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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3 회


제 5 장

2


리진오는 약속한 시간을 지키지 않아서 긴장해서 방에 들어갔는데 부장은 반갑게 맞아주며 사과의 말까지 하였다.

《불러놓고 제때에 만나지 못해서 대단히 미안하오. 자 앉소. 아니, 여기 편안한데 와앉소. 어떻게 지내우? 일이 힘든 모양이군. 축간걸 보니.》

리진오와 나란히 앉은 부장은 그의 앞쪽으로 담배를 밀어놓고 한담이나 하려는 사람처럼 안락의자에 깊숙이 몸을 묻었다.

《가만, 지배인이 언제까지 공부를 한다더라, 2월말? 그러니까 아직 멀었지? 하긴 잠간이기도 하지.》

부장은 오전에 진행된 회의에서 위대한 수령님께서 주신 교시를 전달했다.

부장은 위대한 수령님께서 래년도 농사차비를 잘할데 대해서 주신 교시를 전달하고 말을 이었다.

《어버이수령님께서는 동무네가 래년봄까지 2천대의 뜨락또르를 증산할 목표로 간고분투하고있다는 보고를 받으시고 부에서 뜨락또르공장을 잘 도와주어야 한다구 간곡히 교시하시였소.》

잔뜩 피로가 매달려 흐리터분하던 리진오의 눈은 갑자기 번쩍거렸다. 그는 툭툭 뛰는 심장의 고동소리를 느끼며 부장의 다음이야기를 기다렸다.

《내 동무네 공장형편이야기를 상세히 들었소. 생산을 정상화하여 증산계획을 수행하려고 애쓴다지?》

흥분한 부장은 앉아있지 못하고 방안을 천천히 거닐며 이야기를 계속하였다.

《정말 수고하오. 다른 부문들과의 복잡한 련관속에서 생산이 이루어지는 기계공장에서 생산을 높은 수준으로 정상화한다는것은 여간만 어려운 일이 아닌데 동무가 대담한 작전을 벌렸소. 지금 공장, 기업소의 일부 지도일군들은 자기가 사업하는 동안만 계획을 초과수행하면 그만이라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있소. 자재와 협동품이 제때에 들어오지 않아 생산정상화는 불가능하다고 하면서 어떤 탄광에선 굴진은 선행하지 않고 당면한 탄만 캐고있구 어떤 경공업공장에서는 인민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제품은 만들지 않고 돈값이 나가는 제품만 만들어 창고에 쌓아두고있소. 탄광의 전망이야 어떻게 되든 인민생활이야 어찌 되든 제 얼굴만 내고 제 주머니만 불룩해지면 그만이라는거요. 동무는 이런 사람들에게 선전포고를 한셈이요. 정말 동문 적절한 시기에 투쟁의 봉화를 들었소.》

뜻밖의 칭찬에 당황한 리진오는 바늘방석에 앉아있는것 같아서 어물어물 대답하였다.

《뜻대로 일이 되겠는지 걱정입니다.》

《동요하지 말고 내미오. 우리가 뒤에서 힘껏 도와주겠소. 듣자니까 생산지휘에서도 큰 변화를 일으켰다더구만. 특히 야간생산조직과 그 지휘문제에서 혁신을 일으킨것은 아주 잘한 일이요. 좋은것을 착안했소. 거기에 예비의 비결이 있을거요. 동무네 공장에 나갔던 지도원동무의 보고에 의하면 온 공장이 기술혁신을 위한 투쟁으로 들끓더라던데 아주 기쁜 일이요. 공장당비서동무가 생산을 높은 수준으로 정상화하기 위한 투쟁의 앞장에 서서 큰 수고를 한다더구만. 하긴 생산의 정상화문제는 기술혁신이나 생산지휘문제를 풀면 해결되는 단순한 실무적인 문제인것이 아니라 일군들의 머리속에 침식한 사업방법에 대한 낡은 관점을 뿌리뽑기 위한 하나의 사상투쟁이지.》

부장은 생각에 잠기여 말없이 방안을 거닐다가 자리에 와앉았다.

《그런데 참, 한정빈국장의 보고에 의하면 동무네가 주강소재를 풀기 위해서 여러가지로 애는 쓰고있지만 아무래도 다른 공장의 지원을 받아야 증산계획을 수행할수 있을것 같다고 하던데 어떻소. 소재를 자체로 생산보장하겠다는건 동무 혼자의 생각이요, 당위원회 결심이요?》

부장은 조용한 목소리로 물었지만 몹시 긴장한 눈매로 그를 쳐다보고있었다.

《로동자들이 발기했구 당위원회가 결심했습니다. 물론 거기에는 저의 결심도 포함되여있습니다.》

《내가 결심할수 있게 좀더 자세히 이야기해주오. 동무의 말을 믿을수 없어서가 아니라 보통문제가 아니기때문이요.》

리진오는 김기룡의 로개조시험생산이 성과적으로 진행된거며 슬라크를 사전에 만들어 로에 투입하는 박기사의 용해법의 성공을 눈앞에 바라보고있는거며 그리고 고철압착기의 조립을 시작한 정형들을 추려서 이야기하였다.

《그리구 전 새날공작기계공장에 가서 그곳 동무들이 전기로의 쇠물량을 늘인 귀중한 경험자료를 얻어가지고 왔습니다.》

《아니, 오늘?… 그럼 새날에서 오는 길이란 말이요?》

자기의 려행을 밝히려고 하지 않았던 리진오는 자기도 모르게 말이 나가서 잠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방금 돌아오는 길입니다.》

부장은 젊은 기사장의 패기가 흘러넘치는 모습을 한참 바라보다가 다시 물었다.

《거기 가서 도움을 받았단 말이지?》

《그렇습니다. 기계공장 야금실의 방조를 받았습니다.》

《잘했소. 정말 잘했소. 그러지 않아도 난 그곳 동무들을 동무네 뜨락또르공장에 파견하려고 했댔소.》

부장은 두달전에 리진오가 여기에 찾아왔을 때처럼 차잔 두개에다가 보온병의 물을 부었다. 위가 나쁜 부장은 공복상태를 면하기 위해서 마시군 하는 차물이라고 하면서 차잔 하나를 리진오앞으로 밀어놓고는 역시 그때처럼 차물을 한참 후후 불었다.

리진오는 차물에서 김도 나지 않는것을 불고있는 부장을 보고 외면해버렸다. 자기가 그 무슨 큰일이나 한것처럼 생각하고있는 부장을 보기가 민망하였던것이다.

《그러니까 주강소재를 자체로 해결할수 있단 말이지!》 하고 부장은 흥분해서 재삼 외웠다.

《내 이제야 마음을 놓겠소. 정말 고맙소. 지금 어느 기계공장도 자기가 맡은 국가과제외에 다른 공장이 의뢰하는 계획외의 소재를 생산할 형편이 못되오. 그러니 동무네가 주강소재를 자체로 생산할수 없다면 뜨락또르증산계획을 낮추든가 하는 수밖에 없었단 말이요. 계획을 조절하는것은 당의 결론을 받아야 하오. 기사장동무, 생각해보오. 어떻게 당중앙에 그러한 보고를 드릴수 있겠는가 말이요.》

리진오는 하마트면 자기네 공장일로 해서 당중앙에 걱정을 끼쳐드릴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섬찍하였다.

부장은 계속해서 많은 이야기를 하였지만 부장에게 자기나름으로 뜨락또르공장형편을 보고했을 국장에 대해서는 그리고 국장의 견해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비치지 않았다. 리진오는 그것이 무엇보다도 고마왔다. 그 말이 화제에 오르면 어떤 립장을 취해야 하는가 하고 여러가지로 대답을 궁리해보았으나 이것도 저것도 다 마음에 들지 않아 속을 태운 그였다.

서기가 급한 문건을 들고왔다. 부장은 문건에 수표하기 전에 지시했다.

《난 래일 뜨락또르공장에 가지 않아도 될것 같소. 그대신 래일 저녁 덕천에 가겠으니 그렇게 준비해주시오.》

서기가 나간 후 부장은 흥겨운 목소리로 이야기를 꺼냈다.

《내 전날 한정빈국장동무한테서 동무의 새 주조법이 주강소재생산에서 대단히 은을 내고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소. 정말 동무가 요긴한 때 어려운 모통이를 막아주었소. 이제 그만큼 시험생산을 해보았으면 동무네 혼자서 비밀을 독차지하지 말구 다른 기계공장들에도 일반화해야겠다고 생각하는데 어떻소?》

부장은 대화를 방해하는 전화를 받고나서 이야기를 계속하였다.

《이미 련락을 해서 알고있겠지만 부의 기술집단을 그곳에 내려보낼 작정이요. 동무의 연구성과에 큰 의의를 부여하고있는 국가학위학직수여위원회에서도 동무가 론문을 쓸 짬이 없다는걸 알고 현지에 내려가보겠다고 하더구만.》

리진오는 무릎에 팔굽을 올려놓고 손으로 얼굴을 받들어쥐고있었다.

부장은 그것을 자기식으로 해석하고 덧붙여 말하였다.

《내려가도 동무네 사업엔 지장을 주지 않을거요.》

《내려오지 않게 해주십시오.》

리진오는 마침내 얼굴을 들고 가늘게 부르짖었다.

《아니, 왜 그러우?》

《하여간 부탁합니다!》

또다시 전화종소리가 울렸다.

부장은 저편의 말에 간단히 대답하고 교환수에게 전화를 련결시키지 말아달라고 부탁하였다. 그는 리진오의 안색이 달라진것을 한참 살펴보다가 창가에 갔다. 젊은 기사장이 스스로 이야기하기를 기다리던 부장은 참아내지 못하고 갑자기 돌아서며 물었다.

《나에게도 하지 못할 이야기요?》

리진오는 화를 내듯 대답했다.

《전 새날공작기계공장에 가서 돌격대원동무들이 연구하고있는 새 주조법의 연구성과를 목격하고 왔습니다.》

《그런데 그것과 동무의 성과를 일반화하는것과 무슨 관련이 있단 말이요?》

《부장동진 가보셨습니까?》

리진오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초기에 가보았소.》

《저는 오늘 그들의 시험과정을 보았습니다.》

리진오는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로 웨쳤다.

《그들은 오늘도 역시 실패하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 실패속에서 성공을 보았습니다.》

이렇게 말해버린 리진오는 어려운 일을 치르고난것처럼 안도의 숨을 내쉬였다. 그는 가슴에 뭉쳐있던것을 터놓아서 마음이 후련해진것 같았으나 가슴밑바닥 한구석에는 둔중한 아픔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그래서 그는 부장이 부어준대로 탁자에 놓여있는 차물을 랭수마시듯 단번에 들이마셔버렸다. 그래도 그 둔중한 아픔은 가셔지지 않았다. 열손가락 깨물어도 아프기는 매한가지라고 이미 낡아진 창조물이지만 그것은 자기의 피땀으로 이루어진것이다.

《부장동지, 제발 부탁합니다.》

리진오는 그 둔중한 아픔을 내려누르며 열기띤 목소리로 말했다.

《보내지 말아주십시오. 저는 그들이 성공하리라고 확신합니다.》

부장은 그 말을 리해할수 없어서 의문에 싸인 눈으로 한참 그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결패가 있으면서도 그속에서는 서글픈 빛이 고요히 타오르는 눈이였다.

기술집단을 공장에 파견하지 말아달라는 그의 부탁은 자기의 연구성과를 부정한다는것을 의미하는것이였다. 과연 이 청년기사는 어떤 심장을 지니였기에 과학기술계가 새날동무들의 주조법의 가능성을 부정하고있는데 자기의 연구성과를 스스로 허물면서 그들의 성공을 내다본단 말인가.

《그들이 성공하면 그 방법을 빨리 일반화해야 합니다.》

부장은 그 말을 리해하려고 애쓰며 또다시 그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이윽고 부장은 뒤짐을 지고 방안을 뚜벅뚜벅 거닐었다. 그는 전날 국장을 통해서 이 젊은 기사가 새 주조법을 위해서 애쓴 과거를 들었기때문에 지금 그는 그 무슨 수수께끼를 앞에 둔 심정이였다. 사람이 자신을 옹호하는것은 본능적인 요구이다. 그런데 저 젊은 기사는 그것을 부정한다. 그에게도 본능적인 요구가 있을것인데 그것을 극복하는 그 강의한 의지와 그 깨끗한 량심이 어디서 생겨났는가?

《난 모르겠소. 아무것도 모르겠소.》

부장은 명상에 잠기여 혼자소리로 외웠다.

《글쎄말입니다. 어째서 제가 같은 분야의것을 연구하면서 벌써 그곳에 가보지 못했는지 리해가 되지 않습니다. 벌써 가보아야 했지요. 벌써 말입니다.》

리진오는 부장이 권하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 비스듬히 돌아앉아서 빨았다.

그는 새날공작기계공장에 가서 보고들은 이야기며 평양으로 돌아오는 차중에서 자기가 창조한 방법을 옹호하는 자신과 돌격대원들의 방법을 지지하는 또 하나의 진오인 그의 량심사이에 격렬한 론쟁을 벌린 일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부장은 젊은 기사장의 어조에서, 그의 빛나는 눈에서 그 모든것을 읽었다. 그 말을 하지 않았기에 부장은 그 뜻을 더욱 강렬하게 느끼고 흥분해서 외웠다.

《그렇단 말이지.》

손을 깍지끼고 그것을 으스러지게 모두어쥐고있던 리진오는 마침내 얼굴을 쳐들고 자기를 위해서라도 공장에 기술집단을 파견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우리 방법을 다른 공장에 도입했다가 그쪽의것이 곧 성공하면 숱한 돈을 들여서 설비를 갱신해야 하지 않습니까?》

《알겠소, 알겠소.》

부장은 상혈된 얼굴로 방안을 거닐었다. 몇걸음 옮기다가는 신기한 그 무엇에 홀린듯이 다시 그를 쳐다보다가 또 걸었다.

《부장동지, 돌아가도 괜찮을가요?》

리진오는 일어서며 말했다.

《가만 좀 앉소.》

리진오는 앉지 않았다.

《앉소, 앉으라는데두. 부장이 아니라 나이든 기사로서 부탁하는거요.》

《혼자 조용히 있고싶어 그럽니다.》

《난 동무와 함께 있고싶소.》

사실 부장은 젊은 기사의 심장의 고동소리를 듣고 자기 심장의 운동도 그렇게 높이 뛰게 하고싶었던것이다. 이윽고 부장은 나직이 말했다.

《동문 자신을 너무 학대하는것 같소. 그쪽 동무들이 성공하건 말건 관계없이 동무는 큰일을 했단 말이요.》

《아닙니다. 부장동지, 전 이 문제를 두고 자기를 무원칙하게 비호하였댔습니다. 새날공작기계공장의 돌격대원들은 주물에서 유해로동을 없앨데 대한 위대한 수령님의 교시를 철두철미 관철하기 위해서는 바로 그 길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현대과학기술이 아직 모르고있는 험난한 탐구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그러나 저는 안일한 생각이 머리속에 지배하였기때문에 그들보다 쉬운 방법을 택한게 아니겠습니까? 왜 돌격대원들처럼 수령님의 교시를 철저히 관철하겠다는 립장에 서지 못했는지 바로 그것이 괴롭습니다. 내 태도는 성실한 탐구자의 태도가 아니라 바로 공명이 섞인 태도가 아니겠습니까?》

《공명?》

《그렇습니다. 다르게는 말할수 없지 않습니까?》

《너무 혹독하구만.》

《아닙니다. 자신에 대해서 너무 관대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에야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까?》

《됐소, 됐소.…》

부장은 젊은 기사장의 정신상태의 수준이 높아서 그것을 쳐다보기 어려운듯이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바로 저것이 새 세대로구나 하고 생각하던 부장은 격동된 가슴을 누르며 중얼거렸다.

《늙었어, 그리고 낡았어.》

《뭐라구 말씀하셨습니까?》

《아니요, 나 혼자소리요. 가려면 가오. 난 지금 동무와 이야기할 준비가 되여있지 못하오. 후에 다시 이야기합시다. 그러나 지금 여기서 이야기하고싶은것은 동무가 창조한 주조법이 2천대증산에 크게 기여하고있다는 자부심을 가질수 있다는거요. 너무 상심하지 마오. 세계기술발전사는 부단한 새 기술의 발생력사가 아니요. 먼저 창조한 방법도 조만간에 낡은 방법으로 된단 말이요.》

리진오는 부장이 이미 자기가 다 알고있는 이야기를 하고있지만 그따뜻한 마음에 감동되여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자, 이젠 돌아가오. 내 짬을 내서 동무한테 가겠소. 그리구 동무의 권고대로 새날공작기계공장에도 가보겠소. 그럼 가보우. 더 할 이야기가 없소?》

《없습니다.》

《공장에서 제기되는 문제 말이요.》

리진오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가방에서 전자수산기며 약전계기류들의 명세가 적힌 종이장을 꺼내였다.

《이건 뭐요?》

부장은 명세를 일별하며 물었다.

뜨락또르생산에 필요한 계기류들은 한 종류도 없는것이다.

리진오는 공장의 지령체계와 계산사업을 현대화하기 위한 전투를 벌리고있는 정형을 간단히 이야기했다.

《이것들은 우리 공장 힘으로 도저히 생산할수 없어서…》

《기업관리를 더욱 현대화하겠단 말이지.…》

부장은 이렇게 중얼거리다가 젊은 기사장을 쳐다보며 빙긋이 웃었다.

《욕심꾸러기로군.》

《부탁합니다.》

그는 비위좋게 다시 강조했다.

《노력해보지. 내가 묻는건 2천대증산을 위해서 도와줄것이 없겠는가 하는거요.》

《우리 힘으로 해보겠습니다.》

《허참, 나도 어려운 일을 하고있는 동무들을 도와주었다는 말을 들어야 할게 아니요?》

이렇게 쳐다보는 부장의 눈은 몇해전에 공장에 찾아와 로동자들과 담화하던 때 보았던 그 인심좋은 동네아저씨같은 그 얼굴이였다.

《저, 그럼 휘발유나 좀 주십시오, 새날공작기계공장에 갔다오느라고 다 써버렸습니다. 겨우 평양까지 왔습니다.》

《휘발유라? 허긴 지금 동무에게 가장 곤난한건 휘발유가 틀림없겠어. 휘발유없인 공장에 못 갈테니까.…》

부장은 서기를 불러 기사장에게 휘발유를 주라고 일렀다.

리진오가 방에서 나간 다음 부장은 오래동안 안락의자에 앉아서 생각에 잠기였다.

우리 시대는 얼마나 매혹적인 인간을 낳고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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