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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2 회

2. 신념의 빛을 따라

신념의 종군

피젖은 락동강반의 전호속에서


락동강!

이 말을 조용히 외우면 삼천리강토의 남단을 흐르는 이 강이 전쟁을 겪은 모든 조선사람들, 조선전쟁사에 대하여 아는 세계의 량심들에 력력히 새겨져있는 1950년대 조선전쟁의 가혹성, 참혹성과 함께 빛나는 영웅성에 대한 추억도 뜨겁게 불러일으켜준다.

피가 흘렀던 락동강이여, 그대 70년이 지난 오늘에도 잊지 않았으리라. 바로 그대 품에서 얼마나 많은 인민군용사들이 한치한치의 땅을 위해, 한치한치의 전진을 위해 혈전에 혈전을 거듭했던가.

벌써 8월이였다. 위대한 김일성장군님의 작전적방침에 따라 남진하는 인민군용사들은 치렬하게 벌어지는 전투의 련속속에서도 진격속도를 높이여 드디여 조국의 마지막장강 락동강대안에 이르렀다.

인민군전사들의 눈앞에 락동강의 유유한 흐름이 펼쳐졌다.

아, 락동강! 여기까지 오면서 승리의 계선을 향하여 달려온 나날은 그 얼마였으며 피흘리며 쓰러진 용사들은 또 얼마였던가.

인민군용사들의 가슴에는 격정이 끓어올랐다. 김사량의 심정은 그보다 더하였다. 피로 쓴 종군기들과 더불어 예까지 달려왔다는 생각에 그는 울먹이는 마음을 진정할수 없었다.

압록강과 두만강, 대동강과 청천강을 비롯한 북녘의 물을 마시고 자라난 병사들로서 눈앞에 펼쳐진 조국의 남단을 꿰질러 부산을 거쳐 남해로 흘러드는 락동강의 풍경을 안아보는 감회는 참으로 류다른것이였다.

조국의 남단에 있는 강이였지만 북녘과 다른것이 있다면 오직 하나 무성한 갈밭사이로 여기저기에 펼쳐진 참대숲뿐이였고 시원한 물맛이며 강기슭의 그윽한 목가적인 정서도 압록강이나 대동강과 조금도 다름이 없었다.

억양높은 령남과 호남특유의 사투리와 함께 어디선가 예로부터 전해온다는 이 고장의 구성진 민요가락이 시원한 강바람에 은은히 실려오는것만 같았다.


봄마다 봄마다 불어내리는 락동강물

구미벌에 이르러 넘쳐넘쳐 흐르네

흐르네 에 헤야


태백산줄기의 험준한 골짜기들에서 터진 무수한 샘줄기들이 한데 모여 이룬 사방 수십여개의 강흐름을 지류로 삼고 유구한 세월 령남벌을 적시며 남해로 흘러드는 우리 나라 3대장강의 하나인 락동강은 《만목숨 만만목숨의 젖이 된다네》라는 남도민요의 구성진 가락처럼 령남벌의 젖줄기라고 할수 있다.

그러던 락동강이 이제 와서 침략자들과 판가름하는 가장 치렬한 대결장으로 화하여 불과 불이 맞부딪쳐 화염이 부글부글 끓어번지는 강이 될줄이야 어찌 알았으랴!

김사량은 해방전에 락동강일대를 와본적이 여러번 있어 이 지대를 누구보다 잘 알았다. 그런데 락동강좌안의 깎아지른듯 한 절벽이며 산봉우리들, 강뚝들은 모두 아군을 노린 적들의 거대한 불구멍으로 되여버림으로써 이제 와서는 강기슭의 고즈넉한 정서란 도무지 찾아볼수 없게 되였으니 그의 마음은 쓰리고 아팠다.

태평양을 건너온 양키무리들의 구두발에 어지러워진 락동강물결우에는 남녘땅인민들의 사무친 원한이 비껴흐르는것 같았고 강기슭을 스치는 물소리조차 눈물과 고통속에 참을수 없는 수난을 어서빨리 끝장내달라는 남녘동포들의 피타는 절규와도 같았다.

시원한 강바람에 멀리 남해의 비릿한 바다향기가 물씬 풍겨오는듯 인민군전투원들가운데는 난생처음으로 바다와 맞다들게 된 산골내기들도 있었다.

아, 락동강, 이제 우리는 너를 건느리라!

김사량은 이렇게 소리치며 인민군전사들을 정겹게 바라보았다. 신들메를 조이는 인민군용사들은 락동강을 마치 힘겹게 달려온 마라손주로의 결승선으로 생각하며 도하준비를 다그치고있었다.

락동강을 피로 물들이며, 아니 피가 흐르는 락동강을 드디여 도하하여 30리 떨어진 왜관을 해방하고 8.15를 맞게 된 인민군전사들과 더불어 김사량의 감회는 남달리 컸다.

8.15! 해방의 그날을 위하여 이 나라 민족이 흘린 피는 그 얼마였던가. 헌데 오늘 또다시 그 8.15를 지키고 전 남녘땅을 해방하기 위하여 또 피를 흘리고있지 않는가.

명절을 계기로 김사량은 중좌로 승급되였다. 뜻깊게 8.15를 보낸 김사량은 성주, 고령, 합천 등 대구를 옆구리에서 압박하고있는 락동강대안의 인민군대부대들의 전투상황을 돌아보고 락동강도하작전을 취급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가 자기 생애에서 마지막으로 쓴 종군기들중의 하나인 《락동강반의 전호속에서》였다.

아무리 락동강일대에서의 인민군전사들의 영웅적위훈을 잘 그려낸다 해도 김사량의 종군기 《락동강반의 전호속에서》를 대신할수 없다. 불과 불이 오가는 전장의 한가운데서 함께 피를 흘리며 쓴 종군기, 그 글발마다에, 그 글줄마다에 맥박치는 그 종군기의 숨결을 어떻게 오늘날에 그대로 재현한단 말인가.

아래에 《로동신문》 1950년 9월 3일부와 4일부에 실렸던 살아 숨쉬는것 같은 종군기의 전문을 전한다.


락동강반의 전호속에서


1. 도하작전

개전이래의 처참가렬한 격전이 락동강반에 전개되고있다.

노도와 같이 내닫는 아군의 맹렬한 추격에 철교와 인도교를 파괴하고 달아뛰던 미군과 《국방군》은 돌아서서 락동강반에 대병력을 집결하고 최후적방어전에서 최후의 발악을 다하고있다.

대구서부의 《국군》과 미국놈들의 악마적인 인민도살과 초토전술은 더욱 발광상태에 이르고 적공군의 폭격과 기총과 로케트포의 사격은 문자그대로 발악을 다하고있다.

대구까지 떨어지면 전혀 살길이 없는 놈들이다.

대구를 중심하여 아군의 그물은 차츰 조여들고있다. 대구는 여기서 불과 100리다.

미군과 《국방군》의 주력은 지금 락동강대안고지에 총집중하였다. 우리 주타격방향에서 여직 자취를 감추었던 《국방군》까지 최후의 이 결전에 동원되여 미군과 협동작전을 전개하고있다.

대구의 방송은 넉두리처럼 《최후의 결전》, 《최후의 결전》하고 자기네의 장송곡을 부르고있다.

락동강대안에 집결한 적의 병력은 지금 미군 2개 사단으로 추정된다. 놈들은 지극히 유리한 지형을 리용하여 모조리 고지에 떼몰려 욱실거린다. 그리고 적의 방어선은 70리의 길이에 이르는 이른바 《철옹성》이다.

적공군은 밤낮없이 하늘우에 살고 대안으로부터 155㎜포를 위주로 하여 포는 있는대로 퍼붓고 총탄은 비오듯 한다.

놈들은 락동강을 포탄과 폭탄과 총탄으로 덮어누르고있다.

놈들은 락동강에 무쇠의 담벽을 내려씌우려 한다.

그러나 8월 ∘∘일 밤 무쇠의 담벽은 드디여 무너지기 시작하였다.

밤 19시부터 이튿날 8시까지 아군전선부대들의 대규모적인 도하작전이 결행되였다.

아군진지로부터는 일제히 포문이 열리였다. 무쇠를 짓녹이는 불꽃이 대안일대를 휩쓸어덮는다. 공중에는 쌍방의 포탄이 그물을 엮듯 오가고 조명탄은 락동강의 흐름을 창백하게 전률시켰다.

이때 돌연 땅크떼와 씨마호트(자행포)떼가 강안에 나타나더니 갑자기 맹렬한 포화를 퍼붓기 시작한다.

적군 전선1대는 아연 급살맞게 헤덤비며 항공대는 공중을 가로세로 째며 미칠듯이 날뛰고 총포탄과 폭탄은 강우에 폭풍우를 일으켰다. 그러나 불을 퍼붓는 우리의 무쇠바위(땅크의 형상적표현)들은 꿈쩍도 않는다.

그런데 보라! 그것들이 갑자기 지동을 일으키더니 불속으로 기여들기 시작하지 않았는가?

움직이는 무쇠의 바위들! 우리들의 땅크떼가 왜관을 향하여 정면도하를 결행케 된것이다.

이와 거의 같은 순간이였다. 땅크떼의 도하지점에서 5~6㎞상류에서는 갑자기 산하를 뒤흔드는 함성이 울리기 시작하였다. 아군의 치렬한 포사격이 대안과수원일대의 적군들을 짓조기는 가운데 우리 보병부대들의 장렬한 도하가 시작된것이다.

300~400m의 화광과 급류속에는 아군들의 철갑모가 새까맣게 범람하였다.

모두 높이 추겨든 한손에는 따발총, 보총, 경기 등 각종 무기가 번뜩인다. 어깨에는 중기며 박격포들을 떠지였다.

으와- 으와- 소리치며 풍우를 몰아가듯 물속을 내닫는 도하부대들의 함성-

도하는 삽시에 성공적으로 완료되였다. 한 부대의 도하소요시간은 1시간 반가량, 적군은 완전히 혼돈되였다.

불의의 지점에서의 대부대의 도하에 벌둥지를 쑤신듯 뒤끓기 시작하였다.

제1선에 내세웠던 《국방군》이 아우성을 치며 퇴각을 개시하여 제2, 제3선에 물러서자 치를 떨고있던 미군들이 황겁하여 퇴각부대에 총포탄을 퍼부어 한참동안 놈들끼리 맞총질이 벌어지는 대혼란이였다.

그러나 놈들에게는 진퇴량난간에 죽음이 있을뿐이다. 죽음의 구렁속에서의 놈들의 최후발악은 다시 계속되였다.

고지는 모두 놈들것이였다. 박격포탄과 각종 포탄이 쏟아져나오며 총탄이 콩볶듯 한다. 이속을 아군부대의 가렬한 진격이 강줄기를 타고 왜관쪽으로 개시되였다.

부대장동지의 진격명령이 전달된것이다.

전사들은 모두 철갑모끈을 고쳐매였다. 번쩍번쩍 포화가 튀는 가운데 전사들은 대렬을 정돈하였다.

서울입성때에 영웅적투쟁을 한 뒤 한강전투에서 부상을 당하여 입원치료중이던 군부대장이 이 도하작전을 지휘하러 엊그제 달려온것이다.

열네살부터 항일빨찌산에 참가하여 반생을 시종일관 조국해방투쟁에 종사해온 열혈애국지사! 아직도 상처가 채 낫지않은 모양이였다. 다리가 약간 절름거리였다.

부대장동지의 명령을 엄숙히 전달한 뒤 짚고 다니던 막대를 높이 쳐들며 웨친다.

《나가자! 앞으로!》, 온몸이 모두다 빳빳이 굳어지는듯 하였다.

군부대장은 선두에 서서 한다리를 끌며 내닫는다. 모든 전사들은 일시에 발사된 포탄처럼 몸을 치솟구며 그뒤를 내닫기 시작하였다.

그렇다. 우리 장병들은 모두가 다 포탄인것이다.


2. 336고지의 영웅들

락동강대안은 치마를 두른듯 첩첩 산이다. 도하지점에서 30리 하류의 왜관을 해방하고 대구에로의 대통로를 개척하려면 적군의 고지들을 점령치 않으면 안된다. 여기서 적군부대와의 고지쟁탈전이 미증유의 가혹한 양상을 띠고 전개되였다.

지형은 적에게 지극히 유리하였다. 매개 고지로부터 적군이 포탄을 우박처럼 퍼붓고 기관총탄은 장막을 두를 지경이다. 하늘에서는 적공군이 련달아 급강하를 하며 폭탄과 기총소사를 퍼붓는다.

1분1초도 숨돌릴 사이가 없는 순간들의 련속! 그리고 그것은 한치의 땅을 다투는 처참한 싸움이였다. 낮에 밤을 이어, 낮에 밤을 도와 처처에서 돌격전이 그냥 계속되였다.

적공군의 기총소사와 맹폭격을 피하는 길도 이 돌격이였다. 서로 섭쓸려 돌아가며 수류탄싸움과 창격전이 벌어질 때 하늘을 뒤덮는 적공군도 어쩔줄 모르고 태치듯 공중걸이를 할뿐이였다.

적군의 포들도 갈팡질팡거릴뿐 별도리가 없었다.

《돌격 앞으로!》의 구령소리가 여기저기에 비발치듯 하고 총창을 내두르며 돌격하는 만세소리가 골짜기마다 진동하였다. 적군을 쳐엎으며 진격하는 그 뒤자리마다 부질없이 적공군은 내달으며 빈 골짜기며 돌작지와 숲속을 가릴것 없이, 갈아엎듯이 맹폭으로 짓녹이였다.

도하점앞의 과수원들속에서는 첫날밤부터 가장 처절한 전투가 벌어졌다.

과수원이 련달린 이 남률동일대는 적군들의 피로 물들고 시체로 키를 높이였다. 미국놈과 《국방군》놈과 우리 전사들이 같은 나무에서 같은 과일을 같이 따먹으며 서로 총부리를 맞대는 그러한 육박전이였다. 서로 며칠씩 굶었기때문이다.

정신없이 쓰러졌다 일어나면 적들과 같이 누워있다. 먼저 일어나기내기였다. 캄캄한 속에서 같이 밥을 먹고 날이 밝고 보면 적이였다. 이러한 혼전, 란전이였던것이다.

이와 같은 전투환경속을 아군전사들은 맹호떼처럼 이리저리 날뛴다. 어둠속을 더듬어 하이칼라머리가 끌어잡히기만 하면 단도를 푹푹 찌르며 내달리기도 하였다.

새파란 눈알이 어둠속에 빛나기만 하면 날창으로 꿰뚫었다.

이러한 용맹들이 도대체 어데서 나오는건가?

남의 나라 통일싸움에 공중걸이로 뛰여든 미군야수떼들에 대한 불같은 적개심과 끝끝내 조국과 인민에게 칼을 들고 반역하는 《국방군》반역도당들에 대한 분격이 가슴속에 타오르며 이것들을 우리 국토에서 죽여없애지 않는 한 조국의 통일과 인민의 행복이 없음을 알기때문이다.

미국놈들의 총탄에 쓰러질 때 전사들은 억울해 차마 눈을 감지 못해한다. 《국방군》놈의 총탄에 쓰러질 때 전사들은 최후순간까지 이를 간다.

어느 누가 우리들의 진격을 감히 막을수 있을건가.

고지들을 향하여 아군은 불길이 타오르듯 펄펄 뛰며 달아올랐다. 적군고지가운데서도 락동강변에 깎아질린듯 솟아오른 336고지의 적들은 여기서 가장 완강하였고 또 그것은 가장 높고도 적에게 유리한 고지였다.

거기로부터 중기와 경기가 비발치듯 퍼붓고 총탄이 폭포처럼 쏟아져내린다.

이 336고지 앞고지의 적이 전멸되자 그 고지를 사수할 중대한 임무가 고봉한소속군부대의 1개 중대에 내렸다. 이 중대에서는 일곱명의 결사대가 조직되였다.

그 이름 영원히 청사에 빛날 용사들의 결사대! 그들은 뒤고지 대부대적군의 맹렬한 집중사격과 적공군의 처참한 공습과 적군들의 반돌격속을 실로 련 사흘 그야말로 사수하며 아군부대의 진격을 지원엄호하기에 성공한것이다.

아직 그 동무들 매 개인의 이름과 영웅적인 전투모습은 구체적으로 전달되지 않는다. 그들이 또한 나래를 편듯 산에서 내려와 진격부대와 같이 그냥 앞으로 진격하였기때문이였다.

중상을 당하여 산밑으로 끌려내려온 한 전사로부터 몇마디 그때의 정경을 들었을뿐이다.

모두 하나같이 빛나오르는 공화국의 영웅다운 모습들! 그 우람찬 용감성, 숭고한 전우애, 고귀한 희생정신!

리종렬군관의 지휘밑에 적들의 거듭되는 반돌격을 낮도 밤도 없이 격퇴하는 치렬한 전투속에 그들은 벌써 몇끼씩 먹지 못하였었다. 목이 찢어지게 타오르고 다리가 휘청거린다.

기관총신들은 불같이 달아오른다.

물, 물! 모두들 웨치였다. 물은 운반되였다. 그러나 그들은 짐짓 놀랜듯 손을 당기고 그것으로 총신들을 식히며 마른침을 삼키였다.

번듯할 사이면 적군들이 또다시 밑으로부터 기여오른다.

그들은 중기와 경기를 틀어쥐고 적군에게 불벼락을 들씌우기 시작하였다.

이때에 그들을 배밀이로 찾아다니며 주머니속에 건빵을 한줌에 넣어주는 동무가 있었다. 그것은 민청위원 박호상전사였다.

이런 경우를 예상하여 그는 떠날 때 미리 건빵을 한자루 걸머지고 왔었다. 그는 우리들이 최후까지 싸우며 죽을 자리가 여기라고 웨치며 적군들에게 달려들며 총탄을 퍼부었다.

이때 경기수 한동무가 어깨에 적탄을 맞고 쓰러졌다. 그는 경기를 안아들고 휘두르기 시작하였다.

불개미들처럼 기여오르기 시작한 적군놈들은 이번에는 수류탄을 던져왔다. 놈들의 새로운 《결사대》인것이다.

우리 용사들은 바위를 끼고 달려내려가며 기관총탄을 퍼붓고 또 수류탄을 던지고 부상자들은 잔등으로 바위를 떠밀어내렸다.

마침내 박호상동무도 왼손에 부상을 당하였다. 그 순간 총대가 풀썩 떨어졌다. 그 경기를 다른 동무가 잡았다.

한동무가 달려와 그의 상처에 붕대를 감아주며 어서 후퇴하라고 부르짖었다. 그러나 그는 응하지 않았다. 이때 아군의 탄약은 거의다 떨어졌다.

위생병 리종모동무는 간밤에 적군이 버리고 달아난 중기와 탄약 세상자를 어디에선지 주어메고 달려왔다.

전사 림치규동무가 그 중기를 그러안고 또 기여오르기 시작한 적군들의 머리우에 불을 퍼부었다.

박호상동무는 고지우를 두루 헤매며 탄창들을 가슴에 안고 팔에 걸고 입으로 물고 배밀이로 다가들며 《동무들, 탄약이 있다. 탄약있다!》고 웨치더니 그 자리에서 기진하여 쓰러졌다.

출혈이 심하였던것이다.


3. 전호속의 8.15

락동강전선일대에 13일 20시 정각에 총공격령이 내려 아군진지로부터는 맹렬한 포사격이 전개되였다.

도하부대와의 격렬한 전투끝에 퇴각을 개시한 적군부대들의 머리우에 아군의 포탄이 불벼락을 터치기 시작하였다.

우리들의 군단포도 계속해 울리였다. 물건너 산을 넘어 적진속깊이 포탄들이 날아가는 소리가 우렁우렁 이상한 공기의 진음을 일으킨다.

놈들은 우리 군단포의 포탄을 소리없는 비행기의 폭탄이라고 부르며 치를 떤다. 어디서 날아오는지도 모르게 떠와서는 근 100m주위를 가뭇없이 쓸어엎군 하기때문이다.

간밤에도 군단포는 사위를 제압하며 울리였다. 중기도 쉴사이없이 밤새껏 덜거덕거렸다.

이 총공격가운데 우리는 8.15 5주년 기념일을 중부전야의 전호속에서 맞는다.

이날 4시 정각 우리 땅크부대와 기계화보병부대는 왜관을 완전히 해방시켰고 또 ∘∘부대는 퇴각하는 적부대들을 추격하며 계속 산악전을 전개중이라는 회람판이 우리 전호속으로도 전달되였다.

우리들은 모두 벌떡 일어나 앉았다.

대통로로 내달리면 대구는 이제 60리, 70리이다. 적진영의 가슴패기에는 바람구멍이 뚫리였다.

얼마나 격렬하고도 엄혹한 전투가 계속되던 그날이였던가.

놈들이 손을 들지 않는 한 죽음은 눈섭앞에 있다. ∘∘부대가 또 벌써 성주앞으로 곡선을 질러 과감히 락동강을 도하했다는 소식도 들어왔다.

대구의 옆구리에 비수를 찌르는것이다.

멀리 동부와 남부전선에서도 인민군대가 대진출을 했다는 적들의 비명적인 보도가 대구방송으로도 나왔다. 놈들의 잔등을 지지며 발밑을 후비는 불찜질이 가까왔다.

놈들은 이제 어디로 갈것인가.

정찰대원의 보고가 또 지휘부로 들이닫는다. 미군놈을 70여명 포로했고 또 한 분대가량의 병력은 자진투항해왔다고 한다.

모두 총들을 던지며 옆차기에서 삐라를 꺼내여 펄럭거리며 우먹다리속에서 기여나왔다는것이다. 그것은 아군이 적진속에 뿌린 영문으로 된 투항권고문이였다.

우리들이 전호속에서 8.15축하의 오찬회를 열고 즐기고있을 때에도 이와 같은 미군의 투항소식은 계속해들어왔다.

놈들의 최후진영은 이제 와서 완전히 와해상태에 이르렀다.

패망당한 적들의 림시《수도》 대구방면의 이야기는 도깨비의 전설처럼 바람결에 들려온다.

서울서부터 도주한 류랑가족과 각처 연선에서 끌려간 난민들이 적군부대와 더불어 2, 3백만 대구시내에 들끓는다는 등, 《국방군》과 경관대놈들은 난민들을 앞줄에 내세우고 총알받이로 만들었다는 등, 쌀소두 한말에 2만 5천원을 한다는 등, 시내에 빨찌산이 쳐들어갔다는 등, 대량적인 인민학살이 시작되였다는 등, 부녀자들을 모조리 겁탈하며 사살한다는 등, 전염병이 만연중이라는 등, 아군부대의 일부가 시가전을 전개하는중이라는 등 별의별 소리가 다 들린다.

이래저래 놈들의 최후가 재촉되는 소리뿐이다.

그러나 우리들은 미해방지구 선량한 인민들의 생명과 재산에 대하여 우울한 근심속에 잠긴다.

그러나 해방의 거보는 이날, 이 순간에도 한걸음한걸음 내닫고있다. 참호속에서 맞는 력사적인 8.15 그 감개는 더욱 무량하다.

우리 전선장병들에게는 어제 새옷들이 나오고 오늘 담배가 공급되고 후방인민들로부터의 따뜻한 위문품이 전달되였다.

그리고 각 부대에서는 떡을 치고 소를 잡았고 참호속으로는 술까지 공급되였다.

후방에서는 군대와 인민들간에 경축오락대회가 조직된다고 한다.

오늘도 놈들의 항공대는 우리 전선일대를 헤덤비며 돌아간다. 이것은 남의 잔치를 방해하러 다니는 불망나니떼에 다름없다.

우리들의 대공화력이 일제히 불을 토한다. 포성은 그냥 요란하게 앞뒤에서 울린다.

전호속에서는 노래소리가 들린다. 싸움속에 승리를 축하하며 승리속에 싸움을 재촉하는 8.15!

우리들은 모두 경건한 마음으로 우리들의 영광스러운 오늘의 조국과 이날의 승리를 있게 하신 위대한 령도자이시며 최고사령관이신 내각수상 김일성장군의 건강을 위하여 전사들과 같이 축배를 든다.

또 최전선에서 이 순간도 쉴 사이없이 적을 쳐부시며 전진하고있는 장병들의 승리의 계속을 위하여 축배를 든다.

새로 해방된 인민들의 기쁨을 위하여, 아직도 해방되지 않은 지대의 인민들의 안전을 위하여, 조국의 완전한 통일독립을 위하여 조국과 인민에게 복무하려는 결의를 더욱 굳게 다지는 가운데 축배는 또 거듭되고 거듭된다.

래일의 대구에로의 진격을 위하여 우리들은 어느 누구의 기지에서 장만되였다는지 모를 대구어를 찢으며 임의의 적군 잔여부대들을 억센 기세로써 삼키고있다.

이때 여러 전호속에서 갑자기 와- 하고 떠드는 소리가 들리였다. 적공군의 습격기 한대가 불을 토하며 맞은편 산언덕중허리를 향해 막 틀어박는중이였다.

그렇다. 고사포의 은은한 포성들은 이날의 축포다. 불을 쓰고 떨어지는 적항공기의 최후는 바로 놈들의 최후화상이다.

이날이 어두우면 우리 전선 각 구분대에서는 영예로운 훈장수여식이 열린다.

1950년 8월 15일


종군기는 여기서 끝났다.

구름너머 저 멀리 검푸른 남해바다가 바라보이는 락동강기슭에까지 달려온 인민군전투원들은 뜨거운 감격에 휩싸여 시원한 강바람에 땀젖은 모자를 벗어들고 얼싸안고 돌아갔다.

사량은 저도 모르게 이렇게 웨쳤다.

《남해가 보인다!》

바다와 하늘이 맞붙은것 같은 수평선너머로 남해의 푸른 물결이 인민군용사들을 마중하듯 갈기를 쳐들고 밀려오고 또 밀려와 처절썩 기슭을 치며 어리광치듯 굼실댔다.

인민군전투원들은 《김일성장군 만세!》를 목청껏 웨치며 뜨거운 격정의 눈물을 머금고 멀리 평양의 하늘가를 우러러 충성의 보고를 드리였다.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 조국땅에 기여든 원쑤들을 모조리 때려부시고 남녘땅을 완전히 해방할 때까지 우리의 승리적진군은 계속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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