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페지로
날자별열람


제 60 회

제 3 편

제 3 장

3


한그루의 스무나무가 그늘을 던지는 그아래에서 위대한 김일성동지께서는 딱딱한 나무의자를 끄당겨앉으시였다. 그러시고는 긴의자와 쪽걸상들을 내다놓은 그앞에 연구사들과 일군들, 운전공들을 불러앉히시였다. 낮추 드리운 스무나무의 가지와 잎새가 그이의 머리칼에 닿으려는듯 바람에 흐느적이였다. 김용석부소장이 그 나무가지의 끝을 끊으려고 하자 그이께서는 손을 들어 만류하시였다. 그러시고는 자신의 가까이에 있는 의자로 리승기를 부르시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쭉 둘러보시며 말씀하시였다.

《별로 회의라구 할건 없습니다. 좀 얘기들을 나누자구 합니다.》

그이께서는 시선을 옮기시며 누군가를 찾으시는 표정이시였다.

《어째 재업동무가 보이지 않누만.》

《여기 있습니다.》

대답하는 소리와 함께 리재업이 사람들의 뒤에서 일어섰다.

《오래간만이구만.… 왜, 나한테 비판을 받았다구 뒤줄에 숨어앉았나?》

김일성동지께서는 호탕하게 웃으시였는데 분명 그이께서는 리재업이만 아니라 회의분위기도 처음부터 긴장해지지 않게 하시려는것이였다.

《지난번 협의회때 저 동무를 내 좀 단단히 비판해주었지. 과학연구사업에서 주체가 서지 않았으니 비판을 받아 마땅하거던.… 그러나 기가 죽어선 안돼. 고치면 되는거지. 그러기 위해선 당정책공부도 더하라구.… 인제는 방향이 좀 바로 서겠지?… 동문 합성고무도 연구하고 더구나 비날론중간공장장으로 역할이 커야 하겠소.… 앉소.》

김일성동지께서는 둘러보시며 말씀을 계속하시였다.

《비날론은 철저히 우리의 원료, 우리의 기술입니다.… 여러분도 아다싶이 우리 나라는 경지면적이 제한되고 또 목화도 잘되지 않습니다. 〈목화영양단지가식법〉이라는건 그 말처럼 까다롭고 처녀가 부처님앞으로 초불을 들고가는것처럼 조심스럽기만 합니다.》

그이께서 웃으시고 좌중에도 가벼운 웃음의 물결이 일었다.

《그런데 일부 사람들은 와보지도 않고 우에 앉아서 수지타산이 맞소, 안 맞소 하면서 시비가 많습니다. 타산으로 말하면 정치적타산이 우선 중요합니다. 원료를 남에게 의존하지 않는 방향에서 공업건설을 해야 합니다. 남의 나라에 머리를 숙이고 살지 않자면 이 길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로선은 력사가 우리한테 주는 피어린 교훈인데 이런 타산은 안하구 순수 실무적타산만 해서야 되겠습니까?… 자, 보시오. 안될게 없습니다. 지금 내 신의주쪽에서 오는 길인데 거기서는 갈에서 인견팔프를 뽑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는 석회석에서 실을 뽑는 연구가 완성되고있습니다. 이것이 얼마나 기쁜 일입니까!》

위대한 김일성동지께서는 흥분에 겨워 말씀하시다가 다소 가라앉은 어조로 뒤말을 이으시였다.

《우리는 인민들에게 옷감을 주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공업농업전람관에 내놓게 한것은 인민들과 약속을 한거나 같습니다. 이 약속을 실현시킬 사람들은 여기 앉은 과학자동무들입니다. 인민들이〈수상님, 수상님.〉하고 바라볼 때 난 여기에 앉은 동무들을 생각합니다. 그리구 믿습니다. 동무들은 난관과 애로가 나선다 해도 용감하게 타개해나가야 합니다. 예로부터 과학자들은 죽음도 서슴지 않고 자기의 과학적신념을 지키는 사람들이 아닙니까. 지구가 돈다고 해서 종교재판을 받은 학자는 화형을 당하면서도 지구가 돈다고 했으며 우리 나라에서 처음으로 지도를 만든 김정호도 억울하게 형을 당하면서도 마지막까지 지조를 굽히지 않았습니다. 과학자들은 미지의 세계를 탐구하는 개척자들인 동시에 새것을 창조하는 혁명가들입니다.》

그러시고는 무엇이든 걸리는것이 있으면 주저말고 제기하라고 거듭 말씀하시였다.

고개를 돌리시여 이쪽을 바라보시는 그이의 시선을 느끼자 리승기는 맨먼저 자기의 의견부터 물으시는듯 한 그 믿음에 저로서도 놀라리만큼 마음이 숨김없어지면서 무엇이든 솔직히 터놓고싶은것이였다.

그런데 이때 역시 과학행정을 맡은 부소장 김용석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두손을 모두어잡으며 말했다.

《수령님, 지금 중합공정이 제일 난관에 부닥쳤습니다.》

수령님께서는 구내길건너 저편의 중합건물을 손짓해보이시며 물으시였다.

《저것 말입니까?》

《네.… 립상중합으로부터 용액중합으로… 본격적으로 바꾸자니까 우선 많은 불수강이 있어야 합니다.》

천성이 솔직한 김용석이 주저없이 말씀드리자 김일성동지께서는 그러는 김용석이 반가우시고 대견하신듯 머리를 끄덕이시고는 물으시였다.

《몇t이면 되겠습니까?》

김용석이 몇십t의 수자를 말하자 리승기는 한평방의 불수강을 놓고도 감이 모자라는 천으로 이리저리 옷을 마르듯 하며 안타깝던 일이 떠올라 김용석의 입에서 흘러나온 그 수자가 너무나 큰 수자로만 여겨졌다.

허나 김일성동지께서는 안심시키듯 손을 들어보이시였다.

《좋습니다. 아낄것이 없습니다. 금을 주고서라도 사오도록 합시다. 무엇을 아낄게 있겠습니까. 그다음 또 제기하시오.》

가장 중요한 문제가 풀렸으니 더는 제기할것이 없다는 표정들이였으나 그이께서는 거듭 말씀하시였다.

《제기할게 있으면 무엇이든 제기하시오.》

김용석이 재차 일어서고 신현석실장도 리재업이도 일어서서 없다고 말씀드리였다.

그러자 위대한 김일성동지께서는 리승기를 돌아보시며 물으시였다.

《그래 공업화전망안을 몇t으로 잡았습니까? 그때 협의회에서 2천t이라 해서 작다구 했는데…》

그이께서는 자신과 그앞의 사람들 머리우에 낮추 드리운 스무나무가지의 푸른 잎새들사이로 어딘가 먼 허공에로 시선을 보내시였다.

리승기는 그이께서 누군가를 찾으시는것만 같이 느껴지자 그때 그 협의회에서 토론하던 림창직이를 회상하는것이 분명하다고 생각되였다. 사실말이지 림창직이 있었으면 지금 누구보다 맨먼저 《수령님…》하고 벌떡 일어날것이였다.

리승기는 자리에서 일어나 조용히 말씀올리였다.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때 평양에서 내려와서 많이 토론했구 그동안에 한쪽으로 계속 안을 세우느라구 했습니다.》

속으로 3 000이라는 수자를 곱씹어보던 리승기는 요즘따라 그것이 확실히 너무 많고 허망하다고 여겨지던것을 상기하였다. 그는 우물쭈물하는 자신이 언짢게 느껴졌다.

그때 수령님께서 대답을 재촉하시였다.

《말씀하시오. 너무 크게 안을 잡아 그럽니까? 괜찮습니다, 내놓구 토론해봅시다.》

리승기는 불현듯 용기를 얻어 입을 열었다.

《너무 지나친지 모르겠습니다. 3천t안을 세웠습니다.》

《3천t?》

작다는것인지 많다는것인지 그저 되묻는듯 한 어조이시다.

《내가 그때 2천t을 작다고 했더니 3천t으로 세웠습니까. 그러니 그때보다 더 세운셈입니다.》

잠간 생각해보시던 그이께서는 결연히 머리를 흔드시였다.

《아닙니다. 적은것 같습니다.… 인민들에게는 적습니다. 처음 해보지만 너무 규모가 작게 할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리승기는 더 말을 못했다. 여직껏 3천t안만을 안고 씨름해오면서 그것도 너무 많다고만 생각해왔기때문이였다.

그러자 김일성동지께서는 여기로 오시면서 깊이 그것을 생각하시여 이젠 거기에 완전히 익숙해지시고 결심이 확고해지신듯 너무나도 평범하게 그러면서도 확신에 찬 어조로 말씀하시였다.

《한 1만t으로 잡아봅시다.》 하고 말씀하시던 그이께서는 리승기의 얼굴에 시선을 돌리시더니 《어떻습니까?》 하고 물으시였다. 리승기는 놀라며 엉거주춤 자리에서 일어서기까지 했으나 얼른 대답을 못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재차 말씀하시였다.

《리선생, 1만t안을 세워봅시다.》

그이께서는 말씀을 이으시였다.

《우리 인민을 남부럽지 않게 입히자면 이것두 적은것 같습니다. 우리가 주체를 세우는것두 인민을 위한것인데… 인민의 요구로 볼 땐 그것두 적습니다.》

(5천t도 아니고 1만t!)

리승기는 그만 1만t이라는 수자앞에서 가슴이 두근거리였다. 꿈에도 상상하지 못한 수자였다.

그런데도 수령님께서는 인민의 요구로 볼 때는 적다고 말씀하신다. 그이께서는 인민의 요구를 항상 기준으로 정하신다. 인민이 바란다면 산을 바다로, 바다를 산으로 만드실 수령님이시다.

한데 말로는 인민의 리익을 위한다고 하는 자신은 여태 어느 기준에 서있는가.

마땅히 인민의 요구가 학자로서 탐구의 기준이 돼야 할게 아니던가.…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 자리에서 일어나시자 일동은 일어서서 세차게 박수를 쳤다. 공감과 찬탄, 그이의 교시대로 해나갈 결심과 신심, 이 모든것이 한데 뭉쳐진 열렬한 박수소리였다.

김일성동지께서 답례의 뜻으로 손을 쳐들어보이시였다. 화학공장의 구내를 돌아보신 그이께서 리승기를 다시 부르신것은 그로부터 얼마후였다.


이전페지   다음페지

facebook로 보내기
twitter로 보내기
cyworld
Reddit로 보내기
linkedin로 보내기
pinterest로 보내기
google로 보내기
naver로 보내기
kakaostory 로 보내기
flipboard로 보내기
band로 보내기
←되돌이

감상글쓰기

보안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