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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 회

14. 고모가 들려준 이야기


《허, 이젠 상처가 아주 많이 좋아지셨구려. 약은 꼭꼭 드시우?》

저녁녘이 다되여 강씨를 찾아온 의원이 하는 말이였다.

나이가 많은 의원은 매일 이맘때면 강씨를 찾아와 그의 회복상태를 알아보군 하였다.

《그럼요. 삼보녀가 나에게 얼마나 극진한지 모른다우. 매일이다싶이 찾아와 이것저것 시중을 들어주군 하는데 미안해서 어디 견디겠소. 빨리 털구 일어나야 할텐데…》

《그런 결심이 중요한게요. 약보다도 말을 잘 듣는게 바로 그런 마음가짐이라우. 그 다음에 약을 써야 효과가 뚜렷하지. 참, 내 약을 새로 지어왔는데 새살이 돋고 허해진 기운을 보충하는데 좋을거외다. 여보게, 어서 그걸 꺼내드리게.》

의원은 말을 하다말고 뒤에 앉은 젊은이를 돌아보았다.

《예, 저… 의원님이 이걸… 정성이 여간이 아니시오이다.》

허리춤에 달고 온 약첩을 풀어 건네주는것은 송원서였다.

낯빛이 희여스름한데다 어깨가 둥실하고 넓은게 듬직해보였다.

약첩을 받아든 강씨는 눈에 물기를 머금고 연방 감탄을 금치 못해하였다.

《아이구, 의원님도 어지간하외다. 이렇게 귀한 약을 올적마다 지어오시니 참 송구스럽소이다.》

《별말씀을 다 하시오. 우리 딸년이 바다물에 빠졌을 때 대상군이 아니였다면 어쩔번 했소. 그게 고마워서 그러는거니 다른 생각말고 아침저녁으로 달여드시오.》

《의원님도 참… 그게 언제적 일이라고요. 마음도 비단결이외다.》

강씨의 말이 끝나자 의원은 《허허…》 하며 수염을 쓰다듬었다.

《얘, 삼보녀야.》

강씨는 얼굴을 돌려 문쪽에다 대고 불렀다.

《예-》

빠끔히 문이 열리며 삼보녀의 모습이 나타났다.

《이리 올라오너라. 의원어른이 또 약을 지어오셨구나.》

강씨의 말에 삼보녀는 고개를 수그린채 방안으로 들어와 차분히 앉았다.

강씨는 손에 들고있던 약첩을 삼보녀에게 쥐여주며 《이걸 보아라. 아침저녁으로 달여먹으면 기운을 차리는데 그렇게 좋다누나. 너도 함께 쓰자꾸나.》라고 말하였다.

그러자 삼보녀는 펄쩍 뛰였다.

《아이, 어머닌 별말씀을 다 하세요. 약은 나누어쓰지 않는댔어요. 의원님이 지으신 약이라면 분명 좋은 약일테니 어머니가 쓰시고 얼른 자리를 터세요.》

《허허, 우물집 큰애기가 정말 속이 깊구나. 그래, 귀한 약재로 만든것이니 네가 잊지 말고 아침저녁으로 달여드려라.》

의원은 또 한번 수염을 내리쓸었다.

약첩을 들고 그만 물러가려고 일어서던 삼보녀는 불시에 다리관절에 힘이 빠지며 풀썩 주저앉았다.

《에그, 무슨 일이냐?!》

강씨가 놀라며 삼보녀의 손을 붙잡았다.

《이애, 이리 오너라. 어디 맥을 한번 짚어보자.》

의원은 삼보녀의 손목을 끌어당겨 가볍게 감아쥐더니 두눈을 꾹 감았다. 한참만에야 눈을 슬며시 떴다.

《네가 요즘 맘고생이 대단하구나. 할아버지때문에 너무 마음쓰지 말아라. 그러다 성한 사람도 속병나는수가 있다.》

옆에 앉았던 강씨가 《후유-》 하고 한숨을 내불었다.

《약첩을 보니 제 할아버지생각이 또 나는 모양이로군. 매일 아침저녁으로 할아버지의 약을 그리도 효성스레 달여드리더니만… 에그, 주책머리없이 내가 또…》

강씨는 혼자말을 중얼거리다가 소스라쳐 머리를 흔들고는 삼보녀의 손을 끌어당겼다.

《삼보녀야, 너무 걱정하지 말거라. 예로부터 좋은 사람은 하늘이 보살핀다고 했다. 너희 할아버진 좋은분이시니 하늘도 무심하지 않을테지. 암, 그렇구말구.》

강씨의 말에 삼보녀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고개만 수그리고있었다.

그때 문득 의원의 뒤에 말없이 앉아있던 송원서의 입에서 《저…》 하는 외마디말이 길게 새여나왔다.

모두의 눈길이 저에게로 쏠리자 송원서는 쑥스러운듯 낯빛이 뻘개지였다. 거기다가 제 얼굴에 와닿는 삼보녀의 눈길까지 의식했는지 부끄러움을 타는듯 그쪽으론 아예 얼굴을 돌릴념도 못하고 당황스러워하는 기색이였다.

어색한 순간이 잠간 흘렀다.

마침내 송원서는 용기를 내였다. 그는 좌중을 둘러보며 말했다.

《제 생각에도 장주어른은 무사하실것이라 보오이다. 놈들은 절대로 장주어른을 해칠수 없소이다. 그때 놈들 배에서 소인이 느낀바도 그렇고…》

《뭐라구?》

《그게 무슨 소린가? 좀 자상히 말해보게나.》

의원과 강씨의 재촉을 받은 송원서는 어려움을 잊고 말을 하기 시작하였다.

《그때 저 랑자는 그럴 경황이 못되여 느끼지 못했을수 있겠지만 저는 정신이 똑똑한 상태였기때문에 무슨 일이 어떻게 돌아가고있는지 사리분별을 제대로 할수 있었소이다. 제 보건대 놈들은 장주어른에게서 그 무슨 도해첩이라는것을 찾고있었소이다. 그 도해첩으로 말하면 놈들에게 굉장한 가치를 가지는 매우 귀중한것이였던것 같소이다. 놈들이 여기 돌산도에까지 위험을 무릅쓰고 기여들었던것만 보아도 그렇고. 놈들은 그것을 장주어른이 가지고있다는것까지 정확하게 알고있었지만 어쨌든 손에 넣진 못했소이다. 그러니 놈들로서는 도해첩을 손에 쥐기 전에는 그 보관장소를 유일하게 알고있는 장주어른을 해칠리 만무하다는게 저의 짧은 소견이로소이다.》

《자네 말을 들어보니 그럴듯하구만. 그러니 곡진어른은 필시 무사할걸세.》

의원까지 맞장구를 치다보니 곡진장주가 무사하리라는 송원서의 말은 확실시된듯 했다.

《문제는 도해첩이오이다. 도해첩만 찾게 되면 장주어른을 무사히 빼낼수도 있을것이외다.》

송원서의 말은 정말 귀가 번쩍 트이게 했다.

《빼내다니… 어떻게?》

의원은 늙은이답지 않게 빠른 말씨로 물었다.

《일단 도해첩을 찾구나선 섬오랑캐놈들과 거래를 하면 되오이다. 놈들은 우리가 도해첩을 가지고 거래를 하자고 하면 쌍수를 들고 응해나올것이오이다. 그 거래를 잘만 하면 장주어른을 빼내올수 있소이다.》

송원서의 말을 들은 삼보녀의 눈은 반짝 빛났다.

(할아버지를 빼내올수 있다니. 그게 정말일가?)

삼보녀는 송원서의 말이 고마웠다. 아무리 터무니없을지라도 그의 말을 믿고싶었다. 어쩌면 꼭 그의 말대로 될것 같은 생각이 마음을 다그어대는듯 했다. 그의 눈에 비낀 송원서는 자신감에 넘쳐있는 모습이였다.

(정말 그렇게 되였으면…)

허나 다음순간 (들판의 쥐무리처럼 허구많은 왜적들인데 어느 놈이 잡아간줄 알구서 거래를 한단 말인가?) 하는 생각이 갈마들었다. 그리고 설사 송원서의 말대로 된다고 하여도 개인적인 사정으로 왜적과 만나는것을 나라에서 승인하겠는가 하는것도 큰 문제였다. 그러지 않아도 뒤에서는 지금 할아버지를 역적이라 쉬쉬하는 판에 도해첩을 가지고 왜적과 거래를 하겠다고 나서면 정말로 역적으로 치부되지 않겠는가 하는 의구심이 생기였다. 과연 이런것을 송원서가 모른단 말인가?

《물론 그 거래를 성사시키기가 어려울것이오이다. 그러나 선만 잘 톺으면 그리 힘든 문제도 아니오이다. 제 생각에는 회남이가 적중할듯싶은데…》

좌중은 깜짝 놀랐다.

《회남이라니?! 그 지팽이를 짚고 다니는 젊은이 말인가? 그가 어떻게 이런 일을 도와줄수 있단 말인가?》

의원의 물음이였다.

그러자 송원서의 입에서는 대수롭지 않은 문제라는듯이 대답이 척척 흘러나왔다.

《전에 섬오랑캐놈들속에 침투하여 왜적수군두목의 모가지를 노리며 칼을 갈고있을 때 내가 있던 부산포쪽에서 분명 회남이란 그 절름발이를 본적이 있소이다. 행상군차림이였는데 시시한 물건따위들을 가져다가 왜적들과 장사를 하는것 같았소이다. 지팽이를 짚고 다니는 특이한 걸음새때문에 그에게 자꾸 눈이 갔기에 대번에 알수 있었지만 그는 아직까지 나를 전혀 알아보지 못하는 눈치오이다. 제 생각에는 분명 회남이에게 왜적들과의 그 어떤 보이지 않는 끈이 련결되여있을듯 하오이다.》

송원서의 말에 방안에는 일순 긴장감이 흘렀다.

《그럼 회남이란 젊은이가 왜적의 끄나불?!》

《끄나불이란 말은 안했소이다.》

《그게 끄나불이란 소리와 뭐가 다른가?》

《먹구살기 힘드니 장사를 했나보오이다.》

이때 강씨가 《내 생각에도 그는 왜적의 끄나불이 분명한것 같네.》라는 말을 하여 좌중을 더 놀라게 하였다.

강씨는 뒤에 앉은 삼보녀를 돌아보더니 《얘, 너 내가 그 절름발이가 낯이 익다고 말하던게 기억나니?》 하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삼보녀는 기여들어가는 목소리로 《예, 헌데 잘못 본것 같다구 말씀하셨잖아요.》 하고 말하였다.

《아니다. 그때는 생각이 안 나 그랬었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 돌산도가 급습받기 바로 사흘전에 그를 이 섬에서 보았던 기억이 있다. 그래, 분명 그 절름발이였어. 뒤산에서 너의 집을 내려다보던게 눈에 선하다. 잘못 보았겠지 하고 그때 무심히 스쳐보냈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분명 절름발이가 너의 집을 노리고있었던게 확실해.》

삼보녀는 등골에 소름이 오싹 돋아나는감을 느끼였다.

《그게 정말이세요?!》

《넌 이 대상군을 못 믿겠니?》

《그런게 아니라…》

《의원님, 이런 땐 어떡허면 좋소? 관가에 속히 알려야 하지 않겠수?》

《그럼 왜적들과의 거래는 어쩌고?》

《글쎄, 그건 또 그렇기두 한데…》

방안에는 또다시 침묵이 흘렀다.

송원서가 아니였다면 이 불쾌스런 침묵은 그냥 지속될번 하였다. 그는 헛기침을 한번 하여 좌중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자, 회남이는 회남이고 우선은 도해첩을 찾는게 급선무이오이다. 도해첩부터 찾아야 그와 비슷하게 가짜를 만들어서 왜적들과 거래를 해볼수도 있겠소이다. 도해첩을 어떻게 찾겠는지에 대한 생각들을 먼저 해야 할것 같소이다.》

《글쎄, 그 도해첩을 무슨 수로 찾는단 말인가?》

옆에 앉아있던 의원이 도리머리를 저었다.

하지만 송원서는 물러서지 않았다.

《소경이 셋 모이면 못 보는 글이 없다는데 하물며 도해첩 같은거야 못 찾아내겠소이까. 지혜를 모으면 불가능한것도 아니오이다. 제 생각에는 우선 곡진장주어른과 가장 절친했던 사람들부터 만나보는게 좋을듯 하오이다. 그분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느라면 장주어른의 평소 습관에 대해 더 잘 알게 될거구. 그런것들을 한데 모아본다면 얽혀드는 실마리들을 찾아 밟아나가게 될게구, 또 도해첩을 숨겨둔 장소도 알아낼수 있을것이오이다.》

송원서의 말에 의원은 감탄해마지 않았다.

《듣구보니 자네 말에 일리가 있네. 그럴수도 있겠어. 헌데 자네가 요구하는 그 사람들이라는게 바로 여기 이 방에 앉아있는 사람들이 전부일세. 한명 더 있다면 이 집 조카 등개가 더 있는데 그애는 줄창 나가돌아다니다나니 아마 도해첩에 대해선 모를게 뻔해. 그러니 평소에 곡진어른과 가까이 지내던 사람은 나와 저기 앉은 대상군어른과 그리고 삼보녀뿐일세. 자네 말대로라면 우리 셋중에 도해첩을 숨겨둔 장소를 아는 사람이 분명 있단 말이 아닌가.》

《그렇지요. 그런데 세명이 전부오니까?》

《그래. 더는 없네.》

《세명뿐이라…》

송원서는 처음에는 의원을, 다음에는 강씨를, 나중에는 삼보녀의 얼굴을 차례차례 살펴보았다. 누구도 모르는 눈치였다.

그때 《한명이 더 있사와요.》 하는 소리가 들렸다.

세사람의 눈길이 삼보녀에게 쏠렸다.

얼결에 말을 던졌던 삼보녀는 모두가 저만을 쳐다보자 얼굴이 빨갛게 익어버렸다.

《괜찮다. 어서 말해보아라. 누굴 보고 그러는거냐?》

옆에 앉았던 강씨가 삼보녀의 등을 쓸어주었다.

수집음을 몹시 타는 삼보녀는 다른 사람들의 얼굴은 마주볼 용기가 없는듯 강씨만을 바라보며 뜨직이 말을 하기 시작했다.

《할아버지가 늘 외우군 하시던 사람이 한명 있소이다. 그는 고아였던 할아버지를 데려다가 장공일을 배워준 전 장주님이예요. 할아버지는 늘 그분의 이야기를 제게 해주시며 참 따뜻한분이였다고 말씀하군 하셨나이다. 할아버지와 함께 그분의 묘소를 찾아 꽃을 놓아주던 기억이 나나이다.》

《전 장주라면… 그는 오래전에 죽은 사람이 아니냐.》

《예, 물론 그렇사와요. 헌데 할아버지에게 그분은 참으로 남달랐던가봐요. 아마 친아버지같은 존재였던것 같애요. 할아버지는 자주 마음이 번거로우실 때면 뒤산에 있는 그분의 묘소를 찾아가 마음의 안정을 되찾군 하셨사와요.》

《으음, 그랬구나. 너의 할아버지도 알게 모르게 마음고생을 수태 하셨지.》

의원은 버릇처럼 수염을 내리쓸며 고개를 끄덕였다.

또다시 네사람은 저저마끔 생각에 잠겨들었다.

《이러다 밤을 예서 새겠다. 서로마끔 도해첩에 대해 생각들을 해보구 래일 다시 모여앉아 이야기를 나눠봅세다. 얘, 원서야. 우린 그만 일어나자. 딸년이 저녁이나 했는지 모르겠다. 어서 가봐야지. 자, 우린 이만 가보겠소.》

의원이 방석에서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왜, 저녁이나 들구 가시지 않구.》

《딸년을 혼자 놔뒀는데 걱정이 되여서요. 그럼 이만 갔다가 래일 또 들리겠쉐다.》

《아이구, 고생이 많으십니다. 얘, 삼보녀야. 의원어른 좀 바래드려라.》

의원과 강씨가 서로 인사를 나누고 송원서와 삼보녀가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서는 참이였다.

《어마나, 누구세요?!》

갑자기 삼보녀의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당에 서있는것은 놀랍게도 절름발이 회남이였다.

《저… 등개가 안 왔나 해서…》

회남이의 변명은 어딘가 어색스러웠다.

《왔으면 들어올게지 밖에서 뭘 하는건가? 들어와서 기다리느라면 인츰 올걸세.》

힘든 몸을 일으켜 의원을 바래주러 나왔던 강씨가 하는 말이였다.

《그럼 있다 오겠소이다. 그럼 전…》

지팽이를 짚고 쩔뚝거리며 멀어져가는 회남이를 바라보는 네사람의 마음들은 모두 하나같았다.

(우리 말을 엿듣고있은게 아닐가?)

《그래, 네 생각은 어떻니?》

저녁녘에 있었던 일들을 고모로부터 자세하게 듣고난 등개의 심정은 복잡하기 이를데없었다.

《그러니 고모님은 회남이 나쁜 사람같아 보인다는거로군요.》

《글쎄, 실은 나도 잘 모르겠다. 함부로 사람을 의심하면 안되기도 하겠지만…》

《내가 아는 회남은 나쁜 사람이 아니예요.》

등개는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이 없었다.

다음날 이른새벽 밖에서 대문을 쾅쾅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거 누구요?》

어두운 속에서 신발을 찾아신고 대문을 열어주고보니 팔동이였다.

《자네 새벽부터 웬 일인가?》

《이거 큰일났네. 돌장승이 자빠지더니 액운이 동네에 낀것 같애.》

팔동은 귀신한테 홀린 사람처럼 두눈이 휘둥그래져있었다.

《아닌밤중에 홍두깨라더니, 그건 대체 무슨 소린가?》

《글쎄 뒤산의 무덤들이 발칵 뒤집혔네. 여러개나 되는데 참으로 끔찍하구만.》

《뭐, 무덤들이?! 누가 그랬다나?》

《몰라. 메돼지같지도 않아. 분명 사람이 그랬어.》

《무슨 흔적 같은건 못 찾았구?》

《또 그 망할 놈의 지팽이자욱이 있었네.》

《지팽이자욱? 그럼 또 회남이?!》

《그걸 알게 뭔가! 보나마나 또 시치미를 뗄게 뻔한데. 아무래도 그 자식 일을 치겠어. 감히 무덤들을 파헤쳐? 마을사람들이 알았다간 큰 변이 났다고 소동이 일텐데… 내 생각 그대루 말하네만… 그놈은 틀림없는 왜놈의 간자… 간자네. 이건 틀림이 없을걸세.》

《그가 지금 어데 있나?》

《몰라. 지금 찾고있는중일세.》

《제길할! 자넨 산쪽을 훑으라구, 난 바다쪽엘 나가보겠네.》

팔동은 왔던 길로 다시 줄달음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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