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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회

제 3 편 오늘의 의미

6

프로그람작업은 계속되고있었다. 젊은 연구사들은 공작기계의 뇌수―콤퓨터형수자조종장치 《조종7호》와 대화하면서 그를 가르치고있었다. 이 전자뇌수는 하루가 다르게 수준이 높아졌다. 이젠 몇가지 변수만 주면 자체로 프로그람을 발생시키면서 곡선을 그려나갔다. 그를 가르치는 연구사들은 점점 더 힘겨워했다.

지학준이는 새 세대답게 프로그람함축에서 재치를 보이군 하였다.

이 전자뇌수는 정확하고 성실하고 믿음성있고 권태를 모르는 학생이였다. 학준이가 잘못 배워주면 꼭꼭 되묻거나 제법 경고를 하기도 하였다.

오늘은 그런 오유통보문을 자주 내보냈다. 마치 이 《조종7호》도 제 생각이 있고 감정이 있는것 같이 느껴졌다. 전자뇌수가 학준이보고 잘못 배워준다고 신경질을 부리고있었다. 이런 제길, 또 오유통보문이다!…

학준은 오늘따라 자기의 제자가 미워났다.

하루종일 콤퓨터수자조종장치와 마주앉아 그와만 통하는 C++언어로 대화를 하고 이제 퇴근하여 할아버지네 집에 가서도 콤퓨터와 책과만 벗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이젠 짜증이 났다.

수도생활이 그리웠다.

전에 실장이였던 리윤덕은 큰 소리로 욕설은 가끔 해도 사람이 여유가 있고 리해력이 있어서 학준은 그 덕에 무슨 일거리를 만들어 시내 연구기관에 다녀오는 식으로 집에도 들리고 동창생들과 만나기도 하였다.

그런데 지금 실장을 하는 진수현은 친절한것 같지만 실은 요구성이 강하고 에누리가 없는 사람이였다. 그는 최일이를 내세워 젊은 연구사들에게 뻐근한 프로그람작업량과 오르기 어려운 높은 목표를 제기하고 드팀없이 받아내는것이였다. 그래서 밤에도 일요일에도 콤퓨터와 마주앉아야 할 형편이였다.

학준은 기민한 사고와 재치로 아름찬 업무량을 퇴근시간전에 깨끗이 완료하군 하였다.

그래도 최일은 과제부책임자랍시고 곁에서 노상 들볶으며 핀잔을 주었다. 귀공자라느니, 막냉이답다느니, 어느 공사장에 내보내서 몇년 단련시켜야 정신이 들것 같다느니 하면서…

실장이나 최일이보다도 학준이를 더 못살게 구는것은 할아버지 지형원교수였다.

학준이는 중구역에서 나서자랐고 평양제1중학교를 거쳐 평양기계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시내의 연구기관들을 두루 물색하다가 리과대학 부학장인 할아버지에게 손목을 이끌리다싶이하여 은정구역―과학원지구로 오게 되였다.

그가 대학졸업무렵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지형원할아버지는 친할아버지가 아니라 이를테면 작은할아버지였다. 학준이는 지형원교수가 전후 총각시절부터 맡아키운 조카의 아들이였던것이다. 이런 관계를 안 다음에도 지형원할아버지에 대한 학준의 정은 간격이 없었다. 할아버지는 두벌자식들중에서 공부를 특별히 잘했고 유일하게 과학을 하는 학준이를 제일로 위해주었다.

작년 봄에 현대화연구소에 입직했을 때 학준은 집을 갓 떠난 청년의 자립의 감정과 자유로움을 느꼈었다.

그런데 할아버지네 집에서 1년나마 살아보니 못 견디게 구속스러웠다. 할아버지는 늙어가는 징조인지 신경질이 심했는데 말끝마다 철이 없다, 철이 덜 들었다고 잔소리였다. 퇴근해와서 논다고 잔소리를 하였고 연구에 미칠 정도로 몰두하지 않는다고, 생활관이 저조하다고 잔소리를 하였다.

학준은 오늘은 퇴근하여 곧장 집으로 가기가 싫어 정문가에서 서성거리다가 작은 고개를 넘어 평성시내로 들어갔다. 거리는 퇴근길에 오른 사람들의 인파에 잠겨있었다. 쌍쌍이 거니는 청춘남녀들도 보였다. 공원에선 로인들이 장기를 둔다. 저쪽에선 주패를 하고 공기총을 쏜다.

수도에 비하면 지내 소박한 풍경이지만 여기에도 제나름의 생활이 있었다.

음악이 울리는 저 집안에선 당구를 하지 않는가!

학준은 콤퓨터와 마주앉아 해보는 게임에는 이미 싫증을 느꼈지만 실전에는 한번 부닥쳐보고싶었다. 젊은 당구애호가들이 과학원지구에서 넘어온 멀끔한 신진선수를 호기심을 가지고 맞이하였다.

점잖고 말이 적은 젊은이들이였다.

학준은 동년배로 보이는 한 상대와 경기를 벌렸다.

윤택이 나고 묵직한 당구알들이 땍때그르르 귀맛좋은 소리를 내며 푸른 비로도판우에서 서로 부딪치고 흩어져 굴러가군 하였다.

그는 첫 판에서 졌다.

두번째 판에는 손이 좀 풀렸다. 그런데 될듯될듯 하면서도 안되는것이 당구놀이였다. 그의 당구채에 맞은 공들이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고 제멋대로 굴러다녔다.

연거퍼 두번을 패했다.

학준은 한번 더 승부를 다투어보려고 접어들었다.

《이젠 땀이나 좀 들입시다.》

상대가 넌지시 말했다. 맥주를 마시자는 소리였다.

맥주컵을 손에 들고 통성을 하였다. 시도시경영사업소에 다닌다는 그 상대의 몸가짐은 퍼그나 여유있고 아량있어보였다.

학준은 슬그머니 승벽심이 생겼다.

그는 집에 돌아와 저녁밥을 설때리고 제 방에 들어박혀 콤퓨터와 당구경기를 벌렸다. 할아버지는 그의 거동이 이상하게 여겨졌는지 헛기침을 하며 방문을 한번 열어보기까지 하였다. 학준은 얼른 자료파일로 바꾸었다. 하마트면 들킬번 하였다.

이튿날 퇴근시간이 되자 지학준은 앉은 자리에서 콤퓨터에 게임을 펼쳐놓았다.

오늘부터 짬짬이 당구모의경기를 하면서 철저히 《도》를 닦을 계획이였다.

진수현실장이 그에게 다가왔다.

《오늘은 웬일이요? 음, 당구로구만.》

《련습을 좀 해야겠습니다.…》 학준은 멋적게 피식 웃으며 어제 시내 당구장에서 패한 이야기를 하였다.

실장은 학준을 새삼스레 쳐다보았다.

《다시 맞서보겠다는거요?!》

《그저 손들고 물러날수야 없잖습니까.》

《그건 그래, 나하구 한번 해볼가?》

워낙 경기라면 오금을 못쓰고 지기 싫어하는 수현실장이라 학준의 심정이 리해되는 모양이였다.

두사람은 콤퓨터앞에 나란히 앉아 당구게임을 시작하였다.

실장은 당구에는 1학년생이지만 공이 굴러가는 길은 계산할줄 알았다. 당구는 곧 수학이라는 소리도 하였다.

영민한 학준이는 인차 그 묘리를 터득하였다.

점점 신바람이 났다.

그렇지! 흰 당구알은 다른 알락공을 때리면서 자기의 일부 에네르기를 그 공에 넘겨주고 본래의 경로를 변경한다, 공이 당구판모서리에 부딪쳐 튕겨날 때에는 빛의 반사처럼 입사각과 반사각이 같고 당구판의 길이와 너비가 2 대 1로 두개의 정방형을 붙여놓은셈이니 공이 가는 길을 능히 예견할수 있다, 그 계산식은 간단한 산수이다. 자, 다시 해보자!…

실험실 전화기가 뜨르릉 울었다.

실장이 송수화기를 들었다.

《진수현이 전화 받습니다.… 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미리 집에 알려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학준동무는 아직 여기 있습니다. 콤퓨터앞에서… 네… 네…》

학준은 저도 모르게 목을 움츠렸다. 할아버지 지형원교수는 지금 손자가 저녁늦게까지 콤퓨터앞에서 프로그람을 짜는줄 알고 기뻐하는 모양이였다.

학준은 얼굴이 점점 달아올랐다.

전화를 하다가 이쪽을 흘깃 돌아보는 진수현실장도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아마 실장으로서는 스승앞에서 처음으로 거짓보고를 하는것이리라.

《네, 일을 잘합니다. 오늘도 힘든 과제를 해내고… 네, 네.… 안녕히 계십시오.》

지학준은 실장과 공모자가 된것 같은 야릇한 기분이였다.

그는 그래도 체면이 있어서 게임을 걷어치우고 프로그람작업을 좀 더 한 다음 늦게 퇴근하였다.

할아버지는 아빠트마당에서 손자를 기다리고있었다. 그렇게 기뻐하는 할아버지를 처음보는 학준이였다.

학준은 속이 켕겼다. 뉘우침도 들었다. 인젠 당구 같은건 그만두자, 한갖 놀음놀이야, 할아버지를 속이고 그앞에서 실장선생까지 거짓말을 하게 할거야 있는가! 이젠 좀 채심을 하라구, 학준동무!…

그러나 지어먹은 마음 사흘을 못 간다고 그는 당구생각에서 좀체로 벗어날수가 없었다.

짬짬이 당구모의경기를 해보던 그는 문화회관에서 당구대들을 본 생각이 나서 퇴근길에 들려보았다. 과학자들이 찾아와 머리쉼을 하도록 열려 있는 넓은 당구장이였다. 오늘은 네개의 당구대가 다 비여있었다. 학준은 시를 지어 출판물에도 낸다는 회관관장을 졸라서 함께 당구를 해보았다.

다음날부터는 퇴근후에 들려 혼자 당구대주위를 오가며 여러 공들의 자리길을 연구하고 당구채를 손에 익혔다. 일단 손을 대면 끝까지 파고드는 학준이였다.

어느날 저녁 지학준은 평성시내의 그 당구장으로 찾아갔다.

그는 전번에 자기를 이겼던 동년배와 접전하여 가볍게 물리쳤고 패권자라고 뻐기는 30대의 사나이에게 도전하였다.

이번은 3회전이 아니라 5회전경기였다.

두개의 당구채가 당구판우를 가로세로 북나들듯 하는데 가지각색 알들이 참새떼 우는 소리를 내며 부딪치고 흩어졌다.

패권을 다투는 두 선수가 허리를 굽히고 당구채를 내지르며 당구대주위를 오갔다.

성쌓듯 빙 둘러선 구경군들속에서 탄성이 터져오르기도 하고 아쉬운듯 가느다란 한숨소리가 새여나오기도 하였다.

당구채를 병쟁기 쓰듯 하던 패권자의 왼손이 풍을 만난듯 가늘게 떨리기 시작했다.

학준은 여라문개의 공들이 굴러갈 각이한 경로를 환히 내다보고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정신이 샘물처럼 맑아졌다. 이 당구장의 수준이라는것도 이젠 알만 한것이였다.

학준이가 3 대 1로 상대를 눌러놓고 당구애호가들의 부러움과 찬탄속에 겸양의 미소를 지으며 밖으로 나오니 날은 이미 어두워졌다.

그가 집에 들어갔을 때 지형원교수는 식사도 하지 않고 기다리고있었다. 뭔가 눈치를 챈 기색이였다.

《오늘도 유연체계전투를 하느라고 늦었느냐?》

학준은 더는 속일수가 없었다.

《당구장에 갔댔습니다.》

《네가 요즘 놀음에 환장을 했구나, 환장을 했어!》

학준은 오늘은 참을수가 없었다.

《전 오늘 과제를 다 했습니다.》

《그래서 논다는거냐?》

《할아버지, 퇴근후에 휴식하는건 근로자의 권리가 아닙니까.》

《너한텐 그런 권리가 없어.》

《전 그 리유를 모르겠습니다.》

《리유는 명백해. 그건 네가 한창나이 청년이구 과학자이기때문이야. 이젠 알만 하냐?》

《그 말씀엔 론리가 부족합니다.》

《그래서 바로 네 사고수준이 저조하다는게다.》

그 말에 학준이는 불끈하였다. 《할아버진 자꾸 이전 척도를 가지구 지금생활을 재보려고 해요.》

《내가… 내가 낡았다는거지?》

할아버지의 두눈이 이상하게 번쩍거렸다. 이어 우뢰가 칠것 같았다. 그러나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왼쪽가슴을 움켜쥐고 비칠거렸다.

부엌에 있던 할머니가 급히 들어와 그를 부축하며 지청구를 하였다.

《성미두 원 참, 우리 학준이가 대체 뭘 잘못했다구 그러우? 이젠 좀 가만히 계시라구요!》

학준은 그날 밤 별의별 생각을 다했다.

당장 이 집에서 나갈테다, 이거야 숨이 막혀서 살겠나!…

그러나 이튿날 아침에는 인자한 할머니보고 차마 집을 나가겠다는 소리를 할수 없었다.

학준은 온종일 기분이 우울하였다.

저녁무렵에 진수현실장이 그를 자기 방으로 불러들였다. 실장의 안색도 어두웠다.

《어제 저녁에 할아버지가 여기로 찾아오셨댔소. 손자가 일하는걸 보고싶어서 말이요. 난 그분앞에서 아무 변명도 할수가 없었소.》

《…》

학준은 부끄럽기 짝이 없었다. 자기가 실장까지 딱한 처지에 빠뜨린것이였다.

학준동무는 일을 잘합니다, 저녁에도 남아서 작업을 하고있습니다라고 전화로 집에 알려주던 실장이 할아버지가 정작 연구실에 나타나자 얼마나 급하고 송구했겠는가.

그때 난 당구놀이를 하고있었지.

할아버지는 그 과격한 성미에 애꿎은 실장에게까지 섭섭한 소리를 하고 돌아섰을것이다.

《실장선생님… 미안합니다.》 학준이 떠듬거렸다.

《나도 잘못했소. 학준동무 할아버지는 나한텐 스승이요. 정말 선생님을 볼 낯이 없었소.…》

지학준은 자책을 하는 진수현실장을 보니 더욱 후회막급이였다. 그는 가슴이 무너지듯 한숨을 쉬며 그앞에서 어제 밤에 할아버지에게 대든 일까지 떠듬거리며 털어놓았다.

진수현도 몹시 괴로워하였다.

《선생님이 얼마나 상심하셨겠소.… 나도 지금까지 선생님이 지나친 걱정을 한다고 여겼댔소. 로파심이라고만 생각했단 말이요. 이제보니 역시 간단히 스쳐버릴 문제가 아니였소. 우리가 적당히 제 몫을 하는것으로 할바를 다했다고 생각할수 있을가?… 선생님이 무엇을 걱정하고있는지 다시 생각해봐야 할것 같소.》

《…》

《학준동문 아직 할아버지를 다는 모를거요. 지형원선생님은 전쟁때 고중을 다녔소. 채 졸업을 못하고 전후에 쏘련류학생으로 뽑혀가 로모노쏘브명칭 모스크바종합대학에서 배우게 되였소. 그때 대학 학제는 5년이였는데 선생님은 3년반동안에 그 전과정을 마쳤다고 하오. 그리고 나머지 1년반기간은 모스크바 중앙자동화연구소에서 연구사업을 하면서 쏘련과학원 학보에 5건의 론문을 발표하였소. 그래서 쏘련원사와 대학학부장의 련명수표가 있는 추천서를 받았고 쏘련의 과학연구기지에서 몇년간 더 연구사업을 할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였소.

세계적인 명성도 떨칠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셈이였지만 선생님은 그걸 마다하였소. 그때 조국에는 자동조종학을 강의할만 한 대학교원이 너무도 부족하였소. 그래 선생님은 자기 하나를 바쳐 수십, 수백명의 제자들을 키우는 길을 택했던거요. 귀국할 때 선생님의 나이는 스물한살이였소.…》

학준이는 할아버지의 세계앞에 머리를 숙이지 않을수 없었다. 자기는 23살이였다. 그렇다, 너무도 나이를 헛먹었다. 할아버지가 자주 꾸짖지 않았던가. 너희들은 지금 지능나이는 이전 세대보다 앞선것 같지만 철은 확실히 덜 들었다고 …

진수현의 이야기는 계속되였다.

《선생님은 공민증도 못 가진 나이에 외국류학을 떠났지만 자기의 두어깨에 조국의 과학을 걸머졌다는 생각으로 남들이 놀러가고 단잠에 들 때에도 무섭게 학문을 파고들었소. 전쟁의 불길속에서도 고아인 자기를 공부시켜 내세워준 조국이 기대에 차서 지켜본다고 여기면서 남들보다 두배, 세배로 노력하였던거요. 결국 다른 나라 동급생들을 멀리 뒤떨구고 3년 6개월만에 붉은 표지의 졸업증을 받게 되였소. 그때 모스크바종합대학에서는 최우등졸업증만 붉은 표지이고 우등과 보통성적의 졸업증은 푸른 표지였다고 하였소.

선생님은 우리 제자들앞에서 지난날을 돌이켜보면서 자기 인생에서 제일 아름다왔던 시절은 잠도 휴식도 미루고 피타게 노력하던 젊은 시절이였다고 이야기하였소. 물론 우리에게 일만 하라고 그렇게 말씀한건 아니였소.

일하다가 휴식도 해야 하고 생활이 주는 기쁨도 맛봐야지. 그것도 인간생활에서 작은것은 아니요. 하지만 그건 그것으로 끝나는거요. 더 크고 영원한 기쁨은 선생님처럼 조국의 앞날을 생각하며 노력하고 또 노력할 때 생겨난다고 생각하오.…》

그날 저녁에 집에 들어간 지학준은 할머니앞에서 다시한번 자기를 뉘우쳤다. 할아버지는 아직 퇴근하지 않았다. 학준은 할아버지의 귀중품함을 열어보았다. 후보원사증서, 박사메달, 훈장들…

마침내 붉은 표지의 졸업증을 찾아냈다.

《C OTЛИЧHEM(최우등)》―근 반세기전에 한 조선청년이 받았던 로모노쏘브명칭 모스크바종합대학 졸업증이였다. 거기에는 조국에 바치는 성스런 땀과 기쁨의 눈물이 슴배여있을것이였다. 그 졸업증서에 학준이보다 어린 청년의 사진이 붙어있었다. 학준은 그 청년을 오래 쳐다볼수가 없었다. 아, 나는 얼마나 응석받이이고 철부지였던가!…

학준은 그길로 다시 연구소로 나갔다. 거기서는 수현실장과 최일, 리남웅, 리정철이들이 프로그람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저 선배들은 무얼 바라고 저렇게 분투하는가?

학준은 스스로 물어보았다. 젊은 시절의 명예를 바라고 인생의 토대를 쌓자고?…

그들을 이끄는것은 그보다 더 높은 자각일것이다. 그러기에 그들의 노력의 순간은 저처럼 숭고하고 아름다운것이리라.…

학준이도 콤퓨터와 마주앉았다.

잠시후에 지형원교수가 손자의 저녁밥을 싸가지고 연구실로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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