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페지로
날자별열람


제10회


제1장


10


김일의 승용차는 흰눈이 살풋이 깔린 도로를 타고 경쾌하게 달리였다. 김일의 옆좌석에 앉은 장종학은 불안과 송구함이 어린 기색으로 차창밖에 흘러가는 눈덮인 산과 들을 바라보았다.

지금 김일은 장종학을 데리고 방직공장건설장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별오군으로 가고있었다. 김일은 건설장의 로동자들속에 들어가 모래해결방도를 알아보던중에 별오군에 있는 중소형발전소 저수지바닥에 많은 모래가 쌓여있다는것을 알게 되였다.

《눈사태피해를 극복하고 수송도로가 열린다고 해도 원체 거리가 멀다보니 경제적수지가 맞지 않소. 별오군에서 모래원천을 찾아낸다면 얼마나 좋겠소.》

김일은 당장 가서 확인해보고 운반대책을 세워야 한다면서 장종학을 데리고 건설장을 떠난것이였다.

종학은 자기가 일을 쓰게 못하여 김일에게 수고를 끼치게 한다고 생각하면 죄송스럽기 그지없었다. 그리고 왜 자신은 김일이처럼 그렇게 적극적으로 문제해결방도를 탐구하려 하지 못하였던가 하는 자책으로 가슴이 무거웠다.

김일의 부관에게서 통지를 받은 별오군인민위원장 산호가 군인민위원회 청사앞에 나와 대기하고있었다. 중키보다 좀 작을사 한 키에 몸이 다부진 체구의 산호는 기운차게 잘 울리는 목소리로 인사를 하였다.

《1부수상동지, 안녕하십니까. 여기까지 오시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산호가 아직 젊긴 젊었구만. 털모자도 쓰지 않고 맨머리바람이군.》

김일은 정열이 열기마냥 확확 내풍기는 산호의 얼굴을 바라보며 옹골찬 어깨를 한번 툭 쳐주었다. 산호는 김일이 남다르게 생각하고있는 40대의 젊은 일군이였다. 산호는 시무룩해서 시름겨운 미소를 띄우고 있는 장종학을 시까스르고있었다.

《아저씨, 아 이웃에 와있으면서도 한번 놀러오시지 않는단 말이예요? 이 산호를 아예 잊어버린 모양이지요?》

《태평스런 소릴 다 하는군. 언제 놀러 다닐새가 있단 말이냐. 일을 잘못해서 1부수상동지에게서 단단히 비판을 받고있다.》

산호와 종학은 복잡다단한 인생행로를 걸어오는 과정에 혈육처럼 친밀해진 관계를 맺었고 오늘도 역시 그 정을 유지해오고있었다.

김일은 사무실로 잡아끄는 산호를 만류하며 말하였다.

《됐다, 빨리 그 저수지라는델 가보자. 모래가 어느 정도 나는지 내눈으로 봐야겠다.》

《알겠습니다. 내 이미 사람들을 동원시켜놓았습니다.》

잠시후 김일의 일행은 별오군중소형발전소가 있는 저수지에 도착하였다.

그 저수지는 언제로 강물의 흐름을 막아 발전소를 세우면서 이루어진 호수라고 할수 있었다. 한겨울철이라 두텁게 얼어붙은 호수가에 사람들이 나와 일을 하고있었다. 그들은 호수의 얼음을 까고 물속에 들어가 삽질을 하여 모래를 기슭에 퍼올려놓았다. 호수가에 우등불이 크게 지펴져있고 여러명의 사람들이 불을 쪼이고있었다.

김일은 그들에게 수고한다고 일일이 만나주고나서 호수에서 퍼올린 모래를 한줌 쥐고 보다가 종학에게 말하였다.

《어떻소, 이만하면 건설장에서 미장하는데 쓸수 있겠지?》

《예, 질이 좋습니다.》

종학이도 손으로 모래를 만져보면서 머리를 끄덕이였다.

《이 호수바닥에 모래가 많겠지?》

《몇년동안 상류에서 흘러와 쌓이다나니 모래가 두텁게 깔렸습니다.》

산호는 마치 자기 자랑이나 하듯 사기가 나서 싱글벙글하였다.

《됐소, 이젠 방직공장건설에 필요한 모래문제가 풀린것 같소.》 김일이 만족하여 말하였다. 《그런데 한겨울에 물속에 들어가 모래채취를 한다는게 쉽지 않겠는데… 어떻게 한다?》

《사람이 각오만 단단히 가지면 못해낼게 없습니다. 한 몇분씩 냅다 삽질을 하고 나와 불을 쪼이면 일없습니다. 사실 내가 다 해본겁니다.》

《산호가 역시 패기가 있구만.》 장종학은 따뜻한 정이 어린 눈길로 산호를 쳐다보고있었다.

《군인민위원장이 앞장에 섰으니 모두 군말없이 따라나설거요. 하지만 헐치는 않을거요. 보통각오를 가지고선 안되지. 강산이 얼어붙은 겨울철이 아니요.》

이렇게 말하는 김일의 얼굴에는 우려의 빛이 그늘처럼 비끼였다. 이윽고 그는 심중한 목소리로 물었다.

《별오군에서 모래채취를 맡아할수 있겠나?》

《1부수상동지가 지시를 떨구면 문제없습니다.》

《아니, 지시라고 생각지 말고 이 김일의 부탁이라고 생각하라구. 그리고 장종학동무를 돕는것으로도 되는것이고…》

《알겠습니다. 내가 앞장에 서서 물속에 뛰여들겠습니다.》

《좋아, 내 산호를 믿겠소.》

종학이도 산호의 손을 꽉 잡으며 감사의 말을 하였다.

《산호야, 고맙다. 네앞에 머리를 숙이게 된다. 필요한게 있으면 말해라.》

그러나 사실 종학은 산호도 산호이지만 김일에게 감사의 인사를 올리고싶은 심정이였다. 김일이 아니였다면 삼라만상이 얼어붙은 이 겨울철에 누가 별오군에서 모래를 해결할 생각을 해낼수 있겠는가.

《1부수상동지, 내 여기 모래채취에 참가하는 사람들에게 술을 별도로 공급해주도록 하겠습니다. 고기도 보내주고…》

종학의 말에 산호가 손을 흔들었다.

《그것도 우리 군에서 해결할수 있습니다. 우리 군에 있는 식료공장에서도 술을 꽝꽝 생산합니다. 고기도 있구요.》

《하, 이런… 내 산호에게 손을 들었다.》 종학이 흐뭇하여 크게 웃었다.

김일도 대견한 눈길로 산호를 보고있었다.

《산호가 괜찮아. 그러나 사람들을 그렇게 혹사시켜서야 안되지.》

하고 김일은 말하였다. 《또 능률도 크게 날수 없고… 장동무, 여기에 굴착기 한대를 보장해주도록 합시다. 더는 사람들이 얼음물속에 들어가게 해서는 안되겠소.》

종학은 다시한번 김일에게 머리를 숙이였다.

(역시 김일동지는 생각하는 품이 우리와 다르거던.)

모래채취에 관한 문제를 일단락 지은 김일은 제잡담 걸음을 옮겨짚었다.

《어쨌든 네가 수고하게 됐다. 그럼 어디 발전소나 돌아보자. 전기생산도 하고 모래도 나와 나라에 리득을 주니 얼마나 좋은가.》

김일은 일행을 이끌고 중소형발전소를 돌아보았다. 도배전부에서 나와 발전소를 관리운영하고있는 발전소책임자가 김일을 안내하였다.

《이 발전소를 언제 건설했소?》

몸이 갈람하고 얼굴이 애되여보이는 발전소책임자는 김일이 큰 관심을 가지고 발전소에 대해 이것저것 묻자 사기가 나서 4년전에 완공되였으며 전기생산량이 얼마이고 운영을 어떻게 하고있는가에 대해서도 청산류수로 대답하였다.

산굽이로 흘러내리는 강물을 막아 건설한 중소형발전소는 김일의 마음에 흠뻑 들었다.

《그래, 농촌세대들이 다 전기불을 보는가?》 김일은 산호에게 물었다.

《예.》

《좋아, 아주 좋아.》

김일은 만족스레 머리를 끄덕이며 쌩쌩 돌아가는 발전기를 바라보았다.

그가 별오군으로 온데는 모래문제를 해결하는것도 있지만 중소형수력발전소에 대한 흥미와 관심이 컸기때문이였다.

《나라의 경제를 발전시키자면 전기가 많아야 해. 전기문제를 중요하게 보시였기때문에 위대한 수령님께서 우리 나라 국장을 만들 때 발전소를 넣게 하신거야.》

전력공업발전에 심혈을 기울이시는 수령님의 로고를 잘 알고있는 김일은 나라의 경제사업전반을 맡아보면서 여러 발전소건설장을 다니며 그 완공을 다그치는데 큰 힘을 넣어왔었다.

수령님께서는 얼마전에 농촌전기화를 완성하자면 중소형발전소도 많이 건설하여야 한다고 가르치심을 주시였다. 김일은 별오군에 건설된 중소형발전소를 다른 군들에 일반화할 사색에 잠겨 발전소를 떠났다.

군소재지로 돌아오는 길에서 김일이 군내 인민들의 생활형편에 대해 두루 료해하는데 산호는 군인민위원장으로서 자기가 계획하고있는 사업에 대해서 김일에게 이야기하였다.

《…난 앞으로 군건설도 힘있게 내밀자고 합니다. 우선 군인민위원회청사를 번듯하게 지어놓으려고 합니다. 군인민위원회건물이 초라하니 타곳에서 오는 사람들에게 좀 부끄럽거던요.》

《정말 와보니 군인민위원회건물이 한심하더구만. 난 무슨 관리위원회건물인가 했소.》종학이 웃으며 께끼였다.

《자체의 힘으로 건설을 하는거야 좋은 일이지.》 김일은 짤막하게 대꾸하고는 손목시계를 내려다보았다.

잠시후 일행은 군인민위원회로 되돌아왔다. 김일은 밖에 서서 군인민위원회단층건물을 잠시 바라보더니 산호에게 물었다.

《인민위원장.》

김일의 목소리는 별로 근엄하게 울리였다.

《동무는 군안에 집없는 세대가 얼마나 되는지 알고있나?》

《예, 한 20여세대쯤 됩니다.》

《그럼 우선 살림집부터 건설하여 군내 살림집문제부터 풀어보라구. 군인민위원회청사는 그다음에 건설해도 일없소. 인민위원회건물이나 멋있게 짓는다고 군인민위원회나 위원장의 위신이 서는게 아니야. 나라의 일군이라면 수령님께서 언제나 인민생활문제를 첫자리에 놓고 모든 사업을 설계하신다는걸 명심해야 해. 내가 방직공장을 하루빨리 건설해보자고 애쓰는것도 그것이 수령님의 높은 뜻을 현실로 꽃피우기 위한 사업의 한 고리이기때문이요.》

김일은 잠시 동안을 두었다가 말을 이었다.

《한영덕동무의 일은 동무들이 이미 다 아는 사실이고 또 동무들이 한영덕동무와는 모른다 할 사이도 아니기때문에 내 한마디 더 하겠소.

영덕동무의 일은 가슴아픈 일이요. 우린 한영덕동무의 과오에서 교훈을 찾아야 하오. 물론 사람이 사느라면 사업과정에 과오도 범할수 있는거요. 내 경우를 보아도 수령님의 뜻을 제대로 받들지 못하여 그이께 걱정을 끼쳐드린 일이 한두번이 아니였소. 그러나 과오는 범해도 정치생활에서만은 조그마한 흔들림도 있어서는 안되오. 우린 수령님밖에는 그 누구도 몰라야 해.》

종학과 산호는 깊은 감동을 안고 김일을 바라보고있었다. 그 순간 종학에게는 왜서인지 1936년 무송의 수림속에서 김일성장군님을 찾아가던 김일을 만났던 그때의 일이 떠올랐다.

(그때 벌써 김일동지는 수령님밖에는 몰랐다.) 하는 생각이 장종학의 머리를 치는것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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