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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 회


제 3 장

6

한편 뒤집에서는 큰 경사날을 맞은듯 사람들이 모여들어 벅적 끓어번졌다.

굴뚝이 터지도록 연기가 피여오르고 열어놓은 정지문과 방문에서는 뜬김이 무럭무럭 밀려나왔다.

정지칸에 자욱히 서린 뜬김속에서는 녀인들의 그림자가 언뜻거리고 다급한 부름소리, 웃음소리, 즐거운 말소리들이 들렸다.

《아재, 조선이 인차 독립이 된다우?》

《소문에만 듣던 장군님께서 조선땅에 나왔으니 더 물을게 있나요!》

《장작이 잘 붙소?》

《예, 불길이 황황 소리를 내요.》

《에이구, 나라가 독립이 된다니 불도 잘 붙고 물도 이렇게 설설 끓는구나. 하하하…》

《호호호…》

온 마을이 달라붙어 유격대를 대접할 국수를 누르는것이다.

한설봉로인이 전령병 리성림이를 구슬려 장군님께서 국수를 즐기신다는것을 알아내여 귀띔소리 몇마디로 온 마을을 불러일으킨것이였다.

앞집에서 회의를 하고계시는 장군님께서는 이 일을 전혀 모르고계시였다.

한설봉로인은 마당에서 박태화와 마주앉아 꿩털을 뽑고있었다. 로인의 옆에는 열두어마리의 꿩이 딩굴고있었다. 옹노를 놓아 잡아둔것이다.

팔을 걷어붙인 로인은 익숙한 솜씨로 꿩털을 뽑았다. 박태화는 칠색무늬가 아롱진 장끼의 꼬리를 몇개 웃주머니에 꽂고 앉아서 털을 뽑다가는 로인의 날랜 솜씨에 경탄의 눈길을 흘끔흘끔 던지였다.

담장을 넘어온 바람이 마당을 스칠 때마다 꿩털들이 나비떼처럼 날아올라 박태화의 머리와 어깨에 내려앉는가 하면 눈앞에서 나풀거렸다.

박태화는 손을 홱홱 저으며 자리를 옮겨앉기도 했다.

한설봉은 그 모양이 우습고 재미나서 눈가의 주름살에 미소를 담았다.

《맘을 누긋하게 먹고 가만히 있으라구, 화를 내면 더 기승을 부린다니까.》

《허, 요것들이 나하구만… 할아버지한테는 그러지 않는데.》

《내앞에서 나풀대봤댔자 재미없으니 그러지요.》

《할아버지, 여기서 꿩이 많이 잡힙니까?》

《어떤 해에는 들을 덮는다우,… 육수물이야 꿩국물이상이 있소.》

박태화는 더욱 신이 나서 손을 재게 놀리며 털을 뽑았다. 그는 손을 재게 놀릴수록 엉뎅이를 하늘로 쳐들었다.

이때 정지문의 김속에서 오판단이 뛰여나왔다. 그는 웃도리를 벗어제꼈다.

코등과 볼에 국수가루가 허옇게 묻었다.

덤벼치며 달려나오던 오판단은 꿩을 보자 껑충 뛰여오르며 두손으로 엉치를 철썩 때렸다. 까투리가 땅을 차며 날아오르는 모양 그대로이다.

《야- 꿩! 푸드득!…》

《넨장, 덤벼치긴!》 하고 박태화는 웃음어린 눈으로 그를 흘겨보았다.

《소대장동무, 알기나 아우? 국수에는 꿩고기이상 없단 말이요!》

《옳지. 쳇, 제 혼자 아는것 같다.》

《야- 이건 참, 막 명절인데요!》

《이 친구야, 코등이나 닦으라구.》

《예?》

《코등에까지 왜 국수가루를 묻혀가지고 돌아치는가? 국수는 제 혼자 누르는것 같군.》

오판단은 팔소매로 코등을 쓱 문대고는 좋아라 웃어댔다. 웃으니 얼굴에서 눈이 없어진다. 그저 좋다는것이다.

그는 국수를 먹는 재미보다도 누르는데 더 흥이 나서 돌아치는것 같았다.

성미가 마른편인 박태화도 배밑창에서 웃음이 꿈틀거려 어처구니없어하는 얼굴로 그를 쳐다봤다.

《아니, 그런데 왜 부엌에 들어가서는 삐치개질이요. 아주머니들한테 맡겨둘것이지.》

《야, 소대장동무, 정- 모르는구만. 국수분틀옆에는 뚝심을 쓰는 남정이 하나쯤 붙어있어야 제격이지요!》

《옳네! 옳으이!》 한설봉은 그 모습이 우습고 재미나서 손바닥으로 무릎을 내리쳤다.

《저 아주머님네들이 글쎄 저더러 분틀을 봐달라지 않겠습니까. 팔을 잡아끄는데야 어떻게 합니까? 야참, 이거야 정 딱해서!》

오판단은 능청스럽게 웃음을 감추며 이렇게 심드렁한 얼굴로 말하고는 굴뚝쪽으로 어슬렁어슬렁 걸어갔다. 그는 바싹 말라 댕그랑소리가 나는 장작을 한아름 안고 부엌의 뜬김속으로 다시 날아들어갔다.

한설봉이 부엌쪽에서 눈길을 돌리며 채머리를 흔들었다.

《원, 저런! 사람이 아니라 그냥 웃음덩어리가 굴러다니는것 같쉐다.》

《예- 좀 괴짜지요!》 하고 박태화도 흐뭇한 미소를 머금었다.

《저 군대는 성함이 뭔지요?》

《오판단이라고 부릅니다.》

《예… 판단이라… 성함이 좀 유별납니다?》

《본명은 오영수인데… 앞날을 내다보며 하도 판단을 잘 내려 오판단이라는 별호를 받았지요. 그래서 우리 유격대에서도 그저 판단이라고 불러야 다들 안답니다. 저 친구가 래일은 날이 흐린다고 하면 꼭 흐리지요. 어디서 그런 재간을 타고났는지 천기박사랍니다.》

《예- 알겠습니다. 저도 풍문에 장군님께서는 팔도강산에서 모인 각 방면의 귀재들을 거느리고계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상고적에두 불을 막는 장수, 물을 막는 장수, 일행천리를 내닫는 장수들이 있었다더니… 거 참, 흠!…》

부엌칸의 오판단은 마당에서 지금 자기가 어느 급으로 추켜올려졌는지는 모르고 땀을 뻘뻘 흘리며 국수분틀을 드놀지 않게 붙잡고있었다.

그는 머리를 기웃하고 분틀밑에서 술술 내리는 국수오리들을 내려다보며 흥얼흥얼 코노래를 즉흥적으로 내리엮었다.


에- 시구시구 절시구 내려간다

그렇지 옳지 내려간다

술술 내려간다

서울온면 함흥랭면 울고가겠네

매끈매끈 감칠맛에 메밀국수요

눈이 번쩍 기운이 우쩍 장끼육수라


다 내려간 분틀채가 떡 멎는다. 부엌앞의 주인아낙네가 모로 넘어지며 끝내 참지 못하고 깔깔 웃어댄다. 분틀채를 누르던 주인이 허리를 쭉 펴며 땀이 번들거리는 얼굴에 웃음을 가득 담는다.

《하- 여보시오, 군대동무, 제발… 제발 통사정이요, 이거야 밸이 끊어져 힘을 쓰겠소?!》

가마곁에 앉아 걸이채를 휘젓던 이웃집어머니가 환하게 웃으며 주인에게 한마디 던진다.

《그런 소리마시우. 노래덕에 국수가 술술 내리는줄 아시우다!》

구들에서 반죽을 이기던 꽃나이색시들이 수집어 웃음을 감추며 오판단이만을 곁눈질해본다.

가마에서는 물이 설설 끓는다.

《에-라, 이거야, 자, 주인님, 이게나 붙잡소!》

오판단은 제사 우스워 못하겠다는듯 썩 물러서며 분틀채를 바꿔잡는다.

그는 분틀채를 쓰다듬어도 보고 툭툭 쳐도 보더니 그앞에서 준비운동이라도 하는듯 팔을 몇번 굽혔다폈다해보고는 채를 잡았다. 벌써 구들우의 녀인들속에서 키득거리는 소리가 났다.

이웃집어머니가 벙글벙글 웃으며 제 얼굴처럼 둥실하게 빚은 반죽덩어리를 손으로 척척 소리나게 치면서 통에 그득 밀어넣는다.

오판단은 분틀채를 지그시 눌렀다. 삐걱삐걱… 뿌직뿌직… 하는 소리가 났다. 분틀채가 가슴아래로 내려오자 그는 가볍게 날아오르는듯 채에 매달렸다. 그의 발끝이 바닥에서 떨어졌다. 그는 분틀채에 배를 대고 온몸의 무게를 실었다. 그는 눈을 딱 감았다. 이마와 목에 굵은 피줄이 살아올랐다. 그는 온몸의 감각으로 국수가 내리는것을 가늠하는것 같았다. 분틀채는 부르르 떨면서 서서히 내렸다. 분틀채에 매달린 그는 허공에 드리운 다리를 굽혔다폈다하면서 그 속도를 조절하였다. 내리는 속도가 너무 빠르면 발뒤꿈치가 엉뎅이에 붙도록 다리를 까드라뜨리고 떠지는것 같으면 다리를 서서히 쭉 펴는것이였다.

입을 싸쥐고 그 모양을 지켜보던 꽃나이새색시들은 서로 꼬집고 잔등을 치고 하더니 더는 못 참겠다는듯 웃방으로 왈칵 뛰여올라가 때굴때굴 딩굴며 바스라지는 웃음소리를 냈다. 가마목의 어머니는 《아니, 저 애들은 왜 저러니?》 하고 핀잔의 소리를 하면서도 터져오르는 웃음을 참으며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바삐 닦아냈다.

부엌앞의 주인아낙네는 어디로 내뺐는지 보이지 않았다. 국수분틀을 붙잡고있던 주인만 바지괴춤을 잡고 몸을 뒤로 젖히며 마음껏 웃어댔다.

《하하… 흐아흐아!…》

오판단이는 짐짓 어리둥절해진듯 한 얼굴로 두리번거렸다.

누구인가 뒤쪽에서 그의 바지띠를 쥐고 잡아끌었다. 그 바람에 그는 분틀채에서 떨어졌다. 돌아보니 박태화소대장이였다.

박태화와 한설봉로인은 정지칸에서 하도 숨이 넘어가는 웃음소리가 나서 아까부터 문밖에 웅크리고 앉아 안을 들여다보고있었던것이다.

《나오라구, 그만하구 나오라구. 동무를 붙였다간 국수를 다 망쳐놓고말겠어.》

박태화가 이렇게 말하자 한설봉은 도리여 그를 말렸다.

《원, 놔두시오. 웃음절반에 국수절반을 말아놓으면 더 좋지 않겠습니까. 옛날 무인들은 퉁소소리를 안주삼아 술을 들었다는데, 허허허…》

이렇게 말하는 로인은 벌겋게 상기된 얼굴에 능청스러운 웃음을 담고 오판단이를 대견하게 쳐다보았다.

밖으로 나온 그는 뒤덜미를 썩썩 문지르며 벌쭉거렸다.

《허,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니까.》

로인은 엉거주춤 일어서며 그의 잔등을 뚝뚝 두드렸다.

《우리 군대 수고했네. 이 마을에 오래간만에 웃음판이 벌어졌네. 허, 세상에 침술하구 사람웃기는 일처럼 선한 재간이 있나.》

로인은 아득한 옛날에 짓밟힌 동심이 되살아오르는듯 영채가 빛나는 눈으로 그를 돌아보았다.

《여보게 군대, 님자 고향은 어딘가?》

오판단은 뜻밖의 물음이라는듯 눈이 휘둥그래졌다.

《고향이요?》

《엉.》

《없어요.》

《아니, 허, 이게 무슨 소린가. 부모님들이야 계셨겠지?》

《할아버지, 사람이 바람속에서 나올수야 없지요. 어렸을 때 마을사람들은 저보구… 어느 비가 몹시 오는 날 밤에 너를 다리밑에서 주어왔네라, 집에 안아다가 아래목에 눕혀놓으니 너무 울어 목이 꽉 쉬여서 울지도 못하고 그저 비를 맞은 강아지새끼처럼 오돌오돌 떨기만 하더라.… 이렇게 말해줬지요.

제 양부모들은 조선팔도를 다 돌아다니며 살아보자구 아득바득거리다가 비명에 가버리고 저만 류랑민들속에 흘러들었지요. 북간도에 들어가서 지주집 양몰이를 하다가 유격대총소리를 듣고 뛰쳐났지요.》

《음…》

《할아버지, 이렇게 자라나다나니 팔도강산이 다 제 고향인셈이지요.》

《에이구, 소시적부터 끔찍한 고생을 했구만.》

《저만 겪은 고생이겠습니까. 누구나 다 매일반이지요.》

《하긴 그러이.》

로인의 눈에는 물기가 어리였다.

이때 앞집에서 회의를 끝마치신 장군님께서 유격대지휘관들, 지하조직책임자들과 함께 밖으로 나오시였다. 지하조직책임자들의 얼굴들에는 흥분이 어려있었다.

박태화가 그이께로 다가가서 마을에서 유격대를 위하여 국수를 누른다고 알리였다.

《살림형편들이 어렵겠는데 국수까지 누르게 해서야 되겠소?》

《장군님을 모시고 유격대를 맞이한 이런 경사날에 가만있을수 있겠느냐 들구일어나는데 도무지 막을수 없었습니다.》

《인민들의 지성이 그렇다면 너무 옹졸하게 사양하지 맙시다. 그래 동무들은 올방자를 틀고앉아서 대접을 받을 생각만 하고있었소?》

장군님께서 이렇게 선선히 물으시자 박태화는 활기를 띠였다.

《웬걸요! 나무도 패주고 오판단동무랑 나서서 분틀도 거들어줬습니다.》

《허, 동무들은 그저 막 명절기분이구만. 하긴 참 경사는 경사요. 조국땅에 나와서 국수까지 눌러먹고 간다… 괜찮소!》

《사령관동지, 메밀국수입니다!》

《이 고장사람들은 감자국수를 누르지 않소. 무산사람들은 감자국수를 좋아하지만 경원사람들은 메밀국수를 더 좋아한다고 했소.》

《사령관동지께서는 어느쪽을 더 즐겨하십니까?》

《나 말이요? 허허허… 나야 명색이 국수면 다 좋아하지!》

저 아래집들쪽에서 유격대원들과 아이들이 한데 어울려서 부르는 노래소리가 들려왔다.

장군님께서는 그 노래소리에 잠시 귀를 기울이시다가 한창 바삐 돌아치며 국수를 누르고있는 뒤집쪽으로 걸음을 옮기시였다.

뒤집마당에서 한설봉로인이 달려나오며 장군님을 반겨맞았다.

《로인님, 마을에서 너무 크게 잔치를 차리는게 아닙니까?》

《웬걸요. 국수를 좀 누릅니다. 이런 날에야 소를 잡고 떡을 쳐야 옳겠는데 하도 구차한 마을이다나니 그저 이렇습니다.》

로인은 가슴팍이며 무릎에 묻은 꿩털을 털며 말했다.

장군님께서는 밝게 웃으시였다.

《국수면 대단하지 우리가 무슨 대접이나 받자고 왔습니까?》

얼마후 유격대원들과 지하혁명조직책임자들은 여러 집에 나뉘여서 인민들의 지성어린 국수대접을 받았다.

장군님께서는 한설봉로인과 겸상을 하시였다.

류다섬인민들의 뜨거운 정이 가슴에 젖어들어 국수를 먹고난 사람들의 얼굴은 취기라도 도는듯 하나같이 불깃불깃해졌다. 사람은 술에만 아니라 인정에도 취하는가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느 집에서나 국수상을 물린 사람들은 취흥이 도는듯 롱말들을 주고받으며 껄껄 웃어대였다.

장군님께서 마당에 나오신 다음 한설봉로인은 그이께 이런 청을 드리였다.

《장군님, 듣자하니 저 물건네 훈춘이나 왕청땅에는 혁명정부들이 섰다는데 여기 나오셨던김에 우리 류다섬에두 정부를 하나 세워주고 떠나주십시오.》

그이께서는 넌지시 웃으며 로인을 보시였다.

《하, 그거 참 좋은 의견입니다!》

《장군님께서 거느리고오신 대원들중에서 한사람만 남겨두고 가시면 류다섬정부를 잘 운영해나가겠습니다.》

《자, 그럼 아무나 좋으니 한명 고르십시오!》

가슴을 쾅쾅 들이치는 호방한 롱말이였다. 빙 둘러서서 벙글거리고있는 유격대원들의 얼굴들에 보일듯말듯 긴장의 빛이 어렸다.

로인은 웃는 눈으로 유격대원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둘러보다가 오판단의 팔을 꼭 붙잡았다.

《이 동무를 주십시오!》

순간 오판단은 얼굴이 새빨개지며 펄쩍 뛰여올랐다.

《못합니다! 아니, 이거 저는, 하하하… 못합니다!》

그는 로인을 뿌리치고 뒤걸음질쳐 도망쳐갔다.

로인은 두팔을 내뻗치며 그를 불렀다.

《아니, 여보게! 섭정관으로… 섭정관으로 모시겠네.》

대원들은 그 소리에 더 큰소리로 웃어댔다. 사람들은 오판단이와 로인이 노는 품이 우습기도 하거니와 그저 이 즐거운 날에 한껏 웃고싶어서 더 웃었다. 로인도 손등을 눈에 가져가며 어깨를 들썩거렸다.

장군님께서도 머리를 설레설레 저으시며 즐겁게 웃으시였다.

《허허허…》

얼굴이 벌겋게 상기되여 벙글거리던 김중권은 물건너 저쪽 두만강연안기슭으로 줄줄이 뻗어내린 조국의 희끗희끗한 산발들을 바라보았다. 이제 저 산발들을 따라 온성과 경원을 비롯한 넓은 지역에 반유격구들이 꾸려질것이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에게는 문득 반유격구형성문제때문에 권일균이와 론쟁했던 일, 최형준이와 여러 사람들이 우려했던 일 그리고 자기자신이 사령관동지께서 나오지 말기를 간청했던 일들이 떠올랐다.

(사령관동지께서 나오시지 않았더라면 어림도 없을번 했다. 오직 사령관동지의 권위와 의지에 의해서만 국내에까지 반유격구가 꾸려질수 있게 되였다!)

김중권은 가슴이 벅차올랐다. 휩쓸어오는 강바람에 그의 백포자락이 펄럭펄럭 소리를 내며 나붓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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