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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회


자강도소년


김 정 희

1

2월입니다.

운동장을 따라 병풍처럼 둘러선 나무가지마다에 탐스러운 눈꽃이 아름답게 피여나 황홀경을 이루었습니다. 호- 하고 불면 훌 날아가버릴것만 같은 눈송이, 그 눈송이속을 뛰여다니는 재미나는 축구경기, 즐거운 등산길, 땀을 쥐고 날아내리는 신바람나는 스키타기…

뜻깊은 광명성절을 맞으며 시작된 이 야영은 아이들의 행복한 꿈과 희망을 한껏 꽃피워주는 즐거운 나날이였습니다.

오늘은 야영소적인 예술공연의 날, 진국이는 아름다운 무리등이 쏟아져내리는 황홀한 극장무대에 나섰습니다.

맑고 고운 목소리로 목청껏 노래를 불렀습니다.


4월도 봄명절 우리 장군님

초소의 병사들 찾아가는 길

진국이가 노래를 부르는 그 시각.

경애하는 아버지 김정은원수님께서는 바로 진국이네 아버지가 대대장으로 복무하는 군부대에 찾아오셨습니다. 방금 퍼져오르는 아침해살을 받으며 산골길을 달려온 야전차들이 부대마당에 들어서자 폭풍같은 만세의 환호성이 터져올랐습니다.

부대장의 영접보고를 받으시고 병사들의 환호에 따뜻한 답례를 보내시는 경애하는 원수님의 마음은 언제나 자신께서 맡겨주신 어려운 과업들을 훌륭히 해제낀 자랑많은 부대를 찾으신 기쁨으로 더없이 즐거우시였습니다.

방금 시작한 건설의 자재보장대책도 세워주시고 속도와 질을 최상으로 높이기 위한 방도도 하나하나 가르쳐주시던 경애하는 원수님께서는 그보다 더 중요한것은 병사들의 건강을 잘 돌보는것이라고 하시면서 후방기지들을 돌아보자고 하시였습니다. 콩창고며 온실, 버섯재배장들을 돌아보신 원수님께서 어느 한 병실에 들어서시였을 때였습니다.

질서있게 정돈된 그 병실에서 뜻밖에도 향긋한 쑥냄새가 물씬 풍겨왔습니다.

《쑥냄새가 나누만?!》

경애하는 원수님께서는 침대머리맡쪽에 하나같이 걸어놓은 배띠들을 알아보시였습니다.

경애하는 원수님께서는 가까이 다가가시여 그중에서 하나를 벗겨드시고 눈여겨보시였습니다. 재봉기로 꼼꼼히 누빈 바느질자리, 손끝에 마쳐오는 보드라운 쑥솜맛… 정말 보통 정성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시였습니다.

누구인가 이렇듯 병사들을 위해서 아낌없는 지성을 바쳐가고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후더워나시였습니다.

《이건 누구의 솜씨입니까? 정성이 대단합니다.》

《저…》

대대장아저씨가 송구스러워하면서 선뜻 대답을 못 드리는데 뒤에서 대대정치지도원아저씨가 한걸음 쑥 나섰습니다.

《최고사령관동지! 이 쑥배띠들은 열네살난 우리 대대장동지의 아들이 만들어온것입니다. 처음엔 어머니의 도움을 받으면서 만들군 했는데 지금은 혼자서도 곧잘 만든다고 합니다. 이 배띠들은 3일전에 새로 해온것들입니다. 그 앤 벌써 3년째 이 일을 해오고있습니다.》

《그게 정말이요?》

경애하는 원수님께서는 무척 놀라시였습니다.

글쎄 쑥이야 혼자서도 뜯어올수 있겠지, 그런데 재봉기까지 돌리다니, 그것도 한창 놀음밖에 모를 열네살소년이… 벌써 3년째라…

《그 애 이름이 뭐요?》

《김진국입니다.》

이번에는 진국의 아버지인 대대장아저씨가 어줍게 말씀드렸습니다.

《진국이…》

정치지도원아저씨는 경애하는 원수님께 진국에 대한 자랑을 더 말씀드리고싶어 견딜수가 없었습니다.

《최고사령관동지! 진국이의 마음속엔 온통 군대생각밖에 없습니다.》

《군대생각이라… 어디 그 애의 이야기를 더 들어봅시다.》

경애하는 원수님께서는 흥미있게 그의 말을 다 받아주시였습니다.

해마다 건군절이 오면 어머니의 도움을 받으며 갖가지 약초들로 보약을 만들어온 일, 토끼를 길러 곰을 해오던 일… 진국이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많고도 많았습니다.

《정말 기특한 애입니다.》

철없는 어린 아들의 소행을 칭찬해주시는 경애하는 원수님을 우러르는 대대장아저씨의 눈가에 행복의 눈물이 고였습니다.

《그 앤 늘 건군절이 제 생일인것을 제일 큰 자랑으로 여기고있습니다. 지난해 4. 25날에는 어뜩새벽에 제 군복을 입고 사라져서 큰 소동이 일어났댔습니다. 전날부터 진짜군복을 입고 사진을 찍고싶다고 조르는걸 승인하지 않았더니 새벽에 몰래 달아나지 않았겠습니까.》

《하하하, 좋구만! 그 나이에 벌써부터 군복을 좋아한다는게 얼마나 좋은 일이요. 그래서 그 애가 대대장동무의 군복을 입고 사진을 찍었습니까?》

《아쉽게도 우리 마을 사진사가 이웃농장마을에 잔치사진을 찍으러갔다가 오지 않아서 그냥 돌아왔습니다.》

《음…》

경애하는 원수님께서는 한동안 진국이의 얼굴을 그려보시듯 다정한 미소만 짓고계시였습니다.

《대끝에서 대가 나온다는 격언이 틀리지 않습니다. 진국이야 할아버지부터가 전쟁로병이니 그 손자가 어련하겠습니까. 어쨌든 열네살 어린아이가 3년동안이나 원군을 해왔다는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가만, 대대장동무, 진국이를 데려올수 없습니까. 내 아무리 바빠도 그 애를 만나 칭찬해주고 가고싶어 그럽니다.》

《예?! 진국이를 말입니까?》

대대장아저씨는 깜짝 놀랐습니다. 어찌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나라일에 그토록 바쁘신 원수님께서 이름없는 한 산골소년의 자그마한 원군소행을 두고 그리도 기뻐하시며 몸소 만나주시겠다고까지 하실줄이야.…

대대장아저씨는 너무도 고마와서 끝내 눈물을 흘리고야말았습니다.

《최고사령관동지! 고맙습니다. 지금 진국이는 장자산소년단야영소에서 즐거운 야영생활을 하고있습니다.》

《그렇소?! 그거 정말 기쁜 일이구만.… 그래 지금이 2월이니 등산이랑 하기엔 참 좋은 계절이지. …》

경애하는 원수님께서는 조용히 병실을 거니시였습니다. 진국이의 정성이 깃든 쑥배띠들도 다시 만져보시고 의자에 놓여있는 쑥방석우에도 정다운 손길을 얹어보시였습니다.

이런 일은 고향집어머니들만이 할수 있는 일이지, 고향집어머니만이.…

《진국이에게 전해주시오, 훌륭한 일을 많이 한 진국이를 만나보지 못하고 가는것이 섭섭하지만 더 좋은 곳에 갔으니 나도 기쁘다고… 인민군대를 진심으로 도와준 진국이를 내가 칭찬했다고 꼭 전해주시오.》

경애하는 원수님께서는 이렇듯 진국이에게 크나큰 은정을 베풀어주시고 부대를 떠나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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