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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회


약 속


3

원수님께서 보아주신 큰방에 걸려있는 혁이의 독사진, 그 사진을 찍을 때까지만 해도 혁이는 금시 하늘의 별이라도 딸듯 한 기분이였습니다.

중학교에 올라와 축구학급에 들어간지 몇달 안되여 팀의 오른쪽날개로 뽑힌 혁이입니다. 게다가 축구소조선생님 역시 부풀대로 부푼 혁이의 가슴에 자신심을 한가득 불어넣어주었습니다.

《확실히 넌 딴애들보다 발전이 빨라. 그런 속도면 몇년안에 축구전문가들이 탐내는 선수가 될수 있어.》

혁이는 밤늦도록 훈련에 훈련을 거듭했습니다. 학교의 상급생형님들의 팀에도 당당히 속해 경기에 참가하는 때도 드문했습니다. 만나는 애들마다 혁이의 운동복에 새겨진 10번을 이름처럼 불러주었고 경기때면 구경왔던 학부형들까지도 그의 공다루는 솜씨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 나날 혁이의 가슴 한복판에 생각만 해도 마음 울렁이게 하는 남모르는 희망이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나도 조선의 10번이 될테다. 우리 나라를 빛내이는 세계적인 축구선수가 될테다!)

하루는 그 마음을 아버지와 어머니앞에 척 열어보았습니다.

어머니가 웃음속에 퉁을 놓았습니다.

《어이구, 개천에서 룡이 난다더니 로동자의 집에서 세계적인 축구선수라, 호호… 어마어마해도 듣기는 좋구나.》

《쳇, 내가 그렇게 못될줄 알아요?》

혁이의 볼부은 소리에 아버지의 핀잔이 뒤따랐습니다.

《사람이 일도 치기 전에 소리부터 높아선 큰일을 못한다. 우선 학교에서, 다음엔 구역, 시급에서… 이렇게 한단한단 밟아오르기 위한 노력부터 해야 실속있는 꿈이 되는거다.》

물론 아버지의 그 말이 그른데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왜서인지 마음에 차지 않았습니다.

(아니, 사람은 우선 목표부터 크게 세우고봐야 해.)

다음날로 혁이네 집벽에 커다란 독사진이 나붙었습니다. 그리고 아침저녁으로 그 사진을 들여다보며 자기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훈련의 날과 날을 맞고보냈습니다.

그런데 저 멀리 하늘가로 나래치던 혁이의 꿈이 그만 저도 모르는새 나래를 접히우게 될줄이야.…

그것은 얼마전에 있은 구역과외체육학교팀과의 경기때부터였습니다. 체육을 전문으로 하는 학교애들과의 축구경기는 혁이네에게 있어 처음이라고 할수 있었습니다.

학교소조에서는 선수들의 경기담을 키워주기 위하여 이웃 중학교들과만이 아니라 과외체육학교팀과도 대담하게 경기를 조직했던것입니다. 그런데 그 경기에서 혁이는 자기의 솜씨를 크게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상대편의 공빼몰기기술이 압도적인데다 속도가 빠른 혁이한테 상대측선수가 찰거마리마냥 검질기게 붙어다니다나니 꼴 한번 넣어보지 못한채 3 대 0이라는 점수차이로 지고말았던것입니다. 그후 두번째 경기에서도 혁이네는 패전의 쓴맛을 보았습니다. 한데 그보다 더 혁이를 실망케 한것은 기막힌 차넣기기술을 보여주어 혁이의 쩍 벌어진 입을 한동안이나 다물지 못하게 한 상대편의 중앙공격수가 자기보다 아래학년이라는 사실이였습니다.

키가 어슷비슷해 그렇지 여러 애들이 동생벌이 된다는것을 알았을 때 혁이는 기껏 부풀었던 가슴이 순간에 허우룩해났습니다.

《챠, 축구를 배운지 이제 겨우 2년째라구? 아직 풋내기에 풋내기로구나. 나도 소학교때부터 시작했지만 전문가들의 눈으로 보면 늦둥이나 다름없다고 할수 있지. 과외체육학교뿐이겠니? 체육단들에서도 벌써 앞이 쭉 내다보이는 애들은 어릴 때부터 제꺽 빨아올린단 말이야. 그렇다고 맥을 놓을건 없어. 꼭 전문축구선수가 되여야 한다는 법은 없으니까.》

병원에서 함께 입원생활을 한 어느 한 체육단에서 축구선수로 있는 형님이 해준 말입니다.

그 말은 다시금 혁이의 가슴에 뿌리내린 소중한 희망을 마구 흔들어놓는듯 했습니다.

그러니 나의 꿈은 하늘의 별과 같은것이 아닐가? 하늘의 별을 딸수 없듯이 이룰수 없는 허황한 꿈이 아닐가 하는데로 마음은 서서히 기울어져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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