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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회


제4장


2


장종학은 1년전부터 중앙인민위원회안의 중요한 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사업하고있었다. 그는 저녁에 담당부서장으로부터 사업보고를 받다가 영천시행정경제위원장에 대한 좋지 않은 제기가 들어왔다는것을 알게 되였다.

부장이 나간 다음 그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산호가 이런 신소가 제기되도록 인민생활에 무책임할수가 있는가. 산호의 일이 저으기 마음에 걸리였다.

(헛참, 그 사람이 이젠 관료주의자가 되고말았는가? 변질되지 않았는지 모르겠군. 하지만 산호문제가 크게 제기되게 그냥 내버려두지는 못하겠다. 인정상 그렇게는 할수 없지 않는가. 한설미가 제기를 한게 다행스러운 일이야. 내가 미리 손을 쓰는게 투사동지들에 대한 도리일것이다.)

그는 전화로 산호를 찾았다. 수화기에서 산호의 반가운 목소리가 울려나왔다.

《아저씨, 그간 안녕하셨어요? 집에서는 다 잘 있는가요?》

《잘 있지.》

장종학의 목소리는 퉁명스러웠다. 그는 우물쭈물하지 않고 툭 빠개놓고 말하리라고 생각했다.

《자네 무슨 일을 그렇게 하나?》

《왜 무슨 일이 생겼습니까?》 산호의 목소리가 긴장해졌다.

다음순간 장종학은 자신이 일처리를 잘못하고있다는 가책을 느끼며 입이 얼어붙었다. 그는 송수화기를 든채 숨을 씨근거리고만 있었다.

《아저씨, 어서 말씀하십시오. 왜 그럽니까?》

산호가 재촉하자 종학은 누가 듣는것을 겁내듯 나직이 말하였다.

《산호가 일을 제대로 하는것 같지 않아.》

《도대체 무슨 소릴 하는겁니까?》

종학은 다음말이 떠오르지 않아 갑자르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하여간 내 긴말은 하지 않겠는데… 자네가 무슨 과오를 범하지 않는가 잘 따져보라구.》

《예? 좀 구체적으로 말해줄수 없는가요?》

산호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리였다.

《자네가 저지른 일을 모른다는게 제정신이야?》

종학은 부아가 치밀어올라 저도 모르게 큰소리가 나갔다.

《행정위원장이면 응당 시민들의 아빠트보수도 잘하고 수도물문제에도 관심을 돌려야지. 도대체 틀려먹었단 말이야.》

수화기에서는 산호의 긴장한 숨소리만 들렸다. 이윽고 소심한 목소리가 울려나왔다.

《그러니 신소가 제기되였군요. 문제가 심각합니까?》

(이 녀석이 눈치가 빠르군.)

《그쯤 알아둬라. 어쨌든 빨리 대책을 세우라구.》

종학은 송수화기를 탕 하고 놓아버렸다.

(됐어. 산호가 알아들었어.) 하고 그는 생각하였다.

그는 퇴근하여 집에 들어서자바람으로 아들을 불러앉히였다.

《너 요즘 설미를 만나군 하느냐?》

《어제 밤에도 만났는걸요.》

《네가 알고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설미가 영천시에 출장을 갔다가 와서 행정위원장에 대해 제기를 했더구나.》

종학은 세월의 흐름속에 머리칼이 점점 희여지고 주름살이 깊어가는, 그러면서도 여전히 지성적이고 고상한 남성미를 잃지 않은 그 얼굴에 신중한 빛을 띄우고 말하였다.

《생각해봐라. 어떻게 그 사람을 욕되게 할수 있겠니?》

《나도 그걸 알고있어요. 그래서 설미에게 그 제기를 취소하라고 충고를 주었는걸요.》

종학의 얼굴에 만족한 미소가 떠올랐다.

《그래도 네가 용쿠나. 설미가 꼭 그렇게 하도록 잘 타일러라. 그 애도 산호가 누구인지 알지?》

《예, 아버지에게서 들어서 알고있더군요.》

《그래, 한영덕동지랑 김일동지랑 그리고 산호랑… 우린 다같이 남다른 인연으로 맺어지고 깊은 정으로 통하는 사람들이야. 산호 그 사람이 무슨 실책을 범한것 같은데 이제라도 잘 이끌어주면 되는거야.》

장종학은 비로소 큰숨이 나갔다. (귀신은 경에 막히고 사람은 인정에 막힌다는 그 말은 옳아.) 하고 그는 생각하였다.


제1부주석 김일은 황해제철소에 대한 지도사업을 마치고 평양으로 들어오고있었다. 그가 탄 승용차는 도로우를 살같이 내달린다. 그 승용차는 수령님께서 몸이 불편한 김일이 리용하라고 보내주신것이였다.

김일은 다른 나라에 가서 뇌암을 수술하고 6개월가량 치료를 받고 귀국한 후 건강상태는 이전보다 많이 나아졌으나 여전히 손에서 지팽이를 버리지 못하고있었다. 김일은 1976년 4월부터 제1부주석으로 사업하였다.

이번에 황해제철소를 료해해본 결과 구내기관차가 자주 탈선되여 생산에 지장을 주고있다는것을 알게 되였다.

철길침목이 불비한탓이였다. 그리고 석탄보장이 잘 안되여 로동자들의 생활에 불편을 주고있었다. 김일은 이 두가지 문제를 수령님께고드려 풀어야 하겠다고 생각하였다.

김일이 탄 승용차가 중앙인민위원회정문으로 들어가는데 체격이 좋고 달덩이처럼 훤한 처녀가 마주 걸어나오고있었다. 크림처럼 부드럽고 흰 얼굴에는 슬픔의 그림자가 비껴있었다. 김일은 승용차를 세우게 하였다.

《설미가 아니냐? 어떻게 여기 왔댔니?》

설미는 얼굴이 활딱하니 붉어져 어쩔바를 몰라하였다.

《누굴 찾아왔댔니?》

《아닙니다, 그저… 좀 일이 생겨서…》

김일은 두말없이 승용차문을 열어주며 타라고 하였다.

설미는 사양하다가 올라탔다. 승용차는 중앙인민위원회정문안으로 들어갔다.

김일은 집무실에서 설미와 마주앉았다.

《무슨 일이 생겼는지 어서 말해라.》

김일은 마치 아버지와도 같은 관심을 가지고 물었다.

설미는 김일에게 모든 사연을 다 털어놓고싶은 충동을 느끼였다. 하여 자기가 영천시에서 목격한 일, 장현철을 만나고서야 영천시행정경제위원장이 누구인가를 알게 된 일, 현철의 부탁을 받고 며칠을 고민하다가 제기를 취소하려고 찾아왔지만 차마 거짓말을 할수가 없어 되돌아가던길이였음을 다 이야기하였다.

《어떻게 하면 좋겠는지 모르겠습니다.》

설미의 억실억실한 두눈에는 눈물이 그렁하였다.

《내가 알아보마.》

《제발 관대하게 봐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허, 이거 설미까지 원칙에서 탈선하려드는것 같구나. 허허… 됐다. 마음놓아라.》 하고 김일은 설미를 위로하였다.

설미를 보내고나자 김일의 가슴속에는 산호로 인한 괴로움과 분격이 엇섞여 끓어올랐다. 나라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하라고 당에서 책임적인 직위에 등용했는데 인민의 머리우에 군림하다니. 사실 지금까지 산호에 대한 평이 좋았다. 작은 군인민위원장을 하다가 범위가 훨씬 큰 영천시에 가서도 여러가지 일을 해제껴 손탁이 세고 내밀성있는 일군으로 알려지고있었다. 그런데 어느새 일을 잘못하여 인민들에게서 비난을 받고있으니 이 일을 어찌한단 말인가.

(산호야, 너야 그렇게 살아서는 안될 사람이 아니냐.) 하고 김일은 입속으로 중얼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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