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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회


25


대원수님께서 만경대에 오신지도 벌써 열흘이 지났다. 그간 대원수님께서는 무척 바쁜 나날을 보내셨다. 여름방학동안에 해야 할 과제장도 앞당겨 해놓으셔야 하였고 빌려온 책들도 읽으셔야 하였다. 게다가 응화에게 글도 배워주시여야 하고 할아버님네 일도 도와드려야 하였다. 이 모든 일들이 순조롭게 진행되여갔다.

대원수님께서 일을 도와주신 덕에 만경대집의 김매기도 남들보다 훨씬 먼저 끝낼수 있게 되였다. 대원수님께서는 김매기를 하루라도 더 빨리 끝내게 하기 위하여 요즘 아침 일찍 소를 먹이고는 호미를 들고 밭으로 나가시군 하시였다.

그리고 응화의 학습을 지도하시는것도 김매는 쉴참과 점심시간 또는 저녁에 하시군 하였다. 조밭 세벌김이나 네벌김은 고랑의 흙을 파서 무드기 북을 주어야 했기때문에 힘이 들었지만 팥밭 김매기는 풀만 긁으면 되기때문에 그리 힘든 일은 아니였다.

대원수님께서는 언제나 작은아버님과 작은어머님곁에서 누가 먼저 매나가는가 경쟁을 걸군 하셨다. 처음에는 작은어머님이 앞서나갔지만 며칠후부터는 작은어머님을 따라잡으셨고 이제는 대원수님께서 앞서나가시는 때가 많았다.

이날도 대원수님께서는 할아버님과 할머님을 멀리 앞서나가 작은어머님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작은아버님을 따라잡으시려고 부지런히 김을 매나가셨다. 작은어머님은 대원수님에게 떨어지지 않으려고 땀을 흘리면서 허리를 굽히고 호미를 재빨리 놀리시였다. 대원수님께서는 한이랑을 끝내시고는 할머님이나 할아버님의 이랑을 마주 매주셨다.

쉴참이였다. 대원수님께서는 응화에게 내주시였던 숙제를 검사하고 새 숙제를 내주기 위하여 마을로 달려가셨다. 그런데 응화네 집은 텅 비여있었다. 사립문을 닫고 굵은 새끼로 울장과 문을 비끄러매놓았다. 응화네 마당에서는 동네어린애들이 수수대로 안경들을 만들어 쓰고 무슨 놀이들을 하고있었다. 대원수님께서는 그리로 달려가셨다.

《너희들 응화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니?》

그러자 한 아이가 수수대안경을 쓴채 대원수님을 쳐다보면서 얼마전에 광호와 함께 작살바위쪽으로 나가더라는것이였다.

대원수님께서는 혹시 낚시질이라도 나가지 않았나 하고 분주히 작살바위쪽으로 나가셨다. 그런데 거기에도 보이지 않았다.

대원수님께서는 바위우에 올라가서 사위를 둘러보셨다.

이때 만경봉에서 내려오는 두 아이의 모습이 나타났다. 광호와 응화들이였다.

《너희들 어디 갔댔니?》 하고 대원수님께서 물으셨다. 그러나 그들은 인차 대답을 하지 않고 저희들끼리 서로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뭐라고 쑤군거리는것이였다. 대원수님께서는 천천히 그들이 내려오는 길로 마주걸어가셨다. 그런데 그들은 개구마리새끼를 잡아가지고 내려오는것이였다.

《개구마리새끼야. 가져라. 이건 너 주려구 잡은거야.》 하며 응화가 개구마리 한마리를 대원수님앞으로 내미는것이였다. 때마침 어미개구마리 두마리가 이리저리 날아다니면서 《객―객객》 하고 울어댔다.

《그건 왜 잡아오니?》

대원수님께서는 응화와 광호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며 물으셨다.

《기를려구 잡아오지 뭐.》 하며 응화는 내밀었던 손을 슬며시 움츠리고말았다.

《저 어미개구마리들을 봐라. 너희들이 새끼를 잡아간다구 얼마나 안타까와하니. 너희들 개구마리나 갈새들이 왜 초여름에 우리 나라에 왔다가 늦은 가을에는 멀리로 날아가는지 아니?》

《벌레 잡아먹으러 왔다가 벌레가 없어지니까 제 나라루 돌아가는거지 뭐.》

응화의 대답이였다.

《벌레를 잡아먹는다는 말은 맞았어두 제 나라루 돌아간다는 말은 맞지 않았어. 개구마리니 갈새니 꾀꼬리니 제비니 그밖에 봄에 왔다가 가을에 가는 새들의 나라는 모두 조선이란 말이야. 제 고향에 왔다가 겨울에는 벌레두 없구 춥기두 하니까 잠간 더운데루 갔다가 다시 오는거야. 응화, 넌 왜 만경대를 고향이라구 그러니?》

《만경대서 자랐으니까 고향이 아니구 뭐냐.》

《거봐라. 개구마리니 갈새니 제비니 꾀꼬리니 하는 새들은 모두 우리 나라에 와서 둥지를 틀구 새끼를 까는데 고향이 우리 나라가 아니구 어디겠냐?》

《정말 그렇구나.》

《그리구 그 새들은 모두 벌레들을 잡아먹는 새들이기때문에 사람에게 유익한 새란 말이야. 제 나라에 와서 노래를 부르면서 낟알과 남새와 과일을 해치는 벌레들을 잡아먹는 새들을 잡아서 되냐. 그렇게 네가 자꾸만 잡으면 명년에는 우리 만경대로는 오지 않을지두 모른다. 들어봐라. 저 갈밭에서 노래하는 갈새소리가 얼마나 듣기 좋으냐. 그리구 제비와 꾀꼴새노래소리는 또 얼마나 좋구. 그래 너희들은 〈짹짹〉 하는 참새소리, 〈까욱까욱〉 하는 까마귀소리, 〈깟깟〉 하는 까치소리만 들으면서 살겠니?》

대원수님께서 이런 이야기를 하시는 사이에도 어미개구마리들은 그들의 머리우를 날아돌며 계속 《객―객객》 하며 울어댔다.

《놓아주자 얘.》 하고 광호가 먼저 말했다.

《응, 놓아주자.》

그들은 새끼개구마리를 나무가지에 앉혀놓고 거기서 떠났다.

《숙제나 하자구 해두 이 애는 자꾸만 오늘 꺼내오지 않으면 래일쯤은 날아난다구 하면서 개구마리부터 잡아오구서 그다음에 숙제를 하자구 그랬단다.》 하고 광호가 말했다.

《누가 뭐 그렇게 빨리 쉴참이 된줄 알았니.》 하고 응화가 대꾸했다.

《다툴건 없어. 응화, 그럼 너 숙제는 언제 하겠니?》

《이제 가서 할래.》

《이제야 김매러 가야지 숙제만 하구 있겠니?》

《숙제하구 나가두 돼. 아침에 꼴을 한짐 베왔으니까. 그래두 일없어.》

《그러지 말구 이따 점심참에 숙제를 해라. 그때 내가 찾아갈게.》

《응! 그렇게 할래.》

응화는 그제야 마음이 놓이는지 싱글벙글 웃는것이였다. 그러나 대원수님께서는 그들이 알아듣도록 이야기해주어야겠다고 생각하셨다.

《공부를 하려면 단단히 마음을 먹어야 한단다. 하고싶으면 하구 하기 싫으면 그만두구, 그렇게 해서는 공부를 못하는거야. 너는 더구나 일을 하면서 공부를 하겠다는 애가 아니냐. 그러니까 남보다 더 애써야 하는거야. 그리구 광호, 너두 어떻게 해서든지 응화가 공부를 하게 해야지 함께 새새끼나 잡으러 다녀서야 되겠니? 응화는 배우는 사람이구 너는 배워주는 사람이 아니냐. 서로 동무사이기는 하지만 글을 배우는데서는 네가 선생이란 말이야. 너 학교에서 학생들이 공부하지 말구 놀러 가자구 하면 놀러 같이 따라다니는 선생이 있던?》

《내가 선생일게 뭐야. 그저 장난삼아 좀 배워주댔는데.》

광호는 얼굴이 약간 붉어지면서 이렇게 대답했다.

《넌 그렇게 생각하니까 안됐단 말이야.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것이 얼마나 가슴아픈 일이냐. 그런데 넌 학교에 못다니는 응화에게 네가 아는대로 배워주겠다고 결심하지 않았니. 그런데 그것을 어떻게 장난삼아 한단 말이냐. 〈왜놈들은 응화를 학교에 다니지 못하게 했지만 나는 응화에게 글을 배워준다.〉 이렇게 언제나 생각해야 해. 말하자면 응화에게 글을 가르치는것두 왜놈과 싸우는것이란 말이야.》

대원수님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광호의 생각도 심각해졌다.

《난 지금까지 그런 생각은 하지 못했어. 앞으로는 그렇게 하겠어.》

광호는 잦아드는듯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응화는 응화대로 자기의 잘못을 이야기했고 앞으로의 결의를 다짐했다.

대원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다시금 당부해놓고 밭으로 나가셨다. 밭에서는 아직도 쉬고들계셨다.

《증손이, 너 응화네 집에 갔다오더니 기분이 좋지 않았구나. 무슨 좋지 않은 일이라도 있었니?》 하고 할아버님께서 물으셨다.

《쉴참에 와서 검사를 하겠으니 아침에 다 해놓으라구 숙제를 내주었는데 숙제는 안하구 새둥지를 털러 나갔거든요.》

《학생이 선생의 말을 잘 안듣는걸 보니 선생이 좀 약한 모양이구나. 허허허… 그래서 어떻게 하구 왔니?》

《점심참에 다시 만나자구 하구서 돌아왔지요 뭐. 단단히 말을 했으니까 이번에는 해놓을거예요. 꼭 하겠다고 약속했거던요.》

《학교에 못다니는 동무들에게 글을 배워주겠다는 생각은 아주 좋은 생각이다. 좋은 생각을 했으면 어떤 일이 있어도 그 일을 해놔야 한다. 응화가 공부하기 싫어할수도 있지. 노는것이 공부하는것보다 시재는 좋거든. 그렇지만 글을 배워주려면 종아리를 치면서라도 배워주어야 한다.

당장에는 그애가 좋아하지 않을수도 있지. 그러나 앞으로는 그 애도 그것을 깨달을 때가 있게 되느니라.

너의 아버지는 어려서 서당에 다닐 때 뒤떨어진 아이들을 애써 도와주었단다. 그래서 아이들이 너의 아버지를 무척 따랐지. 그런데 좋지 못한 훈장놈이 온댐부터 서당을 그만두고 말지 않았니.》

《훈장이 어떤 사람이였나요?》 하고 대원수님께서 물으셨다.

《그 얘기를 좀 들어보겠냐?》

《예!》

이런 이야기를 하는 동안에 작은어머님은 쑥을 한아름 뽑아다 밭뚝에 놓고 어느덧 밭에 들어가서 김을 매기 시작하시였다.

《그럼 김을 매면서 이야기를 하자.》

모두들 다시 밭이랑을 타고 김을 매기 시작하시였다. 할아버님께서는 김을 매시면서 이야기를 꺼내시였다.

《너의 아버지가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는 한문서당에 다녔단다. 그때 서당훈장이란자가 그리 좋은 사람이 아니였지. 그자는 돈냥이나 있어서 자주 술병이라도 사다주는 집의 아이들은 곱다구 했지만 우리네처럼 돈없는 집 아이들은 쓴 오이보듯 하지 않았겠니. 그런데 너의 아버지는 어린 눈으로도 벌써 그자의 하는 행동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있었는데 어느날 강을 받게 되지 않았겠니?》

《할아버지, 강을 받는다는게 뭐나요?》

《강을 받는다는것은 너희들이 학교에서 시험을 받는것과 비슷한거란다. 강은 보름에 한번씩 받게 되는데 그날은 학부형들은 물론이고 학부형 아닌 마을사람들까지도 강받는 구경을 하려구 서당으로 모여든단다. 서당아이들은 어른들이 가뜩 모여앉은데서 보름동안 배운것중에서 선생이 외우라는 대목을 외우구 글의 뜻을 설명하게 되여있단다. 그래서 외우기두 잘하고 뜻두 아주 썩 잘 설명한 아이에게는 〈순순통〉을 준단다. 말하자면 최우등과 같은게지. 그리구 보통으로 잘한 아이에게는 〈순통〉을 주구. 그건 우등과 같다구 말할수 있지. 그리구 겨우 합격을 한 아이에게는 〈통〉을 주구 외우지도 못하고 뜻도 대지 못하는 아이에게는 아무것도 주지 않는단다.》

《그건 무슨 통신부같은걸 주나요?》

《그렇게 뭘 내주는것이 아니라 강을 받기 전에 서당에 다니는 아이들의 이름을 큰 종이에 죽 써놓았다가 그 이름우에다 〈순순통〉이니 〈순통〉이니 〈통〉이니 하는 표식을 해서 장원과 부장원하는 아이들에게 그 종이를 내준단다. 그러면 그 아이들은 그 강지를 받아다가 자랑거리로 자기네 집 벽에다 척 붙인단다. 너희들도 학교에서 상장을 타오면 사진틀 같은데 넣어서 척 걸어두지 않냐.》

《아이들의 이름을 모두 다 쓰니까 굉장히 큰 종이겠구만요.》

《서당아이들의 이름을 다 써넣어야 하니까 무척 크지. 그리구 장원과 부장원을 한 아이들에게는 상으로 돈까지 준단다.》

《그 돈은 어디서 나나요?》

《그것은 강을 받는 아이들이 〈강전〉이라구 해서 몇푼씩 모아서 장원과 부장원하는 아이들에게 상으로 주는거란다.

그런데 그 훈장놈은 글도 좔좔 외우구 뜻두 아주 썩 잘 댄 너의 아버지는 〈순통〉을 주구, 부자집아이는 너의 아버지와 같은 책을 배웠는데 몇줄 외우지두 못하구 막히구 말았는데두 〈됐다. 아주 썩 잘 외웠다.〉구 하더니만 〈순순통〉을 주지 않겠니. 이렇게 되자 이구석저구석에서 쑤군덕거리기는 했으나 감히 훈장의 처사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었구나!》

《야! 정말 그런걸 보구서 어떻게 가만히 있겠어요.》

《그래서 너의 아버지는 훈장놈에게 대들지 않았겠니. 〈선생님, 어떻게 그렇게 할수 있습니까? 글도 거침없이 외우구 뜻두 잘 댄 아이들은 〈순통〉이나 〈통〉을 주구 외우다가 막히고만 아이는 〈순순통〉을 줄수 있는가 말입니다. 돈있는 집 아이만 알아주는 이따위 서당에 나는 다니지 않겠어요. 여기 아니면 글배울데 없겠어요?〉

이렇게 대들더니만 밖으로 뛰여나오지 않았겠니. 판이 이렇게 되자 다른 아이들도 너의 아버지를 따라 여러명이 나오게 되였고 어른들도 머리를 끄덕이면서 방에서 나오구 말았구나. 이쯤 되다나니 훈장에 대한 소문이 쭉 퍼지게 되였단다. 그리구 네 아버지는 다음날부터 서당에 나가질 않더구나. 이렇게 되자 훈장놈도 자기의 잘못을 깨달았는지 그렇지 않으면 밥통이 떨어질것이 겁이 났던지 나한테 찾아와서 제발 잘못했으니 아이를 서당에 보내달라구 싹싹 빌더구나.》

할아버님께서는 빙그레 웃으시며 대통에 담배를 담더니 몇모금 태우셨다.

《그래서 다시 서당에 나갔나요?》 하고 대원수님께서 물으시자 할아버님께서는 이야기를 계속하셨다.

《괘씸한 생각을 해서는 네 아버지를 서당에 보내고싶지 않더라만 너무두 빌기에 네 아버지의 의향을 알아보기두 할겸 서당에 나가라고 이야기하질 않았니. 그랬더니 네 아버지는 펄쩍 뛰면서 공부를 못할지언정 그런 서당에는 아예 가지 않겠다구 뚝 잘라매지 않겠니.》

《그래서 서당에 못다니시구 말았겠구만요.》

《그대신 학교에 붙었지. 너의 아버지는 자기만이 아니라 여러 아이들에게 〈그런 선생에게서 뭘 배우겠는가. 우리 다같이 학교에 다니자.〉 이렇게 깨우쳐가지구 여러 아이들이 학교루 갔단다. 하기야 그때 학교로 간거야 아주 잘한 일이였지. 그렇게 너의 아버지는 옳다고 생각한것은 몸이 가루가 될지언정 해내지마는 옳지 않다구 생각하는것은 아예 하지 않는 그런 성미였단다.》

《아버지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구만요.》

《많지. 더 들어보겠냐?》

《예.》

할아버님께서는 얼굴에 웃음을 띠우시고 대원수님을 바라보시더니 이야기를 계속하셨다.

《너의 아버지는 어려서부터 일본놈이나 미국놈은 꼭같은 도적놈들이라구 하면서 한사코 미워했단다.》

《할아버지! 만경대에 기여들어서 늙은이에게 행패를 한 왜놈을 아버지가 몽둥이로 갈겨주었다지요?》

《음, 그 얘기는 너두 아는구나. 그때 대단했단다. 들메나무에 비끄러맨 왜놈을 얼마나 두들겨팼던지 지주네 집에서는 자기네 마당에서 사람이 죽는다구 돌아치던 꼴이 눈에 선하구나.

너의 아버지는 어려서부터 이때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일본놈들을 쳐물리치구 우리 나라의 독립을 찾기 위해서 싸우고있지. 그러니 얼마나 장하냐.

너두 네 아버지처럼 그렇게 굳센 사람이 되여라. 알겠느냐.》

《예!》

이때 말없이 할아버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김을 매나가시던 할머님께서 한숨을 지으며 말씀하셨다.

《하늘두 무심하지. 그렇게 애쓰는데도 아직 하자는 일은 성공하지 못하구 죽을 고초만 겪구 제고장에서두 살지 못하구 밤낮 떠돌아만 다니구있으니…》

할머님께서는 치마자락으로 눈물을 씻으셨다.

《울긴 또 왜 우노. 눈물이 저렇게 많다구야. 아 그래, 빼앗긴 나라를 다시 찾자는 일이 그렇게 하루나 이틀에 끝날줄 아우?

형직이가 하다가 못하면 증손이가 해야지. 그래서 끝장을 보아야 한단 말이요. 큰일을 하는 아들, 손자를 둔 우리두 마음을 좀 크게 먹어야지 그렇게 옹졸하거나 성급히 생각해서는 못써.》

할아버님의 말씀이였다 . 그러나 이렇게 말씀하시는 할아버님께서도 주먹으로 코물을 씻으셨다.

《낸들 왜 그런걸 모르는줄 아시우? 령감두 참!》

《그런걸 알면 눈물을 흘릴것이 아니라 눈에서 불덩어리를 내뿜어야지.》

할아버님의 거센 목소리였다.

《잘 들어두어라. 형님이 하려던 일을 못다하시면 성주 네가 해서라두 그 일을 꼭 성사해야 한다.》

작은아버님의 말씀이였다. 대원수님께서는 이 말에 대하여 뭐라고 대답은 하지 않으셨으나 깊은 생각에 잠기시여 할아버님의 말씀대로 꼭 하리라고 굳게 속다짐하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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