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페지로
날자별열람


제 43 회

제 2 편

제 6 장

1


리승기의 책상우에는 방하민의 론문이 놓여있었다.

리승기는 벌써 며칠째 론문을 파악하는데에 많은 시간을 기울였다. 그는 지금 모조지에 먹으로 필사시킨 론문의 매 페지를 넘기며 다시금 훑어보기 시작했다.

박사는 이럴 때면 만사를 잊군 한다. 남의 론문이나 실험보고서를 들여다보느라면 흔히 그것을 내놓은 사람은 이름마저 잊은채 그가 탐구해낸 세계에만 심취되여 새롭게 보이는 점은 제가 해놓기라도 한듯 희열에 잠기고 미흡하거나 론리에 닿지 않는 점이 나타나면 스스로 안타깝게 여기며 그것을 달리해볼 방도를 저혼자 애써 모색해보기도 하는것이였다. 한참 그러다가는 때로 그 론문이나 연구보문의 제출자가 누구였던지 얼른 생각나지 않아 급기야 앞머리의 이름을 보고야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 남이 탐구한 창조세계를 들여다보는것은 흥미있는 일이다. 더구나 그것이 별로 흠잡을데없이 되였다고 인정할 때의 그 기쁨이란 그것을 탐구해낸 당자보다 오히려 더하면 더했지 못할것은 하나도 없다. 방하민의 론문을 다시한번 다 훑어보고난 리승기는 일련의 부족점이 있음에도 바로 이런 심정에 휩싸여있었다.

그 실험과정을 주시해왔고 이런저런 조언도 주다나니 자연 론문의 내용을 이미 거의나 알고는 있었다. 지금도 역시 그의 눈앞에는 방하민의 얼굴이 간데없이 사라지고 그저 분자들의 움직임, 반응구조식의 사슬과 고리들만이 상상되여보일뿐이였다. 드디여 방하민의 얼굴이 눈앞에 다가오는 순간에도 그는 자기와 방하민사이에 얽히는 미묘한 감정은 다 망각해버렸다.

방하민이 예레반화학공장을 운운했을 때에도 리승기는 거기에 별로 개의치 않았다. 착상이 어디에서 생겨난것인가가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본것이다. 남의것을 본따지 않고 제나름의 탐구와 창조가 있으면 된다. 리론적인 견지에서는 물론 오정해가 실험실에서 실현시킨 기초자료에서도 별로 의견이 없었고 따라서 론문의 가치는 충분했다. 몇사람한테 돌려도 보았으나 한두가지 의견들을 제기하면서도 모두 긍정들을 하였다.

하나의 완성체계를 갖춘 방하민의 론문을 앞에 놓고 앉아 리승기는 자기의 창조물을 대하듯 그 론문철을 내려다보며 자못 흐뭇한 기분에 싸여있었다. 공정마다 난관에 부닥친 지금에 이 론문은 학술적으로보다 정신적인 효과가 더 큰것만 같았다.

리승기는 흥분에 못이겨 자리에서 일어나 방안을 몇번이고 오락가락하였다.

그러자 문득 오원배로인이 말하던 서경조라는 사람이 자기가 어린시절에 스승으로 따르던 잊지 못할 목포큰아버지이고 그 서경조의 아들이 방하민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뇌리를 쳤다.

(한데 고향이 강원도라는것은?…) 전라도에서 떠나 거기를 거쳐 청수동에 올수 있지 않는가. 서경조한테 딸이 없었지만 그동안에 얼마든지 태여날수도 있지 않는가. 어째서 이제야 이런 생각이 떠올랐을가.

방하민이 그 목포큰아버지의 양아들이기를 바라는 이러한 심리적인 충동은 바로 방하민의 론문에 흥분하고 지어 그것을 자랑하고싶어하는데서 생긴것임을 그자신도 미처 의식 못하였다.

리승기는 방안복판에 서서 고개를 쳐들고 공상에 잠긴 사람처럼 한참이나 서있었다.

(아, 만약 방하민이 서경조의 양아들이라면?)

아닌게아니라 그는 즐거운 공상에 잠겼다.

자기의 아버지와 서경조가 젊은 날의 막역한 벗이였다는 기이한 해후담은 물론 이렇듯이 맺어지는 인연을 통하여 수난많던 민족사, 아버지세대로부터 진보와 문명에로의 몸부림이 피의 흔적으로 얼룩졌던 그 민족사를 더듬고싶었다. 방하민과 남다른 정을 나누며 그가 큰 학자로서 서경조의 뜻을 꽃피웠으면싶었다. 지난날의 방하민에 대한 관점은 선입견, 몰리해, 그릇된 경원시라고 생각된다. 깊이 간직된 추억의 울타리를 서로 헤쳐보이며 인간으로 얽혀 함께 손잡고 과학의 봉우리로 치달아오르는, 그러한 자기들을 상상해보는 리승기였다.

하지만 현실적인 생각에로 되돌아온 리승기는 자신이 어처구니없어보였다.

그것은 순전히 론문을 보고난 뒤에 생겨난 어떤 가상적인것임에 틀림이 없다.

(아니아니, 중요한것은 이 론문이다.…)

리승기는 침착하게 자신을 다잡았다.

다시 의자로 되돌아와앉은 그는 벽시계를 올려다보았다. 방하민이 찾아올 시간이 거의 되여왔다.

바로 그 시각, 2층 층계를 오르던 참인 방하민은 부지중 속으로 뇌이고있었다.

(남의 집 층계는 오르기 힘들고… 젠장, 단테의 그 층계타령이 지금 무슨 소용이야… 이놈의 층계는 늘쌍 삐걱이며 마음을 불안하게 만든다니까…)

어째선지 지금 방하민은 론문에 대한 자신심을 잃고있었다. 평양에 있으면서 전화로 바빠서 빨리 못 내려간다고 한것은 실은 그때문이였다.

자기의 창조물을 놓고 최종적인 평가를 기다리는 이런 고통스러운 순간에 창조의 희열은 다 어데로 가고 도무지 랭정한 마음을 유지할수가 없는것이다.

방하민은 실험과 집필과정을 돌이켜보면 자신심이 없는것은 아니였다. 하지만 앞으로 중간공장까지는 확대시키지 말고 빨리 론문을 공개하여 결속을 보는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했다.

층계의 삐걱이는 소리가 발밑에서 더는 들리지 않자 그는 잠간 나무복도우에 서서 깊은 숨을 내쉬였다.

평양에서 내려올 때 검질기게 따라온 불안이 론문을 빨리 결속지으려는 중요한 리유로도 되였으니 방하민은 김용석과 옥지문이 아닐론문제로 프랑스를 거쳐 영국에까지 다녀올 차비로 비행장에 직접 나가는것을 보고는 리승기가 《합성1》호에서 물러나 아닐론으로 방향을 돌리려고 하지 않겠나 하는 의심이 부쩍 생겨났다. 웬일인지 다행스러움과 불안감의 모순된 심리속에 빠지는 방하민이였다. 말썽많은 《합성1》호를 뒤로 미룬다는것은 과학원의 립장에서 볼 때 일종의 다행함을 불러일으켰지만 한편 자기의 론문이 통과되기 전에 폴리비닐알콜의 검화공정이 시들부들해지면 야단이라고 생각한것이다. 그러니 론문통과를 빨리 서둘러야 할수밖에…

한데 그가 내려올무렵에 쏘련에서 학사원을 마치고 과학원에 나온 한 친구가 외국에서 아닐론방향에서 연구성과를 거두고있다는 말을 하자 과학원안에서는 대번에 아닐론가능설이 나돌았다.

방하민은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에게 대뜸 오금을 박으며 핀잔을 주었다.

《여보 동무, 과학자라는 사람이 풍문이나 듣고 그러면 되오? 어디 어느 특허에 그게 나왔소? 쏘련과학원학보에라도 나왔소? 난 매달 쏘련화학잡지들을 다 보구있지만 그걸 못 보았소. 물론 개별적으로 그런 연구들이 있겠지. 그러니 그런 말을 함부로 내놓지 마오. 그게 청수에서 리승기박사가 지금 하고있는〈합성1〉호를 훼방노는 말로 될수 있단 말이요.》

하지만 사람의 심사란 얄궂은것이여서 청수에 내려온 방하민은 리승기가 변함없이 연구집단을 이끄는것을 보고는 도리여 그들이 측은한 생각조차 들었다. 이제 다른 나라에서 아닐론 연구가 완성되면 이 사람들은 거기에 따라갈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것이였다.

방하민은 빨리 자기의 론문을 리승기의 보증으로 과학원에 제출해야 한다는 조급한 생각이 앞섰다. 그렇다. 되도록 빨리… 방하민은 층계를 딛고 올라와 출입문 구리손잡이를 잡을 때까지 이런 생각을 했던것이다.

리승기는 여느때없이 그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그들이 마주앉은 긴 응접탁우에는 방하민의 꽤 두툼한 론문철이 놓여있었다. 겉표지에 정자로 또박또박 씌여진 제목을 두사람은 동시에 내려다보았다.

리승기는 고개를 쳐들고 상대편을 바라보며 말했다.

《내 보기엔 론문이 기본적으로 완성되였다고 봅니다. 실험실자료들도 다시 리론적으로 충분히 검증되였으니…》

《그렇습니까?》

방하민은 어째선지 얼른 그 론문에 손을 가져갔다. 그 순간 그것이 더없이 귀중해져 무심중 어루만지고싶었던것이다.

《그간 방선생이 수고많았습니다.》

《뭘요, 리선생이 도와주셔서… 여기서 모두 받들어준 덕분에…》

《한데 나한테 이런 생각이 있습니다.》

《뭔데요?》

방하민이 긴장한 눈초리로 리승기의 안경알너머의 눈표정을 살폈다.

리승기는 론문을 내려다보며 묵묵히 앉아 잠간 말이 없었다. 그는 지금 이 론문이 제기한 산에 의한 방법을 지금의 일산20키로중간공장에까지 내밀어볼 결심을 하고있었다. 그러면 론문의 가치가 더욱 뚜렷해질것 같았다. 지금 검화공정에서 하고있는 가성소다에 의한 방법이 괜찮게 될 때도 있지만 뜻하지 않은 결점을 자주 나타내보이는 형편에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든것이다.

그래서 리승기는 입을 열었다.

《물론 이 론문은 실험실단계를 거쳤으니만큼 실천적으로 검증되였다고 인정할수 있습니다.… 그래서 난 이 론문의 성과를 더 확대해서 한번 20키로중간공장단계에 도입해보려는 생각입니다.》

그러자 웬일인지 방하민이《네? 이것말입니까?》하고는 더 응대를 못하고있었다.

리승기가 보는 방하민의 얼굴에는 희색이 아니라 어두운 빛이 떠돌았다. 리승기는 뜻밖의 일에 그자신이 도리여 더 어리둥절해졌다. 자기의 연구성과를 확대발전시켜나가는것을 반대할 사람이 어디에 있으랴? 여기에는 필시 무슨 곡절이 있을수 있다.

한데 방하민이 전에없이 어름어름 말을 하고있었다.

《저… 리선생, 제 론문은 아직 여러가지로 미흡한 점이… 아니, 물론 리론적인 견지에서는 저두 자신이 있습니다만.》

리승기는 모르겠다는듯 머리를 기웃거리다가 어찌보면 질책하는듯 한 어조로 말했다.

《방선생, 방선생은 제가 해놓은걸 아직 잘 믿지 않는게 아닙니까?》

그러자 펄쩍 놀라는 시늉을 하며 방하민이 대답했다.

《제가 왜 제가 탐구한 창조적결과를 믿지 않겠습니까?》

어째선지 방하민의 얼굴에는 랭소가 흐르고있었다. 리승기를 향한것인지, 자기를 향한것인지 알수 없는 그런것이였다.

리승기는 직방으로 물었다.

《그렇다면 어째서 중간공장확대를 주저하는겝니까?》

방하민도 더는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

《리선생, 지금 검화공정에서 가성소다법이 일정하게 궤도에 오르고있지 않습니까? 지금까지 보더라두 그게 가능성이 풍부했던것이구… 그러니 제 론문을 확대시키는것은 봐가면서 해야 좋으리라구 봅니다.》

방하민은 두리두리한 얼굴에 어울리지 않는 그 작은 두눈을 더욱 쪼프리며 조금도 서슴없이 상대방을 마주보고있었다. 오히려 리승기가 눈길을 떨구었다.

리승기는 방하민과 마주앉았던 첫순간의 흥분도 사라지고 갑자기 마음이 허전해졌다.

아니다. 저 말은 결코 우리의 20키로중간공장을 위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 학구적인 견지에서 볼 때도 저 말은 공명을 바라지 않는 겸손성과는 거리가 멀다. 자기의 론문에서 자부심을 느끼면서도 그것이 큰 규모의 실천단계에서 도입되는것을 피하고 꺼리는것은 무엇때문일가. 리승기는 처음으로 당하는 일같기만 해서 뭐가 뭔지 갈피를 잡을수 없었다.

한데 저기서 울리는 방하민의 말은 아주 실무적으로 평온한 어조같기만 하다.

《리선생, 제 론문을 론문으로 보증하신다면 가급적으로 속히 부문위원회에서 심사하고 과학원평의회에 제출시켜주신다면…》

거의나 비굴하게 울리는듯 한 방하민의 목소리… 근엄한 얼굴표정과 틀진 몸가짐은 어디로 갔는가. 학자의 존엄보다 명예가 그앞에 있단 말이지. 여기서 리승기는 왕청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 참, 왜 갑자기 이리 쓸쓸해질가. 아니, 그건 내자신의 마음속에 어떤 잡초가 끼여드는것 같애서… 내가 도리여 창피하고 민망스러운데 본인은 마음이 편할텐가…)

생활에서는 흔히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하고도 그것을 마치 긍정하듯 고개를 주억거릴 때가 있다.

리승기는 무의식중에 그런 고개짓을 하였다.

허나 방하민은 그것을 제 요구에 대한 수긍으로 받아들일만큼 그렇게 둔하지는 않다. 따라서 그는 그이상 더 앉아있기가 무엇해서인지 자리에서 일어났다. 리승기는 언제 그가 방에서 나갔는지 몰랐다.

허전하던 마음이 불시에 격해진 리승기는 자리에서 일어나 책상주위를 서성거리였다.

방하민의 말을 상기하며 랭정하게 되새겨보느라니 성의와 믿음을 가지려던 노력이 산산이 허물어져내리는것 같아 가슴이 쓰리였다. 점점 명백해지였다. 론문은 론문대로 남아있기를 바라며 그것이 중간공장에서 진통을 겪어 론문의 탑에 금이 가지 않기를 바라는것이다. 학자한테서 금물인 명예욕이나 변덕때문만은 아니다. 방하민은 지금 무엇보다 자신의 힘을 믿지 않고있다.

자기의 힘과 재능을 더이상 믿지 않으면서도 얻어진 명예를 흠이 갈세라 고스란히 보존하려고 급급해하는 이 부질없고 어리석은 시도대신에 자기를 부단히 상승시키려는 노력이 있었더라면… 이것이 없다면 학자가 종당에는 파멸에 처하게 된다는 이 무서운 진리를 내남없이 깨달아야 할것이련만…

이런 생각에 잠겼던 리승기는 불현듯 자신이 허거프게 느껴졌다. 방하민의 론문을 보고나서 기쁘고 즐거운 나머지 그를 자기의 소년시절에서 가장 귀중한 자리를 차지하는 그 목포큰아버지 서경조의 양아들로 상상했다는것이 믿어지지 않을 지경이였다. 이제는 그렇게 되지 말기를 바라기조차 하면서 이내 그 생각을 잊어버리고말았다.

그는 방에서 나와 아래층으로 내려와 실험실들에 들어가보았다. 하지만 여느때처럼 어데 가서 주의깊이 오래 머물지 않았다. 그 어떤 타성에 의해 그저 실험실들을 돌아보는것만 같았다.

리승기는 공장정문을 나서 산기슭에 있는 일산20키로중간공장이 있는 단층집으로 향하였다.

겨울은 지나갔으나 날씨는 따스하지 못했다.

어제 진눈까비가 내렸던 길은 아직 질쩍거리였다. 길죽한 단층집앞에 다가서는데 다른 문으로 나오는 웬 로인이 우뚝 멈춰서며 반가운 인사를 한다.

《아이구 박사선생님, 그새 수고가 많습무다레.》

리승기는 그제야 제앞에 마주선 로인을 보았다.

《아, 정해 아버님. 어떻게 이렇게…》

리승기는 오원배를 만나자 대뜸 기분이 가벼워졌다.

《저기서 실을 뽑는걸 구경하구 나오는 길입넨다. 보기가 얼마나 희한한지.》

《그래 정해동물 만났습니까?》

《만났지요. 한데 아들녀석 잔치를 집 하나 마련하구 치러주자는게지요. 여기 행정부소장어른과두 의논했는데 집을 짓구있다지만 언제 기다리겠습니까. 그래 옛날 여기 살던 때의 친구령감을 만났는데 그 집에서 인차 아들따라 간다구 해서…》

《그 집이 어디바루에 있습니까?》

《전쟁때 박사선생님네 있던 저 골안이지요.》

《잔치하기 전에 집부터 마련하시는군요. 그 참 좋은 일입니다.》

이렇게 찬성하는 리승기의 마음은 그런 범상한 말로써도 아주 홀가분해짐을 느꼈다.

《저녁엔 우리 집에 가서 쉬셔야 합니다.》

《아들녀석하구 합숙방에서 같이 자자구 했는데… 에라, 박사선생하구 하루밤 얘기나 나눠야지.》

그러던 로인은 문득 생각난듯 말하였다.

《참, 의주병원에 입원했을 때, 언젠가 내가 서경조란 사람의 말을 꺼냈을 때… 아, 그 저 방하민선생의 양아버지 말이웨다.》

《네, 그래서요?》

리승기는 무심히 물었다.

《근데 여기 친구령감을 만나 얘기하다가 어떻게 그 사람 말이 나와서 자상히 알아보니 글쎄 그 서경조는 고향이 전라도 목포였다우. 그때 여기 청수동에는 그 시절에두 벌써 왜놈들한테 쫓기운 사람들이 사처에서 모여와 살다나니 고향이 어딘지는 헛갈리기가 첩경 쉬웠지요. 한데 그 서경조는 강원도에서 얼마간 산것은 사실이구요. 거기서 딸까지 보아가지구 여기 왔다는게지요.》

리승기는 놀라면서도 침착하게 물었다.

《그러니… 그… 서경조란분이 방하민선생의 이붓아버지, 양아버지란 말씀인가요?》

《그렇지 않구요.》

리승기는 더 말을 못하였다.

(그 방하민의 양아버지가 내가 잊지 못하는 그 서경조라니?)

꼭 운명의 희롱같아서 믿어지지를 않았다.

뜻밖에도 가슴속에서는 (어떻게 그가 서경조의 아들이란 말인가?) 하는 반발비슷한 부르짖음이 울리였다.

그는 곁에 오원배가 서있다는것을, 그가 의아쩍게 자기를 바라본다는것을 느끼자 황급히 말했다.

《저녁에… 저녁에 제가 꼭 하고싶은 말이… 그럴 사연이 있습니다.》

하지만 리승기는 자기가 무엇을 어떻게 말하겠는지를 알지 못하였다.


이전페지   다음페지

facebook로 보내기
twitter로 보내기
cyworld
Reddit로 보내기
linkedin로 보내기
pinterest로 보내기
google로 보내기
naver로 보내기
kakaostory 로 보내기
flipboard로 보내기
band로 보내기
←되돌이

감상글쓰기

보안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