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1 회
제 2 장
4
쌍암촌은 동기와집과 초가집 30여호가 옹기종기 모여앉은 산간마을인데 멀리에서 바라보기에도 그 전경이 어수선하게 느껴졌다.
마을복판에 서있는 정자나무의 앙상한 가지들이 하늘을 간신히 떠받들고있는듯 하였다. 마을앞을 감돌아간 시내는 눈속에 묻혔다. 마을뒤의 비탈밭 한가운데에 서로 의지하고 붙어선 커다란 바위가 높이 솟았는데 쌍암촌이란 마을이름이 그 바위에서 나왔으리라는것이 인차 알렸다.
마을길에는 사람그림자 하나 얼씬거리지 않고 집집의 문들은 굳게 닫겨져있었으나 촌쏘베트쪽에서만 지붕에서 날름거리는 불길을 끄느라고 대여섯명의 농민들이 쇠스랑으로 불이 달린 짚을 긁어내린다, 눈을 뿌려올린다 야단법석을 떨었다. 한시간전에 마을에 달려들어 략탈질을 한 구국군들이 지른 불이였다.
그들의 말을 주의깊이 듣고계시던
내내 말이 없이 고개를 숙이고있던 얼굴이 너부죽하고 무던하게 생긴 농민이 엉거주춤 일어났다. 나이가 마흔살쯤 되여보이는 그 농민은 자기를 지유복이라고 소개하고는 이렇게 말했다.
《이때까지는 량곡이나 수탈해갔는데 오늘은 도대체 무슨 심산인지 쏘베트회장을 잡아가겠다고 으르다가 그 사람이 몸을 피하고 없자 이 사무실에 불을 지르고 달아났습니다.
하늘에 얼어붙은 둥근달은 눈길우에 차거운 달빛을 깔았다.
발밑에서 눈밟히는 소리가 빠드득빠드득 하고 울렸다.
지유복이라는 농민이였다.
그는 덧저고리의 품속에서 검정보자기에 싼 자그마한 꾸레미를 꺼내여 전령병에게 내밀었다.
전령병은 한걸음 물러섰다.
《이게 뭡니까?》
《아까 방에서 보니까
아래목에 놓아 덥힌것인지 따뜻한 온기가 스며있는 버선이였다.
《저희들이 아무리 도리가 없어두 어찌 발이 젖어계시는
농민은 물러설 잡도리가 아니였다.
전령병이 버선을 받고
그는 덧저고리의 앞자락을 바로 여미기도 하고 두손을 마주잡기도 하면서 쭈밋거리기만 했다.
《우리 걱정은 마시고 추운데 어서 들어가보십시오.》
그러나 지유복은 머리를 들지 못하고 사죄하듯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였다.
《아까는
멀어지는 그의 모습이 어스름속에 녹아없어지자
(아, 어떤 인민인가?)
눈보라가 일었다. 안개구름처럼 하늘을 뒤덮는 눈보라는 달을 삼켜버렸다.
야수의 아우성처럼 울부짖으며 기승을 부리는 눈보라속을 걸어가시는
마촌에 돌아오신
그러나 사태가 이 지경에, 이런 파국적인 위기에 이르렀으리라고는 상상 못하시였다.
눈길을 밟는 소리만이 밤의 정적을 조용히 흔들었다.
마을은 고요에 묻혀있었다. 눈보라가 집집의 울타리밖이며 나무가리옆에 눈을 한길이나 되게 쌓아올렸다. 길바닥의 눈은 바람이 말끔히 쓸어가 사람들의 발에 다져진 자리만이 달빛에 희미하게 번들거렸다
고삭아서 후줄근하게 처져내린 처마의 그림자가 드리워 침울하게 보이는 문들도 있고 새 동기와지붕의 빳빳하게 쳐들린 처마밑에 달빛을 받아 환한 문들도 있으며 불빛이 발기우리하게 어린 방문들도 있다.
사람들의 얼굴모습처럼 서로 다른 그 문들은 한없는 기대에 차서
저 문들안에서는 가슴에 피멍이 들게 고생살이를 하며 각이한 운명의 길을 걸어온 사람들이 아이들과 안해와 부모들을 옆에 눕혀놓고 살아갈 걱정을 하다가 시름많은 가슴을 펴지 못한채 쪽잠이 들었을것이다. 어찌 보면 그 모든 집집의 방문들에서는 그들의 요구와 주장과 희망이 숨쉬고있는듯 하였다.
(인민들의 요구가 혁명의 구호로 웨쳐지며 혁명이 참되게 인민대중을 위한것으로 되게 한다면 혁명은 몇몇 사람의것이 아니라 인민대중자신의 일로 될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는 도대체 어떤 사태가 벌어졌는가?)
현당의 일부 사람들은 근거지안에서는 사회주의혁명을 해야 한다고 그릇되게 주장하면서 쏘베트를 통하여 《공동생활》, 《공동경작》을 실시하려고 하였다. 그들은 인민들이 그것들을 기쁘게 받아들이는가, 마지못해 받아들이는가, 반감을 품고 받아들이는척만 하고있는가에 대하여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고려하지 않았다. 혹심한 주관주의에 사로잡혀 몇몇 사람의 의지면 못해낼 일이 없을것 같이 여기고 인민들의 리익, 인민들의 념원, 인민들의 감정과 생활풍습까지도 무시하면서 좌경적인 쏘베트로선을 내휘둘렀다. 리재명이같은 사람들은 인민들의 심정을 대변하려고 하였다가 그들로부터 강박을 당하였다.
그들은 인민들에 대하여 소경이였으며 인민들은 자기들의 심정을 알아주지 않는 그들을 자기네와는 다른 사람들로 여기고 반신반의하면서 간격을 두고 대하게 되였다. 눈에 보이지 않고 가슴속 깊은 곳에서 서서히 맺혀진 티끌만 한 이 하나의 문제점으로부터 시작하여 혁명과 인민대중의 뉴대에 금이 가고 혁명의 대중적지반이 흔들리우는것과 같은 엄중한 사태가 생겨났다.
쏘베트로선의 제창자들은 여태 이런 엄중한 후과가 빚어지고있는것을 모르고있었는가? 알면서도 모르는척 했는가?
그들은 발생하는 후과들에서 교훈을 찾을 대신 왜 그토록 험악하게 놀아났는가? 무식으로부터 다른 나라 혁명의 경험을 통채로 받아들여 쏘베트로선이 옳다고 믿었기때문에, 《정의감》에 불타서 그토록 광분하였는가? 종파적야심때문인가? 근거지를 해치려는 의식적인 리적행위인가? 고의적인 리적행위라면 문제는 간단히 서며 해결하기도 훨씬 쉬울것이다.
그러나 쏘베트의 일군들속에는 혁명이라는것은 이렇게 하는것인가 하여 쏘베트로선을 적극 지지하고 그 집행을 위하여 헌신분투한 사람들이 많지 않는가. 과거에 피눈물을 삼키며 살아온 소박한 인민들속에도 못마땅한것은 울며겨자먹기로 참으면서 왜놈이 없고 지주놈이 없는 정치라고 쏘베트를 진심으로 떠받든 사람들이 많지 않는가.… 한가지나 두가지 원인이 아니라 크고작은 그리고 뚜렷하기도 하고 희미하기도 한 여러가지 요인들이 하나로 뒤엉켜 이런 사태를 빚어낸것이 분명하다.
좌경적편향이 심하게 나타난 지방들에 나갔다온 동무들이 리적행위라고 규탄하며 부르짖던 말들이 귀전에서 쟁쟁히 울리였다.
(그럼 주동인물들은… 조직적인 제거란 말인가?)
푸르스름한 달빛이 흐르는 하늘에서 별들이 흠칫 움츠러들며 얼어붙는듯 하였다.
(우리는 새형의 공산주의자들이다!)
그러면 근거지에 처음으로 정권을 세우고 아무런 경험도 없이 그 정권을 운영해보는 과정에 생긴 과오로, 이를테면 세상에 갓 태여난 아기가 앓는 소아병과 비슷한 하나의 좌익적인 소아병으로 보고 조심스럽게 고쳐나갈것인가?
마을에 며칠째 고요가 계속되였다. 그 고요속에서 밤마다 마을을 거니시는
그것은 비상한 침묵이였으며 류다른 고요였다. 사람들로 하여금 반성케 하고 사색케 하고 자각하고 헌신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침묵이며 고요였다.
리재명을 비롯한 쏘베트 일군들은 매일아침 비자루와 가래를 들고 나와 유격대원들과 한데 어울려서 마을길을 쓸고 우물터의 얼음을 까내고 재를 뿌리였으며 낮에는 산에 올라가 화목을 찍어내려 렬사가족들과 유격대후방가족들의 집에부터 나누어줬다.
부녀회장 림성실은 부녀회원들을 이끌고 유격대원들의 빨래를 삶아 먼 원정의 길에서 오른 먼지와 땀때를 깨끗이 씻었다. 집집에 늘인 바줄에서 하얀 빨래가 바람을 안고 펄럭이여 사람사는 마을같이 화기가 돌았다.
현당이 마련한 원호물자가 여러대의 말파리에 실려 마촌에 도착하였다.
원호물자운송대를 인솔하여온 홍병일은
홍병일은 좀 나아간다고 대답하였다.
이 고요의 나날에
그리고 구국군들과 협동하여 왜놈들의 창고나 수송대를 치는 습격전투를 진행함으로써 그들에게 무기획득과 식량해결의 방법을 가르쳐주라고 지시하시였다. 그 편지는 중국말을 잘하는 박훈이 가슴에 품고 라자구로 떠나갔다.
어느날 밤
끝없이 깊어가는 밤과 함께 마을은 고요히 잠들고있었다. 뒤산의 앙상한 나무가지들에서 바람이 들릴듯말듯 휘파람을 불고 먼 개울쪽에서 얼음판이 갈라터지는 소리가 둔중하게 울렸다.
불빛이 불그레한 방문에는 머리를 떨구고 앉아있는 사람의 그림자가 비껴있었다. 김진세로인이 분명하였다.
왜놈들에게 학살된 두 아들 생각에 가슴이 터져올라 잠 못 드는것인가, 집을 나간 후로 살았는지 죽었는지 소식조차 모르는 며느리를 그리며 저렇듯 밤새워 속을 썩이는것인가.…
방안에서 로인의 기침소리가 났다.
삼태성옆에서 별찌가 떨어져 현란한 포물선으로 하늘을 누비였다.
마을길을 걸어가시는
뒤에서 문득 인기척이 났다.
길가를 따라 웬 그림자가 엉거주춤하고 걸어오다가 멎어섰다.
김진세였다.
《로인님, 이 밤중에 웬일이십니까?》
《전날에는… 무슨 정신에… 그런 쓸소리, 몹쓸소리를 다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며늘아이는 제 친정에 가있을게고… 아들녀석은 적위대원이면… 그쯤하면 무슨 더 바랄게 있겠습니까.…》
《봉남이는 잘 놉니까?》
그러나 로인은 그 물음에는 대답을 안했다.
그의 목소리는 떨리였다.
《아, 저는 딴일이 있어서 다녔습니다.》
《아닙니다!
《자겠습니다. 로인님, 어서 집으로 들어가십시오.》
《허- 내 이거 큰 랑패를 보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못 가져간다고 했는데도 그 사람이 나중에는 우격다짐으로 빼앗아가다싶이 했습니다. 십리평에 가서 사람들한테 보이면서 우리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허허… 그까짓 새끼야 잃어지면 뭐랍니까.》
갈림길에서 로인과 헤여진
《이게 누구요?》
《수고했소!… 수고했소!》
량강구에서 헤여진 후로 처음 만나는 그였다.
×
등잔불이 방안을 환히 밝혔다.
그의 얼굴에는 준엄한 시련과 간난신고의 흔적이 력연했다. 두만강변의 세찬 바람에 검스레하게 탄 얼굴은 첫눈에 모색을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험하게 깎이웠다.
이마의 한쪽모서리와 왼쪽관자노리에는 긁히워 피터진 자리가 있었다.
《여기 도착하자 모두 동무 생각을 했소. 우리가 근거지로 돌아온걸 알고 왔소?》
《처음에는 전혀 모르고 쌍암촌에 좀 다녀가자고 들렸다가
《다 왔소. 이제는 여기에 아주 든든히 자리를 잡겠소.》
《그렇습니까! 작년 가을부터
쌍암촌에서부터 단숨에 달려와 몸이 화끈 달아오른 그는 덧저고리를 벗어 옆에 개여놓았다. 그 솜덧저고리의 어깨죽지와 앞섶에는 기운 자리가 있고 불에 그슬린 자리도 몇군데 보였다.
《그새 외따로 떨어져 공작하느라고 고생이 많았겠소. 앓지는 않았소?》
《예, 고생이야 무슨 고생이겠습니까. 성과가 적습니다. 속이 타번져
《우리도 동무 걱정을 많이 했소.》
그의 이야기는 두시간이나 계속되였다.
김중권은 분격에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였다.
《근거지안 일을 바로잡지 않고는 근거지밖에서 반유격구를 절대로 꾸릴수 없습니다. 현당은 시기상조라고 하며 반유격구를 꾸리는 일에는 완전히 무관심입니다. 그뿐이면 또 괜찮습니다. 근거지의 일부 지방에서 죽탕을 쒀놓아 두만강류역 인민들속에서 적지 않은 의혹과 동요를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래서 현당의 권일균동무나 홍병일동무와도 이야기해봤는데 근거지의 특수한 조건에선 사회주의혁명을 할수 있다고 땅땅 큰소리만 치면서 우리 로선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도저히 론박해낼 재간이 없습니다.》
《왜 론박할수 없소?》
《이번에 단독공작을 수행하면서 제 리론적준비가 얼마나 빈약한가를 통감했습니다.…》 김중권은 잦아드는 목소리로 대답하며 무거운 한숨을 내쉬였다.
김중권의 눈은 불을 뿜는듯 번쩍이였다.
《권일균은 엠엘파고 홍병일은 화요파입니다. 그들의 행동에는 틀림없이 종파적야심이 깔려있습니다. 그러지 않고야 어떻게 그토록 열에 떠서 제 주장만 뻗대겠습니까. 이번 기회에 조직적으로 문제를 세워 제거합시다.》
《나도 여러모로 생각해봤소. 책임이 큰 몇몇 사람을 제거한다거나 쏘베트를 페지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건 아니요. 적지 않은 사람들이 쏘베트로선에 공명하고 추종했던것만큼 우선 그들이 쏘베트로선이 왜 나쁜가를 똑똑히 알도록 해야 하오. 그다음에 인민들자신의 의사에 따라 정권형태도 교체하고 사람들 문제도 봐야 하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꾸준히 해설하고 실천을 통해서 인민들스스로가 무엇이 옳고 그른가를 똑똑히 깨닫도록 해야 하오. 인민들은 진리를 깨닫기만 하면 우리를 따를것이며 진심으로 혁명을 도와나설거요. 나는 그렇게 믿소.… 그래서 쏘베트관계자들의 모임을 열어 군중들도 참가시켜서 근거지창설 이후의 사업이 저절로 총화되게끔 론전을 벌릴가 하는데… 동무가 보고 겸 주토론을 하는게 어떻겠소?》
《제가요?》
김중권은
《천천히 준비하오. 내가 도와주겠소. 인민들을 깨우치는 이 일에는 시간을 아끼지 말아야 하오.》
김중권은
《동무는 그런 생각은 말고 맡은 일에 전념하오. 어떤 역경에 처하더라도 근거지를 꾸려놓고봐야 하오.》
이때 정지간문이 여닫기는 소리가 나더니 부엌쪽에서 주인늙은이가 누구인가를 반기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이 밤중에 어떻게?》
《찬거리를 좀 구해왔어요.》
《원, 부녀회장한테 이런 수고까지 시켜서 되겠소?》
그 소리에
《웃방에는 누가 왔어요?》
《이전에 왔던 김중권이라는 그 사람이 찾아와서 자꾸 얘기를 하는 통에
늙은이는 웃방에서 들을가봐 저어하는듯 목소리를 죽여가며 소곤거렸다.
《하루밤도 편히 쉬지 못하셨는데 날래 유격대병실에나 가서 자고 래일 아침에 와서 얘기했으면 좋지 않겠소. 속상해서…》
《누구라구요?》
《이전에 왔던 김중권이라는 그 사람이라니까.》
《예- 저는 그럼…》
《올라와 좀 몸이나 녹이지 않구.》
이윽고 정지문이 다시 여닫기는 소리가 나고 발자국소리가 뜨락을 총총히 지나 아득히 멀어져갔다.
방안에는 따뜻한 화기가 휘감겨드는듯 하였다.
김중권은 괴로운 얼굴로 담배를 꺼내들었다가
《담배를 배웠소?》
《적후공작에서 속이 타는 일이 많으니 자연히 피우게 됐습니다. 혼자 있을 때는 이게 정말 동무가 됩니다.》 하고 말하며 그는 어색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피우오, 어서 피우오.》
이튿날 이른아침, 김중권이보다 먼저 일어난
울바자밖에 나와서신
(그러니 저 부녀회장동무가 한흥권동무가 말한 그 녀성이 아닌가. 룡정에서 중학교를 졸업했다더니 애인의 뒤를 따르자고 여기 유격근거지로 들어온 모양이군.…)
뜨락쪽에서 비자루질소리가 들려왔다. 어느새 일어났는지 김중권이 싸리비자루로 눈을 쓸어나왔다. 그는 차겁고 신선한 아침공기속에서 기운이 우쩍우쩍 솟아나는듯 비자루를 걸싸게 놀렸다. 그의 량옆으로 번갈아 날아오르는 비자루끝에서 눈가루가 뽀얗게 날렸다. 그렇게 눈을 쓸던 김중권은 림성실의 발자욱을 알아보았는지 문득 비자루를 멈추고 한동안 그 무슨 상념에 잠기는듯 하더니 다시 조심조심 눈을 쓸어나오며 그 자욱도 지워버렸다.
(저 동무는 지난날 애인의 가슴에 그토록 아픈 상처를 남겨놓고도 오늘은 여기 근거지에 들어와 만났는데 왜 또 모르는척 외면하는가?… 그사이 갈라졌는가? 아니면 자기들의 관계를 숨겨야 될 무슨 사연이라도 있는겐가?)
밤새 그쳤던 눈이 다시 내리기 시작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