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페지로
날자별열람


제 31 회


제 4 장


전류는 흐른다


4


탄광지원돌격대의 첫 출정식이 진행되는 화력발전소문화회관 앞마당은 령창탄광으로 떠나는 돌격대원들과 그들을 환송하러 나온 사람들로 붐비였다.

화력발전소 청년돌격대는 조직된지 그닥 오래지 않지만 그 기간 발전소의 면모를 일신시키는데서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근간에 발전소에서는 많은 건물들을 새 세기의 요구에 맞게 새로 건설하거나 개건보수했다. 동암산언덕에 우뚝 솟아 발전기동음높은 발전소를 굽어보는듯 한 연구실도 청년돌격대가 단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최상의 수준에서 새로 일떠세웠다. 뒤이어 메기직장, 종합지령실, 병원, 유치원, 식당, 염소목장을 먼 후날에 가서도 손색이 없게 훌륭히 건설하였다.

청년돌격대는 올해 년초에 착공한 정양소와 전자도서열람실도 불이 번쩍나게 일떠세워 마감공사를 건설직장에 넘겨주고 령창탄광으로 탄광지원돌격대를 무어 떠나게 되였던것이다.

리성복은 오늘 청년돌격대를 이끌고 령창탄광으로 나간다. 떠나기에 앞서 공장문화회관앞마당에서 분렬행진을 진행하기로 했다. 돌격대의 분렬행진은 화력발전소적인 행사로 포치되여 각 직장들에서 손에 꽃목걸이나 꽃다발을 들고 선발된 돌격대원들을 축하하려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150명 돌격대원들모두가 적위대복장을 갖추었으며 모자에는 붉은 오각별을 달았다. 대렬앞에서 나붓기는 기폭에는 《탄광지원돌격대》라고 수박알만큼씩한 글자가 크게 새겨져있었다.

청년돌격대가 정렬하자 리성복이 방송차마이크를 들고 청사현관앞에 나섰다.

돌격대장 강병수가 씩씩한 목소리로 사열보고를 했다.

《돌격대 나란히! 차렷- 가운데로 봣!》

군대기질이 몸에 푹 배인 익숙된 동작으로 강병수는 주석단을 향해 힘차게 나갔다.

《초급당비서동지! 탄광지원돌격대는 전원 정렬하였습니다. 돌격대장 강병수!》

《쉬엿하시오.》

이어 리성복은 끌날같이 미끈한 돌격대원들을 후더운 눈길로 바라보며 마이크를 입에 가져갔다.

《동무들! 오늘 우리는 탄광지원돌격대를 무어가지고 령창탄광으로 떠나게 됩니다. 다 아시다싶이 탄광의 석탄생산이자 곧 화력발전소의 전력생산입니다. 지금 령창탄광에서는 부족되는 로력과 모자라는 자재로 석탄생산이 떨어져 계획된 량의 석탄을 발전소에 보내주지 못하고있습니다. 그렇다고 우리는 앉아서 석탄이 들어오기만을 기다릴수 없습니다. 령창탄광의 석탄생산을 탄부들과 함께 우리도 책임졌다는 자각을 가질 때만이 탄광을 진심으로 도울수 있으며 그래야 긴장한 석탄문제를 풀수 있습니다. 우리가 2호발전기를 공장자체의 힘으로 복구하여 동기전력생산을 보장하겠다고 경애하는 장군님께 올린 맹세를 우리 순간인들 잊을수 있겠습니까. 2호발전기를 살려놓고도 석탄이 부족해서 전력생산의 동음을 울리지 못한다면 그때에 가서 우리는 탄광때문에 할수없이 맹세를 지키지 못했다고 하겠습니까? 아니, 그것은 우리 영천화력발전소 로동계급의 대답이 아닙니다. 우리는 련관단위인 령창탄광을 도와 석탄생산을 추켜세움으로써 동기전력생산을 죽으나사나 기어이 보장해야 합니다. 난 전적으로 우리 동무들을 믿습니다!》

리성복의 힘있는 선동연설에 고무된 돌격대원들은 자기들의 임무에 대한 무겁고도 영예로운 책임감으로 하여 한껏 가슴을 넓히였다.

《유격대행진곡》의 취주악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돌격대장 강병수가 힘있게 구령쳤다.

《나란히 차렷! 분렬행진은 1소대 순서로, 앞으로 갓!》

돌격대원들은 지축을 쾅쾅 울리며 보무당당히 행진해나갔다. 모여선 군중들이 열광적으로 환호했다.

분렬행진이 끝나자 돌격대원들은 회관앞마당에 대기시켜놓은 자동차에 올랐다. 질서있게 모여섰던 군중들도 와- 하니 자동차에로 몰려가 준비해온 후방물자꾸레미를 돌격대원들에게 넘겨주며 고무의 인사를 나누었다.

돌격대원들속에는 리동혁도 있었다. 리동혁은 한달전에 발전소에서 꾸려준 새집으로 어머니를 모셔왔다. 그는 비록 합숙생신세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대신 매일마다 어머니의 지청구를 인사말처럼 받았으니 그것은 하루빨리 며느리를 맞아들이자는것이였다.

그럴 때마다 리동혁은 점찍어둔 처녀가 있기는 한데 아직 이르다고 어물쩍 넘겨버리군 했다. 그는 어머니의 요구를 봐서라도 명윤희와의 관계를 매듭지을 때가 되였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차마 그런 용기가 나지 않아 차일피일 미루던 참에 탄광지원돌격대로 나가게 되였던것이다.

사실 리동혁과 명윤희는 서로 고백을 하지 않았을뿐 마음속으로는 사랑하는 관계였다. 그러던 그들의 관계는 녀자축구경기때부터 잔균렬이 가기 시작하여 얼마후 이동리발때는 강한 타박을 받은 수박처럼 쩍 버그러져나가고말았다.

리동혁은 그 원인을 자기에게서 찾았다. 명윤희는 리동혁을 허풍쟁이로, 수다쟁이로 보고있다. 그러지 않아도 따벌처럼 쏘기 잘하고 랭랭하기로 소문난 그가 리동혁의 너덜거리는 성격을 좋아할리 만무하다.

리동혁은 행여나 명윤희가 자기를 용서해주지 않을가 하는 미련으로 몇번 리발소로 찾아갔으나 깔끔한 그의 표정을 보고는 자라목이 되여 돌아오군 했다. 어제도 리발소앞에까지 갔다가 종시 들어가지 못하고 다른데서 머리를 깎지 않을수 없었다. 리동혁은 봄비는 사람들속에서 혹시 자기를 찾는 명윤희의 모습이 있지 않을가 하여 기린처럼 목을 빼들고 사방 둘러보았다. 윤희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이때 리동혁에게로 지련희가 다가왔다.

《동혁동지, 수고많겠어요.》

리동혁은 마치 윤희를 만난듯이 기뻐하며 손에 들었던 꽃다발과 련희가 올려미는 보꾸레미를 바꾸어들었다.

《봉철동지를 잘 도와주오.》

《알겠어요. 그안에 봉철동지가 보내는것도 있어요.》

《고맙소. 내 꼭 혁신자가 되여 돌아오겠다고 봉철동지에게 전해주오.》

그 말에 련희는 웃음으로 대답했다.

돌격대원들을 태운 자동차들은 바래움을 받으며 령창탄광을 향해 떠났다.

미륵령아래 자리를 정한 탄광지원돌격대는 항일유격대식으로 산속에 천막을 전개했다. 그들의 사기는 높았다. 돌격대지휘부에서는 소대별 사회주의경쟁을 조직하고 한소대가 하루 세립방의 동발목을 찍어 상차할수 있는 곳까지 끌어내릴 목표를 정했다.

산판마다 동발목을 찍어내는 톱질소리, 도끼질소리로 법석 끓었다. 리성복은 온 하루 돌격대원들과 함께 어깨에 피가 지도록 동발목을 끌었다. 거리가 2천메터도 넘는 거리를 오전에 두번, 오후에 세번씩 오르내리고나면 다리에서 쥐가 일 정도였다. 하지만 그 동발목 한대한대가 그대로 석탄이 되여 발전소의 화실로 날아든다고 생각하니 힘든줄 몰랐다.

탄광지원돌격대는 작업에 착수한지 열흘만에 수많은 동발목을 끌어내려 자동차로 탄광에 실어보냈다. 리성복은 동발운반용화물차를 타고 탄광으로 내려왔다. 그는 탄광지배인을 만나려고 그의 방으로 찾아갔다.

지배인은 자리에서 뛰쳐일어나며 리성복을 반겨맞았다.

《이거 비서동지가 직접 우리 일에 나서주니 면목이 없습니다.》

리성복의 손을 덥석 잡아쥐던 지배인은 흠칫 굳어졌다. 끌바를 감아쥐였던 자리가 선명한 두툼한 손바닥이 온통 벌겋게 피멍이 든것을 본 모양이였다. 지배인은 코마루가 찡해났던지 슬그머니 고개를 돌리였다.

《비서동지, 여기 앉아 땀을 좀 들이십시오.》

지배인은 선풍기를 리성복의 앞으로 돌려놓았다. 리성복은 문뜩 한달전의 일이 돌이켜져 버록 웃어버렸다.

(김일로가 저 선풍기일로 욕을 당할번 했지.)

《지배인동무, 다섯차분의 동발목을 동발장에 부려놓았소.》

《고맙습니다!》

《고맙다니요? 우리야 한가정인데 동발목은 념려말고 석탄만 꽝꽝 캐주십시오. 이제 2호발전기까지 가동하면 더 많은 석탄이 있어야 합니다.》

《해야지요. 죽으나사나 해내겠습니다.》

두사람은 마주보며 허허 웃었다.

이때 가볍게 문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누구인가 조용히 방에 들어섰다.

《그래 승낙을 받았소?》

지배인이 그에게 물었다.

《예, 당위원회에서도 저의 제의를 지지해주었습니다.》

너무도 귀에 익은 처녀의 목소리에 피끗 등을 돌리던 리성복은 자리를 차고 벌떡 일어섰다.

《너 영희가 아니냐?》

눈앞에 탄광제복을 단정히 입은 자기의 딸 영희가 서있는것이 아닌가. 그는 꼭 꿈을 꾸는것 같아 눈까지 비볐다. 영희도 생각지 않게 아버지를 만나자 고운 눈을 반짝 빛내며 마주 달려왔다.

《아버지!》

지배인은 뜻밖에 이루어진 아버지와 딸의 상봉을 지켜보며 두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그럼 동무가 당비서동지의 딸이란 말이요?》

영희는 아버지의 손을 꼭 잡은채 방긋이 웃었다.

《네가 어떻게 여기에 왔니?》

리성복은 전혀 생각지 않은 곳에서 딸을 만난 반가움속에서도 의혹만은 가셔지지 않아 성급히 물었다. 딸은 그저 웃기만 하는데 지배인이 감심한듯 크게 머리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짐작이 갑니다. 자식이 부모 몰래 헐하고 편한 곳으로가 아니라 어럽고 힘든 곳에 탄원한다는것은 사실말이지 영화에서나 볼수 있는 흔치 않은 일이지요.》

《난 아직도 어리뻥뻥하오.》

얼마전 지용수한테서 들은 평양배치라는 말에 포로되여있어 리성복은 여전히 고개를 기우뚱거렸다.

《허, 이런 부실한 아버지 봤나.》

지배인이 껄껄 웃음을 터뜨렸다. 그다음 생각깊이 이야기했다.

《비서동지의 딸은 며칠전에 금성정치대학졸업증을 쥐고 우리 탄광에 자원해왔습니다. 당위원회에서는 탄광청년동맹에서 일하게 했지요. 그래야 옳지 않겠습니까. 정치대학에서 청년동맹사업을 배워온 보배덩이를 어떻게 막장에 보내겠습니까. 그래 욕심을 부렸는데 이 동무가 말을 들어줘야지요. 자기는 탄을 캐러 왔으니 무조건 현장에 보내줘야 한다는것이였습니다. 처음엔 안된다고 딱 잘랐는데 하도 떼를 쓰기에 정 그러면 당위원회에 찾아가 다시 의견을 받으라고 했더니 이렇게… 허허, 당비서동진 참 훌륭한 딸을 두었습니다. 정말 부럽습니다.》

지배인은 정말로 감탄을 금치 못하며 그들을 부러운 눈길로 바라보았다.

《여보 지배인동무, 보매 장가들 아들이 있는 모양인데…》

리성복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지배인이 호기심이 잔뜩 동한 어조로 다급하게 물었다.

《어떻게 알았소?》

《하하, 정말인가부다. 그래 지배인동무의 그 눈빛을 보고 대뜸 짐작했소. 아들가진 부모들의 눈들이 다들 그러하더구만, 하하-》

리성복은 호탕하게 웃어댔다. 그 웃음속에는 이런 훌륭한 딸이 바로 내 딸이요 하는 자랑이 그득 담겨져있었다.

《여보 비서동무, 아들이 있소. 있어도 멋진 아들이 있단 말이요. 까짓거 어디 청혼해보기요. 탄두 캐구 며느리도 맞구. 이런것이 꿩먹고 알먹고가 아니겠소. 오죽 좋소, 하하-》

지배인은 우람진 체격을 흔들거리며 사무실이 떠나갈듯 웃어댔다. 두 사람이 나누는 걸죽한 롱질에 바빠난것은 영희였다. 영희는 금시 두볼이 꽈리빛이 되여 아버지뒤로 몸을 숨기며 토달거렸다.

《아버진 무슨 실없는 말을 하면서 그래요. 난 탄을 캐러 왔단 말이예요.》

《오냐, 오냐. 아버지가 언제 딸자랑을 해보겠니. 내 너무 기뻐 지배인이 부러워하라구 네 자랑을 했다, 하하.》

지배인이 곁달아 진속이 드러나보이는 말로 리성복과 영희에게 침을 놓았다.

《좋소. 이젠 이 탄광마을로 자진해서 왔으니 이 지배인의 승인이 없인 아무데도 못 간다는걸 명심하오. 난 아들자랑을 하고싶지 않아 입을 꾹 다물고있는줄 아오. 내 다 생각이 있단 말이요.》

엉큼한 지배인이 오늘은 영희를 탄광에 붙잡아두지만 얼마 안있어 자기 집으로 끌어갈 의향이런듯 배심좋게 말했다.

《지배인동지, 전 여기 탄광에 영원히 뿌리내리자고 왔습니다.》

영희가 당돌하게 말했다. 그 말속에는 《난 탄이 귀중해 왔단 말이예요.》하는 속대사가 진하게 깔려있었다.

리성복은 딸이 눈물나게 고마왔다. 이렇듯 장한 딸을 진작 알아보지 못하고 지용수의 말만 듣고서 혼자 분해하던 일이 얼굴뜨겁게 생각되였다.

(고맙다, 내 딸아!)

리성복은 영희를 업고 온 탄광마을을 다니며 자랑하고싶었다, 《이 처녀가 바로 리성복의 막내딸이요!》 하고…

그러면서도 한켠으로는 영희에게 미안한 생각이 없지 않았다. 말이 아버지였지 언제 한번 자식들의 전망문제에 관심을 돌린적이 있었던가. 그는 자식들이 어릴 때부터 부모의 덕을 보고 자기 발전문제를 해결하려고 해서는 사람구실을 할수 없다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교양해왔다. 그래서인지 네 자식들중 누구도 부모에게 매여달리는 자식이 없었다.

리성복은 몰라보게 성장한 딸의 모습을 대견하게 바라보며 지배인에게 말했다.

《지배인동무, 그래 어쩔셈이요?》

《어쩔게 있습니까? 딸의 결심이자 비서동지의 의향인걸요. 본인의 요구대로 해줍시다.》

리성복은 한껏 기분이 좋아져 딸에게 물었다.

《영희야, 더 제기할게 없니? 이 아버지가 힘껏 도와주겠다.》

영희는 얼굴에 고운 웃음을 담고 고개를 저었다. 그는 아버지가 이토록 기뻐하는 모습을 오래간만에 보는것만 같았다.

영희는 기뻐웃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자기의 결심이 얼마나 옳았는가 하는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청년동맹중앙위원회에 배치받은 영희를 두고 동창생들은 모두 부러워했었다. 하지만 어쩐지 영희의 마음은 개운치 못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면 강성국가건설의 들끓는 현실속에 뛰여들어가 약동하는 시대와 숨결을 함께 하고싶었다.

졸업배치장을 받은 날 영희는 청년야외극장에서 진행된 석탄전선으로 탄원해가는 제대군인들을 축하하는 모임에 참가하게 되였다. 그때 연단에 나선 제대군인들의 토론은 한결같았다. 최근에도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께서 나라의 전력사정에 대해 깊이 마음쓰시며 전기문제를 풀기 위하여 석탄생산을 결정적으로 늘여야 한다고 가르치셨다고, 그래서 제대되여 고향으로가 아니라 석탄전선으로 탄원하게 되였다고…

영희는 그들의 토론을 들으며 많은것을 생각했다. 그들속에는 집이 평양인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은 몸은 비록 평양과 멀리 떨어진 수천척지하막장에 있어도 마음은 언제나 평양과 함께 있을것이라고 자부심에 넘쳐 이야기했다.

영희는 차마 그들을 마주볼수가 없었다. 그의 줌안에는 땀에 젖은 배치장이 쥐여져있었다. 마치 수백명의 제대군인들이 떳떳치 못한 자기의 배치장을 꿰뚫어보고 이렇게 묻는것만 같았다.

《동무의 고향은 영천화력발전소인데 평양에 배치받은 리유는 뭐요? 지금 대고조의 전투장마다에서 우리 청년들을 부르고있는데 그래 동무의 귀에는 그 부름소리가 들리지 않는단 말이요? 늦지 않았으니 이제라도 삶의 좌표를 다시 정하는게 좋을것 같소!》

영희는 모임이 끝난 뒤 온몸이 땀에 화락하니 젖어가지고 극장밖을 나섰다.

그의 뇌리에는 불현듯 어릴 때 있었던 한가지 일이 생생히 떠올랐다. 련희가 아버지를 따라 평양에 올라가기 전 학교운동회날이였다. 운동회를 끝마치고 련희와 함께 집으로 돌아오던 영희는 철길횡단길에서 무엇인가 하고있는 아버지를 보게 되였다. 그들은 뽀르르 그곳으로 달려갔다. 아버지는 방금 석탄화차가 지나가면서 흘린 얼마 되지 않는 석탄을 손으로 쓸어모으고있었다.

영희는 아버지의 덞어진 손을 보며 호기심에 넘쳐 물었다.

《아버지, 아버진 석탄이 그렇게도 귀하나?》

아버지는 고개 갸웃이 내려다보고있는 두 딸에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그래. 이 아버지에겐 너희들 다음으로 귀중한것이 이 석탄이다. 얘들아, 이 석탄이 있어야 전기가 나오고 전기가 나와야 우리 나라가 잘살게 된단다.》

련희와 영희는 서로 눈을 깜박이고나서 가방을 열고 음식그릇을 쌌던 흰 구럭을 꺼내들었다.

《아버지, 여기에 석탄을 담자요!》

《오냐.》

아버지는 두 딸이 벌려준 구럭에 한줌 또 한줌 석탄을 주어담았다.

《얘들아, 이 석탄을 너희들의 손으로 저탄장에 가져가거라. 철길을 따라 곧추 가면 저탄장이 나질게다.》

아버지는 얼마 되지 않는 석탄을 담은 구럭을 들고 들까불며 저탄장으로 가는 두 딸을 오래도록 지켜보며 그 자리에 서있었다.

저탄장에는 석탄이 산더미처럼 높이 쌓여있었다. 그 더미에 비해볼 때 반구럭도 채 차지 않는 석탄은 너무도 보잘것 없는것이였다. 그때까지도 련희도 영희도 그 눈에 차지 않는 석탄 몇줌때문에 아버지의 손이 왜 덞어져야 했고 부디 어린 딸애들의 손에 들려 저탄장에 보냈는지 다는 알지 못했다. 하지만 철들어가면서 석탄때문에 밤잠을 자지 못하고 석탄때문에 밥도 제대로 잡숫지 못하는 아버지를 보면서 석탄의 귀중함을 남달리 느낀 영희였다.

영희는 그날의 아버지모습에 자신을 세우리라 결심했다. 그 결심은 영희로 하여금 지체없이 령창탄광으로 등을 떠밀었다.…

아버지는 다시금 영희의 등을 두드려주었다.

《장하다, 영희야. 넌 훌륭한 결심을 했다. 아버진 오늘이 세상에서 제일 기쁜날인것 같다. 난 화력전선에서, 넌 석탄전선에서 이렇게 우린 한전호에 있다!》

영희는 슴뻑이는 아버지의 두눈에 어린 기쁨의 눈물을 보았다. 그는 마음속으로 조용히 속삭였다.

(아버지! 난 아버지가 기뻐하실줄 알았어요. 이 딸이 캐낸 석탄이 발전소화실로 날아들 때 아버진 저를 하늘높이 안아주실거예요. 난 우리 아버지가 제일 좋아요!)

아버지는 그냥 싱글벙글 웃고계신다. 지배인도 몹시 감동어린 눈길로 이들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뜨거운 인간들!… 바로 저런 인간들의 깨끗한 성정을 본받을 때 우리 석탄산이 더 높아질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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