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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회


제2장


17


김일을 맞아주시는 수령님의 얼굴에는 친근한 미소가 어려있었다. 벼르고벼르면서 수령님을 찾아온 김일이였으나 막상 수령님앞에 서고보니 은근히 가슴이 조여드는것을 어찌할수가 없었다.

혹시 수령님께서 찬성하지 않으시면 어떻게 할것인가.

《무슨 일로 이 아침에 왔습니까?》 수령님께서는 전에없이 진중한 빛이 떠도는 김일의 얼굴을 주의깊게 보시며 물으시였다.

《행정경제사업에서 제기되는 문제와는 달리 조선혁명의 전도와 운명과 관련되는 문제때문에 찾아왔습니다.》

《조선혁명의 운명과 전도에 관한 문제라… 그러니 로선적인 문제겠습니다. 흥미있소.

자, 그럼 앉아서 구체적으로 들어봅시다.》

수령님께서는 김일에게 의자를 권하시고 자신께서도 옆에 앉으시였다.

《제가 말씀드리려고 하는 문제는 조선혁명의 운명과 주체혁명위업의 전도와 관계되는만치 이번 당전원회의 안건의 첫자리에 놓았으면 하는것이 저의 소견입니다.》

며칠후에 당중앙위원회 제5기 제7차전원회의가 열리게 된다.

전원회의에서는 당 제5차대회에서 제시된 3대혁명 수행정형을 총화하는 문제와 대안의 사업체계의 요구대로 독립채산제를 옳게 실시할데 대한 문제를 토의하기로 이미 안건이 정해져있었다. 그런데 김일이 새로운 안건을 제기하자고 하는것이다. 그것도 첫째 안건으로…

김일은 수령님께서 어떤 말씀을 하시더라도 물러서지 않으리라 다시한번 마음을 단단히 다지면서 온몸을 긴장시키였다.

《그럼 그 내용을 들어봅시다.》 하고 수령님께서 말씀하시였다.

《당중앙위원회 정치위원회 위원이 심중하게 제기하는 문제인데 어서 들어보고 연구를 해보아야지. 그런데 동무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짐작이 가오. 동무가 속에 품고있는 생각이 얼굴에 다 나타나고있단 말입니다.》

수령님께서는 환한 미소를 짓고계시였다. 그 미소는 지나친 긴장으로 꽛꽛해진 김일의 가슴을 부드럽게 풀어주는것만 같았다.

(수령님앞에서 무슨 사설이 필요하단 말인가. 벌써 빨찌산시절에 사람들의 속마음을 환히 들여다보시고 천기도 내다보시는 전설적위인으로 칭송받으신 수령님이 아니신가. 지금도 나의 속마음을 환히 들여다보고계실것이다.)

김일은 마침내 문제제기의 첫머리를 떼였다.

《사실 저는 조선혁명을 령도할 후계자문제를 빨리 락착지었으면 하는 생각을 가슴속에 품고있습니다.》

《내 그 문제를 들고온줄 알았습니다. 김일동무의 말마디들과 얼굴표정, 나에게로 무작정 오겠다고 하는 행동이 종전과는 다르기에 무슨 문제일가 하고 생각해보니 후계자문제일것이라는 판단이 내려졌던것입니다.》

《이미 수령님께서도 말씀하신바가 있지만 혁명의 운명문제와 전도가 수령의 후계자에게 달려있는것만큼 이번 당전원회의에서 후계자문제를 락착지었으면 좋겠습니다.》

《혁명을 령도할 후계자문제에 대한 김일동무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우리가 산에서 싸울 때는 나나 동무들이 다 한창나이의 청년들이였는데 이제는 벌써 환갑을 넘겼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갈길은 아직도 멀고 험난합니다. 우리는 백두밀림에서 개척한 혁명위업을 완성하지 못했고 분렬된 조국도 통일하지 못하였습니다. 우리 혁명의 내외정세는 의연히 복잡하며 앞으로 더욱 어렵고 복잡한 정세가 조성될수 있습니다. 혁명을 령도할 후계자문제를 옳게 해결하는것은 혁명의 전도와 나라의 운명과 관련되는 절박한 문제입니다. 김일동무가 이 절박한 문제를 우리 혁명의 운명과 전도에 관계되는 중요한 당의 로선문제로 보고 락착을 보아야 한다고 하는것은 백번 옳은 제기입니다. 혁명을 령도할 후계자문제는 국제공산주의운동의 교훈과 현실태로 보아도 더는 미룰수 없는 요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나는 지난해 4월 만경대에서 조선인민혁명군창건 40돐을 맞으며 항일투사들을 만났을 때에도 당과 혁명에 충실하고 우리의 혁명위업을 대를 이어 계승해나갈수 있는 능력있는 젊은 사람을 후계자로 내세우고 키워야 한다고 말하였던것입니다.》

수령님께서는 지난해 4월 만경대에서 항일투사들을 만나신 자리에서 후계자문제에 대하여 실로 중대한 말씀을 하시였다. 그때 수령님께서는 이전 쏘련에서 레닌이 쓰딸린과 같은 혁명에 충실한 사람을 후계자로 키웠기때문에 그가 서거한 후 쓰딸린이 그의 뜻을 이어 쏘련공산당과 쏘련인민을 령도하여 혁명과 건설에서 빛나는 성과를 이룩할수 있었지만 쓰딸린은 자기의 후계자를 잘 키우지 못하여 그가 서거한 후 흐루쑈브와 같은 배신자가 나오게 되였다고 하시면서 우리는 당과 혁명에 끝없이 충실하고 우리 혁명위업을 대를 이어 빛나게 계승완성해나갈수 있는 능력있는 젊은 사람을 후계자로 선정하고 잘 키워야 한다고 간곡히 말씀하시였었다.

수령님의 긍정적인 반응에 김일은 가슴이 확 트이는것만 같았다. 이제는 문제의 요점을 짚어야 하였다. 김일은 심호흡을 하고나서 입을 열었다.

《수령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친애하는 지도자 김정일동지를 조선혁명을 령도할 수령의 후계자로 추대하는 사업을 이번에 진행되는 당전원회의에서 락착을 지을것을 정중히 제의합니다.》

《이제야 본론을 내놓는구만. 단도직입적으로가 아니라 혁명을 령도할 후계자문제가 혁명발전에서 필연적으로 제기된다는 화제를 올려놓은 다음 대상문제를 제기하는것을 보면 빨찌산시기 정치위원을 한 사람의 전술이 다르긴 다릅니다.》

《그것은 수령님께서 빨찌산시기부터 저에게 배워주신 수령님식정치사업방식입니다.》

《나는 김정일동지를 조선혁명을 령도할 후계자로 추대하여야 한다는 김일동무의 제기를 옳다고 보며 그에 대하여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지금 김일동무를 비롯한 조선혁명의 1세대들이 전당과 전체 인민의 한결같은 의사이라고 하면서 김정일동지를 조선혁명을 령도할 후계자로 추대할것을 제기하고있는것은 력사발전의 흐름으로 되고있습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김일은 저도 모르게 흥분되여 몸을 솟구었다.

수령님께서는 계속하여 말씀하시였다.

김정일동지는 문무를 겸비한 백두산의 아들입니다. 그는 젊지만 자기의 실력으로 높은 사업권위를 지니고있습니다. 그의 사상리론적예지와 통찰력에는 놀라움을 금할수 없습니다. 그는 조직적수완이 있고 전개력이 있으며 통솔능력이 있습니다. 인민들이 그를 〈친애하는 지도자동지〉라고 부르며 따르고 존경하는것은 우연치 않습니다.》

(한평생 인민에 의거하여 인민들의 행복을 위하여 투쟁하여오신 우리 수령님, 인민들이 친애하는 지도자동지를 따르는것을 수령님께서 어찌 모르시랴. 그러니 수령님께서도 인민들의 그 념원을 귀중히 여기실것이다.)

김일의 가슴에는 기쁨이 차고넘치였다. 그는 너부죽한 얼굴이 환해져서 수령님께 말씀드리였다.

《민심이 천심입니다. 친애하는 지도자동지께서는 인민들로부터 한결같은 흠모와 신뢰를 받고계시기때문에 그이를 수령님의 후계자로 추대하는것은 필연적인 문제로 되고있습니다.》

수령님께서는 깊은 생각에 잠겨계시였다.

잠시후 수령님께서는 김일을 여겨보시며 말씀하시였다.

《혁명을 령도할 후계자 추대문제는 심중한 문제이므로 좀더 연구하는것이 좋겠습니다. 하지만 인민의 념원은 력사의 필연이므로 반드시 이루어질것입니다.》

수령님께서는 김일이 제기한 문제에 대하여 이렇게 일단락지으시였다.

김일이 고집스럽게 다시 후계자문제에 대한 확답을 받아보려고 움씰거리는데 수령님께서는 김일의 건강문제에로 화제를 돌리시였다.

《요즘 김일동무가 눈에 띄게 다리를 절고있는것이 심상치 않습니다. 그래 병원에 가봤습니까?》

김일은 당황해났다. 지금도 다리가 저려나는것은 사실이였다. 하지만 그는 수령님께 근심을 끼쳐드릴가보아 수령님앞에서는 지팽이도 짚지 않았고 또 다리도 절지 않으려고 애썼건만 수령님께서는 다 알아보신것이였다.

《뭐 별거 없을겁니다. 좀 이러다가 낫습니다. 수령님,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아니요, 그렇게 간단할것 같지 않소. 예감이 좋지 못하거던. 병원에 가서 종합적인 검진을 받고 치료를 받아야겠습니다.》

《전원회의가 끝나면 병원에 가겠습니다.》

《동문 또 고집을 쓰누만.》

수령님의 목소리는 안타까움에 젖어있었다.


그해 9월에 있은 당중앙위원회 제5기 제7차전원회의에서 김정일동지는 당중앙위원회 비서로 추대되시였으며 다음해인 1974년

2월에 진행된 당중앙위원회 제5기 제8차전원회의에서는 수령님의 후계자로 높이 추대되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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