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밝은 하늘
3
만세, 감격, 환호의 열광…
최정국은 흥분될대로 흥분되여
지금 적들이 남쪽에서 우리를 먹자고 쉬파리떼처럼 새까맣게 덤벼들고있지만 우리는 하늘을 통채로 비워놓고 제1차 비행사대회를 가진다고, 이것자체가 우리의 승리라고, 이제는
과연 거인이시다. 이 세상 제일
만세의 환호성! 우렁찬 박수!
마침내 력사적인 대회가 끝났다.
그런데 웬일인가.
순간 장내가 조용해졌다. 긴장해질대로 긴장해졌다. 침묵… 침묵…
혹시 전투임무를 주시려는것은 아닐가. 놈들이 리성을 잃고 감히?…
하지만
《대회는 끝났지만 동무들과 한가지 더 의논할게 있습니다. 내가 한 녀성비행사동무와 한 약속과 관련한 문제입니다.
방연순동무! 연순동무, 어디에 앉아있소?》
최정국은 그만 깜짝 놀랐다.
《옛! 여기 있습니다.》
녀성비행사들 뒤쪽에서 방연순이 상큼 일어났다.
《그래, 아기이름을 지었소?》
《못 지었습니다.》
챙챙한 목소리.
최정국은 그만 눈이 둥그래졌다.
(아니, 저 애가 끝내?)
《그런데 부사령관동무에겐 이름은 지었지만 안 대주겠다고 했다면서?》
방연순이 살짝 얼굴을 붉히며 응석어린 어조로 말씀드렸다.
《사실…
장내에서 와- 하고 웃음이 터져올랐다.
(저런, 저런… 여기가 어디라구 이 큰아버지 망신을 시키면서…)
최정국은 몸둘바를 몰라하며 얼굴이 벌개져서 엉거주춤 일어서기까지 했다.
《소소한 문제라, 연순동무에게도 그게 소소한 문제요?》
《저에겐… 사실… 큰 문제입니다.》
방연순의 당돌한 대답.
《그럴테지. 하지만 동무들에게는 설사 작은 문제라 하여도 이
내 그럴줄 알았소. 아무렴 이
《그렇습니다.》
방연순의 조금도 구김살 없는 명랑한 대답소리에 모두들 또다시 와- 하고 웃었다.
그 순간 방연순은 얼른 남편쪽을 스쳐보았다. 사실 그들은 최정국의 전화를 받고 생각들이 많았었다. 김명숙이랑 부대전우들이 집체작으로 이름을 지어왔을 때도 그랬다.
사회주의강국건설의 모든 중하를 한몸에 안으신 그처럼 바쁘신
왜서인지 친정아버지에게 아기이름을 지어달라고 부탁한듯 한 그런 안정감과 행복감에 잠기게 되는것을 어찌할수가 없었었다.
이어 우렁우렁하신
《내 아기의 이름을 오래동안 생각해보았습니다. 연순동무! 당을 따라 변함없이 충정의 길을 가라는 의미에서 이름을 〈충도〉라고 하는것이 어떻습니까?》
정적, 정적. 물을 뿌린듯 한 고요한 정적속에 이런 속삭이듯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충도? 충도! 리충도!》
입속으로 가만히 외워보던 방연순이 소녀들처럼 두손바닥을 짝- 소리나게 마주쳤다.
《좋습니다,
만세라도 부를듯 콩당 뛰여오르며 기뻐 어쩔줄 모르는 그를 보며 최정국은 어이없어 허- 하고 웃고말았다.
《허허허, 만점짜리라. 동무들의 마음에 든다니 됐구만. …》
순간 장내엔 우렁찬 환호소리와 함께 우뢰같은 박수소리가 터져올랐다.
최정국의 가슴은 활화산처럼 막 끓어올랐다.
천만대적을 쥐락펴락하시며 이 행성의 평화를 지켜가시는 이 세상 제일
그렇다, 우리 전사들의 일이라면 사소한 문제라도 그렇게 크게, 중대사로 여기시는
충도! 충도! 이 대회도 충도였다. 영원한 충정의 길에서 제2, 제3의 길영조들을 끝없이 탄생시킬 력사의 대회합이였다.
대회장은 점점 더 커지는 만세의 환호성으로 떠나갈듯 했다.
그 대회장우에 펼쳐진 하늘은 티 한점 없이 맑고도 푸르렀다.
영원히 맑고 푸를
주체103(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