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페지로  손전화홈페지열람기
날자별열람


제29회


29


손꼽아 기다리던 축구시합의 날이 왔다. 높고 푸른 하늘에는 구름 한점 보이지 않았다.

이날아침 창덕학교운동장은 큰 경사라도 난듯한 분위기로 들끓었다. 방학때이건만 학생들은 누구 한사람 빠지지 않고 모두 모였다.

시간이 가까와오자 칠골과 팔골을 비롯한 이웃마을들에서 구경군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나이많은 할머니와 할아버지들도 올라오고 청년들과 한문서당아이들도 밀려왔다. 운동장주위에 가득 핀 코스모스는 그들을 손짓해 부르는듯 하였다.

얼마후에 보통학교선수들과 그곳선생들 그리고 응원대원들이 줄을 지어 밀려왔다.

두 팀선수들이 운동복을 입고 운동장에 나섰다. 창덕학교편의 맨 앞장에서는 대원수님께서 뽈을 옆에 끼고 뛰여나가셨다. 창덕학교선수들은 흰 빤쯔에 하늘색 적삼을 입었고 보통학교선수들은 검은 빤쯔에 흰 적삼을 입었다. 선수들이 운동장에 나타나자 요란한 박수가 터져나왔다.

전반전심판은 보통학교 체육주임이 보게 되였다. 량편 선수들은 체육주임의 구령에 따라 서로 마주서서 경례를 하고 자기 위치로 갔다. 대원수님께서는 9번 표식을 달고 공격수 복판에 서시였다. 호철이는 10번, 덕범이는 11번을 달고 량편날개에 서게 되였다.

대원수님께서는 뽈앞에 서시여 창덕학교선수들의 위치를 다시 살펴보셨다. 모두 긴장된 얼굴들이였다.

대원수님께서는 심호흡을 하시면서 신호를 기다리고계셨다.

관중도 긴장된 모양인지 운동장은 쥐죽은듯 고요했다.

이윽고 체육주임이 《삐-》 하고 호각을 불었다.

경기는 시작되였다.

상대편도 만만치 않았다.

더구나 대원수님과 마주선 학생은 그야말로 아이아버지였다. 얼굴에 여드름이 불깃불깃 돋았는데 종다리가 황소다리같았다. 그들은 밀려갔다 밀려왔다 하며 뽈들을 쫓아다녔다.

시간이 퍼그나 흘렀으나 아직 득점은 없었다. 선수들은 땀을 뻘뻘 흘리며 뽈을 쫓아다녔다.

창덕학교아이들은 운동장이 떠나갈듯이 응원가를 불렀다. 응원대장은 길다란 붉은 천을 들고 어깨춤이 나오게 멋진 지휘를 하였다. 보통학교아이들도 때때로 일본창가도 부르고 왝왝 고함도 쳤다. 그러나 창덕학교아이들이 북과 소고를 치면서 고아대는 바람에 기가 눌려 그들은 노래도 잘 부르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자 창덕학교선수들의 발은 점점 더 잘 맞았다. 뽈은 늘 보통학교쪽 문앞에서 감돌게 되였다. 이럴 때마다 학생들은 북을 치고 고함을 지르면서 응원을 하였고 학부형들도 기세를 올려주었다. 창덕학교선수들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듯 하였다. 그중에서도 대원수님의 솜씨는 누구도 당해내지 못했다.

이렇게 되자 대원수님의 곁에는 언제나 보통학교선수 두세명이 따라다녔고 창덕학교선수들이 뽈을 몰고가면 그의 뒤를 쫓아가서 마구 다리를 걸었다. 창덕학교선수들은 뻔질나게 넘어졌다. 그러나 그들은 이악하게 뽈을 따라다녔다.

호철이가 중앙선 근처에서 뽈을 잡았다. 창덕학교선수들은 벼락같이 달려나갔다. 호철이는 중앙선을 넘어서면서 뽈을 대원수님께로 차넘겼다.

이때에 보통학교 중앙공격수가 호철이의 다리를 걸었다. 호철이는 공중걸이로 넘어졌다. 그러나 그는 후닥닥 일어나 먼지를 털더니 말없이 뽈을 따라가는것이였다.

얼마후에 호철이가 다시 뽈을 잡았다. 호철이는 재빨리 뽈을 몰고 중앙선너머로 들어갔다. 보통학교선수들이 그리로 달려왔다. 거기에는 아까 호철이의 다리를 건 아이도 있었다. 호철이는 뽈을 계속 몰고가다가 대원수님께로 넘겨주었다. 대원수님께서는 다시 윤병이에게로 넘겨주셨다. 호철이는 뽈을 따라 달려가고있었다. 이때에 호철이보다 앞서 뛰여가던 보통학교선수가 호철이앞으로 엉뎅이를 쑥 돌리며 다리를 척 내밀었다. 아까 그 아이였다. 호철이는 또다시 넘어져서 딩굴었다.

그러나 심판은 못본척 하였다. 호철이는 먼지도 털지 않고 그 아이앞으로 달려가는것이였다.

《야! 이 새끼야, 너 왜 뽈두 없는데서 두번씩이나 발을 거는거야?》

호철이는 두주먹을 불끈 쥐고 그 아이에게로 달려가서 팔을 잡아 나꾸어챘다.

이것을 보시게 된 대원수님께서는 뽈을 멀리로 차던지시고 호철이앞으로 달려가셨다. 그때는 벌써 호철이가 보통학교선수의 멱살을 부여잡고 주먹으로 갈기려는참이였다.

《호철이, 너 정신이 있니?》

대원수님께서 호철이에게 달려들며 팔을 꼭 잡으셨다.

《이 새끼 뽈두 없는데서 두번씩이나 다리를 걸거덩, 죽여버리구말테다.》

호철이의 눈에서는 불이 펄펄 피여오르는것 같았다. 보통학교선수애는 호철이의 기세에 눌려서인지 멱살을 잡힌채 찍소리도 못하고 눈만 껌벅거리고있었다.

《친선경기인데 쌈을 해서 되니? 이 손을 놔라.》

대원수님께서는 호철이의 손을 풀어놓으시고야말았다.

심판이 호각을 《삐삐-》 하고 분것은 이무렵이였다. 량편선수들이 그곳으로 모여들었고 심판도 그리로 달려왔다. 그런데 심판은 호철이가 먼저 손을 댔다고 하면서 그에게 퇴장을 선포했다.

《어째서 우리 선수만 퇴장시킵니까. 저애가 뽈두 없는데서 먼저 다리를 걸어서 쌈이 붙지 않았습니까?》 하고 윤병이가 심판에게 들이댔다.

《너희들은 찍소리 말구 뽈들이나 차라. 퇴장시킬만 해서 퇴장시키는거야!》

체육주임은 오히려 목에 피대줄을 세우며 호통을 쳤다.

《다리건 놈을 퇴장시켜라!》

관중속에서 누가 이렇게 고함쳤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같은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이때에 한 젊은이가 운동장으로 썩 나서며 《그놈의 심판 글렀다. 끌어내구 다른 심판을 내라!》 하고 고함쳤다.

《심판을 끌어내라!》

둘러서고있던 사람들이 벌떼처럼 들고일어났다.

이때 민선생이 운동장으로 뛰여나갔다. 그는 보통학교 체육주임과 무어라고 한동안 이야기를 주고받는것이였다. 그리하여 호철이는 다시 뽈을 차게 되였다.

경기는 다시 계속되였다. 이제는 보통학교선수들도 마구 헛발질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심판은 계속 공정치 못했다. 보통학교선수가 손다치기를 한것도 모르는척 하였다.

덕범이와 호철이가 투덜거렸고 관중속에서 누가 《손다치기다!》 하고 고함쳤으나 소용이 없었다.

전반전이 거의 끝나게 되였으나 뽈은 이리 밀리고 저리 밀려 승부를 짓지 못하였다.

창덕학교공격수들이 중앙선 저편에 모두 뽈을 몰고나갔는데 보통학교편의 방어수가 뽈을 잡아 힘껏 차넘기는 바람에 어느덧 뽈은 창덕학교쪽으로 넘어왔다.

이때에 상대편 중앙공격수가 날쌔게 뽈을 잡아가지고 비호처럼 몰고들어왔다. 사태는 아주 위급하게 되였다. 방어수가 맞받아 나가자 상대편에서 몰고나오던 선수가 홱 자기네 선수에게로 뽈을 차넘기였다. 창덕학교방어수는 뽈을 빼앗으려고 달려가다가 손에 뽈이 툭 맞았다.

체육주임은 호각을 《삐-》 하고 불었다.

보통학교아이들은 손벽을 친다, 고함을 지른다 하며 야단법석이였다.

뽈은 인삼이 바로 코앞에 가져다놓았다.

창덕학교아이들은 숨소리마저 죽이고 손에 땀을 쥐고있었다.

이때 전반전경기시간은 8분밖에 남지 않았다.

《인삼이, 덤비지 말어!》

대원수님께서 주의를 주셨다. 관중들도 모두 긴장되였고 창덕학교아이들은 이마살을 찌프리고 기가 죽어있었다.

넓은 문에는 인삼이 혼자 두발을 벌리고 허리를 구부정하게 굽힌채 두눈을 똑바로 치뜨고있었다.

심판이 호각을 불었다. 6번이 뽈을 획 차넘겼다. 뽈은 키보다 약간 높이 떠서 꼴문을 향하여 쏜살같이 날아들었다.

이때 인삼이가 날쌔게 뛰여오르며 주먹으로 뽈을 냅다 쳐갈겼다.

《야!―》

관중들은 환성을 올리고 박수를 치면서 장내를 흔들어놓았다. 그런데 뽈은 어느덧 상대편 7번공격수가 잡았다. 창덕학교선수들이 달려가자 그는 살짝 비켜서며 뽈을 몰고 문앞으로 달려가더니 꼴문을 향하여 총알처럼 차넣었다. 인삼이는 옆으로 쓰러지면서 뽈을 날쌔게 부여안았다. 창덕학교학생들과 관중들속에서는 또다시 박수와 환성이 터져나왔다.

인삼이가 내던진 뽈은 3번방어수가 받아가지고 중앙선너머로 차넘겼다. 뽈은 운동장 한복판에서 왔다갔다 하건만 관중들속에서는 인삼이에 대한 찬사가 그치지 않았다. 창덕학교문지기는 담벽이라느니, 인삼이는 앞으로 올림픽선수가 될수 있겠다느니 하며 웅성거리는것이였다.

《아이, 형님 난 가슴이 막 콩알만 했댔쉬다.》 하며 한 중년아주머니가 곁에 서있는 아주머니의 어깨를 탁 치며 하는 말이였다. 인삼이 어머니였다.

《아유! 인삼이는 어쩌면 그렇게 뽈을 잘 막아내요. 아이들이 담벽이라구 하기에 무슨 소린가 했더니 저렇게 뽈을 잘 차니까 그러댔군요.》

옆의 아주머니가 인삼이 어머니에게 하는 말이였다.

《말마우, 집의 덕범이는 얼마나 잘 차기에 그러시우. 오토바인들 게서 더 빠르겠나요. 씨름두 잘한다더니 뽈차기두 잘하누만요.》

《만날 장난들만 하러 다닌다구 이전엔 욕만 했는데 저렇게들 잘하는걸 보니 마음이 좋쉐다레!》

《정말 우리 학교 아이들이 달라졌어요. 전에 같으면야 어디 보통학교 아이들하구 저렇게 결판내기를 해보겠다구 엄두나 냈겠어요?》

《모두 교감선생의 외손자되는 그 학생의 덕분이지요. 공부 잘하구, 운동 잘하구, 일두 잘하구. 그러기 열은 하나를 꾸리지 못해두 하나는 열을 꾸린다구 하지 않아요?》

《그러믄요. 글쎄 나는 인삼이란 놈이 운동복이 꼭 있어야 한다기에 똬리라도 결어서 팔아가지구 돈을 좀 마련해보려구 했더니 그것두 뜻대루 안되더군요. 난 그저께 똬리두 팔지 못하구 밤늦게 빈손으로 돌아오면서 무슨 죄가 있기에 아들 하나 동무들축에 끼이지 못하게 하나 하고 생각하니 글쎄 눈물이 납데다레. 그런데 집에 돌아오니 인삼이란 놈은 운동복을 들구서 날 기다리고있지 않겠어요. 교감선생님네 외손자되는 그 학생이 이야기해서 명구 어머니가 지어주었다질 않겠어요. 난 뭐라고 말이 나오지 않습데다. 난 그녀석이 저 운동복을 입구 너무 기뻐하는걸 보구 울었쉐다. 글쎄, 교감선생님넨들 식솔은 많구 살림이 얼마나 쪼들리구있소. 그런데 남의 아이몫까지 저렇게 만들어주니 그 은혜를 어떻게 갚겠는지, 그래서 난 어제 우리 아이놈에게 단단히 얘기했쉐다. 너 어떻게 해서나 뽈차기에서 이겨야 한다. 그리구 교감선생님네 외손자되는 그 학생에게 부지런히 배우고 꼭 모범받으라구 말이웨다.》

《정말, 그 학생이 온댐부터는 아이들이 영 딴아이들로 변하질 않았수.》

이런 이야기들을 주고받는데 창덕학교학생들이 북을 치고 응원가를 부르는 바람에 이야기는 끊어지고말았다.

경기는 계속 긴장속에서 진행되고있었다.

보통학교선수들은 창덕학교선수들에 비하여 체격도 훨씬 좋았고 개인기술도 비교적 우수한 편이였다. 그러나 그들은 뽈을 잡으면 혼자서 몰고 꼴문앞으로 가다가는 매양 창덕학교선수들에게 빼앗기군 하였다.

그러나 창덕학교선수들은 개인기술을 자랑하거나 자신을 뽐내는것이 아니라 언제나 뽈을 잡기만 하면 자기네편 선수에게 련락하여 상대편에 혼란시키면서 재치있게 몰고들어갔다.

대원수님께서는 새 운동장을 닦고 뽈차기를 련습할 때부터 동무들을 그렇게 훈련시키셨던것이다.

뽈이 운동장 한복판에서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더니 11번을 단 덕범이에게로 갔다.

덕범이는 금안에 바싹 붙어서 벼락같이 뽈을 몰고 올라갔다. 그때에야 보통학교공격수들이 껑충껑충 자기네 편으로 밀려가기 시작했다. 덕범이가 계속 뽈을 몰고 들어가는데 보통학교 4번이 그리로 달려왔다.

덕범이는 반쯤 넘어지면서 뽈을 꺾어 중앙공격수 8번에게로 보냈다. 8번은 뽈을 몰고 계속 들어가는데 상대편 왼쪽방어수인 키다리가 다시 달려들었다. 8번은 뽈을 몰고 계속 들어갔다.

앞에 나갔던 보통학교선수들이 기를 쓰고 달려들었다. 뽈은 어느덧 대원수님께로 굴러왔다.

그런데 대원수님께로 상대편 선수 세명이 일시에 왁 달려들었다. 대원수님께서는 뽈을 몰고 들어가시다가 발바닥으로 뽈을 꾹 누르며 옆을 둘러보셨다. 이러자 저편 아이들이 무섭게 달려들었다. 대원수님께서는 뽈을 호철이에게로 슬쩍 넘기셨다.

호철이는 뽈을 잡아가지고 몇걸음 들어갔다. 저편 아이들은 다시 호철이에게로 달려들었다.

대원수님께서는 호철이보다 약간 떨어져서 그의 옆을 쫓아가고계셨다. 바로 꼴문앞이였다. 문지기도 쫓아나오고 방어수도 호철이에게로 달려들었다.

이때 호철이는 대원수님옆으로 뽈을 차넘겼다. 대원수님께서는 뽈을 잡자마자 총알처럼 꼴문을 향하여 냅다 차넣으셨다. 뽈은 새끼로 얽은 그물에 철렁 걸렸다.

《야!―》

장내는 환성과 박수와 북소리로 들끓었다. 창덕학교아이들이 앉은 곳에서는 연방 모자들이 공중으로 날아올랐고 응원대장은 춤을 추며 응원가를 지휘했다. 노래소리와 북소리가 운동장을 뒤흔들었다.

보통학교아이들은 오만상을 짓고 저희들끼리 옥신각신 다투고있었다.

경기는 계속되였다. 보통학교팀의 중앙을 서는 아이는 볼이 부어가지고 뽈을 옆에 끼고 중앙선으로 분주히 달려왔다. 그가 뽈을 찬지 1분이 되나마나하였을 때 심판이 《삐삐-》 하고 길게 호각을 불었다. 전반전이 끝난것이였다.

창덕학교선수들은 모두 신바람이 나서 동무들이 앉은 자리로 줄지어 서서 달려갔다. 동무들은 달려나와 그들을 붙들고 야단법석이였다.

선수들에게 휴식이 선포되였다. 휴식시간이건만 장내는 자못 흥성거렸다. 누구는 크면 축구선수가 되겠다느니, 누구는 오토바이처럼 빠르다느니, 누구는 재간은 있는데 몸이 좀 약하다느니 하며 창덕학교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들로 꽃을 피웠다.

대원수님께서는 동무들과 함께 물을 마시려고 보통학교아이들이 있는 앞을 천천히 지나가고계셨다. 상대편 선수들은 그때에야 어슬렁어슬렁 들어오고있었다. 그러나 누구 한사람 박수도 쳐주지 않았다. 선수들도 모두 사기를 잃고있었다.

대원수님께서 물을 마시고 돌아오시려고 할 때였다. 귀동이가 땀을 씻으며 그쪽으로 오고있었다. 목이 마른 모양이였다. 덕범이는 대원수님을 바라보며 눈을 슴벅하더니 물을 표주박에 떠서 귀동이앞으로 쑥 내밀었다. 친절을 베푸는척 하고 좀 골려주자는 잡도리였다.

《어떠냐? 한꼴 먹어보니 알만 하지?》

귀동이는 표주박을 받아들고 물을 마시려다가 덕범이의 이 말을 듣더니 표주박에서 입을 뗐다. 그는 덕범이를 흘깃 쏘아보더니 표주박의 물을 철썩 쏟아버리고 자기가 새로 물을 떠서 꿀꺽꿀꺽 마시는것이였다.

《흥, 전반전이나 해서 누가 이길지 알게 뭐가? 후반전이 또 있단 말이야. 그리구 뽈차기에서는 져두 다른게 있다는걸 알아둬라.》

이러면서 귀동이는 노상 눈의 흰자위를 번뜩이는것이였다.

《다른게라니 뭐 말이냐. 응, 씨름말이야? 그건 더 좋다야.》 하며 덕범이는 깔깔 웃어댔다.

《그건 씨름이 되겠는지 권투가 되겠는지 두구보면 알게다.》

귀동이는 이런 말을 남기고 어디로 사라졌다.

《뽈차기에는 져두 다른게 있다는걸 너는 씨름같은걸루 생각하니?》 하고 대원수님께서 물으셨다.

《글쎄 말이야. 무슨 수작인지 잘 모르겠거덩.》

덕범이는 눈만 껌벅이고있었다.

《뽈차기에서 지면 주먹다짐이라두 하자는건지 모르지. 우리 선수들에게 든든히 마음먹도록 얘기해주어야겠다.》

《그럼, 내가 선수들을 다 모이게 하지.》 하며 덕범이는 앞장에 서서 달려갔다.

대원수님께서는 선수들에게 후반전에서 주의해야 할 몇가지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하신 다음 어떤 일이 있어도 그 애들한테 눌리워서는 안된다고 강조하셨다. 이때 인삼이가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

《귀동이 그 자식 맹랑하거든.》

《왜, 무슨 일이 있었니?》

《내가 물을 마시구 오는데 좀 만나자구 하거든. 그래서 따라갔더니 말이야. 나보구 꼴을 몇개 먹어달라는거야. 꼴을 하나 먹어주면 50전을 주겠다나. 그리구 두개만 먹어주면 만년필을 주겠다지 않니. 참 기가 막혀서.》

《그래 뭐라구 했니?》 하고 덕범이가 물었다.

《갈꼴 말이냐? 돌피꼴 말이냐? 하고 시치미를 뚝 떼구 물었지 뭐. 그랬더니 눈을 흘기면서 사라지구말지 않겠니.》

《그자식은 널 말이나 소로 알았던 모양이구나.》

덕범이의 이 말에 아이들은 까르르 웃어댔다.

조금후에 후반전이 시작되였다. 후반전에서는 민선생이 심판을 서게 되였다.

보통학교아이들은 무슨 약속들을 하고 나왔는지 노상 사기들이 올랐다. 창덕학교선수들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다.

민선생의 호각신호에 따라 경기가 시작되였다. 처음부터 보통학교아이들은 죽을 기를 쓰고 달려들었다. 대원수님의 곁에는 언제나 보통학교선수 두세명이 따라다녔다. 그러나 대원수님께서는 날쌔게 그들에게서 몸을 빼여 뽈을 능란하게 다루셨다.

처음 보통학교선수들은 다리도 걸어보고 헛발질도 해보았으나 민선생은 그때마다 《삐삐-》 하고 호각을 불군 하였다. 이리하여 창덕학교선수들은 마음껏 기술을 발휘할수 있었다. 그들은 언제나 개인기술을 자랑하려고 하지 않고 집단적기술을 발휘하였다. 뽈은 언제나 보통학교 문앞에서 감돌았다. 이렇게 되자 보통학교아이들은 저희들끼리 투덜거리기 시작하였고 점점 사기가 떨어지게 되였다. 그러나 창덕학교선수들은 점점 더 사기가 올랐다. 학생들과 학부형들은 계속 응원하였다.

이리하여 창덕학교선수들은 후반전에서 꼴을 또 하나 넣었다. 결국 2 대 0으로 창덕학교가 승리하게 되였다.

호각소리가 길게 울리자 창덕학교아이들은 만세를 부른다, 노래를 한다, 박수를 친다, 북을 울린다 하며 떠들썩 고아댔다. 학부형들과 같이 앉아서 축구경기를 구경하시던 교감선생님도 싱글벙글 웃으시며 기쁨을 참지 못해하셨다.

창덕학교선수들을 대표하여 대원수님께서 교감선생님앞으로 나가시여 상품을 받으시였다. 학생들과 관중들의 박수로 운동장은 한동안 떠나갈듯 하였다.

이전페지   다음페지

facebook로 보내기
twitter로 보내기
cyworld
Reddit로 보내기
linkedin로 보내기
pinterest로 보내기
google로 보내기
naver로 보내기
kakaostory 로 보내기
flipboard로 보내기
band로 보내기
←되돌이

감상글쓰기

보안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