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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제 2 편 청 년 조

3

《남웅동무, 또 졸리오?》

진수현실장은 청년조가 일하는 실험실에 들릴 때마다 이렇게 조용히 묻군 하였다. 점잖은 사람의 충고라고도 할수 있었다. 그때마다 리남웅의 파리한 낯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일도 참 공교로왔다. 하품을 할 때마다 꼭 실장이 나타나는것 같았다.

성미가 안존하고 착실한편인 리남웅은 몹시도 부끄러웠다.

간밤의 피로는 여전히 뒤골에 매달려있었다.

실장은 점점 더 남웅이라는 인물을 라태하고 무맥한 청년으로 보는것 같았다.

리남웅은 자기가 퇴근후에 밤마다 집에서 하는 연구내용을 진수현실장에게 터놓고 정식과제로 설정하고싶었다.

그러나 그 내용은 리윤덕부소장의 동의가 없이는 공개할수 없는 비밀이였다.

거기에는 사연이 있었다.

리남웅은 대학에서 학위를 받고 연구소에 입직한 뒤에 로바스트조종에 남다른 관심을 돌리기 시작하였다. 이 조종방법은 대상의 불확정성을 가장 적극적으로 취급하는 조종방법의 하나로서 공정조종과 로보트조종을 비롯한 큰 조종체계들의 설계에서 기본을 이루고있었다. 리남웅은 이 조종방법이 1980년대부터 연구되여 리론적으로 체계화되였지만 H∞문제에서 새로운 K방식풀이법이 있을수 있다는 단서를 쥐게 되였다. 그는 자기네 실장이였던 리윤덕에게 제기하여 정식 연구과제로 정하고 본격적으로 전개해보려고 하였다.

이 보고를 받은 리윤덕은 역시 뜻있는 사람들의 생각은 한곬으로 모이는구만 하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 K방식풀이는 내가 이전에 착상했던거요, 박사론문으로 완성하려 했댔소, 그 미완성초고가 지금도 우리 집 트렁크속에서 잠을 자고있소라고 하였다. 그의 설명을 들어보니 신통하였다.

리남웅은 그 착상을 먼저 했다는 리윤덕의 실력을 인정하지 않을수 없었다.

그는 실장에게 왜 K방식을 끝까지 추구하여 결과식을 이끌어내지 않았는가고 물었다.

리윤덕은 눈앞에 닥친 연구과제만도 아름찬데 실용적인 도입과는 거리가 있는 이런 리론문제를 붙들고 씨름할 시간이 있는가고 대답하는것이였다.

그후에도 남웅의 머리속에서는 K방식이 줄곧 맴돌았다.

그는 밤이면 K방식을 전개하는데 골몰하였고 낮에도 한 절반은 그 환영에 끌리군 하였다.

이렇게 5년세월이 흘렀다.

그는 요즘 K방식전개에서 퍼그나 전진을 보았다.

착상의 우선권은 리윤덕에게 있지만 그것을 상당히 전개한 몫은 자기에게 있는것만큼 이젠 당당히 합작을 할수 있으며 미래의 자동조종리론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할수 있다는 희망 한가지로 숨쉬는 남웅에게 그외의 여러가지 일들과 책임은 부담스럽고 성가실뿐이였다.

그는 여러날째 리윤덕부소장을 조용히 만날 기회를 엿보다가 퇴근무렵에 그의 방문을 두드렸다.

《오, 남웅동무가 웬일이요?》

리윤덕은 K방식풀이를 이미 잊어버린것처럼 흔연한 얼굴이였다.

《저 사실은…》 리남웅은 제김에 얼굴을 붉히며 가져온 서류철 가장자리를 매만졌다.《…그간 K방식풀이를 좀 전개해봤습니다. 이젠 전망이 보이는것 같아서…》

《그게 정말이요? 놀랍구만, 엉? 믿어지지 않을 정도요 ?! 허허… 한데 언제 그걸 전개할 시간이 있었나?》

《밤에 좀…》

《수골 했소! 전망이 보인단 말이지?!… 그러니 어떻게 하면 좋다?….》

리윤덕은 자리를 차고 일어나 남웅의 눈앞을 한참 오락가락했다. 뭔가 불안하고 딱해하는 표정이였다.

남웅은 벼르던 말을 꺼냈다.《그래 저는 이제부터 부소장동지와 이 K방식론문을 합작하고싶어서… 찾아왔습니다. 이건 지금까지 제가 전개해본건데…》

남웅은 서류철을 리윤덕에게 내밀었다.

그러자 리윤덕의 낯색이 변했다. 그는 오른손을 눈앞에 내저으며 다가오는 서류철을 물리치는 시늉을 했다.

《됐소, 됐다니까! 동무가 새로 전개한 부분은 보고싶지 않소.》

《예?…》

리남웅은 무슨 감투끈인지 영문을 알수가 없었다.

리윤덕이 우선우선한 표정으로 돌아오며 설명을 하였다.

《그러잖아두 내 요즘 박사학위론문을 하나 제출하려구 두루 생각하던 참이요. 부소장명색에 좀 늦은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하나 통과시켜야 할게 아니겠소, 허허… 그래 궁리해보니 그래도 이전에 착상했던 K방식이 그중 무게가 있는 주제같더란 말이요. 몇년전에 내가 남웅동무한테 K방식의 풀이가 당장 절박한 과제는 아니라고 말한것 같은데, 이제 보니 리론론문으로는 현시점에서도 가치가 있을듯 해서 이걸 박사론문으로 완성하기로 작정하였소. 그래 한창 저술하던 참인데 남웅동무가 이렇게 찾아왔구만. 마침 잘 왔소!》

《?》

《나뿐아니라 남웅동무도 제나름으로 K방식을 착상했던터이니까 내가 단독으로 이 론문을 추진하려면 동무에게 이런 사정을 통보해주는게 도의가 아니겠소. 그새 남웅동무가 K방식을 상당히 진척시켰다니 더구나 량해를 구하고싶구만. 어떻소, 남웅동무 생각엔?…》

《저야 으… 응당 물러나야지요.》

리윤덕은 미안한듯 그의 눈치를 살폈다.

남웅은 가까스로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거 정말 안됐구만. 응?》

《별말씀을… 착상을 먼저 한 사람이 그 론문을 쓰는걸 누가 뭐라겠습니까.》

말은 기계적으로 나갔지만 남웅의 속은 무엇인가 빠져나간듯 허우룩하였다.

그는 얼결에 서류철을 내밀었다.

《제가 전개한 부분을 참고하시려면…》

《그건 안되오. 이 리윤덕이를 뭘루 아는거요? 난 남의것을 표절하고싶지는 않소.》

리윤덕은 도리여 그를 나무라기까지 하였다.

남웅은 얼이 빠져서 집으로 돌아왔다.

그는 웃방 베란다로 나가 이젠 소용이 없게 된 K방식론문초고를 불태웠다. 한장 또 한장… 흩날리는 재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마당에서 인민반장녀인이 우를 쳐다보며 화재가 났다고 아부재기를 쳤다.

어머니가 뒤미처 베란다로 달려왔다.

《아이구, 넌 뭘 태우느냐?》

《아무것두 아니예요.》

그렇다, 아무것도 아니였다. 5년간의 노력이 한줄기 연기로 되여 밤하늘로 날아갔다.

그때부터 리남웅은 아예 멍청해지고말았다.

그는 송춘도와 함께 맡은 세부회로설계도 그저 꿈만 했다.

최일은 그들을 들볶다가는 아예 제껴놓고 제가 도맡아 설계를 완성해나가기도 하였다. 그러면서도 최일은 무책임한 춘도와 남웅에게 번갈아 화를 냈다.

말이 적은 편인 진수현실장도 남웅의 태도가 이상한지 따로 불러놓고 어디가 편치 않은가고 물었다. 남웅은 아니라고 대답했다.

실장은 착잡한 의문이 실린 눈으로 남웅을 쳐다보았다.

남웅은 모든것이 귀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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