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페지로  손전화홈페지열람기
날자별열람


제 26 회


제 4 장

8

송금주가 혼수상태에서 깨여난것은 오후 5시가 다 되였을 때였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다만 머나먼 의식의 한끝에서 찌르레기의 울음소리같기도 하고 바람에 전선줄이 잉잉거리는 소리같기도한것이 희미하게 들려왔을뿐이였다. 그게 무슨 소리인가를 알아내려고 귀를 가다듬었다. 그러는 사이에 몽롱하던 의식이 점차 또릿또릿해지고 청각도 정상으로 접근해갔다. 창가에서 벌들이 웅웅거리는 소리를 감촉하자 그는 비로소 자기의 존재를 의식하였다.

무겁게 달려있는 눈까풀을 간신히 밀어올리고 힘들게 눈을 떴다. 세상이 온통 백색으로 보이였다. 그 백색의 한복판에서 어룽거리는 청색과 홍색, 황색으로 범벅이 된듯 한 네모난 물체가 시야에 안겨들자 송금주는 방안이 통채로 몇바퀴 빙그르르 돌아가는것 같은감을 느끼며 황급히 눈을 감아버리였다. 현기증때문인지 속이 메슥메슥해졌다.

여긴 어델가. 녀교원합숙은 아니다. 도서실도 아니고 분과실도 아니다. 한번도 와보지 못한 생소한 곳이다. 폭신폭신한 포단의 감각이 잔등의 피부에 살갑게 닿고있다. 베개도 보근보근하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가. 무슨 변고가 있었기에 이 몸은 지금 침상에 매여있는가. 가물거리는 의식의 지평선에서 돌연 서가가 넘어지고 책들이 와르르 도서실바닥에 쏟아져내리는 광경이 희미하게 바라보이였다. 다음, 그다음은?… 그래, 일은 롱구장에서 벌어졌댔지.

눈에 힘을 주어 다시금 눈까풀을 밀어올리고 정기를 모아 앞을 응시하였다. 방안이 아까처럼 또 빙그르 돌아갔다. 망할놈의 빈혈어지럼증이 이다지도 심했던가. 늘 보던 녀교원합숙의 정물화대신 폭포수를 형상한 유화가 눈에 안겨든다. 폭포수? 그래, 폭포수가 옳다.

낯익은 폭포수다. 낯익어도 무척 낯익다. 내가 저런 폭포를 어디서 보았더라? 송금주는 눈을 감은채 억지로 기억을 든장질해보았다. 기억을 한데 잡아매두고있는 창고의 빗장이 덜커덩거리였다.

다시한번 정신을 도사려 집요하게 폭포수를 추적하였다. 그러자 누구인가 《아니, 벌써 그걸 잊었어?》 하고 조용히 나무람한다. 누구의 목소리인가. 귀전에 금시 입김이 와닿는듯 하다.

기억의 빗장이 돌연 덜커덩하고 열리였다. 그러자 구슬처럼 달린 한꿰미의 화폭이 송금주의 뇌리에 줄을 지어 밀려들었다. 그 화폭의 한복판에는 소학시절의 담임선생인 지옥화가 서있었다. 그러니 옥화선생의 목소리였구나.

연한 분화장을 한 선생의 중발머리에서는 창포냄새비슷한 싱그러운 냄새가 풍기였다. 선생은 침상에 누워 눈물이 글썽한 눈으로 자기를 쳐다보고있는 송금주의 머리맡에 허리를 굽히고 서서 살틀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금주야, 일어나거라. 온 학교가 다 산놀이를 가는데 너만 빠져서야 되겠니.》

송금주는 일어나라는 말에 절이라도 하고싶은 심정이였으나 침상에서 일어날수가 없었다. 신도 신지 않고 밖에서 돌아치다가 유리에 벤 발이 말썽을 일으켜 사흘째 학교에도 못 가고 속을 썩이던 송금주였다.

그가 꼼짝도 못하고 누워있을 때 공교롭게도 산놀이란다. 걷지도 못하는 내가 일어나서는 어쩐단 말인가. 달구지나 발구에 태워준다면 몰라도… 하지만 그런 호강이야 어떻게 바라랴. 이런 생각으로 눈물이 또 찔끔 솟아오를 때 지옥화가 단호하게 말했다.

《금주 어머니, 저한테 금주를 업혀주세요.》

스무살 꽃나이 처녀교원이였지만 그 등에 업히고보니 어머니의 정이 느껴졌다. 천동골에 가면 폭포도 있고 그네터도 있고 고사리밭도 있다지. 선생님덕분에 오늘 하루는 명절처럼 지내게 되였구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지옥화의 어깨를 두손으로 꼭 붙잡았다.

선생의 반소매깃에서는 백묵냄새 같은것이 풍기였다. 어째서 그런지 그 백묵냄새가 싫지 않아 《흠.》, 《흠.》 하고 코를 벌름거리였다. 지옥화는 화대천징검다리를 건느다가 발을 빗디뎌 물에 첨벙 빠지였다.

옷도 얼굴도 점심구럭도 죄다 물벼락을 뒤집어썼다. 허나 송금주만은 용케도 등에서 떨구지 않았다. 이번에는 송구스러운 생각에 가슴을 조이였다. 그러나 성미가 서글서글한 지옥화는 무엇이 그리도 통쾌한지 강반이 떠나가게 웃어대다가 고개를 옆으로 비틀며 잔등의 제자에게 물었다.

《금주, 옷이 젖지 않았니?》

송금주는 목이 메여 입을 열지 못하였다.

그날 산놀이의 마지막순서로 가본 명소가 바로 유화속에 담긴 폭포였다. 바위에서 떨어져 부서지는 비말들이 얼굴에 와 떨어질 때 송금주는 그 신선하면서도 상쾌한 충격속에 얼마나 큰 행복감을 느꼈던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도 송금주는 줄곧 지옥화의 잔등에 업혀 호사를 하였다. 나도 크면 지옥화선생처럼 아이들을 친어머니처럼 사랑해주는 교원이 되리라. 그것은 그날 담임선생의 잔등에서 싹트기 시작한 송금주의 꿈이였다. 그는 중학시절에도 고중시절에도 이 꿈을 고이 자래워왔다. 그러다가 소원대로 교원이 되였다.

송금주는 산놀이에서 돌아온 그 순간부터 교원을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인간들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했고 교육자의 직업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신성하고 보람찬 일이라고 굳게 믿어왔다. 어린시절의 이 체험이 결국은 송금주를 교단으로 떠밀었다.

교단이란 물론 헐치 않은 초소다. 중학교교원처럼 속을 썩이는 일은 드물것이다. 육체적부담 또한 만만치 않다. 하지만 송금주는 자기의 직업에 염증을 느낀적이 한번도 없었다. 오히려 새로운 도전에 부딪칠 때마다 모험을 즐기는 장난꾸러기들처럼 짜릿짜릿한 쾌감을 가지고 그것을 맞받아나갔다.

흥, 빈혈이 날 쓰러뜨렸단 말이지. 어디 두고보자! 그는 주먹을 불끈 틀어쥐고 무슨 열변이라도 토할듯이 입술을 옴지락거리였다. 이건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것도… 앞으로는 이보다 더 큰 시련이 올수도 있어. 그렇지만 어림도 없지. 이 송금주는 끄떡도 안해!

바늘로 살갗을 찌르는듯 한 예리한 동통이 갑자기 이마를 강타하였다. 송금주는 그 아픔에 진저리를 치며 자기도 모르게 《애경이!》 하고 신음소리처럼 내질렀다. 그다음은 《응.》 하고 모로 돌아누웠다. 그때에야 그는 머리맡에 앉아있는 정애경을 보았다. 정애경의 옆에 버티고서있는 점적대를 보았다.

《금주, 됐구나! 살았구나!》

격정을 다잡느라고 두손을 모아잡은 정애경의 모습이 어슴푸레 바라보이였다. 눈에 꺼풀이라도 매달렸는지 모든게 실물그대로 보이지 않고 어룽어룽했다. 정애경은 상체를 숙여 송금주의 이마에 자기 이마를 갖다대고 몇초동안 조각상처럼 굳어졌다.

《널 잃는가 했어, 널…》

목이 메여 말을 잇지 못하고 어린애들처럼 훌쩍거리였다. 축축하고 쯥쯜한것이 연방 송금주의 볼에 와 떨어졌다. 정애경은 살며시 몸을 일으킨 다음 손바닥으로 짝패의 볼을 닦아주었다.

그래도 눈물은 그냥 흘러내리였다.

송금주는 팔을 길게 뻗쳐 정애경의 뺨으로 방울방울 굴러내리는 눈물을 씻어주었다.

《못난이같이 울긴!》

말은 이렇게 했지만 송금주도 눈물을 머금었다. 그는 또다시 팔을 뻗쳐 갓난애의 볼처럼 야들야들한 정애경의 볼을 쓸어주었다.

《웃는 얼굴보다 우는 얼굴이 더 고운데!》

《다 죽었다가 살아나니깐 허튼소리부터 하는구나.》

정애경은 그의 손등을 탁 치며 발씬 웃었다.

《사람을 놀래워도 분수가 있지. 난 네가 염라대왕한테로 행차하는줄 알았구나.》

《못난 소리, 애경이가 시집가는것도 보지 않고 이 송언니가 저승행차를 한단 말이냐.》

《희떱게 굴지 말어. 제발 빈다. 앞으로는 몸을 좀 돌보면서 일하려무나.》

송금주는 그 지청구에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점적병에서 포도당 용액이 한방울한방울 굼뜨게 떨어지는 모양을 쳐다보며 눈만 슴벅거리였다. 호각을 불면서 경기를 끝낼 때의 정경이 아슴푸레 떠올랐다. 그다음, 그다음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송금주는 지금까지 줄곧 자기를 강자라고 자부해왔다. 그는 육체적인 면에서나 정신적면에서나 자기를 꺼꾸러뜨릴만 한 병마는 없다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육체가 먼저 그를 배신하였다. 몸의 어느 부위에선가 약한 고리가 튀여나 그를 침상에 묶어놓았다.

《롱구장이 란장판이 되였겠구나.》

정애경에게 던지는 말이 아니라 자기자신에게 하는 말이였다. 그는 도서실이 걱정되였고 래일의 수업을 걱정했으며 담임교원의 급병에 대한 소식을 듣고 전전긍긍해할 학생들이 걱정되였다. 어느새 이 모든것이 떨어져서는 한시도 살수 없는 내 생활의 한부분으로 되였을가.

《애경이, 저 병안의 용액은 도대체 무슨 물이야?》

송금주는 점적대에서 눈을 떼지 않고 천진스레 물었다.

《건 5%짜리 포도당이라는거야. 정말 한심하구나. 나이 스물네살을 잡순 처녀가 포도당용액도 모르구… 언제 철이 들겠니.》

정애경은 짐짓 슬하에 숱한 철부지들을 둔 할머니라도 된듯 한 거동으로 오만상을 찌프리며 혀까지 찼다. 송금주는 자기가 침상에 누워있는것이 천만부당한 일이고 또 자기의 혈관에 침을 꽂고 포도당용액이라는것을 주입하는것도 전혀 부질없는짓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혈관에 포도당용액을 주입하는건 탈수를 방지하고 몸에 힘을 심어주는 공정이야.》

《그래? 이 둔재는 그런것도 모르고있었구나.》

《그러면서도 내가 의학상식을 설명할 땐 귀등으로 들었지. 평생 병에 걸리지 않을 사람처럼. 그런데 네 꼴이 지금 어떻게 됐나 봐라.》

《너무 그렇게 날 몰아대지 말아. 솔직히 말해서 난 의학이 내곁에 이렇게 가까이 다가설줄은 몰랐어. 내 피속에까지 사정없이 쑤시고 들어오는 이 오만무례한 의학앞에 난 손을 들고말았어. 애경이, 아무튼 중량 55키로나 되는 이 언니를 누가 여기까지 업고왔을가.》

송금주는 정애경의 손을 꼭 잡고 그의 얼굴을 정겹게 쳐다보았다. 그말에 정애경은 눈을 내리깔았다.

《김영찬선생이 업고왔지. 체신소 앞거리에서부터는 리철순선생이 널 업었어. 힘이 장사더구나.》

《리철순선생은 어데 가셨니?》

《교무주임선생과 같이 담당의사한테 갔어.》

《모두들 고마운분들이구나.》

《가만, 네가 의식을 회복했다는걸 알려줘야지.》

정애경은 자리에서 움쑥 일어나 나들문쪽으로 걸어갔다. 구급과 의사실로 갈것이다. 거기서는 지금 나의 치료대책이 토의될것이다. 투시, 혈액검사, 섭생, 보약, 안정… 필요한 항목들이 죄다 검토되겠지. 나날이 번성하는 사회주의의학의 혜택이 지금 송금주를 하얀 백포자락으로 따뜻이 감싸안고있다. 그 혜택이 점적관을 타고 방울방울 혈관속으로 흘러들고있다.

송금주는 점적방울을 쳐다보며 거기서 떨어져내리는 하나하나의 방울들에 자기를 위해서 있는 지성을 다한 사람들의 이름을 달고 저건 애경의 몫, 저건 철순선생의 몫, 저건 김영찬선생의 몫, 저건 조학문선생의 몫, 저건 최창화탄부의 몫, 저건 정문호아저씨의 몫 하면서 그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그려보았다.

담당의사는 이제 우리 교무주임에게 한달쯤 입원치료를 시키겠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야단이다. 병원에서 한달쯤 뒹굴면 내가 맡은 과목들의 수업은 누가 대신하겠는가. 그리고 도서실은, 학생들은 풀어놓은 망아지가 될텐데. 하지만 선택의 권리는 나에게 있어. 설사 병원측이 입원을 결정한다 하더라도 도망치면 그만이지. 여기에 철조망이 있나, 보초소가 있나.

이마가 또 지끈찌끈 쑤시였다. 인두로 살을 지지는듯 한 고약한 아픔이다. 손바닥으로 동통이 오는 부위를 쓸어보니 약솜과 반창고가 붙어있다. 빈혈로 쓰러질 때 상처가 난 모양이였다. 눈알을 다치지 않은게 다행이다. 어지럽다. 어지럽다. 왜 이렇게 어지러울가. 송금주는 눈을 감았다. 눈을 감고 아무것도 보지 않으면 어지럼증이 덜어진다.

저벅저벽하는 발자국소리에 이어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송금주는 불편한대로 눈을 떴다. 지금 당장은 아파도 아프다는 기색을 될수록 감춰야 한다. 담당의사와 간호원을 앞세우고 정애경이 들어섰다.

그뒤로는 김영찬교무주임과 리철순선생이 따라서고. 송금주는 이마의 근육이 죄이는것을 억지로 웃음을 지어보이였다.

《아, 송선생이 어려운 고비를 넘겼구만!》

팔이 정상수치보다 류달리 길어보이는 주걱턱의 구급의사가 침대옆으로 다가오며 환성을 올리였다. 점적병의 포도당용액이 얼마만큼 남았는가를 가늠해보고나서 간호원이 내미는 혈압계를 침대머리맡에 내려놓은 다음 쪽걸상에 앉아 송금주의 혈압을 재기 시작했다.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의사의 표정만 지켜보았다.

《70에 90이면 아직도 상태가 신통치 않습니다.》

의사가 혈압계를 거두며 말했다. 그는 김영찬의 얼굴에 눈을 견주고 말을 이었다.

《아무래도 한달가량 입원치료를 받아야 할것 같습니다.》

그래. 한달, 예상했던 그대로이다. 교무주임선생이 작성해놓은 한달동안의 과정안집행이 나때문에 뒤죽박죽이 될것이다. 좋은 경우라야 대리수업을 시키는 방법으로 공백을 메꿀것이다. 이런 난사가 어디 있는가. 이 송금주는 천리마는커녕 십리마도 못 타게 되였다. 실로 가련타. 출로는 도주, 도주밖에 없다.

복잡한 사색의 실꾸리가 끝없이 풀리는 속에서도 송금주는 내심과는 달리 얼굴에 천연스런 표정을 짓고있었다.

《의사선생님, 우린 선생님만 믿습니다.》

김영찬이 의사의 손을 잡고 말했다. 그는 리철순과 함께 송금주에게 치료를 잘 받으라는 말을 남기고 병실을 나섰다. 의사와 간호원도 의사실로 돌아갔다.

《금주, 들었지? 한달이야. 한달동안 움쩍말고 치료를 받아야 해. 넌 지금 도주할 궁리를 하고있지? 솔직히 말해봐.》

정애경이 의사가 앉았던 쪽걸상에 앉아 눈을 부릅뜨고 짝패에게 찜질을 해댔다. 송금주는 가슴이 뜨끔했으나 싱글싱글 웃으면서 반격을 가했다.

《이것 봐 애경이, 난생 처음 스프링이 달린 침대에 누워보는데 내가 왜 그걸 마다한단 말이냐.》

《흥, 스프링이 달린 침대? 송금주가 그런 침대에 혹할 처녀야? 1억의 사람은 속일수 있어도 나만은 못 속여. 도주계획은 네 눈에 다 씌여있어.》

《이거 영천바닥에 샬로크 홈스의 유령이 나타난게 아니야. 내 눈이 어쨌게?》

《의사가 한달이라는 처방을 내릴 때 눈에 어린 그 당혹감과 실망감, 좌절감…》

정애경의 말은 랑송조로 넘어갔다. 송금주 역시 랑송조로 그의 말을 부정하였다.

《그것은 당혹감도 실망감도 좌절감도 아니였다. 끝없는 행복감과 자족감, 안정감… 그러니 나한테 도주자의 벙거지를 씌울 궁리는 하지도 말아.》

다급히 울리는 손기척소리가 두 처녀의 입방아질에 자갈을 물리였다.

나들문이 활짝 열리면서 소년들이 단내를 풍기며 쓸어들어왔다.

맨앞에는 김동주와 고철룡, 그뒤로는 겨드랑이에 짝지발을 낀 장일남과 그의 어머니가 불안스런 표정으로 침대앞에 주춤주춤 다가왔다.

《선생님!》

여럿이 합창처럼 나직이 뿜어대는 부름소리였으나 그 여운은 길었다.

그 《선생님!》소리는 바람벽이 아니라 송금주의 고막에서 회오리를 일으켰다. 아이들을 올려다보는 정애경의 눈빛이 유연해졌다.

정애경은 불안에 떠는 그들의 눈동자를 쳐다보며 자기가 아무리 도주하면 안된다고 엄포를 놓아도 저런 제자들을 두고서는 이 송금주가 한달은커녕 한주일도 참기 어려울것이라는 생각을 하는것 같았다.

이전페지   다음페지

←되돌이

감상글쓰기

보안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