 애절하게 우는 산모를 피하듯 방을 나서는 기술부원장을 따라가며 허은주가 입을 열었다.

《부원장선생님, 도에 후송합시다.》

《안됩니다!》

갑자기 허은주를 노려보는 지훈의 눈에서 번개불이 번쩍 일었다.

《과장선생, 중환자라면 무턱대고 후송하는 의사가 과연 진정한 인간생명의 기사란 말입니까?》 하는 소리가 입밖으로 튀여나오려는것을 가까스로 참고있는데 허은주의 입에서 쏟아져나오는 새된 소리가 쪼각난 파편처럼 지훈에게 날아와 박혔다.

《아니, 지훈선생, 경각에 이른 생명을 놓고 흥정하자는거예요? 여기 일은 우리 주인들이 알아서 처리할테니 좀 진정하세요.》

그 녀자는 《주인》이라는 말에 력점을 찍었다.

그러나 지훈의 귀에는 그 녀자의 말이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침묵속에 용케 자제하는 자신이 알릴뿐이였다.

큰숨을 들이쉰 지훈이 결연히 말했다.

《과장선생님, 여긴 전선이구 우린 전장에 나선 군의들입니다!》

지훈은 자기가 저도 모르게 장별이 했던 말을 그대로 외우고있다는것을 몰랐다.

《현재 애기의 생명지표는 거의나 령계선입니다. 이제 도에까지 가는 시간이면… 안됩니다! 물러설길이 없습니다. 애기를 무조건 여기서 살려내야 합니다.》

허은주는 말문이 막힌듯 지훈을 쏘아보기만 했다. 한참만에 역시 그 년장자다운 소리로 지훈을 얼리며 말했다.

《현희환자는 전문과의사인 선생을 믿고 도에 보내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경우가 다르단 말이예요. 지훈선생님.》

곁에서 인내성있게 이들의 대화를 듣고만 섰던 기술부원장까지도 참지 못하고 물었다.

《정말 가능할것 같소?》

짧은 순간 지훈은 많은것을 깊이 생각하지 않을수 없었다. 한편으로는 《주인》이라고 한 이들의 심정이 리해되였다. 의사들이 제일 두려워하는것은 자기의 손에서 환자의 운명이 결딴나는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의사는 책임성 하나만으로 환자를 대하지 않는다.

지훈은 순간이나마 동요한 자신을 가다듬고 결연한 어조로 말했다.

《우리가 불가능이란 말에 포로되였다면야 이 북부에 올수조차 없었지요.》

지훈은 침착한 태도로 애기방으로 들어갔다.

《간호원동무, 기도확보하면서 인공호흡시킬것!》

아니, 선차적으로 갓난애기의 체온을 태생시기의 온도까지 높여주어야 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정도의 방안온도에서는 애기의 보온대책이 전혀 불가능하다는것을 지훈은 알고있었다.

이때 방에 들어온 기술부원장이 산부인과의 그 쌍까풀눈처녀를 지훈의 곁에 세워주며 말했다.

《지훈선생, 일심선생이 방조할거요. 대학을 졸업하고 산부인과에 배치되여온지 얼마 안되니 배워주기도 하면서…

그리고 애기는 보육기에 넣도록 하오.》

《예? 보…육기요?》

지훈은 믿어지지 않는 눈길로 기술부원장을 바라보았다. 금방 산원의 보육기를 생각하면서 여기에도 보육기가 있으면 얼마나 좋으랴 했는데…

《보육기가 어디에 있습니까?》

《위대한 장군님께서 배려해주신 보육기가 우리 군병원에도 한대 있다오.》

눈굽이 찌르르해났다. 꿈속에서도 생각지 못한 보육기!

지훈은 보육기가 있는 방으로 갔다. 보육기에 씌웠던 천을 벗기니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 보내주신 선물설비라고 쓴 글이 한눈에 안겨들었다. 평양에서 수천리 떨어진 이곳에까지 보육기를 보내준 장군님의 사랑이 사무쳐와 눈굽이 뜨거워졌다.

지훈은 저체온으로 생명지표가 령계선에 이른 애기를 보육기에 넣고 인공호흡기를 가져다댔다. 어느덧 온도계의 눈금이 애기의 정상체온인 37°4’를 가리켰고 호흡도 고르로와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애기는 인공호흡을 할 때뿐이지 다시 본래상태인 자람색피부로 되고말았다. 이것은 산소가 부족하다는 표현이다.

지훈은 다음대책이 난감했다. 애기를 무조건 살려내겠다고 큰소리는 쳤지만 애기과에는 문외한이니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허은주과장을 비롯해서 이곳 의사들이 뒤에서 지켜보고있다고 생각하니 온몸에 진땀이 내돋았다. 복도로 나가 그는 손전화기를 꺼내들고 주소록을 뒤졌다. 혹시 평양산원 애기과 어느 의사의 전화번호라도 있지 않을가 하는 한가닥 희망을 안고.

아! 지훈은 저도 모르게 환성을 질렀다. 《3애기과장…》이라고 쓴 전화번호가 기다렸다는듯 샐쭉 웃으며 자기를 올려다보고있는것이 아닌가. 지체없이 전화번호를 눌렀다. 반가움에 겨워 어쩔줄 몰라하는 녀인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아이, 지훈선생, 아니, 북부전선의 화선용사가 날 불러주시다니요! 호호- 그런데 무슨 일이예요?》

《과장선생님, 이런 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 지금 긴말할 정신적여유가 없습니다. 애기가 위급해서 그럽니다. 시간을 좀 내주십시오.》

《지훈선생, 무슨 소릴 해요? 온 나라의 마음이 북부로 달리고있어요. 우리 산원의 모든 신경도 그곳에 집중되여있다는것을 상기시켜요. 그러니 빨리 이야기하세요.》

《고맙습니다.》하고 지훈은 현재 처한 환경을 추려서 이야기했다.

한동안 듣고있던 애기과장은 전화로 이야기하기가 답답한지 짜증어린 어조로 《아니, 지훈선생, 거기도 먼거리체계가 되여있겠는데?》하는것이였다.

지훈은 전화를 끊고 의무실로 들어서면서 누구에게라없이 다급하게 물었다.

《여기에 먼거리체계가… 있습니까?》

허은주가 당연한듯 대답했다.

《있지 않구요. 최신식먼거리의료봉사체계가 일식으로 있어요.》

《그걸 왜 이제야…》

지훈은 더 말하려다가 그만두었다. 이 두메산골에 그런 첨단의료설비가 있을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한 자신이 부끄러웠던것이다.

곧 체계가 련결되고 애기과장이 화면에 나타났다. 낯이 익은 애기과장의 얼굴을 보는 순간 우리 애긴 살았구나 하는 안도감에 눈물이 쿡 치솟았다.

곧 평양산원 애기과와의 협의회가 열렸다.

그 시간부터 평양에서 수천리 떨어진 북부지역의 이름없는 애기에 대한 평양산원의 과학적인 지시가 전달되고 그것을 받은 지훈과 이곳 의사들의 집중적인 치료전이 벌어졌다.

차츰 치료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아기야, 좀 소리내여 울기라도 해주렴!》

보육기에 자기 얼굴을 가져다대며 안타까이 속삭이는 일심을 정겨운 눈길로 바라보던 지훈이가 입을 열었다.

《일심선생은 어느 대학을 나왔소?》

《올해 4월에 청진의학대학을 졸업하고 여기서 산부인과의사로 일합니다.》

《그러니 일심선생이나 나나 애기를 처음 맡아보는구만. 우리 서로 배워주고 배우면서 애기를 무조건 살려내자구. 정성이면 돌우에도 꽃이 핀다, 알지?》

일심은 선망의 눈길로 지훈을 바라보며 소곤소곤 이야기했다.

《전 사실 처음 선생님을 대했을 땐 그닥 탐탁치 않게 보았습니다. 젊은 남자가 산부인과의사라니 도무지… 호호.》

《지금은 어떻소?》

《지금은… 아무렴 평양에서 보낸 의사인데… 호호, 그쯤합시다. 선생님은 현희환자를 전적으로 보면서 나한테 지시만 하십시오. 애기는 내가 책임적으로 돌보겠습니다.》

《자신있소?》

《네, 든든합니다. 내뒤에는 평양이 있으니까요.》

《고맙소.》

(아, 평양! 내 사랑! 그대가 있어 이 먼곳에서도 외롭지 않고 그대가 있어 내 마음 든든하구나.)

평양산원 애기과와 수시로 진행되는 협의속에서 지훈은 애기의 생명지표를 정상화하기 위한 긴장한 전투를 벌렸다.

4일째 되는 날이였다.

《선생님, 애기가 피여났습니다!》

울며 소리치는 일심을 따라 방에 가보니 보육기안에서 빠알간 두주먹을 흔들며 해죽이 태아웃음을 짓고있는 애기, 그옆에서 소리없이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할머니와 산모.

《용쿠나!》

애기를 하염없이 들여다보는 지훈의 두볼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죽음의 문턱을 용감하게 넘어선 애어린것의 웃음을 보느라니 품에 안고 막 볼을 비벼주고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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