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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림은 저녁을 서둘러 먹고 하숙집을 나섰다. 그가 경태의 하숙집 가까이에 이르렀을 때 그의 방에서 나오는 호연이 눈에 띄였다. 철림은 저도 모르게 무춤하고 발길을 멈추었다. 호연이 사방을 두리번두리번 살피며 저쪽 골목길을 꺾어든 다음에야 그는 서서히 하숙집에 다가갔다.

경태는 불쑥 나타난 철림을 보자 이제는 발길을 아주 끊었는가 했더니 오늘은 무슨 바람이 불어 제발로 왔는가, 서쪽에서 해가 뜨겠다는 등 야단스럽게 너스레를 떨었다.

《해가 서쪽에서 뜬다는건 뭔가? 매일 이마 맞대구 공부하는데…》

철림은 요란스럽게 과장하기를 좋아하는 그의 일부러스러운 익살이 귀에 거슬리여 내키지 않는 어조로 말했다.

《어디 그것과 같아? 교실에서야 학생 대 학생관계지만 이 방에서야 송아지친구관계 아닌가! 이를테면 죽마고우!》

《여, 허튼말은 그만하라구. 참 방금 호연이 왔댔던것 같은데…》

《그 친구야 여게 들리지 않구서야 속이 쏴 견디나.》

《그러니 제 집 드나들듯 한다는거구나.》

경태는 어지간히 동정어린 투로 그를 두둔했다.

《집에는 삼촌내외밖에 없는데다 저녁 굶은 시어머니상들이여서 들어가기 딱 싫대. 집에 들어가면 딱 무덤속같다는거야. 그래서 나와 덕담이나 나누다 우정 늦게 간다는거야. 어쨌든 그는 흥미있는 말동무야.》

《그게 진짜 소릴가?》

《아, 그까짓 객담이나 하는 판에 진짜구뭐구 있니. 그렇거니 하구 들어주면 되는거지.》

철림은 호연의 출입이 잦은게 아무래도 이상스러워 《그가 혹시 딴 속심을 가지구 너한테 붙으려는게 아닐가?》 하고 말했다. 그러자 경태는 코웃음을 치며 《야, 넌 늘 봐야 신경이 면도날이야.》 하고 별찮게 말하는것이였다.

철림은 《좌우간 너무 방심하진 말어.》 하며 곧 기분을 돌리고 안주머니에서 《조국광복회10대강령》을 꺼냈다.

《경태, 내 오늘 어떤 희한한 소식을 갖구 왔는지 아니?》

경태는 철림이 말아쥔 엷은 책같은 문서에 눈을 주며 시답지 않게 물었다.

《무슨 소식이게?》

철림은 《조국광복회10대강령》을 활짝 펼쳐보였다.

《자, 봐라!》

경태는 얼른 그것을 그의 손에서 와락 앗아내여 쭉 훑어보더니 대뜸 눈이 화등잔처럼 휘둥그래지며 소리내여 읽었다.

《1. 조선민족의 총동원으로 광범한 반일통일전선을 실현함으로써 강도 일본제국주의의 통치를 전복하고 진정한 조선인민정부를 수립할것…》 그는 극도로 흥분하여 두손을 후들후들 떨며 재빨리 읽어내려갔다. 그러고나서 10대강령을 한손에 들고 웨쳤다.

《야! 이야말로 조국해방의 리정표구 등대구 대강이구나! 조국의 오늘만이 아니라 해방후의 미래까지 다 명시돼있구나. 멋있는데! 조국해방 만세-에.》

《여여, 목소리를 낮춰라. 밖에서 누가 듣겠어.》

철림은 그가 분별을 잃고 떠드는것이 아짜아짜하여 급히 저지시키려 했으나 그는 흥분된 마음을 걷잡지 못했다.

《지금당장 조국해방이 되는것만 같구나. 이걸 우리만 알고있어서야 되겠니. 온 혜신사람들이 다 알게 베껴서라두 거리에 내붙여야지.》

철림은 진중해지며 침착하게 말하였다.

《조국해방이 그리 쉽게 이루어지기야 하겠니. 이 강령을 기발로 삼구 일제를 쳐부셔야 이루어지지.》

경태는 그제야 불쑥 생각난듯 철림에게 다우쳐물었다.

《너 이 강령을 어디서 얻었니? 누구한테서 얻었니?》

《그건 차차 알게 돼.》

《차차?… 차차 알게 될걸 지금은 왜 말 못하니? 너 내가 못미더워 그러는게 아니야?》

철림은 그냥 싱글거리며 답변을 피했다.

《너 혹시 그간 발길이 멀어지더니 우정두 변한게 안야?》

《왜 나라구 우정이 변하면 안된다는 계률이라두 있나?》

《여, 자꾸 꿰진 소리루 약을 올리지 말아. 시시하게.》

《지금 너한테야 내가 아니래두 딱친구 호연이 있지 않니?》

《여, 그것두 말이라구 해? 너야 내 맘속에 뿌리박혀있는거구. 내 그와는 친하게 지내두 알속까지 다 드러내보이진 않아. 이 신경태를 물렁팥죽같이 보지 말라구.》

철림은 그 게정은 들을만 해서 정치공작원에 대한 말을 꺼낼가말가 망설이다가 어차피 만나게 될것인데 하며 툭 터놓기로 결심하였다.

《경태, 내 또 기쁜 소식을 알리지. 지금 우리한테 항일유격대 정치공작원동지가 파견돼왔네!》

경태는 몸을 흠칫하며 다시금 눈이 화등잔처럼 되였다. 그는 철림의 두손을 와락 움켜잡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게 정말인가?》

《응. 》

철림은 그렇다는 식으로 눈을 껌뻑해보이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니 우리 혜산땅두 백두산과 혈맥이 이어진셈이구나. 야, 넌 오늘 그저 꿈같이 희한한 소식만 안구왔구나. 넌 그분을 만났댔겠지?》

《그럼. 》

《넌 과연 행복자다. 그런데 날 데리고 함께 만날 생각은 왜 못했니?》

《그럴 경황도 못됐지만 나두 전혀 뜻밖에 만났었지.》

《그분은 지금 어데 있니? 나는 이제라두 당장 그분과 만나구싶어.》

《경태, 자중하라구. 마구 덤비는게 아니야. 그리고 이 강령은 김일성장군님께서 친필하신 강령이야.》

그제서야 경태는 심중해지며 잠자코 앉아있었다.

《장군님께서는 동강회의에서 조국광복회창립을 선포하시구 이 강령을 내세우시였네.》

그들은 숨소리 하나 없이 숭엄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우리는 이 강령을 자자구구 깊이 연구학습하구 그 실행을 위한 투쟁방도를 모색해야 해. 그리고 너와 나처럼 마음이 같구 반일사상을 가진 뜻있는 청년들을 동지로 묶어세워야 해.》

경태는 문득 생각히운듯 성수나서 말하였다.

《너두 한무선선생님의 당부를 실행할 방도를 몰라 모지름치지 않았니. 이젠 앞이 탁 틔였구나. 내 생각에는 이 강령내용을 삐라로 찍어 사방에 뿌리면 좋을것 같구나. 그러면 큰 파문이 일게 아니야.》

철림은 그의 말을 신중히 새겨들었다. 그의 말대로 투쟁목표와 방도가 명철한 강령내용을 그대로 찍어서 살포하는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실효적일것 같았다.

그러나 그런 일은 앞으로 송수옥이 조직하는대로 지체없이 실행하면 될것이였다. 지금단계에서는 시급히 진정한 동지들을 료해선발하여 획득하는것이 급선무였다. 그런데 좀 안심치 않는것은 경태가 너무도 즉흥적이고 오늘과 같이 무슨 일이든 앞뒤를 가리지 않고 급진적으로 대하는 그 과도한 기질이였다. 그래서 철림은 그에게 미리 오금을 단단히 박아놓으려고 작정했다.

《경태, 오늘 10대강령을 받은것두, 정치공작원이 파견돼온것두 죄다 극비야. 비밀을 생명으로 담보하지 않고서는 절대 나설수 없는 길이야. 말과 행동에서 자그마한 실수도 없게 각별히 주의해야 돼.》

경태는 심중한 기색으로 한동안 덤덤해있다가 말하였다.

《그건 나두 알아. 나에 대해서야 네가 나보다두 더 잘 알지 않나. 그런 면에서는 마음놓으라구. 눈에 쌍심지를 켜구 무슨 끈터구만 잡으려는 오꾸마따위가 무슨 대수겠나.》

《그놈만은 아니야. 항상 도끼눈길을 하고 다니는 현역장교놈두 그래, 또 왜놈교원들속에도 밀정들이 있을건 뻔하지 않아. 지금 우리 학생들의 움직임을 걸음걸음 주시하는 눈들이 있다고 생각해. 놈들의 그 눈에 절대로 걸려들지 말아야 해. 그리구 이 강령을 깊숙이 잘 보관하라구. 》

철림은 이렇게 미타한 점들에 그루를 박아 말하고 자리를 뜨려다가 책상우에 놓인 허름한 소설책에 눈길이 미쳤다.

《이건 무슨 소설인가?》

《응, 아까 호연이 두고간 〈아딸라〉야.》


길가에서 일본녀자를 서뿔리 건드리다가 면소의 망신을 시킨 그 고원은 종시 퇴직을 당했다. 요즘 《박부르도그》는 한낱 소사에 불과한 자기의 밥줄도 언제 끊길지 모를 불안에서 도저히 헤여날수가 없었다.

게다가 면장도 자기를 쓴외보듯 하고 직원들도 외면하는것 같아 속이 무시로 부글거리였다.

(그 화단은 바로 철림이새끼야. 그날 두놈이나 붙여주었는데도 그 새낄 요정 못 낸 머저리같은것들. 그때 어떻게 해서든지 현장에서 그 새낄 제껴버렸어야 분풀이를 하고마는건데… 이제라도 그 개새끼를 아주 요정내고말든가, 다리갱이를 분질러놓든가 하다못해 마음놓고 살지 못하게 기라도 꺾어놓고야말테다!)

박가는 하루에 열두번도 더 속으로 이렇게 별렀다.

그러던 어느날 박가는 퇴근길에 공교롭게도 철림이가 조꼬만 계집애와 같이 큰길을 가로질러 철뚝쪽으로 가는것을 보았다. 그들은 이야기에 정신이 팔려 자기가 가까이에서 주목하는것도 모르고있었다.

그들이 서로 주고받는 말에서 미옥이라는 그 계집애는 시골에서 온 철림의 동생임을 알수 있었다.

며칠후 출근길목을 지키던 험상궂은 한 졸개가 《박부르도그》에게 슬그머니 다가와 슬쩍 귀뜀을 해주었다.

《〈대장〉형님, 과업준대로 철림이 다니는 길목을 자주 지켜보는데 요즘 시골서 온 조그만 계집애는 철림이가 학교에서 돌아올쯤이면 매일같이 철뚝앞 굽이길로 마중을 가군 하더군요. …》

《그래?!》

박가는 구미가 바싹 동했다. 순간 그의 상통에 회심의 미소가 어리였다.

그날 해질무렵이였다. 길섶의 어느 집 담모퉁이에 비켜서서 큰길에서 갈라지는 철뚝밑 소로길목을 주시하던 박가는 미옥을 인츰 알아보고 그의 뒤를 따랐다.

오빠를 빨리 만날 생각에 옴하여 타박타박 발걸음을 재촉하던 미옥은 문득 뒤에서 인기척을 느꼈다. 이어 《야!》 하고 찾는 거쉰 목소리가 들렸다. 미옥은 홱 돌아섰다.

정가네 황소같이 거쿨진 사나이가 억지웃음을 짓고 느릿느릿 다가오는것이였다.

《너 오빠 마중가지?》

《아저씬 그걸 어떻게 아나요?》

미옥은 흰자위 많은 눈을 희번뜩이는거며 사위를 두리번두리번 살피는 거동이 더럭 의심스러웠다.

《근데 아저씬 누구나요?》

《나? 최철림의 딱친구지. 어서 가자. 나두 네 오빨 만나려구 그래. 함께 걷자.》

미옥은 어쩐지 살기 풍기는 사나운 눈찌며 투박한 거동이 좋은 사람같지 않았다. 그래서 미옥은 냉큼 길을 비켜서며 말했다.

《아저씨, 먼저 가보라요. 난 혼자서 갈래요.》

순간 박가는 앞서는척 하며 사람의 그림자 하나 얼씬 안하는것을 확인하고는 별안간 큰 손아귀로 미옥의 뒤덜미를 와락 움켜잡았다.

《요 쌍 계집애, 같이 걷자는데두 무슨 잔나발이야?!》

박가는 그를 길아래 흙구뎅이쪽으로 마구 끌고 내려갔다.

(요 계집애, 나인 어려두 살집이 포동포동한게 꽤 탐스럽게 여물었는걸. …)

박가는 풀섶의 으슥한 흙구뎅이언저리에 이르자 다짜고짜로 미옥의 저고리앞섶을 찢듯이 와락 잡아 헤쳤다.

미옥은 박가의 우악스러운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바득바득 악을 썼다.

《놔라! 이 개같은 놈! 사람 살려요!》

미옥의 고함소리에 급해맞은 박가는 넉가래같은 손으로 그의 입을 틀어막았다.

박가는 그 순간 어디서 인기척이 나는것 같아 무작정 발길로 미옥의 옆구리를 힘껏 내질러 흙구뎅이에 처박았다.

한편 역에 나가 출장떠나는 아버지를 바래드리고 철뚝밑 소로길에 들어선 설향은 가까운 앞쪽에서 《악!》 하는 애된 비명을 들었다. 한순간 가슴이 선뜩해졌다.

그는 비명이 들리던쪽으로 급히 걸음을 옮겼다.

흙구뎅이안에 자그마한 처녀애가 몸을 꼬부린채 모재비로 쓰러져있었다. 설향은 흙구뎅이로 달려내려가 처녀애를 얼른 안아일으켰다.

한순간 그는 기절초풍하듯 놀랐다. 천만뜻밖에도 미옥이 아닌가!

그는 동정깃이 마구 뜯기우고 옷고름이 다 떨어진 실신한 미옥을 부둥켜안고 거듭거듭 불렀다.

《미옥아! 미옥아! 미옥아! 이게 어찌된 일이야, 엉?》

그제야 눈을 간신히 뜨는 미옥을 무작정 둘쳐업고 철림의 하숙집으로 부리나케 달렸다. 그는 하숙집에 이르자 미옥을 조심히 요우에 눕혀놓고 곧 구급처치를 서둘렀다.

너무도 기가 막혀 허둥거리는 하숙집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생감자를 절구에 짓찧어 즙을 내였다. 설향은 손싸게 생감자즙을 무명천쪼박에 두툼하게 발라서 미옥의 부어오른 어깨와 무릎상처에 처매주었다.

《어머니, 안심하세요. 어혈진데는 이 생감자즙이 그중 즉효랍니다.》 하고 설향은 하숙집어머니를 안심시켰다.

이때 하숙방에 들어서던 철림은 부상당한 미옥을 보고 깜짝 놀라 두눈이 휘둥그래졌다. 도무지 무슨 영문인지 몰라 그저 뗑해있던 그는 마음을 꾹 가라앉히고 우선 설향이로부터 사태의 전말을 들었다.

한참만에야 정신이 든 미옥의 이야기까지 듣고보니 가해자는 틀림없는 《박부르도그》였다. 더구나 몸집이 황소같고 주걱턱의 검은 기미에 서너오리의 터럭이 부르르하더라는 미옥의 말이 그자의 용모를 더 실증해주었다.

《그놈이 〈박부르도그〉가 틀림없구나! 비렬한 놈!》

철림은 극도로 분노하여 이를 갈며 두주먹을 으스러지게 부르쥐고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박부르도그〉라면 언젠가 철림씨가 장마당에서 쓸어눕힌 그놈이 아닌가요?》

《바로 그놈입니다. 더러운 놈! 각을 뜯어죽여도 시원치 않을놈!》 …

철림은 다음날 밤차로 미옥을 집에 데려다주고 그길로 돌아섰다.

그는 동녘이 푸름푸름해지자 서둘러 하숙집을 나섰다. 속에서 불이 황황 일어 도무지 견뎌낼수가 없었다.

송수옥은 느닷없이 첫새벽에 찾아온 철림을 무척 놀랍게 맞이했다.

그는 철림의 벌겋게 열뜬 얼굴이며 자신을 걷잡지 못하는 전례없는 거동에서 무언가 심상치 않은 사태를 직감하였다.

《철림동무, 갑자기 무슨 일이예요?!》

철림은 조심히 앉으며 한숨을 길게 몰아쉬더니 마음을 다잡고 말을 꺼냈다.

《송수옥동지, 내 그 〈박부르도그〉놈을 당장 죽여버리려고 합니다!》

《왜, 그놈이 또 무슨 일 저질렀는가요?!》

《글쎄 그 개같은 놈이 내뒤에 거마리처럼 붙어서 보복할 기회를 노리다못해 이젠 미옥이까지 해치려든단 말입니다.》

수옥은 화들짝 놀라며 다급하게 물었다.

《그래, 미옥이가 어떻게 됐어요?》

철림은 격한 심정을 애써 누르며 동생이 봉변을 당하게 된 전말을 이야기하였다.

《그야말로 비렬하기 짝이 없는 악마군요!》 수옥은 치를 떨며 몹시 분해하였다.

《내 그놈을 당장 요정내지 않고서는 더이상 견딜수 없습니다. 허락해주십시오. 》

잠시 깊은 생각에 잠겨있던 수옥은 저으기 침착한 목소리로 진중하게 말하였다.

《철림동무, 너무 격하지 말고 좀 자중하세요. 이런 때일수록 우리는 심중히 행동해야 합니다. 만약 개인감정을 이겨내지 못하면 더 큰일을 그르칠수 있어요. 더구나 혁명가는 순간적인 감정에 사로잡혀 개인복수적으로 나와서는 절대 안돼요. 개인복수는 우리 사업과 대치되는 백해무익한 행위예요. 혁명가는 어떤 환경에서나 모든 문제를 혁명의 리익의 견지에서 리성적으로 판단하고 분별있게 처신해야 돼요. …》

마치 누나가 철없는 동생에게 차근차근 타이르듯 하는 그의 진심어린 충고에 철림은 가슴이 후더워졌다.

철림은 극히 단순한 생각에 사로잡혀 자칫 경거망동할번 했던 자신을 심각하게 뉘우치지 않을수 없었다.

더구나 낯을 익힌지 그리 오래지 않는 공작원동지앞에서 제 성미를 걷잡지 못하고 경망스럽게 행동한것이 그지없이 미안하고 죄스러웠다.

철림은 하숙집으로 돌아오면서 혁명가가 지녀야 할 고상한 품격에 대하여 새롭게 가슴속깊이 새기게 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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