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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하늘과 땅, 바다

                                                       정기종

 

 ( 제 1 회 )

 

《… 현재 시험통신위성 〈광명성-2〉호를 운반로케트 〈은하-2〉호로 쏘아올리기 위한 준비사업이 함경북도 화대군에 있는 동해위성발사장에서 본격적으로 진행되고있다. 이 위성이 성공적으로 발사되면 우리 나라의 우주과학기술은 경제강국을 향한 또 하나의 큰걸음을 내딛게 될것이다.》(《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대변인 담화》 2009. 2. 24)

 

《… 적들이 분별을 잃고 우리 위성에 대한 요격행동으로 넘어간다면 우리 혁명무력은 주저없이 투입된 모든 요격수단들뿐아니라 요격음모를 꾸민 미일침략자들과 남조선괴뢰들의 본거지에 대한 정의의 보복타격전을 개시하게 될것이다. … 우리의 평화적위성에 대한 요격은 곧 전쟁을 의미한다.》(《조선인민군 총참모부대변인 성명》 2009. 3. 9)

 

 1

 

오전 11시.

쾌속으로 달리던 승용차가 산자드락에서 멎었다. 떨기나무숲에서 새들이 우짖었다. 밋밋한 등성이우에 암팡지게 둘러앉은 철쭉꽃나무들이 바람에 설레였다. 추위를 밀어낸 따스한 볕아래에서 봄이 숨쉬고있었다.

차에서 내리신 김정은동지께서 등성이우로 오르시였다. 수많은 아지를 친 철쭉꽃나무를 살피시다가 마침내 가지 하나를 꺾어드시였다. 봄물이 올라 밤색으로 부푼 가지, 가지끝에 달린 다섯개의 길둥그런 잎사귀들… 어머님께서 사랑하시던 철쭉이다.

언제였던가. 봉긋봉긋 망울이 지는 철쭉꽃나무가지를 도자기꽃병에 꽂으며 어머님께서 하시던 말씀! …

《장군님께서 사시절 쉼없이 넘고넘으시는 철령에 피는 철쭉꽃이여서 내 오늘 이걸 꺾어왔지. 이제 여기에 꽃을 피워서 봄을 앞당겨오자고말이다. …》

잊을수 없는 그 말씀… 어머님께서는 한생 그렇게 사시였다. 봄을 기다리지 않고 꽃을 피워 봄을 앞당겨오시였다.

김정은동지께서는 나무가지를 천천히 돌리며 생각하시였다. 이제 여기서 망울이 지고 꽃이 피여날것이다. 진정 어머님의 웃으시는 모습처럼 순결하고 아름다운 꽃이! …

《어머니! 장군님의 령을 받들어 전선길을 달리다가 이 철쭉꽃나무가 눈에 띄여서 차를 멈추었습니다.》

미소를 떠올리시는 어머님의 영상을 그려보시려니 불현듯 마음속에 스며드는 정겨운 목소리가 울리고있었다. 어머님의 다정하신 음성인가? 아니면 봄의 목소리인가? … 아니, 그것은 유정한 노래의 선률이였다. 어머님께서 제일 사랑하시던 노래 《어머니》의 선률 …

 

 

            기쁜 일이 생겨도 괴로운 일 있어도

            언제나 제일먼저 찾는 어머니

            …

 

그이께서는 마음속으로 다시 어머니를 조용히 불러보신다.

《어머니, 적들이 전쟁의 불구름을 몰아오고있는 이때 장군님께서는 친히 저에게 우리 인공위성에 대한 적들의 요격책동을 단호히 짓부셔버릴데 대한 과업을 주시였습니다. 그래서 최고사령부작전지휘조의 한 성원인 … 참, 김하천이라고 어머님께서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예, 그와 함께 지금 전략로케트군사령부를 찾아가던 길이였습니다.》

 

 

            자식들이 몸바쳐 조국위해 하는 일

            평생의 자랑으로 아는 어머니

 

 

《어머니! 제 이제 놈들이 우리 인공지구위성을 향해 단 한방의 총포성이라도 울린다면 놈들의 본거지까지 무자비하게 짓뭉개버리고말겠습니다. 그리고 어머님께 꼭 승리의 소식을 알려드리겠습니다. 기다려주십시오, 어머니! …》

이윽고 김정은동지께서는 철쭉꽃나무가지를 들고 등성이를 내리시였다. 승용차앞에서 기다리고있던 김하천이 주름깊은 이마아래 희끗희끗한 눈섭을 내리드리우고 두눈을 슴벅거리고있었다.

 

2

 

오후 6시.

승용차의 앞창턱에 놓인 작은 꽃병에서는 가느다란 철쭉꽃나무가지가 률동적으로 흐느적이고있었다.

갑자기 승용차는 고속도로에서 벗어나 강기슭으로 뻗어간 도로에 들어섰다. 여전히 바람과 같은 속도였다.

김정은동지께서 몸소 조향륜을 잡고계시였다. 옆좌석에 앉아있던 김하천이 놀란 소리를 질렀다.

《아니, 왜 이 길로 가십니까?! …》

그이께서 조용히 미소를 지으시였다.

《여기까지 왔던김에 제503항공련대에도 좀 들렸다 갑시다. 한세웅동무도 만나볼겸.》

《?! …》

김하천은 뭉툭한 손가락으로 허연 관자노리를 꾹꾹 누르기 시작했다.

무엇때문인가? 전쟁을 눈앞에 둔 이 시각 항공 및 반항공사령부라면 또 몰라도 사령부관하의 한 항공련대에로 차를 달리시는 까닭은?…

 김하천은 심기가 불편했다. 은근히 속을 썩이지 않을수 없는 그였다.

지금 그이께서 가시는 제503항공련대의 지휘관은 바로 김하천이 그 이름만 들어도 이발이 쏘는것처럼 잔뜩 이마살을 찌프리지 않을수 없는 한세웅이기때문이다.

 김하천은 멋따기나 좋아하는 한세웅이 이제 그이앞에서 또 무슨 뿔난 소리를 하지 않을가 하는 생각에 속이 조마조마해났다. 한세웅이 비록 항공 및 반항공사령부적으로 비상한 두뇌의 소유자로서 《날아다니는 군사과학사전》으로 불리우는 멋쟁이라고 소문이 짜하지만 김하천은 그를 늘 좋지 않게 찌글서 보군 한다. 매일같이 채찍을 휘두르며 주리를 틀고싶은 심정이다.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있습니까?》

김정은동지께서 물으시였다. 그는 당황하여 꼭 다문 입술을 우물거렸다. 그러자 그이께서 다시 미소를 떠올리시였다.

《아까부터 계속 머리를 기웃거리고있는데 혹시 그 무슨 자연의 음악이라도 몰래 엿듣고있는게 아닙니까?》

롱조로 하시는 말씀이였다. 따뜻한 미소가 환히 불을 켜고있는 그이의 시선. 김하천은 마른침을 꿀꺽 삼키였다.

《자연의 음악 … 말입니까?》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리듬이라 할가.… 아, 저길 좀 내다보시오. 저 하늘을 덮고있는 시꺼먼 구름장들과 설레이는 숲과 들판 그리고 유유히 흐르는 강물 … 이 모든것이 다 각이한 음향과 리듬으로 충만되여있지 않습니까.》

《?!…》

그는 새삼스럽게 차창밖을 눈밝혀 내다보며 귀를 귀울이였다. 하늘가득 덮고있는 구름장들, 희끗희끗 강우에 번져가는 잔물결 … 이제 한바탕 비가 쏟아질것만 같다. 그런데 저 례사로운 자연풍경에서 그 무슨 음향과 리듬을 들으신다는 말씀일가? …

《그래 어떻습니까?》

그이의 물으심에 김하천은 먼저 숨을 길게 내불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전… 그저 전쟁에 대한 생각밖엔 …》

《그러니 암만 애써도 전쟁과 헤여질수가 없다? …》 그이께서는 소리내여 웃으시였다. 《하지만 내 보기엔 … 전쟁도 전쟁이지만 그 전쟁에 나서야 할 한사람때문에 마음쓰고있는것 같은데 … 그렇지 않습니까?》

 김하천은 두눈을 슴벅거렸다.

《아니 그걸 어떻게 아십니까?》

《그 얼굴에 다 씌여져있는데 그걸 왜 모르겠습니까. 〈야, 한세웅 이녀석, 인젠 제정신을 가지구 살구있어?!〉하고 속으로 욱박지르고있지 않습니까.》

그는 저도모르게 얼굴을 붉히였다.

《예, 그렇습니다. 그를 만난다는 생각만 해도 목줄띠가 막 풀떡풀떡합니다.》

《그건 너무하는게 아닙니까? 왕별을 달고있는분이 오래전에 있었던 일을 아직도 속에 품고 삭이지 못하고있다니 …》

《할수 없습니다. 존경하는 대장동지, 세월이 아무리 가도 그 일만은 절대 용서치 못하겠습니다. 》

《그렇다? …》

어느덧 승용차는 구배진 령길을 오르고있었다. 김정은동지께서 재빨리 변속을 하며 말씀을 이으시였다.

《내가 왜 오늘 음향과 리듬에 대해 말하는가 하면 … 사실 세상만물은 다 리듬으로 충만되여있습니다. 그것을 들을줄 아는가, 모르는가 하는 차이가 있을뿐… 그런 의미에서 나는 우리 지휘관들은 언제 어느때나 자기 전사들의 가슴속에서 울리는 미세한 음향과 리듬까지 죄다 가려들을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고있습니다. 그래야만 큰것에서 작은것을, 작은것에서 큰것을 보고들을수 있지 않겠습니까.》

《?! …》

그는 두눈을 슴벅이고있었다. 남달리 음악에 조예가 깊으신 그이께서 오늘 왜 또다시 음향과 리듬에 대하여 강조하시는지 깊이 생각해보아야 했다. 한세웅과 같은 그 못난 녀석에게도 무엇인가 남다른것, 큰것이 있다고 하시는 말씀인가? 하지만… 다시금 속이 저릿해난다. 이마의 피줄들이 퍼렇게 살아올라 꿈틀거리는것을 느낀다. 아니, 그럴수 없다.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한세웅이같은 그런 녀석을 어떻게 용서한단 말인가? …

오래전에 있은 일이다.

김일성군사종합대학에서 공부하던 한세웅은 어느날 학습토론도중 군사예술사과목에서 취급되는 내용을 두고 혁명력사강의에서 많이 배운것들로서 별로 새로운것이 없다는 소리를 했다고 한다. 그저 무심히 얼결에 나온 말같았지만 김정은동지께서만은 그냥 스쳐지나실수 없었다.

《별로 새로운것이 없단 말이지. …》라고 하시는 그이의 음성은 준렬하였다고 한다. 《동무가 군사예술사를 알면 얼마나 안다고 그런 소리를 하는가? 아직 군사예술사에 대한 정의조차 똑똑히 모르면서 아무소리나 망탕하면 되겠는가?!》

이어 그이께서는 불이 이는듯 한 시선으로 한세웅을 여겨보시며 경애하는 장군님께서는 무장투쟁을 조직, 준비하고 진행하는 지휘관, 참모부들의 지략과 기교, 조직적수완을 통털어 군사예술이라고 가르쳐주시였다고 하시면서 이렇게 계속하시였다.

《우리 수령님께서 장구한 무장투쟁실천과정에 창조하신 전법은 교조가 없으며 철두철미 주체적인 전법이요. 그리고 우리 장군님께서는 수령님께서 창조하신 주체전법을 더욱 심화발전시키시였소. 우리는 앞으로 이 주체전법대로 적과 싸워 이겨야 하오. 그런데 군사과학의 전당에 들어와 겨우 초학도에 불과한 동무가 감히 어버이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의 그 심원한 군사예술의 경지를 벌써 다 아는척 하다니? …》

너무도 격하신 그이의 말씀에 한세웅은 오한이 나는듯 몸을 떨고있었다. 남달리 비상한 두뇌를 가졌다고 자부하던 한세웅, 엥겔스의 폭력론과 레닌의 무장투쟁론의 명제들, 클라우제위치의 전쟁론은 물론 미제침략군사령관들의 작전전술적특징에 이르기까지 막힘이 없다던 그가 그만에야 수치와 절망에 차서 머리를 푹 숙이고 한손으로는 앞가슴의 단추를 쥐여비틀고있었다.

《제가 … 군사예술에 대한 개념조차 똑똑히 모르는 주제에 그만 허튼 소리를 하였습니다. 용서해주십시오.》

어떻게 용서할수 있단 말인가? … 비록 존경하는 김정은동지께서는 그날 한세웅에게 잘못을 깨닫고 꼭 고쳐야 한다고, 앞으로 다시 이런 현상이 나타나면 용서치 않겠다고 하시였지만 김하천은 그대로 참고견딜수 없었다. 하여 뒤늦게야 소식을 듣고 차를 타고 달려가자바람으로 그를 불러내여 펄펄 뛰며 고함을 쳤었다.

《이녀석! 네가 뭐길래 감히 그런 소릴 할수 있는가, 엉?! 너 어느새 그렇게 교만방자해졌느냐? 무엄하고 불손하기짝이 없는 이녀석! 우리 군대엔 너같은 녀석이 있을 자리가 없다!》

《…》

한세웅은 머리도 들지 못했다.

《야 이놈, 이게 어디 상상이나 할수 있는 일이냐. 엉?!》 그는 돌덩이같이 꽉 부르쥔 주먹을 푸들거렸다. 《그래도 존경하는 대장동지께선 너같은 놈때문에 너무 가슴이 아파 이 새벽까지 잠 못들고계신다는데 … 죄많은 네놈은 쿨쿨 자구있어?》

사실 한세웅은 자고있지 않았다. 잘수가 없는 그였다. 하건만 그로서는 달리 변명할 말도 없었다. 혀를 깨무는듯 한 신음소리가 그의 입에서 새여나왔다.

《잘못했습니다, 아버님.》

《아버님?!》 김하천이 사납게 되받아웨쳤다. 《아니, 나한텐 너같은 사위가 없다!》

목갈린 부르짖음, 그렇게 부르짖는 김하천의 가슴은 모진 아픔에 갈기갈기 찢기고있었다. 잘난 사위라고 그저 자랑스럽기만 했던 자신의 눈먼 사랑과 불찰이 돌이켜졌다. 그 죄의식이 차디찬 얼음이 되여 가슴을 얼구고있었다.

《다신 나를 그렇게 부르지 말아! 내앞에 얼씬도 하지 말아! 알겠느냐? …》

격노한 심장이 토해낸 처절하고 무시무시한 울부짖음이였다.

그때로부터 여러해가 흘러갔다. 안해가 가끔 조심스럽게 기분을 돌려보려고 했지만 단마디로 밀막았다. 딸이 찾아와 울고불고할 때에도 소리쳐 쫓아버리군 했었다. 그런데 그 딸이 얼마전부터 앓기 시작했다. 이틀전엔 조선인민군 륙군종합병원에 입원하였는데 상태가 몹시 위중하다고 했다. 조만간 심장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했었는데 …

얼마전 안해가 조심스럽게 한 말이였다.

《여보, 그 앤 지금도 하나만 바라고있어요. 이제라도 당신이 애아버지를 용서해주면 병이 뚝 떨어질것 같다구요.》

《안돼, 그 일만은 절대 용서할수 없소.》

용서할수도 없거니와 용서해도 안되는 일이였다. 군인은 말로써가 아니라 싸움터에서 자기 목숨으로, 피로써 죄를 씻고 용서를 빌어야 하는것이다. 그리하여 오늘 이 시각까지도 김하천의 심장속 밑바닥에 깔려있는 그 얼음은 녹지 않고있다. 영구동토대였다. …

한동안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김정은동지께서는 이윽토록 깊은 생각에 잠겨 차를 모시였다. 어둠은 잰발걸음으로 찾아와 대지를 뒤덮기 시작했다. 전조등이 켜졌다.

얼마후였다. 승용차가 부대에 들어서자 직일관의 보고를 받은 련대정치위원이 한달음에 달려왔다.

김정은동지께서 물으시였다.

《련대장은 어데 갔소?》

《존경하는 대장동지, 련대장동문 편대를 이끌고 야간비행훈련을 진행하고있습니다.》

《련대장이 직접 편대를 지휘한다?!》

《그렇습니다, 존경하는 대장동지! 련대장동문 오늘같이 불리한 기상조건에서 적들과 싸우자면 자기가 직접 편대를 지휘해보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음 … 》

김정은동지께서는 밤하늘에로 눈길을 옮기시였다. 하늘가 멀리에서 꾸르릉, 꾸르릉! … 먼 우뢰소리가 구을러오고있었다. 비행사들을 위협하는 하늘의 경고, 그러한 구름속을 나는 비행편대의 동음도 간간이 울려왔다.

김하천은 거의나 숨을 죽이고있었다. 련대장이라면 당연히 지상에서 전투를 지휘해야 한다. 대대들과 중대들의 수많은 전투기들을 단 하나의 구령, 하나의 박동과 의지에 따라 멸적의 궤도만을 날도록 하는것이 항공지휘관이다. 국경도 차단물도 엄페호도 없는 하늘에서 항공지휘관의 영웅심리는 절대금물이다. 그런데 한세웅은? …

그때 지휘감시탑에 있던 련대참모장이 내려와 이제 곧 편대가 착륙한다고 보고드렸다. 그이께서 고개를 끄덕이시였다.

《알겠소.》

이윽고 기수를 낮추고 급강하하는 전투기의 신호등이 바라보였다. 비행기의 동음이 커졌다. 드디여 대기를 써는 아츠러운 굉음이 귀청을 찢더니 비행기가 활주로우를 미끄러져갔다. 편대의 다른 비행기들도 하나둘 차례로 규칙적인 간격을 두면서 착륙하였다.

한세웅이 달려왔다. 감시탑의 불빛에 반사된 그의 얼굴은 기쁨으로 환히 빛나고있었다. 목소리도 쩡쩡했다.

《존경하는 대장동지! 제503군부대는 야간기습훈련을 끝내고 돌아왔습니다. 련대장 한세웅!》

김정은동지께서 반갑게 손을 내미시였다.

《그래 오늘은 무엇을 기습했소?》

《옛, 우리 련대가 맡고있는 적진지들을 모의기습하였습니다.》

역시 멋쟁이 한세웅다운 대답이였다.

《저렇게 잔뜩 구름이 끼였는데도 목표물을 정확히 찾아 타격할수 있소?》

김정은동지께서 미소를 담고 물으시였다.

《존경하는 대장동지! 우린 자기가 맡고있는 타격대상물들을 눈을 감고도 때릴수 있게 준비되여있습니다.》

너무 지나치다! 하고 김하천은 속으로 생각했다. 아직도 멋부리기 좋아하는 그 성미는 못 고쳤구나!… 그러나 김정은동지께서 하신 말씀은 그와 달랐다.

《자신심은 좋으나 타격대상물은 수시로 변할수 있소. 고정불변하지 않단 말이요. 때로는 련대장자신이 자기 맡은 타격대상물뿐아니라 하늘과 땅, 바다전체를 한눈에 굽어보면서 예상외의 다른 대상물에 대한 타격도 진행할수 있소.》

《알았습니다. 존경하는 대장동지!》

《그럼 지휘소로 안내하시오. 련대정치위원과 참모장도 같이.》

김정은동지께서는 김하천을 돌아보시였다.

《어떻게 생각합니까. 거기 가서 이 동무들이 지금 어떻게 작전하고 준비했는지 들어보는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예, 그게 좋겠습니다.》

이렇게 대답올리면서도 김하천은 웬일인지 등어리가 뻐근해나는것을 느끼고있었다. 과연 한세웅 저녀석이 그이께서 요구하시는대로 준비되여있을가? …

김하천은 존경하는 김정은동지께서 오늘 전략로케트군사령부에 가시여서도 그곳 지휘관들이 보다 큰 안목을 가지고 조선반도일대는 물론 태평양전역을 포괄하는 적정을 수시로 분석판단하고 제때에 단호히 타격할수 있게 만단의 준비를 갖출데 대하여 강조하시던것을 상기해보았다.

하여 그는 한세웅에게 그것을 암시해주고싶었다. 자기를 너무 과신하지 말라고 경고해주고싶었다. 그러나 한세웅은 그의 경고하는 의미의 눈빛을 전혀 느끼지 못한척 했다. 범같은 성미인 김하천과 눈길이 마주칠가봐 무던히도 조심하는것이 알렸다.

김정은동지께서는 이윽토록 한마디의 말씀도 없이 한세웅의 보고를 주의깊게 들어주시였다.

한세웅은 자기 련대의 작전반경뿐아니라 남조선 오산의 미제7항공군사령부소속 35, 51전투기련대와 군산의 8전투기련대, 일본 오사까의 미제5항공군사령부소속 전투기련대들은 물론 나아가서 일본항공자위대의 6항공단(고마쯔), 3항공단(미사와), 4항공단(마쯔시마)의 움직임에 대해서까지 연구하고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은근히 자랑하고싶어하는것이 알리였다.

그야말로 《날아다니는 군사과학사전》으로 불리울만 하였다. 그러나 김하천은 그가 열을 올릴수록 그 말마디들이 귀안에서 벌떼처럼 웅웅거리는것을 느꼈다. 입이 쓰거웠다. 아니다, 지금 우리는 군사지식시험을 치는것이 아니라 진짜전쟁을 준비하고있는것이다.

그러나 그의 생각과는 달리 김정은동지께서는 그를 치하하시는것이였다.

《옳소, 항공련대장이라면 응당 사단과 사령부의 작전반경만이 아니라 그 이상의것도 다 알아야 하오. 그래야만 하늘과 땅, 바다전체를 한눈에 굽어보면서 싸울수 있지.》

넘치는 기쁨과 행복으로 하여 환히 빛나는 한세웅의 눈빛… 그는 가슴을 쭉 펴고 힘주어 말씀드렸다.

《존경하는 대장동지! 우리들은 임의의 순간에 미군전투기들이든 일본항공자위대의 전투기들이든 대장동지께서 명령만 내리시면 즉시 출격하여 타격소멸하겠습니다.》

《그렇다?》 김정은동지께서는 여전히 군용지도의 어느 한곳을 살펴보고계시였다. 《그럼 이자 동무가 렬거한 그 많은 적들이 일시에 덤벼들면 어떻게 하겠소? 보통병사라면 그저 일당백용맹을 안고 맞받아나가 결사전을 벌리겠다! 이렇게 말해도 되겠지만 동무야 항공부대의 지휘관이 아니요?》

한세웅이 머밋거렸다. 그이께서는 다정히 미소하시였다.

《물론 동무 혼자서 그 많은 적들과 맞서싸우는것은 아니요. 우리에게 항공 및 반항공사령부만 있는것도 아니구 … 하지만 적들이 전쟁을 몰아오고있는 이때 우리 지휘관들에게 있어서 제일 중요한것이 무엇이겠소? … 기회를 놓치지 않는것이요. 적들에게 강타를 안길수 있는 타격의 기회를! …》

《?! …》

한세웅은 물론이고 련대정치위원과 련대참모장도 숨을 죽이고 그이의 다음말씀을 기다리고있었다.

《한동무도 김일성군사종합대학에서 배웠으니 잘 알겠지만 전쟁에서 기회란 저절로 차례지는것이 아니요.》 하고 그이께서는 재빠른 손세로 지도의 여러곳을 가리키며 힘주어 계속하시였다. 《보시오, 지금 우리의 인공지구위성을 요격하겠다고 윽윽대고있는 미제와 일본, 남조선괴뢰들전체의 무력이 얼마나 방대한가? 이 방대한 침략무력을 일격에 타격소멸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 잊지 말아야 하오. 기회란 한순간이요. 천번중의 단 한번! 그 한순간에 일체 모든 정황을 분석판단하고 제때에 결심하고 배심있게 결단을 내리는것, 말하자면 기회를 틀어잡고 리용하는것! 이것이 기본이요. 알겠소?》

《옛, 알겠습니다!》

《기회를 꽉 틀어쥐여야 하오. 그러자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무엇보다 우린 언제나 어버이수령님께서 지난 조국해방전쟁시기 대전해방작전을 비롯한 수많은 전투들을 어떻게 지휘하셨는가, 또 위대한 장군님께서 지난 세기 90년대에 적들이 핵소동을 일으키며 전쟁을 몰아올 때 어떻게 준전시상태를 선포하였고 어떻게 핵무기전파방지조약에서 탈퇴하였는지, 그리하여 어떻게 역경을 순경으로 돌려세우시였는가를 잘 연구분석하여야 하오. 그리하여 우리의 모든 군지휘관들이 주체전법으로 철저히 무장하고 임의의 정황에서도 제때에 분석판단하고 제때에 결단을 내리게 될 때 우리는 강대한 적의 급소를 타격하여 꺼꾸러뜨릴수 있는것이요. 이걸 잊지 마시오.》

《알았습니다!》

김정은동지께서는 자리에서 일어나시였다.

《그럼 만단의 전투태세를 갖추고 명령을 기다리시오.》

《알았습니다. 존경하는 대장동지!》

 

( 다음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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