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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회


제2장


7


11월말 신의주시에서는 반동들의 사촉을 받은 학생들의 소요가 일어났다. 김일이 김일성장군님의 부르심을 받고 평양에 올라가 회의에 참가하고 돌아온 그날에 사건이 터지였다. 그는 도당청사를 비롯한 시내 중요기관들의 경비를 철통같이 강화하도록 대책을 취하였고 또 란을 일으킨 학생들을 설복하도록 사람들을 파견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소요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김일은 쓰라린 죄책감을 안고 사무실안을 거닐고있었다.

(이 일을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내가 일을 쓰게 못하여 장군님께 걱정을 끼쳐드렸구나. 아 김일이, 너 어떻게 하면 이 죄를 씻을수 있단말이냐.)

그는 밖에서 들려오는 부산스러운 움직임에 귀를 기울이며 마음속으로 부르짖었다.

김일이 불안과 자책에 빠져 안절부절하는데 의주의 농업학교와 중학교학생들이 큰 집단을 이루고 신의주시로 밀려오고있다는 전화통보가 들어왔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한시바삐 시내의 안정을 되찾아야 한다.)

이때 문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장종학이 들어왔다. 그는 격분을 금할수 없는듯 씩씩거리며 말하였다.

《학생들이 정말 철이 없군요. 아무리 자중할것을 호소해도 듣지를 않습니다. 오히려 돌을 던지는 판입니다.》

김일은 침중한 낯빛으로 장종학을 보다가 닫혀있던 입을 열었다.

《의주의 학생들이 신의주로 오고있소. 그들이 시내에 들어와 란동을 부리면 큰일이요. 종학동무가 다시한번 그들을 설복해봐야겠소.》

《어떻게 말입니까?》

《시간이 급하니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야겠소. 그들의 머리우를 돌면서 확성기로 반동들의 꼬임에 넘어가지 말라고 호소하시오.》

《그렇게 해서야 수습해내겠습니까. 물리적인 강경조치가 필요합니다. 하다못해 위협사격이라도…》

《안되오, 마지막까지 설복해봅시다. 종학동무가 수고를 해야겠소.》

김일은 더 다른 말이 없이 단호한 태도로 방을 나섰다.

《빨리 따라오오.》

잠시후 김일과 장종학이 탄 승용차가 신의주비행장으로 내달리였다.

차가 비행장에 도착하자 김일은 비행사 리활을 불렀다. 키가 큰 건장한 사나이가 달려와 김일에게 인사하였다.

리활은 해방직후 김일의 소개신을 가지고 비행기를 타고 평양으로 날아가 김일성장군님을 만나뵙고 돌아온 후 새 조선의 항공분야를 발전시키기 위해 분투하고있는 인물이였다. 김일은 그 어떤 과업이라도 수행할 각오가 그 얼굴에 력력히 어려있는 리활에게 명령조로 말하였다.

《빨리 이 사람을 비행기에 태우고 의주―신의주간 도로쪽으로 날아가야겠소. 반동들에게 속아넘어간 학생들이 시내쪽으로 오고있을거요. 그들집단을 해산시켜야겠소. 급강하하면서 그들의 머리우를 선회하시오. 그다음은 이 종학동무에게 맡기시오.》

김일은 장종학을 리활에게 소개하였다.

《이 동무는 도당선전부 과장으로 사업하는 동무요. 동무들의 임무가 중요하오. 어떻게 하든지 학생들이 시내로 들어오는것을 막아야 하겠소.》

《알겠습니다.》

리활과 장종학이 힘있게 대답하고 비행기에 올라탔다.

김일은 하늘에 떠오르는 리활의 비행기를 보고 다시 차를 타고 돌아섰다.… 한식경이 지나자 시내를 소란스럽게 하던 학생들의 소요는 가라앉았다.

철없는 학생들을 부추겨 정권기관들을 습격점거하여 민심을 들쑤셔놓으려던 반동들의 음모는 수포로 돌아갔다. 그러나 신의주에는 긴장상태가 풀리지 않았고 공산당에 대한 불신의 감정이 떠돌고있었다.

바로 이러한 때 김일성장군님께서 몸소 비행기를 타고 신의주로 오시였다. 장군님을 맞이하러 비행장으로 달려나간 김일은 가슴을 찢는것만 같은 죄책감으로 머리를 쳐들수가 없었다.

장군님께서는 태연하신 안색으로 비행기에서 내리시여 김일의 인사를 받으시였다.

《제가 일을 잘못하여 장군님께서 이 위험한 국경도시에…》 김일은 말끝을 맺지 못하였다.

장군님께서는 미소를 지으시며 태연히 말씀하시였다.

《내가 인민이 사는 도시에 인민을 만나러 왔는데 뭘 그러오? 너무 걱정마오. 학생들이 아직 공산당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서 벌어진 일이요. 이제 다 바로잡히게 될거요.》

《장군님…》

한없는 매혹과 신뢰의 감정이 김일의 가슴에 끓어올랐다.

이날 오후 장군님께서는 신의주역전호텔에 자리잡고서 학생대표들을 만나 따뜻한 분위기속에 담화를 하시였다. 장군님의 대해같은 사랑과 믿음에 눈물을 흘리는 학생대표들을 보면서 김일은 장군님의 전사된 긍지와 자부심을 새삼스럽게 받아안게 되였다.

김일은 장군님의 신변안전에 최대의 관심을 돌리면서 그이의 사업보장을 위해서도 치밀한 조직사업을 하였다.

그는 김람인과 장종학을 불러 선전물 수천매를 시급히 찍어낼데 대한 과업을 주었다. 선전물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절세의 애국자이시며 민족적영웅이신 김일성장군님을 열렬히 환영. 김일성장군 환영 신의주시민대회. 1945년 11월 27일 오후 3시…》

저녁녘 선전물이 다 만들어지자 김일은 승용차에 그것을 싣고 종학과 함께 리활을 찾아갔다. 그리고 리활과 종학에게 빨리 선전물을 비행기로 시내에 뿌릴데 대한 과업을 주었다.

《파견원동지, 래일 장군님께서 신의주시민들앞에서 연설하십니까?》 하고 리활이 물었다.

《그렇소. 그에 대해 신의주시민들에게 알리자는거요. 헌데… 동무네 항공대성원들이 모두 몇명이요?》

《170명 됩니다.》

《그만하면 괜찮소. 래일 장군님께서 연설하시게 될 때 항공대성원들을 다 데리고 오시오. 아무래도 무장호위대만으로는 부족할것 같소. 무슨 일이 벌어질지 어떻게 알겠소. 그러니 동무가 항공대성원들을 데리고 주석단앞에 항공대기발을 들고 서있어야겠소.》

《알겠습니다.》

《그럼 빨리 비행기를 타고 올라가 선전물을 살포하시오.》

김일은 선전물을 넘겨받은 종학에게 권총 한자루를 주었다.

《무슨 일이 생길지 예측할수 없으니 만약의 경우를 생각하여 건사하시오. 만탄창되여있소.》

《고맙습니다.》 종학은 권총을 허리춤에 찔렀다.

김일은 종학을 쳐다보다가 도장이라도 찍듯 주먹으로 가슴을 툭 쳤다.

《동무의 임무가 중요하오. 믿겠소.》

역전호텔로 돌아오던 김일은 그 주변에 서성거리는 산호의 모습을 띄여보았다. 산호는 누구에게 맞았는지 머리에 붕대를 감고있었다.

김일은 산호를 소리쳐불렀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

김일성장군님을 만나뵙고싶어서 왔습니다.》

《그런데 누구에게 봉변을 당했나?》 김일은 의아쩍은 눈으로 산호를 훑어보았다.

《소요가 일어난 날 사실 학생자치위원회 성원들이 짜고 폭동을 일으키려 했습니다. 형님이 거기에 개입했습니다. 내가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말리려들다가 맞았습니다.》

《그렇게 됐구만.》

김일은 순진한 산호에게 또다시 동정을 느끼게 되였다.

《그런데 어째서 장군님을 만나뵈오려고 하나?》

《뭐 별다른게 있겠습니까. 우리 민족이 낳은 위인을 한번 뵙고싶어서…》

《그래?》 김일은 산호의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이제 장군님을 뵈옵게 될게다. 지금은 장군님께서 몹시 피로하시였다. 오늘 비행기를 타고 오신데다 휴식도 없이 시민들대표, 학생대표들을 만나 담화를 하시였거던. 래일 장군님께서 시민들앞에서 연설을 하신다.》

이때 하늘에서 선전물들이 하얗게 떨어져내리였다. 리활의 비행기가 상공을 날고있었다. 선전물을 주어읽는 사람들의 얼굴에 환희의 웃음이 어리였다.

김일성장군 만세!》

누가 먼저 웨치였는지 만세소리가 터져올랐다. 하늘에서는 선전물이 계속 떨어지고 사람들은 겨끔내기로 그것을 받아들고 만세를 불렀다.

만세소리는 여기저기에서 울려나왔다. 선전물을 주어든 산호가 흥분을 걷잡을수 없는듯 김일의 팔을 잡고 흔들었다.

《이게 정말이지요? 난 장군님께 큰절을 올리고싶습니다.》

《그래, 절을 올려라.》

김일의 얼굴에는 미소가 어리였다. 요 며칠새 잊어버렸던 웃음이 되살아난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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