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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 회


황운은 료양에서 군사를 일으키고
설봉선은 북해에서 그에 호응하다


손개가 하주성문에서 낯모를 사내에게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엄진이 기겁하여 엄평에게 보고하였다. 엄평이 대노하여 하주성에서 엄진을 불러들이고 눈알이 빠지게 다불렀다. 그리고는 비온 날 소똥처럼 후줄근해진 그에게 호통쳤다.

《당장 사람을 시켜 료양소식을 알아보며 하주성방비를 철통같이 하라!

하주성은 안원부로 통하는 관문이니 네 만일 성을 지키지 못하면 그 목이 무사치 못할줄 알라!》

제 형한테서 혼쭐이 난 엄진은 꽁무니에 불이 달려 그달음으로 하주성으로 돌아와 그밤으로 간자들을 선발하여 은밀히 안원부로 파하였다.

안원부의 료양성에 슴새들어간 간자들이 돌아와 엄진에게 보고하였다.

《칠월 초사흘 황운이 십만군사를 일으키고 지금 막 황성을 향해 진군하는데 그 선봉이 벌써 오십리밖에 이르렀다고 하옵니다.》

엄진이 덴겁해서 엄평에게 사람을 띄워 알리고 부랴부랴 방비책을 모색하는데 우거지상을 한 수문장이 들어와 아부재기를 쳤다.

《대내상 황운이 반안왕 류도와 더불어 군사를 일으켜 고을들을 점령하고 지금 하주성아래에 진을 쳤소이다. 군사가 얼마나 많은지 그 수를 대중할수 없소이다.》

《벌써 왔단 말이냐?》

엄진이 더욱 크게 놀라 공포에 질려 령을 내렸다.

《성문을 굳게 닫고 일체 응하지 말라!》

황운은 하주성에서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자 단호하게 결심을 내렸다.

《선봉장은 정예군사로 일격에 성문을 깨뜨리라!》

선봉장 류우가 충차와 투석차를 하주성앞에 바투 정렬시켰다.

잠시후 투석차에서 날리는 메돼지만 한 바위돌이 쾅 쾅 성의 서문과 성벽을 사정없이 들부셨다. 얼마 안있어 서문이 깨져나가고 성벽에 휑하니 구멍이 생기더니 한모퉁이가 와르르 무너졌다. 때를 놓치지 않고 해자에 다리를 놓은 아군의 철기군이 맹렬히 달려나가고 그뒤로 와- 함성을 올리며 창과 칼, 철퇴를 추켜든 군사들이 파도처럼 공격해나갔다.

하주성의 적군사들이 저항해나섰으나 파죽지세로 진격해오는 아군의 위세를 막기에는 너무도 무맥했다. 비유하면 굴러내리는 바위돌을 수수대로 막겠다는 어리석은짓이요, 뚝터진 물을 한손으로 막아보려는 맹랑한짓이였다. 노도와 같이 짓쳐오는 그 공격앞에 엄진은 진중을 수습하기는커녕 제 집안도 돌아볼념을 못하고 혼자 동문으로 달아빼고말았다.

엄진이 없는 적군사들이 별로 저항하지 않고 투항하였다. 황운이 거느린 정예군사들이 너무나도 강했던것이다. 손쉽게 하주성을 점령한데 이어 황운은 며칠새에 장령부를 평정하였다.

새 임금을 시위하고 입성한 황운이 기를 세워 백성들을 안무하니 하주성백성들이 비로소 대내상 황운이 군사를 일으켰음을 알고 저저마다 떨쳐나와 어가를 향해 만세를 부르고 《우리 대내상이 왔다!》고 소리치며 기뻐하였다.

한편 대내상 황운이 군사를 일으켰다는 소식에 접한 북해의 숙록후는 우시춘과 의논하였다.

《북해에 있는 군사와 병마가 많지 못하니 말갈추장을 찾아가 원병을 청하리라.》

이어 흑수부를 찾아 떠나려는데 대내상의 아들 황위는 당시 나이가 열살로서 영특하고 용력이 다른 사람을 릉가하여 일세의 호걸이였다. 황위가 숙록후를 따라 함께 가겠다고 나섰다.

《소자가 어머니를 따라 함께 가게 해주사이다.》

우시춘이 옆에서 듣다가 허허 웃으며 만류하였다.

《넌 아직 너무 어려서 안돼!》

《왜 안되나이까. 나이가 어리다고 나라위한 마음까지야 어리겠나이까.》

우시춘이 당돌한 그 대답에 눈을 크게 떴다.

《하, 이자 보니 이 도련님이 보통이 아닌데…》

숙록후가 빙그레 웃으며 우시춘을 돌아보았다.

《이애가 비록 나이 어려도 담과 용맹이 남같지 않으니 애의 소원대로 함께 가겠어요.》

황위의 가지런한 흰이가 두사람의 눈부리를 자극하였다.

숙록후는 열살난 아들 황위를 데리고 말갈추장이 있는 흑수부로 떠나갔다.

흑수부를 찾아간 숙록후가 말갈추장에게 원병을 청하니 숙록후에게 아홉번이나 사로잡혔다가 목숨을 구한 말갈추장이라 어이 모른다 하랴. 진심으로 숙록후에게 감복되였던 추장은 흑수부와 여러 부의 군사 이만을 흔연히 내주었다.

숙록후는 우시춘을 선봉장으로, 왕연을 후군장으로 삼고 말갈장수 하룡 등을 좌군장, 우군장으로 임명하고 군사를 총독하여 황성으로 진군하였다.

먼저 안변부의 동강을 공격하려고 대오를 전진시키는데 안변부 절도사 손자관은 제가 숙록후를 당해내지 못할줄 뻔히 아는지라 전왕에게 위급함을 보고하며 원병을 요청하였다. 엄평이 승상이 된 후 그의 부친 엄승이 현덕부 절도사로 옮겨가고 그대신 안변부 절도사로 온 손자관은 날아가는 참새도 옭아낸다는 깜찍하고 교활하기 그지없었으나 대신 겁기가 많고 조심성이 여간 아니였다.

동강성공격을 앞두고 숙록후가 대오를 멈춰세우고 군사들과 군마를 쉬우고있는데 동평부의 절도사가 보낸 장수 덕남이 삼만군사를 끌고와서 볼부은 소리를 하였다.

《숙록후께선 말갈에 청병하면서도 우리 동평부엔 왜 군사를 요구하지 않소이까. 우리 절도사어른이 여간 섭섭해하지 않았소이다. 이건 절도사어른이 숙록후께 보내는 서신이오이다.》

동평부 절도사의 서신을 읽고난 숙록후가 진심으로 사례하는 답서를 보내였다.

동평부에서 삼만군사를 보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북방의 여러 고을들이 숙록후의 용병술을 잘 아는터라 병마를 고스란히 바치며 항복하였다.

동강성이 위급하다는 손자관의 급보를 받은 전왕이 경악해서 신하들과 장수들을 모아놓고 의논을 벌리는데 엄평이 먼저 나서며 의논의 채를 잡았다.

《황운이 반안왕 류도와 작당하여 대군을 끌고 남쪽에서 밀려오고 설연이 우시춘과 함께 말갈과 동평부의 오만군사를 휘동하여 북쪽으로부터 황성으로 쳐들어오고있소이다.

발해를 회복하겠다는 그 대의명분과 황운, 설연의 명성으로 하여 지금 서남쪽과 북쪽의 주와 현들은 전혀 싸울 생각을 하지 않고 무리로 그들에게 투항하는 형편입니다.

문제는 황운과 설연의 용맹과 지략이 절륜하여 조정에 그들과 맞설 장수가 없다는것이옵니다.》

이때 대장군 손시오가 나서며 대수롭지 않다는듯 볼이 부어 입을 열었다.

《그까짓 황운과 설연이 뭐라구 승상은 과장하여 말하오이까. 아무리 설연이 뛰여났다고 하여도 사내가 아닌 치마두른 계집이 분명커니 원컨대 소장이 나아가 그년을 짓뭉개버리겠나이다.》

전왕과 엄평이 새삼스레 손시오를 쳐다보았다.

이 조정안에서 용병술과 무예에서 제노라 으시대는 손시오였다.

그래서 옥좌를 차지한 전왕과 엄평이 그를 조정의 군사를 통솔하는 대장군으로 임명했었다.

허나 전왕과 엄평의 눈길은 손시오의 능력에 대한 믿음의 눈길이 아니였다. 하루강아지 범 무서운줄 모른다고 천하명장이라 소문난 설연과 맞서보겠다는 그 객기가 마음에 들고 황운과 설연이 무서워 벌벌 떨고있는 겁쟁이무리속에서 그래도 사내랍시고 용기를 뽑는 그 담과 배짱이 감지덕지해서 보내는 눈길이였다.

엄평이 전왕을 의미심장한 눈길로 돌아보니 전왕이 눈을 끔벅이였다.

《장군에게 승산이 있다면 군사를 내여줄테니 설연을 막으라.》

전왕의 령이 내리자 손시오가 사기가 나서 호언한다.

《소장이 설연을 기어이 멸하여 페하의 근심을 덜고 사직을 지키겠나이다.》

문무백관들의 각이한 눈길이 손시오의 갱핏한 얼굴에 날아가고 유령이 배회하는듯 한 공포의 분위기가 다소 사라지는데 엄평이 그 분위기를 격앙시키며 전왕에게로 돌아섰다.

《황운과 설연이 동시에 황성으로 오고있는것만큼 신이 먼저 남쪽으로 가서 황운을 잡은 후 북쪽으로 가서 설연을 잡을터이니 신이 북쪽으로 갈 때까지 대장군 손시오에게 군사를 주어 당분간 설연을 막게 함이 상책인듯 하오이다. 그리고 페하는 황성을 굳게 지키고 성밖을 나오지 마옵소서.》

전왕이 그렇게 하자고 승낙하니 엄평이 대장군 손시오로 대장을 삼아 군사 십만을 거느리고 북으로 진군하여 설연을 당분간만 막으라 하고 자기는 스스로 대도독이 되여 장수 백여명과 정병 십만을 징발하여 남쪽의 황운을 잡으러 떠났다.

엄평이 자기가 올 때까지 당분간 설연을 지탱하라고 한 지시에 심사가 꼬여있던 손시오는 황성을 떠나면서 속으로 벼르었다.

(엄승상이 날 우습게 여기거던. 내 이제 설연을 잡아 엄승상에게 본때를 보여주리라.)

군사 십만을 거느리고 손시오가 동강성에 이르렀는데 이때 안변부 절도사 손자관은 숙록후의 명성을 듣고 겁에 잔뜩 질린데다가 또 숙록후의 군사가 말갈과 동평부의 정예군사인 철기군이라 감히 대적치 못하고 성문을 닫아매고 달팽이처럼 꾹 박혀 꼼짝 않고있었다.

손시오가 십만군사를 끌고 동강성아래 이르니 손자관이 성문을 열고 반겨맞아들이고는 우는 소리를 하였다.

《설연의 군사는 북방군사들이라 그 예봉을 당할수 없나이다.》

《그렇다고 싸우지 말자는거요?》

손시오의 말에 대뜸 손자관이 얼굴을 붉혔다.

《제 말을 마저 듣고 결심하시오이다. 소관의 생각엔 싸우지 말고 저들이 량곡과 마초가 떨어지기를 기다리자는것입니다. 진중에 량곡과 마초가 없으면 제아무리 설연이라 해도 굶주린 군사와 맥빠진 군마를 가지고 무슨 용빼는 수가 있겠소이까. 그때를 타서 공격함이 마땅하다고 생각하오이다.》

손시오가 앙천대소하며 흰목을 뽑았다.

《내 십만병을 거느렸는데 어찌 설연의 오합지졸의 오만군사를 두려워하리오.

내 만일 싸우지 않고 지경만 지키면 설연이 더욱 나를 비겁하다 생각하고 급히 칠것은 뻔하오. 그런즉 내가 먼저 그를 공격함만 못하도다. 그대는 성이나 잘 지키면서 내가 어떻게 설연을 깨뜨리는가 구경하라!》

자기를 못 미더워하는 전왕과 엄평앞에 설연을 잡아 솜씨를 보여줄 야심에 분별을 잃은 손시오였다. 설연에 대해 말만 들어온 손시오는 자기가 그의 상대가 되지 않음을 전혀 알리 없었다.

손시오는 군사를 끌고 성밖 오리밖에 나와 진을 치고 아군진중을 향해 큰소리로 호통쳤다.

《반적 설연은 들으라!

우리 성상은 선임금의 동생으로 즉위하셨고 무도한 태자는 별궁에서 죽은지 이미 오래되였다!

헌데도 너와 황운은 찬역하고저 죽은 태자가 살았다고 거짓소문을 퍼뜨리면서 군사를 일으키고 천하를 소란케 하니 그래, 하늘이 무섭지 않느냐. 빨리 나와 내 칼을 받으라!》

숙록후가 선봉장 우시춘에게 철기군을 거느리고나가 싸우라고 명령하였다.

우시춘이 령을 받고 철기군을 휘동하여 맨앞에서 짓쳐나갔다. 우시춘이 손시오와 어울렸으나 십여합이 되도록 승부가 결판나지 않았다. 우시춘과 손시오의 무예가 엇비슷한듯싶었다. 여기저기에서 아군과 적의 군사들이 서로 악- 악- 소리를 지르며 창과 칼을 휘두르는데 량쪽에서 사상자가 많이 나오는것이 헨둥하게 눈에 띄였다.

전장을 살펴보던 숙록후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회군령을 내렸다.

진중으로 돌아온 우시춘이 얼굴이 시뻘개서 골받이하는 황소마냥 숙록후에게 올리받쳤다.

《소장이 한창 적장을 베이려는데 어이하여 장군은 물러나라 하시오이까.》

우시춘을 바라보는 숙록후의 얼굴에 엷은 웃음이 어리더니 웃음이 사라지고 엄한 표정이 비꼈다.

《내게 다 생각이 있으니 장군은 그만 분을 삭이고 내 령을 들으라!》

우시춘이 자세를 바로 취하며 숙록후를 주시하였다.

《오늘밤에 손시오를 은밀히 사로잡고 또 동강성을 쳐서 손자관을 마저 잡을것인즉 장군은 자그마한 도적을 잡지 못함을 한치 말라. 오늘밤 오경에 장군은 오백군사를 거느리고 성동문밖에 접근하여 마른 섶단을 쌓아 불을 지른 후 남문밖에 매복하라. 분명 손자관이 거기로 올것인즉 놓치지 말고 무조건 사로잡으라!

내가 방포를 놓아 신호할것이니 장군은 령을 어기지 말라!》

우시춘이 엄정한 숙록후의 기상에 다른 말을 못하고 령을 받고 물러났다.

우시춘이 돌아간 후 숙록후는 좌군장 하룡과 우군장 덕남, 후군장 왕연을 불러 이리저리하라는 령을 주면서 추호도 실수 말고 령을 집행할것을 당부하였다.

이런 내막을 알길 없는 손시오는 우시춘과 한창 싸우던 도중 문득 징소리가 울리면서 우시춘이 물러가고 숙록후가 진문을 굳게 닫고 나오지 않자 씩씩거리며 혼자서 욕설을 퍼붓다가 제풀에 지쳐서 본진으로 돌아갔다.

이날 밤 숙록후가 날랜 군사 몇명을 선발하여 동강성으로 보내여 성안의 형세를 탐지케 하였더니 그들이 돌아와 하는 말이 성밖에 진을 친 손시오를 믿고 성안의 군사들은 깊은 잠에 들고 쥐죽은듯 조용하다는것이였다.

숙록후는 급히 우시춘이 이끄는 정예군사 오백을 동강성으로 떠나보내고 이어 하룡은 손시오진의 남쪽에, 덕남은 북쪽에, 왕연은 동쪽으로 은밀히 접근하여 신호를 기다리게 하였다.

한편 손시오는 이날 밤 야습을 하려고 설연의 진을 탐지하게 하였는데 진이 텅 비여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그러면 설연이 진을 비우고 동강성을 기습하든가 아니면 우리 진을 습격하려는것이 분명하다. 그러니 매복했다가 설연이 기습할 때 엄습하면 승패는 떼놓은 당상이 아닌가.)

손시오는 부하장수들에게 야습이 있을수 있으니 진을 엄하게 지키면서 매복하라는 령을 내렸다.

이때 홀연 부하장수가 다급히 뛰여들어왔다.

《성안에 불이 일고있소이다.》

손시오가 바라보니 과연 동강성쪽에서 세찬 화염이 솟구치고있었다. 우시춘이 성동문밖에 지른 불이였건만 손시오는 설연이 동강성을 기습하는것이라고 판단하였다. 노루 제 방귀에 놀라듯 제풀에 펄쩍 뛰며 부하장수들에게 령을 내렸다.

《설연이 진을 비우고 동강성으로 들어가 화공으로 치고있으니 성이 위태롭도다. 내가 이제 삼천군을 이끌고 성으로 갈테니 장수들은 본진을 지켜 적을 방비하라!》

즉시 삼천철기를 거느리고 진문을 벗어나 성으로 줄달음치는데 문득 좌우에서 무수한 복병이 달려드는것이 아닌가. 손시오가 황급히 군사를 돌려세우려는데 한 대장이 삼척 룡린검을 들고 표범처럼 달려나오며 꾸짖었다.

《개같은 역적은 죽을줄 모르고 어디로 가려 하는가!》

말이 끝남과 동시에 검광이 빛나며 손시오가 미처 손쓸새없이 그 머리가 말아래 떨어져나갔으니 그 장수는 다름아닌 숙록후였다.

그의 머리를 기대에 매달고 대오를 되돌려 손시오의 진앞에 이른 숙록후가 적군사들을 향해 쟁쟁한 목소리로 웨쳤다.

《제 주제에 장수라고 거들대던 손시오의 머리가 여기 있으니 너희들은 자세히 보라!

내 이제 한번 군사를 몰아 공격하면 너희 모든 장수들과 군졸들이 다 멸할것이로다. 허나 너희들은 본래 선임금의 신하와 백성인고로 차마 인명을 죽일수 없으니 빨리 항복하여 하늘의 뜻에 순종하라!》

적의 장수들과 군졸들이 손시오의 머리를 보고 크게 놀라는데 사면에서 불길이 치솟고 와- 와- 함성소리가 적진을 압박하는것이였다. 손시오의 진영을 에워싸고있던 하룡을 비롯한 장수들이 군사들을 시켜 불을 지르고 웨치는 소리였다. 그만에야 적의 장수들과 군사들이 일시에 항복하거늘 숙록후가 이때라고 생각하고 방포를 놓아 우시춘에게 신호를 보내였다.

동강성안에 있던 손자관은 성동문밖에서 난데없이 불길이 하늘로 치솟는것을 보고 크게 놀라 손시오의 진중이 위태한줄로 여기고 그를 구하려고 남문으로 나오다가 숙록후의 령대로 성동문밖에서 불을 지르고 남문밖에 매복하고있던 우시춘과 맞다들게 되였다.

서로 어울린지 십합만에 우시춘의 칼이 번뜩이며 손자관이 말에서 떨어져 즉사하였다. 그 기세로 우시춘이 군사를 내몰아 들이치니 손자관의 군사가 태반이나 죽고 항복하지 않는자가 없었다.

날이 밝을무렵에 싸움은 아군의 승리로 결속되였다.

숙록후는 왕연을 보내여 성안의 량곡과 마초를 본진으로 운반케 하고 성안에 들어가 백성들을 위로하였다. 얼마후 북방의 열개 고을이 숙록후의 휘하에 들어오게 되였다.…

청룡산에서 대내상 황운의 서신을 받은 조명걸은 즉시 부하들을 동원하여 각 곳에 방을 내붙였다.

《반란적에게 감금되였던 태자는 심원공주가 제 아들 미영으로 바꾸어 구원하였고 대내상 황운이 모시고 료양땅에 들어갔노라. 미영은 태자대신 이미 엄평도당의 손에 죽었으나 발해국을 위해 바친 어린 넋은 세월가도 잊혀지지 않으리라.

그때로부터 십여년세월이 흘러 태자는 무사히 성장하여 다시 발해국 황상이 되셨고 지금 대내상 황운이 반안왕 류도와 함께 군사를 일으켜 황성으로 진격하고있노라. 반란적을 멸하고 대의를 회복하려 하는 이 시각 선임금의 신하들과 백성들은 역적을 멸하기 위한 싸움에 용약 나서라!》

그 방문을 읽어본 백성들이 서로마다 군마를 끌고 병쟁기를 잡고 출전하기를 청하였다. 삽시에 조명걸의 수하에 수천의 군사가 모여들었다. 조명걸은 이미전부터 준비해오던 군사들과 모여든 군사를 비롯한 이만의 군사를 서하수, 강수천, 마맹달이 거느리고 황운에게로 떠나보내고 이어 군사를 모집하러 호주로 향하였다. 떠나기에 앞서 조명걸은 자기의 호위장인 상괄에게 조용히 귀띔하였다.

《호주자사 조열은 본래 대내상의 은덕을 사모하여 죽기를 사양하지 않던 사람이였는데 세월이 흘러 어떻게 변했는지 알수 없노라. 내 이제 호주자사 조열을 보고 병마를 달라고 청할테니 만일에 아니 주겠다고 하면 내곁에 있다가 자사를 쳐죽이라.》

상괄이 허락하고 사십근 철퇴를 소매에 감추었다. 조명걸은 상괄과 함께 호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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