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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회


제3장


10


수령님께 기쁨을 드리지 못하고 근심만 끼쳐드리면서 값없이 사는 삶은 무의미하다고 김일은 생각하였다. 하여 그는 병치료를 받으며 생활하던 초대소를 나서는 길로 서해안의 어느 한 제철소로 향하였다. 나라의 야금기지를 튼튼히 꾸리고 제철공업의 자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수령님께서 그 건설을 발기하시고 몸소 현지에 나오시여 터전도 잡아주시였고 그후에 김일을 비롯한 관계부문 일군들을 데리시고 또다시 건설장을 찾아주시며 제기되는 문제를 다 풀어주시여 일떠선 제철소였다.

생산에 들어간 제철소의 여러 직장들을 먼지를 뽀얗게 들쓰면서 돌아보는 김일의 눈앞에는 해묵은 덤불을 헤치시며 찬바람부는 산언덕에 오르시여 건설장전경을 바라보시면서 야금공업의 전망에 대해 이야기하시던 수령님의 모습이 자꾸만 얼른거리였다.

(이제는 삼화철생산을 부단히 장성시키면서 주체철을 완성하는것이 중요하다.)

김일은 로동자, 기술자들과 담화하면서 수령님의 높은 뜻을 그들에게 심어주려고 애썼다.

《총리동지, 걱정마십시오. 힘껏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 일을 더 잘하겠습니다.》

제철소 일군들은 김일의 수척한 모습을 아프게 바라보면서 그를 안심시키려고 결의들을 다지였다.

제철소에서 돌아온 김일은 정무원 소회의실에서 김일성종합대학 새 교사건설문제를 놓고 관계부문 일군들의 협의회를 열었다. 그는 장종학을 통해 종합대학 새 교사건설이 잘 추진되지 않고있음을 료해하였던것이다.

김일은 회의실 집행석에 앉아 자신의 의지력을 총발동하여 협의회를 이끌어갔다. 건설부문의 책임일군인 장종학도 이 협의회에 참가하였는데 그는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김일을 지켜보고있었다. 김일의 여윈 얼굴은 피기 한점없이 백지장처럼 창백하였다. 김일은 가끔 손수건으로 이마에 내배는 식은땀을 닦아내군 하였다.

(저러다가 협의회도중에 쓰러질수 있다. 그러면 어쩐단 말인가.)

장종학은 자기의 손에 진땀이 나는것을 느끼였다.

김일성종합대학 총장이 주석단에 나와 새 교사건설에서 걸린 문제들에 대한 보고를 끝내자 김일이 한사람, 한사람 관계부문 일군들을 일으켜세워 따지고들었다.

《새 교사를 빨리 완공하는데서 제일 걸린것이 자재보장이라는데 어디 한번 들어보기요. 금속공업부장, 동무넨 무엇이 걸려 강재를 보장하지 못하는가?》

금속공업부장이 일어섰다.

《예, 요새 콕스가 제대로 들어오지 않아 철생산에서 좀 애를 먹었습니다. 예비로 가지고있던 강재들은 중요대상들에 먼저 공급하다나니 종합대학 새 교사건설장에 제때에 보장해주지 못했는데 대책을 세우겠습니다.》

《림업부장, 왔소?》

《예, 저희들은 통나무생산은 원만히 해놓았습니다. 그런데 요새 비가 오지 않고 가물이 들면서 강수위가 낮아져 류벌사업소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있습니다. 우리도 대책을…》

《건재공업부에선 누가 왔소?… 왜 세멘트를 제대로 보장하지 못하는가?》

《우리는 지금까지…》

《동무는 또 무슨 구실을 대자는거요?》 김일은 서리발같은 눈길로 일군을 쏘아보았다. 《전탕 조건타발이란 말이요.》

《조건타발이 아니라 걸린 문제를 풀어야겠기에…》

다음순간 김일이 탕 하고 주먹으로 앞상을 내리쳤다. 협의회참가자들은 깜짝 놀라 김일을 쳐다보았다.

《내 다른 건설대상이라면 말도 하지 않겠소. 수령님의 존함을 모신 대학의 새 교사건설이 아닌가. 그래 수령님께 종합대학 새 교사건설에서 이러저러한 문제가 걸렸다고 보고드리자오?》

김일은 잠시 말을 끊고 좌중을 둘러보다가 다시한번 소리쳤다.

《수령님께 보고드리자는가?》

장종학은 가슴이 막 활랑거렸다. 다른 일군들은 머리를 푹 숙이였다.

《장종학동무.》

장종학은 벌떡 일어섰다. 너무 긴장하여 눈앞이 휙 돌아가는것만 같았다.

《그래 수령님께 보고드려서 해결받자는가?》

《아닙니다, 절대로 그럴수 없습니다.》

김일은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는 한결 잦아든 목소리로 그러나 준절하게 말하였다.

《동무들이나 나나 다 수령님의 품속에서 성장한 일군들이 아니요. 그러면 의리가 있어야지.》

다음순간 김일은 맥없이 자리에 주저앉으며 머리를 푹 떨구었다. 그는 졸도했던것이다.

《총리동지.》

장종학이 웨치며 집행석으로 달려나갔다. 벌써 서기와 부관이 달려와 김일을 부축하고있었다.

《의사를 부르시오.》 누군가 다급한 소리로 부르짖었다.


김일이 졸도하여 실려들어왔다는 보고를 받으신 수령님께서 초대소를 찾으시였다. 김일은 이미 의식을 회복한 상태여서 안깐힘을 다해 일어나 정중히 수령님을 맞이하였다.

《앉소, 김일동무 앉소.》

수령님께서는 흐려진 안색으로 몹시도 살이 빠져 입고있는 줄무늬환자복이 후렁후렁해지고 얼굴이 누렇게 뜬 김일을 바라보시였다.

(몸이 이 지경이 되여가지고서도 일을 하겠다고 나다니니 참…)

수령님께서는 너무나 가슴이 쓰리고 기가 막혀 말이 다 나오지 않으시였다.

김일과 나란히 쏘파에 앉으신 그이께서는 한참 침묵하시다가 입을 여시였다.

《그래 지금 몸상태가 어떻소?》

《이젠 일없습니다. 어제는 내가 좀 흥분하다보니 정신적긴장이 심했던것 같습니다.》

수령님께서는 생각에 잠겨계시다가 격한 어조로 김일을 질책하시였다.

《동무가 그렇게 내 말을 듣지 않고 자꾸 몸을 혹사하면 어떻게 하오. 내 여러 사람들을 통해서도 몇번 얘기를 했는데도 듣지를 않지. 그래 전문섭동무까지 보내여 김일동무를 외국에 보내여 치료받게 하라고 했는데도 듣지 않고 나가서 일을 본단 말이요? 동무까지 쓰러지면 난 어쩌라는거요. 내 너무 기가 막혀 동무를 찾아왔소. 당장 떠날 준비를 해야겠소.》

《수령님, 저는 수령님곁을 떠나고싶지 않습니다. 죽어도 수령님의 곁에서 숨지고싶습니다.》

김일의 두눈에 눈물이 그렁하였다. 그 눈물에 어린 충정을 헤아리시는 수령님의 가슴속에는 뜨거운것이 가득차올랐다.

항일무장투쟁시기 소할바령회의가 끝난 직후 김일을 최현, 최춘국이네 부대에 보내려고 했을 때에도 그가 저처럼 고집을 쓰면서 사령부를 떠날수 없다고 했었지. 그때는 경위대원들이 몇사람 남아있지 않는 조건에서 사령부의 안전이 념려된다면서 명령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고 했다. 지금은 내곁에서 숨지겠다면서 떠나지 못하겠다고 하니 이를 어떻게 설복하면 좋단 말인가.

(어쩌면 사람이 이렇게 곧은목이란 말인가.)

그이께서는 나직이 한숨을 쉬시였다.

《왜 그렇게 나약한 생각을 하오? 끝까지 병을 고치고 혁명을 해야지. 동무가 오래 앉아있어야 젊은 세대들에게도 힘이 되고 나와 장기도 둘수 있지 않겠소. 더는 고집쓰지 말고 빨리 치료를 받도록 해야겠소.

여기 걱정은 말고 병치료부터 해야겠소.

지금 부총리들은 다 젊었기때문에 일들을 제낍니다. 김정일동무가 당중앙위원회에서 사업한지도 10년이 되여오는데 앞으로 한 10년 우리와 함께 일하느라면 나라의 전반사업을 더 잘 떠메고나갈것입니다.》

《수령님께서 일제놈들을 때려부시고 조국에 개선하시였을 때 얼마나 젊으셨습니까. 나이가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당중앙전원회의에서 친애하는 지도자동지를 후계자로 추대한것은 백번 지당한것이였습니다. 그날 어찌도 기쁘던지 몸이 아픈것도 몰랐습니다.》

김일은 계속 말을 이었다.

《이제는 김정일동지의 령도체계를 더 튼튼히 세우는 문제가 중요한것인데 우리가 경제사업을 맡아본다고 하면서도 김정일동지의 사업을 잘 받들어드리지 못하여 자책감을 느끼고있습니다.》

김정일동무는 원래 일하는 과정에 난관이 제기되여도 절대로 손을 내미는 성미가 아닙니다. 그는 담력과 통이 크며 조직적수완도 비상합니다. 지금 국제정세도 그렇고 국내정세도 그렇고 매우 착잡하다고 말할수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당의 령도체계를 튼튼히 세우는데서 나와 같이 일하던 동무들이 응당 누구보다도 모범이 되여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김일동무는 병마와 싸워 이길 생각을 하여야지 나약한 생각을 하면 되겠소. 난 이것이 더 괴롭고 가슴아프단 말입니다.》

(친애하는 지도자동지를 중심으로 한 당의 령도체계를 세우기 위해 이 김일이 하여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은가.)

김일은 이런 생각을 하며 말씀올리였다.

《수령님, 제가 또 과오를 범한가 봅니다. 제가 수령님의 높은 뜻을 아직도 잘 받들지 못하고있습니다. 용서하십시오.》

《됐습니다.》

수령님께서는 한결 시름이 풀리는듯 미소를 지으시였다.

《난 여기로 오면서 동무를 끝내 설복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는가고 걱정을 했더랬소. 동무가 한번 고집을 쓰면 그게 어디 간단한거요? 허허허, 항일무장투쟁시기 우리가 소할바령에서 군정간부회의를 하고나서 동무를 동녕현 오배에 보내려고 했을 때도 가지 못하겠다고 고집을 써서 내 어지간히 땀을 뺀적이 있었지. 생각나오?》

《어찌 생각나지 않겠습니까. 수령님과의 관계에서 있었던 일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다 기억하고있습니다.》

김일은 저도 모르게 그때에 있었던 일을 돌이켜보게 되였다.

…사령부에 얼마 안되는 경위대원들밖에 없는 조건에서 자기마저 떠나면 어찌하는가고 하는 김일에게 장군님께서는 동무가 빨리 떠나는것은 소할바령회의방침을 관철하기 위한 혁명의 요구라고 설복하시였다. 그래서 김일은 《사령관동지, 혁명의 최고요구는 사령관동지의 신변을 보위하는것입니다. 그때문에 모든 군정간부들이 저더러 사령부곁을 떠나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한것입니다.》 하고 절절하게 웨치였던것이다.

《정치위원동무가 이런 떼질군인줄 몰랐구만.》

장군님께서 반롱조의 말씀을 하시며 깊은 생각에 잠겨계실 때 김일은 《사령관동지, 그럼 전 여기 사령부에 그냥 남아있는걸로 알고 돌아가겠습니다.》 하고 사령부천막을 나왔다. 장군님께서 다시금 자기를 타이르실것만 같아 두려웠던것이였다.

김일이 사령부천막가를 떠나지 못하고 주변을 돌고있을 때 장군님께서 나오시여 그를 부르시였다.

《덕산동무, 우리 여기 앉아 이야기나 합시다.》

그리고 천막가의 잔디밭에 나란히 앉으시여 먼 남쪽하늘가를 이윽토록 바라보고계시다가 말씀하시였다.

《언제인가 나는 소부대를 이끌고 연길현 봉암상촌이라는 마을에 간적이 있었소.》

그때 장군님께서는 지하조직과 련계를 가지고 산기슭의 한 농가에 들리시였는데 그 집안으로 들어서는 순간부터 어딘가 침울한 분위기를 느끼게 되시였다. 웃방에선 환갑나이가 되여보이는 늙은이가 울적한 표정으로 뻐금뻐금 곰방대를 빨고있고 아래방에선 며느리인 젊은 녀인이 벽에 돌아앉아 울고있었다.

방안분위기를 일별하신 장군님께서는 집에 무슨 불상사가 생긴게 아니냐고 로인에게 물으시였다.

《아니웨다, 별치 않은 가정싸움이 있었수다.》

로인은 자기 집에 들리신분이 세상에 명성이 자자한 김일성장군님이시라는것을 전혀 생각지 못하고 범상히 대꾸하였다.

장군님께서는 예로부터 《가화만사성》이란 말이 전해오는데 가정불화가 있어서야 되겠는가, 무슨 일로 집안싸움이 생겼는가고 다정히 물으시였다.

그때 벽에 돌아앉아 옷고름으로 눈물을 찍고있던 젊은 녀인이 얼굴을 다소곳하고 부엌으로 내려갔다.

《집의 며느리입니까?》

《우리 맏며느리웨다. 효성이 지극한 며느리인데 아들녀석이 성미가 못돼먹어서 며늘애한테 단단히 해봤수다.》

로인은 어줍게 말하고는 곰방대를 털며 긴 한숨을 지었다. 로인은 자기의 슬하에 두 아들이 있는데 1년전에 둘째아들은 《봉공대》라든지 《보국대》라든지 하는데 끌려가 먼 외지에 나가 살고있다고 하면서 말을 이었다.

《그래 지금 내가 맏아들과 같이 살고있는데 우리 맏며늘애는 효도가 지극해서 없는 살림이지만 여태 부모공대를 잘했수다. 하루 세끼 매번 때식을 끓여 따뜻한 밥을 먹게 하고 반찬 하나라도 구미에 맞도록 갖은 정성을 다했지요. 그런데 부모심정이란 참… 며늘애의 정성이 깃든 밥이 살로 가지 않습데다. 둘째녀석이 그 몹쓸 일을 하면서 밥이나 제대로 먹고있는지, 앓지나 않는지 이런저런 잔걱정에 하루 한시도 마음이 편안한 날이 없습데다. 밤에 자다가 문밖에서 바람소리만 나도 둘째생각에 화닥닥 놀라 일어나군 했지요. 둘째때문에 발편잠을 못 자고있는 아버지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맏이가 오늘 아침 동생에게 찾아가보겠다면서 집에 있는 쌀 한말을 지고나섰는데 며늘애가 그 쌀을 다 가지고가면 여기에 계시는 아버지는 어떻게 대접하겠느냐고 조금 푸념을 한가봅니다. 그랬다고 아들녀석이 글쎄…》

장군님께서는 이런 이야기를 하시고나서 말씀하시였다.

《로인의 말이 옳단 말이요. 부모들이란 먼곳에 있는 자식일수록 더 생각하게 되는거요. 사실 밤에 자다가도 문밖에서 바람소리만 나도 외지에 나가있는 자식생각에 소스라쳐놀라 깨여나게 되는것이 자식을 가진 부모들의 심정이요. 둘째를 생각하는 봉암상촌로인의 마음이자 내 마음이나 조금도 다를바가 없소. 내가 정치위원동무를 빨리 보내자고 하는 목적에는 우리 동무들에게 소부대활동방침을 알려주자는데도 있지만 멀리 떨어져있는 그들을 잘 보살펴주어야겠다는 심정이 더 크게 깔려있소. 덕산동무, 내 심정을 부디 리해하여주시오.》

《사령관동지.》

김일은 목메여 불렀을뿐 더는 아무 말도 할수 없었다. 그제야 그는 사령부와 멀리 떨어져있는 전사들을 한시도 잊지 않고 걱정하시는 장군님의 그 뜨거운 어버이사랑을 깨닫게 되였다. 하여 그는 즉시 배낭을 지고 사령부를 떠나 최현, 최춘국부대를 찾아 동녕현 오배로 총총히 향하게 되였던것이다.…

수십년전에 있었던 일을 돌이켜보는 김일의 두눈에는 눈물이 고여올랐다.

아, 그때나 지금이나 전사들에 대한 사랑이 조금도 변함없이 뜨겁게 불타시는 우리 수령님, 이 미련한 전사를 나무람하지 않으시고 그때처럼 설복하시는 우리 수령님, 내 언제면 그 사랑에 다 보답할수가 있단말인가.

어떤 일이 있어도 병치료를 잘해서 그 사랑에 보답하여야 하겠다는 결심을 굳게 다지며 김일은 손수건으로 쏟아지는 눈물을 닦아냈다.

《수령님, 더는 마음쓰지 마십시오. 내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겠습니다.》

《그럼 좋습니다. 김일동무, 나는 동무의 병치료와 관련하여 신심을 가지고있습니다. 그러니 빨리 치료를 받고 완쾌되여 돌아와 더 많은 일을 하도록 합시다. 20년은 더 활동해야 합니다.》

잠시후 수령님께서는 김일과 작별인사를 나누시고 돌아가시였다.

다음날 김일이 출발준비를 하는데 김정일동지께서 오시였다.

그이께서는 깜짝 놀라는 김일을 부축하시며 말씀하시였다.

《나와 함께 차를 타고 비행장으로 가십시다.》

그이께서는 김일을 자신의 차에 태우시고 몸소 운전대를 잡으시고 차를 몰아가시였다.

《총리동지.》 하고 그이께서는 웃으시며 말씀하시였다. 《신심을 가지고 병치료를 잘해야 합니다. 난 언제나 우리 수령님을 생각하는 총리동지의 심정을 잘 알고있습니다. 총리동지가 건강하여 수령님곁에서 오래 사업하는것이 수령님을 더 잘 받들고 수령님을 위해드리는것이라는것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내 이제야 제정신이 드는가봅니다.》

김일은 눈물이 어리는 눈을 창가로 향하였다. 차창을 스쳐지나는 가로수나 벌판들은 하나도 똑똑히 눈에 들어오지 않고 안개가 서린듯 부옇기만 하였다.

어쩌면 두분의 인품이 이다지도 꼭같단 말인가!

어느덧 승용차는 비행장에 도착하였다.

김일은 바래주러 나온 가족들, 정부의 간부들과 작별의 인사를 나누었다. 그가 김정일동지께 인사를 올리려는데 그이께서는 김일의 손을 잡으시며 말씀하시였다.

《나와 함께 비행기에 오릅시다.》

그이께서는 김일을 부축하시고 비행기에로 걸음을 옮기시였다.

그이께서는 비행기안에까지 들어가시였다. 앓고있는 김일이 생활하기 편리하게 개조된 비행기안은 으리으리하였다.

《총리동지를 위해 비행기집무실을 좀 개조했습니다. 어떻습니까, 마음에 드십니까?》

김정일동지께서는 따뜻한 미소를 짓고 김일을 보시였다.

《내가 뭐라고 이렇게까지… 송구스러울뿐입니다.》 김일은 눈물이 솟구쳐올라 슬며시 머리를 돌리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다시금 치료를 잘 받아 건강을 회복하기 바란다는 말씀을 남기시고 비행기에서 내리시였다.

이윽고 비행기는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가족들과 정부의 간부들이 손을 흔들었다.

김정일동지께서도 손을 흔들고계시였다.

김일의 눈에는 그이의 인자한 모습만이 뜨겁게 안겨들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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