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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9 회


제 4 장

7


다음날 아침에야 리진오는 주강소재생산을 도와주기 위해서 다른 공장에서 기술준비원들이 왔다는것을 알았다.

손님들은 한정빈국장이 급히 불렀기때문에 어제저녁에 차에서 내리는 길로 려관보다 먼저 공장에 찾아왔는데 강봉학직장장과 정문근무성원이 전화로 하는 이야기를 듣고는 에라, 모르겠다 하고 시내려관에 가서 실컷 자다가 아침에 다시 나타난것이다.

근무성원들에게 손님들을 빨리 종합지령실에 안내하라고 이른 리진오는 한참 맥을 놓고 생각에 잠기였다. 모름지기 전기로공들은 타공장의 방조조치를 모욕적인것으로 받아들이겠는데 그들을 어떻게 진정시키면 좋겠는지, 국장과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조용히 처리하고싶었다.

얼마후 종합지령실에서 손님들과 마주앉은 리진오는 어제밤에 늙은 직장장이 모르고 그런것을 잊어달라는 사과의 말부터 하였다. 손님들은 어제와는 너무나도 다른 환대와 그리고 책임일군이 자세를 낮추고 하는 이야기에 감동되고 송구해서 《아닙니다.》, 《뭐 괜찮습니다.》하고 제편에서 옹색한 태도로 대답했다.

기사장은 방조하러 온 기술준비원들이 일하는 공장의 형편이야기를 듣기 시작하였다.

그들의 공장은 뜨락또르공장의 큰 직장만 한 설비와 그런 인원을 가진 규모가 작은 뜨락또르부속품공장과 기계공장이였다.

부속품공장에서 온 청년기사는 자기네 도의 넓은 전야에 얼마만 한 뜨락또르들이 어느 부속품때문에 가동하지 못하고있는가 하는것을 훌륭한 기억력을 가지고 설명하였다. 지금 농장뜨락또르운전수들은 자기네 공장에서 만든 부속품을 열개 주어도 뜨락또르공장에서 만들다가 오작이 난 부속품 하나하고 바꾸려 하지 않는다고 했다. 자기네것은 열처리가 걸렸다는것이다.

《큰집에서 작은 집을 도와주어야지. 어떡허겠습니까. 열처리기술문건들을 좀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도움을 주러 온 사람이 도와달라는 소리뿐이다.

기계공장에서 온 중년의 기사는 피곤에 몰린 눈으로 소재직장능력을 높이지 않고는 더는 전진할수 없게 된 자기네 공장형편을 례를 들어가며 설명하였다.

리진오는 그 말이 믿어지지 않아서 다우쳐물었다.

《그러니까 부에서 동무네 공장사정을 모르고 우리를 지원하게 했단 말인가요?》

중년의 기사는 안경을 추슬러올리고 입맛을 다시다가 시들하게 대답했다.

《하기는 우리 공장의 장비와 기대대수로 보아서는 부가 요구할만 한것을 요구했다고 보아야지요. 그런데 사실은 그 장비와 기대는 공작기계새끼치기운동때 태여난것들인데 우리는 당면한 생산에만 매달려 설비를 현대적으로 갱신하는 사업에 눈을 돌리지 않았기때문에 상급의 응당한 요구를 받아물수 없게 되였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주의깊게 듣던 리진오는 사이문을 열고 계획지령장을 불렀다.

《이 손님들이 요구하는대로 도와주시오.》

계획지령장은 눈이 둥그래졌다. 그들은 자기네를 도와주러 왔지 도움을 받으러 온 사람들이 아닌것이다.

《요구대로 다 도와주란 말이요. 그리구 분공장에 가신 국장동지에게 내가 급히 돌아와달란다고 전하시오.》

리진오는 그 길로 급히 주강직장으로 떠났다. 국장이 돌아오면 아무래도 일이 무사하지 못할것 같아 예방하자는 생각이였다.

리진오가 주강직장사무실에 들어서자 송수화기를 들고 신호판을 신경질적으로 두드리던 강봉학직장장이 예견한대로 곱지 않은 눈으로 불청객들을 돌려보냈는가고 물었다.

《대관절 국장은 우리를 알기를 어떻게 알고 얼굴에 똥칠을 하는거요?》

리진오는 늙은 직장장을 진정시키려고 우리를 위해서 국장동지가 복선을 친거라고 설명했지만 그는 막무가내로 펄펄 뛰였다.

《족제비도 낯짝이 있다는데 너의 공장은 물지게나 지여라, 그대신 우리는 흥타령 부르며 증산계획 하겠다, 이게 어디 체면이 있는 태도요? 기사장은 그걸 몰라서 신선이 되려다가 로자가 모자라서 못된 사람처럼 뜨뜨미지근한 소릴 하우?》

리진오는 직장장의 분기가 숙어지기를 기다렸다가 역습하였다.

《엊저녁에는 직장장동지가 아주 잘못했습니다. 그들에게 분풀이를 해선 뭘합니까?》

강봉학직장장은 비판을 새기느라고 나팔소리를 내며 코를 풀고나서 전화기의 신호판을 두드렸다.

《이번 일은 저에게 맡기고 진정하십시오.》

강봉학은 기사장이 그러거나말거나 들은척 안하고 교환수에게 소리쳤다.

《아침부터 잠을 자는거야, 엉? 나 강봉학인데 평양 부탁하자구. 부에, 지급으로! 부장동지방에 넣어주면 더 좋구. 알겠어? 지급이야.》

직장장은 부장에게 신소할 잡도리다.

《저한테 맡기라구 하지 않았습니까?》

직장장을 나무란 리진오는 교환수에게 방금 직장장이 부탁한 시외전화는 취소하라고 지시했다. 강봉학직장장은 더는 말이 없었다. 리진오는 직장장이 다시 전화를 걸지 못하게 하려는듯이 송수화기에서 손을 떼지 않고 그를 쳐다보았다. 늙은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수 없는 생기있는 눈이였고 단호한 결의가 어린 얼굴이다. 저런 직장장을 왜 생활이 은퇴를 요구한 사람이라고들 하는지 모를 일이였다.

리진오가 시험생산준비정형을 알아보려고 전기로현장으로 올라가자 이번에는 김기룡이 막아서며 도대체 그 사람들을 누가 불렀는가고 따져물었다. 리진오는 김기룡이한테서 그런 도도한 기상을 처음 본다. 아마도 그것은 로동계급의 기상일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어째선지 마음이 든든해지였다.

《상관말고 하던 일이나 하라구.》

리진오는 시험생산을 앞둔 그에게 심리적인 안정이 필요할것 같아서 그렇게 말했지만 김기룡의 눈에는 분노의 불꽃이 숙어지지 않았다.

《동무까지 성화를 시키려우? 제발 소란을 피우지 마우.》

그때부터 두어시간동안 리진오는 김기룡이네 시험생산준비정형을 살피고나서 5호로쪽에 가서 박기사와 마주앉아 어제와 오늘 진행한 시험결과를 놓고 대책을 토론하였다. 그가 막 일어서려고 할 때 국장이 주강직장사무실에 와서 기다린다는 기별이 와서 급히 직장장실에 내려갔다.

《우린 기사장동지가 활기없이 일하는것이 보기 괴롭습니다.》

뜻밖에 국장이 있는 직장장실에서 김기룡의 테설궂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리진오는 아까 김기룡의 눈이 분노로 번뜩이던 생각이 나서 긴장해서 귀를 기울였다.

《도대체 그건 또 무슨 소리요?》

《우리가 알기에는 국장동지가 지도사업을 내려온다고 할 때 그 누구보다도 기뻐한것은 기사장동지였는데 국장동지가 내려온 후 기사장동지의 표정은 나날이 침울해지고있습니다.》

《그게 나때문이라구? 허튼소리 말고 맡은 일이나 똑똑히 하오. 기사장이 누구네때문에 골을 앓고있는데 그따위 소릴 하오?》

리진오는 당장 방에 들어가 김기룡의 거친 태도를 나무라고싶었지만 웃사람의 담화에 간참할수 없어서 참았다.

주태섭부기사장이 사무실에 들어왔다. 방금 평양에서 돌아온 그는 기사장에게 려행이야기를 하려다가 방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에 어안이 벙벙해서 기사장을 쳐다본다.

《리해되지 않는군. 정말 리해가 안되오. 나와 기사장사이에 의견상이가 있는건 사실이요. 그러나 의견상이는 사업과정에서 흔히 있을수 있는건데 어째서 그렇게 보는지 모르겠단 말이요.》

《하여간 우리 전기로공들은 국장동지가 기사장동지의 사업을 도와주었으면 하는 의견입니다.》

《그러니까 내가 기사장동무의 사업을 방해하고있단 말이요?》

신경이 곤두선 국장의 반문이였다.

《이를테면 그렇습니다. 우린 그렇게 생각하고있습니다.》

《아니, 동문 도대체 무얼 안다고 방해요 뭐요 하고 큰소리를 치는거요, 엉?》

《우린 국장동지가 그렇게 하는걸 눈으로 보고있습니다. 기사장동지가 전기로공들의 결심대로 주강소재를 자체로 해결하겠다고 애쓰고있는데 국장동진 왜 거기에 찬물을 끼얹는겁니까?》

《내가 뭘 어쨌다구?》

《소재지원을 받자고 다른 공장사람들을 끌어들인것이 방해가 아니란 말입니까?》

《뭐요? 만약의 경우를 위해서 복선을 쳤는데 동무가 뭐게 그따위 소릴 줴쳐?!》

책상이 짜개지게 내려치는 소리가 들렸다. 리진오는 그 소리에 놀라기보다 오히려 국장의 론리도 없고 확고한 신념도 느껴지지 않는 공허한 웨침에 놀랐다. 복선을 치는것이 좋은 일이기는 하지만 전기로공들의 명예를 손상시키게 된다는것을 그는 예견하지 못하였다. 아니, 무엇인가 그의 정상적인 사고활동을 방해하고있어서 그렇게 생각하려고도 하지 않았을것이다. 그게 과연 무엇이여서 국장은 저렇게 정신적착오로 말하고있는가?

《대관절 소재는 누가 지원을 받아야 하게끔 만들어놓고 이 행악질이요?… 동문 전기로의 시험생산이 실패한데 대해서 몇마디 했다고 보복을 하려는거요? 건방진 녀석같으니. 썩 나가우!》

《예, 한마디만 더 하구 나가겠습니다. 우리 기사장동질 더 괴롭히지 말구 다른데서 온 사람들 데리고 돌아가주십시오.》

리진오는 더는 참지 못하고 직장장실 문을 와락 잡아제끼며 고함쳤다.

《기룡이, 이게 무슨짓이요?》

억이 막혀 새파랗게 질린 한정빈국장은 잠시 입술을 부들부들 떨다가 리진오에게 소리쳤다.

《진오동무, 이 사람이 누구의 본을 땄소? 누가 엉뎅이에 뿔이 나게 만들었느냐 말이요?》

한정빈은 말을 계속하면 제 입에서 무슨 소리가 나갈지 모를것이라고 생각했는지 사무실에서 나가버렸다.

《누가 동무에게 지도사업을 내려온 상급을 모욕할 권리를 주었소? 그게 로동계급의 의리인줄 아우?》

리진오는 어처구니가 없어서 말을 계속하지 못하고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아무리 뜯어보아야 어데서 그렇게 매운 말이 튀여나왔느냐싶게 유순한 얼굴이였다.

기사장의 뒤를 따라 방에 들어와 안경알을 맹렬히 닦고있던 주태섭부기사장이 손을 멈추며 참견하였다.

《기룡동무, 자중해서 이야기했으면 좋았을걸 그랬소. 동무의 말은 리해가 되지만 말이란 탁 해서 다르고 툭 해서 다르다우.》

《무슨 리해가 된다고 그러십니까?》

리진오가 부기사장에게 화를 냈다.

《기사장동무도 진정하우.》하고 주태섭부기사장은 년장자다운 침착성으로 젊은 기사장에게 권고했다.

《옳은것은 옳다고 해야지 그르다고 하겠소?》

《…》

젊은 기사장은 늙은 부기사장의 훈계를 받아들이고 더는 아무말도 없었다.

《이보라구 교대장, 지난날 나 역시 기사장의 사업을 도와준것이 아니라 많은 경우 오히려 방해를 놀았소. 물론 그건 내가 고의적으로 그런것이 아니라 나의 신념대로 행동한다는게 그렇게 되였거던.》

늙은 부기사장은 눈을 슴벅거리며 전투가 시작되던 초기의 자신을 쓰겁게 회상하다가 말을 이었다.

《난 인해전술을 써야지 예비에만 매달려서는 엄청난 증산계획을 하지 못한다구 기사장의 뒤다리를 잡아당겼지. 우리 야금실 박기사동무가 용해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중요한 연구를 시작했는데 난 그를 도와서 증산계획을 할 생각도 하지 않고 기사장이 공장일을 망친다구 걱정만 했단 말이요. 내가 요즈음 그 동무를 도와주는것처럼 그때부터 팔소매를 걷고 나섰더라면 벌써 성공했을거요. 결국 나는 이모저모로 기사장의 사업에 방해를 놀았소. 그런데 그 방해는 내 머리속의 낡은 사상때문에 그렇게 된거지 의도적으로 그런건 아니였기때문에 주위의 동지들은 나라는 인간을 규탄한것이 아니라 내 견해를 고쳐주기 위해 애썼지. 내 보기엔 국장동지의 경우도 내 경우와 비슷하다구 생각하오.》

《같을게 뭡니까?!》

화석처럼 앉아있던 기룡이 얼굴을 돌리며 반박했다.

《남의 말 다 듣고 이야기하는게 좋아.》

그때 밖에 나갔던 강봉학직장장이 사무실에 들어서며 무턱대고 김기룡을 나무랐다.

《교대장, 늙은이에게 무슨 말대답질이야?》

《아닐세. 대답질이 아니라 교대장이 자기 견해를 주장하고있네.》

강봉학의 성미를 잘 알고있는 주태섭부기사장은 그를 저쪽 사무실로 밀고나갔다.

《저기 좀 나가세. 아, 나가서 이야기하자니까.》

결국 직장장실에는 다시 리진오와 김기룡 둘이 남았다.

천정기중기 움직이는 소리가 마치 먼데서 우뢰가 울듯이 들려오고있었다.

리진오는 그 소리가 그치자 조용히 이야기하였다.

《사태가 이렇게 된 원인을 우리자신들에게서 찾자구.》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다는겁니까?》

김기룡은 아직 성이 숙어지지 않아서 두덜거렸다.

《우린 지난달계획을 수행하지 못했고 이번달 소재생산도 아직 락관할수 없는 형편이 아니요?》

사무실에 밀리워나가 주태섭부기사장한테서 일의 자초지종을 듣고 다시 방에 들어선 강봉학은 김기룡을 이윽히 바라보다가 타일렀다.

《교대장, 참으라구! 참구 몸을 불속에 녹여서라도 주강소재를 보장하자구. 소재를 선행시켜놓고 그때 가서 우리 할 소리 하자구!》

강봉학은 그의 등을 뚜덕뚜덕 두드렸다.

얼마후 리진오는 주태섭부기사장과 함께 1호로의 시험생산준비정형을 재확인하려고 전기로현장으로 올라갔다.

4호로에서 출강이 시작되여 무수한 불꽃들이 포물선을 그리고있었다. 이윽고 현장에까지 들어온 경제선동대의 방송선전차에서 방송원의 격조높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4호전기로의 강철전사들은 어제에 이어 오늘도 또다시 한차지분의 쇠물을 더 출강할 불같은 결의를 안고 충성의 전투를 벌림으로써 어제의 차지당 평균출강시간보다 20분이나 앞당기는 혁신적성과를 이룩하였습니다.》

이어 그들의 성과를 축하하는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왔다.

모든 전기로공들이 전기로마다에서 한차지 더 뽑기 위한 투쟁을 벌리여 어제부터 소재생산이 쑥 올라가기 시작했다.

주태섭부기사장은 쇠물꽃을 바라보며 기사장의 새 주조법때문에 평양에 갔던 이야기를 하였다.

《부의 태도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로기사의 얼굴에는 안도와 기쁨의 빛이 비끼였다.

《우리 주조법을 일반화하기 위해서 곧 기술집단이 내려올겁니다.》

부기사장은 《우리 주조법》이라는 말로 기사장의 주조법이 사회적으로 빛을 보게 된것을 강조하였지만 그들의 머리우에 멎었던 천정기중기가 갑자기 움직이기 시작하여 리진오는 그 소리를 듣지 못했다. 그가 귀담아들으려고 애썼더라면 들었을는지 모르나 그는 그 시각에 창백한 얼굴로 방을 나가던 국장을 생각하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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