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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5 회


제4장. 믿음


6


ㅎ제철소 지배인방을 나온 박상근은 이따금 어기는 사람들이 자기를 알아보고 인사를 하는것도 건숭건숭 받으며 생각에 잠겨 걸음을 옮기고있다.

그가 여기로 온것은 초고전력전기로건설에서 걸리고있는 로바닥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현재 성산하의 큰 기업소들에서는 나라의 동맥인 중량레루생산을 비롯하여 국가계획지표과제들을 수행하는데 총력을 집중하고있었다.

부상으로서 제강소를 진심으로 도와주지 못한것이 뒤늦게야 후회되였다.

성남이 기술과제제안서를 올려보냈을 때 정신을 차리고 중요한 설비들을 제때에 국가계획에 물렸더라면 이런 일들이 없지 않았겠는가 하는 생각에 가슴이 저려온다.

두루 생각에 잠겨 서있느라니 청사앞 구내도로로 승용차 한대가 천천히 지나가고있었다. 어딘가 눈에 익어보여 승용차 앞좌석을 쳐다보니 김성남이 앉은것이 얼핏 보인다.

《?…》

그 승용차는 사무실청사앞을 지나 강철직장쪽으로 갔다.

도대체 무슨 일때문에 그리로 가는것인가.… 박상근은 그를 따라가려다가 다시 나올 때까지 기다려보리라 작정했다.


X


ㅎ제철소 강철직장앞에서 차가 멎자 김성남은 작업복을 갈아입고 박영재와 함께 현장에 들어갔다.

전기로에서는 한창 용해중이였다.

김성남은 직장장을 만나 오게 된 사연을 죄다 털어놓았다.

안전모밑에 곱슬머리가 삐여져나온 젊은 직장장이 지배인이 어떻게 로밑에 들어가겠는가 하면서 자기 사람들을 동원시키겠다고 하는것을 김성남은 한사코 만류하였다. 그래도 방조해줄 사람을 몇명 보내주었고 온도를 재는데 필요한 사다리와 슬라크남비대차우에 가로놓을 두텁고 긴 널판, 방열복까지 가지고왔다. 그러면서 로밑에 있는 남비를 꺼내 슬라크를 털어버리고 안전하게 하자고 한다. 천정기중기를 불러다가 남비대차를 물어올리고 슬라크를 처리하느라면 시간도 걸리지만 생산에 지장을 줄수 있고 더우기는 이제 얼마 안있어 도달하게 되는 최대용해시간을 놓치게 된다.

김성남은 로밑의 슬라크남비를 확인해보았다. 떨어진지 오래된 슬라크들이 벌겋게 식어가고있었다. 직장장을 설복하여 작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렇게 도와주어 고맙습니다.》

《뭘요, 강선에서 초고전력전기로를 건설하고 조업하면 우리도 그 경험을 받아들여 로의 성능을 높이자고 합니다.》

《!…》

직장장은 로밑굽온도를 측정하는 동안 슬라크와 쇠물찌꺼기를 떨구지 말라고 용해공들에게 단단히 주의를 주었다.

마스크와 보호안경을 낀 그들은 방조성원들과 함께 로밑으로 들어갔다. 로밑에는 대차가 있고 그우에 사람의 키보다 높은 슬라크남비가 놓여있다.

방조성원들이 남비우에 가로질러 널판을 놓아주었다. 로동음소리가 어찌나 센지 귀가 멍해온다. 온몸이 감전된듯 저렁저렁한다.

박영재가 지배인의 귀에 대고 말했다.

《제가 올라가 온도를 재고 불러주겠으니 지배인동진 밑에서 적으십시오.》

그의 말이 리해되였지만 김성남은 먼저 사다리를 잡았다.

《혼자서는 힘들어, 전지도 비쳐주어야 하고…》

《…》

그들은 함께 남비우의 발판에 올라갔다.

벌겋게 식어가고있는 슬라크들에서 단내와 열기가 확확 뿜어오른다. 대번에 숨이 컥컥 막히고 땀이 질벅하게 내배인다. 자칫 실수하여 발을 헛디디면 큰 사고이다. 김성남이 손전지로 밑굽을 비쳐주며 이따금씩 큰소리로 주의를 주었다.

그때마다 영재가 머리를 끄덕인다. 확확 열을 풍기는 밑면에 고온계를 가져다댔다가는 몇번 확인해보고 불러준다. 김성남은 준비하고있던 수첩에 재빨리 적었다. 몇곳밖에 재지 못했는데 아래우에서 뿜어대는 열기로 땀이 물처럼 흘러내린다. 보호안경을 썼지만 짬사이로 흘러내린 땀이 눈에 들어가 쓰리고 안경알에 물김이 어리여 잘 보이지 않았다.

김성남이 수첩에서 눈을 떼는 순간 영재가 발을 헛짚으며 비칠했다.

앗- 하고 소리칠 사이도 없었다. 몸의 균형을 잃은 영재가 남비에 떨어지려는찰나 김성남이 그의 팔을 꽉 거머쥐였다. 천만다행이였다. 이러다간 큰 사고를 칠수 있다. 김성남은 몇곳을 재고는 내려와 보호안경을 닦고 땀을 씻은 다음 다시 올라가 재도록 하였다.

발판을 여기저기 옮기며 가슴조이는 순간을 여러차례 넘기면서 근 두시간에 걸쳐서야 밑면의 온도를 골고루 잴수 있었다.

김성남은 검뎅이와 땀에 젖은 수첩을 뒤번지며 온도를 종합해보았다. 예견했던것보다는 훨씬 낮았다. 온몸이 물주머니가 되고 긴장이 풀려 주저앉을듯 하였으나 은근히 마음이 흥그러워졌다.

이제 일반전기로의 밑굽온도를 재여보고 대비해보면 모든게 명백해진다. 그러면 리규택아바이도 리해할것이고 조업기일도 보장할수 있는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며 영재와 함께 로밑에서 나오던 김성남은 흠칫 놀랐다. 박상근부상이 앞에 서있는것이 아닌가.… 놀란것은 그들만이 아니였다. 박상근도 아들을 알아보는 순간 눈이 둥그래졌다. 기다리기에 지쳐 강철직장에 찾아갔던 그는 직장장으로부터 누구인가 한사람 더 왔다는 말을 듣기는 하였으나 설마 영재이리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던것이다.

아들을 얼핏 살피고난 박상근은 이미 모든 사실을 짐작은 하고있었지만 그래도 물었다.

《그래, 로밑굽온도는 어째서 재보는거요?》

김성남은 구태여 감추고싶지 않았다.

《철판으로 로바닥을 해보자고 그럽니다.》

《음…》

검뎅이투성이인 김성남과 아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박상근의 얼굴에 감탄과 의아함이 엇섞인 표정이 떠올랐다. 김성남이 역시 젊긴 젊었구나 하는 부러움과 기술적확신도 없는 모험적인 일에 정도이상의 열정을 기울이지 않는가 하는것이였다. 하지만 다음순간 김성남은 여기로 온 목적을 떳떳이 말했으나 자신은 로바닥주강품을 해결하자고 왔다는 말을 못하고있다는것이 느껴져 저도 모르게 얼굴이 찌프러졌다.

《그래, 철판식이 될것 같소?》

《아직은… 제강소에 있는 일반전기로의 바닥온도를 재보아야 결론할수 있습니다.》

《…》

박상근은 자기가 그 발기를 안된다고 눌러놓기는 하였지만 어째선지 지금 이 시각 그 공법이 성공했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것을 어쩔수 없었다.

한편 위험한 일에 영재가 개입되였다는 은근한 불안과 함께 아들에 대한 김성남의 믿음이 고맙게 느껴지면서 그 모순된 두 감정앞에 스스로도 놀라왔다.

그들이 탄 승용차는 제철소정문앞에서 강선과 평양으로 갈라졌다.

김성남과 영재가 제강소에 도착했을 때는 지는해가 달마산마루에서 마지막빛을 뿌리고있었다.

승용차에서 내린 김성남은 손목시계를 들여다보며 말했다.

《영재, 오늘 수고많았어. 돌아가서 푹 쉬고 래일 아침 나한테 오라구. 일반전기로의 온도는 그때 재기로 하자.》

잠시 머밋거리던 박영재가 자기 의향을 말했다.

《지배인동진 바쁜데 이제 제 혼자…》

김성남은 그의 말을 툭 끊으며 강조했다.

《안돼, 내 말 들으라구. 래일 맑은 정신으로 안전대책을 잘 세워놓고 해야 해.…》

자리를 뜨려던 김성남이 아무 대꾸도 없이 서있는 그에게 다시 주의를 주려는데 그가 온것을 어느새 알았는지 일군들이 하나둘 달려와 둘러싸는통에 그들에게 붙들려 자기 방으로 들어가고말았다.

혼자 남은 영재는 좀전에 만났던 아버지에 대한 생각으로 무엇이라 표현하기 어려운 기분에 휩싸여 한동안 우두커니 서있었다. 어쩐지 떳떳치 못한 아버지라고 느끼게 되는것을 어쩔수 없다.

갑자기 피로가 몰려온다.

정신도 차릴겸 현장을 돌아보고싶은 생각이 들어 저도 모르게 강철직장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건설장은 하루사이에도 몰라보게 달라졌다.

변압기실의 벽체가 키높이 솟아올랐고 사람들은 새로 축조한 기초에서 휘틀을 뜯어내느라고 붐빈다. 전기로동체를 조립할수 있게 돌격대원들이 기초바닥을 깨끗이 청소해내고있다. 로밑바닥을 빨리 제작해야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때 빨간 머리수건우에 노란 비닐안전모를 쓰고 량손에 물바께쯔를 든 선희의 늘씬한 모습이 기초우에 나타났다. 그는 바께쯔의 물을 골고루 뿌리기 시작했다.

선희를 바라보는 영재의 심장은 당장 튀여나올듯 쿵쿵 뛰였다. 사이가 좋아 매일 만날 때에는 몰랐었는데 서로 말도 안하고 헤여져있다보니 눈물이 날 지경으로 보고싶고 그리워진다. 더우기 공원에서 만났을 때 느꼈던 선희에 대한 아름다운 감정이 북받치여 부지중 한걸음 내짚기까지 하였다. 그의 말 한마디면 죽음도 맞받아나갈것만 같다. 정답고도 집요한 시선을 느꼈음인지 선희가 언듯 그에게로 얼굴을 돌렸다.

한순간 그들의 눈길이 마주쳤다, 합치려는 불꽃처럼.… 선희는 무슨 말을 할듯 입술을 약간 벌렸으나 흠칫 몸을 떨며 머리를 돌렸다. 선희는 두번다시 돌아보지 않았다.

그러나 영재는 리해했다.

합숙으로 향하는 영재의 마음은 또다시 착잡해졌다. 놀라운 얼굴로 바라보던 아버지의 모습이 로밑에서 땀을 흘리던 김성남의 모습과 어울려 자꾸 떠오른다. 아버지는 왜 철판식이 안된다고 하는 사람들의 말에 그렇게 쉽게 동조하는것일가?

9. 9절까지 조업해야 한다는것을 아버지가 모를리 없겠는데.… 리해가 되지 않는다.

9. 9절에 조업하자면 하루, 한시간이라도 앞당기는것이 좋다. 합숙에가 누워도 잠이 올것 같지 않다.

영재는 걸음을 뚝 멈추었다. 래일로 미루었던 온도측정을 이제 당장 해치우자. 얼마든지 혼자 할수 있다.

그는 가던 길을 되돌아 자동화직장으로 뛰여갔다. 용접을 하고있는 제관반장을 만나 전후사연을 이야기하였다.

그는 군말없이 제관공 두명과 필요한 도구들을 준비해주었다. 그들은 사다리와 널판을 메고 운전중에 있는 3호전기로의 뒤쪽으로 해서 쇠물남비 대차길을 따라 로밑으로 들어갔다.

함께 따라오던 제관공이 근심스레 물었다.

《용해공들에게 말하지 않아도 될가요?》

《그러면 작업에 지장을 줄수 있고 로동안전원을 불러온다 어쩐다 복잡합니다. ㅎ제철소에 가서 해보았는데 일없습니다.》

《그래도 로동안전상…》

영재는 보안경을 흔들어보이며 걱정말라는듯 빙긋 웃었다.

《잠간이면 됩니다!》

그들은 컴컴한 전기로밑으로 들어갔다.

역시 슬라크남비가 놓여있다. ㅎ제철소의 전기로밑보다 좁고 낮았다. 그래서 그런지 더 숨이 꺽꺽 막힌다. 이미 떨어진 슬라크들은 거의 식어져가고있었고 다행히도 새로 떨어진 슬라크는 얼마 없었다. 제관공들과 함께 남비우에 널판자를 가로질렀다. 사다리를 남비에 비스듬히 비껴세운 다음 판자우에 올라선 박영재는 로밑면중심에다 고온계를 댔다. 손이 떨린다. 이제 재보는 온도의 여하에 따라 모든것이 결정된다.

전지를 비치며 긴장하게 고온계를 살피던 박영재는 환성을 지를번 했다.

온도가 ㅎ제철소전기로와 비슷한것 같았다.

로밑바닥두께에도 관계되겠지만 그것은 무시해도 되는 요인이다.

그러니 초고전력전기로바닥의 온도와 별로 차이가 없다는것을 의미하지 않는가!

다시한번 정확히 확인하자.

갑자기 눈앞이 뿌잇해지며 측정계기의 눈금이 잘 보이지 않는다. 땀이 흘러내리며 보안경에 김이 서린 모양이다. 거치장스럽다. 보안경을 벗어 주머니에 쑤셔넣고난 박영재는 다시 측정계기를 살펴보았다. 정확하다.

온도를 수첩에 적고난 그는 널판자를 옮기며 여러곳을 또 측정하였다.

온도차가 별로 없다. 성공은 확정적이다! 순간 그의 눈앞에 아버지와 김성남의 모습이 떠오른다. 결국 아버지의 주장이 옳지 않다는것이 밝혀졌다. 아들인 자기가 이 일에 나섰다는것에 생각이 미치자 아버지에 대한 이름 못할 감정이 되살아나 가슴이 아팠다.

생각에 옴해있던 박영재는 우에서 슬라크가 쏟아져내리는것을 보지 못하였다.


X


전기로의 설비제작을 맡은 련관부문 직장장들과 제기된 문제들을 토의하고난 김성남이 현장으로 나가려는데 강철직장장이 황황히 뛰여들었다.

《박영재동무가 3호전기로밑에 들어갔다가 떨어져내리는 슬라크에 화상을 입고…》

《뭐요?… 지금 어디에 있소?…》

《현장진료소 구급과에 눕혀놓고 오는 길입니다.》

김성남은 사무실청사옆에 있는 진료소로 급히 달려갔다. 불빛이 환한 구급과에 들어서니 강한 소독수냄새가 코를 찌른다.

침대에는 코와 입만 내놓고 얼굴에 온통 붕대를 감은 박영재가 누워있었고 그곁에는 긴급처치를 끝낸 의사와 간호원이 환자의 팔에 무슨 주사를 놓고있었다.

김성남은 환자에게로 조심스레 다가갔다. 영재는 의식을 잃었는지 꼼짝 않고있다.

주사를 다 놓고난 의사가 영재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며 일어섰다.

《상처가 어떻습니까?》

《슬라크불찌가 얼굴에 튀여 화상을 입었는데… 눈이…》

《눈이 어떻단 말이요?…》

《각막이 녹아 실명될 위험이 있습니다.…》

《무슨 대책이 없소?》

의사가 머리를 흔들었다.

《각막세포에 이상이 생기기 전에 평양의 안과전문병원에 후송하여야 합니다.》

《?…》

이때 의식을 차렸는지 박영재가 김성남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몸을 움직거렸다.

《지-배-인동지!…》

김성남이 급히 그에게로 허리를 굽혔다.

《음… 나 여기 있소!》

영재가 붕대가 감긴 손을 들어 불편스럽게 앞주머니에 가져간다.

《여기에… 수첩이…》

김성남은 그의 팔을 잡고 살며시 내리워주며 격해진 음성으로 말했다.

《알겠소, 알았다니까.… 영재, (눈이라는 말이 얼결에 튀여나오는것을 겨우 삼켰다.)상처가 몹시 아프지? 이제 치료받으면 인차 나을게요, 낫구 말구.…》

팔소매 여기저기에 쇠물찌가 튀여 타들어간 자리가 눈을 찌른다. 성남은 그의 주머니에서 수첩을 소중히 꺼내들었다. 그리고 방금 들어서는 리규택에게 주었다. 그것을 받아드는 리규택의 손이 떨렸다. 땀과 먼지로 얼룩진 수첩을 번지며 리규택은 두눈을 슴벅거렸다.

《이 못난것때문에… 영재가…》

리규택은 더 말을 잇지 못하고 김성남에게로 돌아섰다.

《지배인, 날 콱 욕해주시우.… 솔직히 말해 난 지배인을 잘못 생각하고있었수다. 철민이 수술때도 그렇고… 이번에도 이모저모로 엇드레질이 많았으니 용서해주시우.… 내 오늘중으로 개작설계를 하겠수다!》

김성남은 아바이의 두손을 꽉 그러쥐였다.

《아바이, 믿습니다!》

중요하게 걸렸던 로바닥문제는 풀렸으나 큰 걱정이 그의 마음속에 소리없이 밀려들었다. 영재의 눈이 어떻게 되겠는지.…


X


강선희가 현장진료소에 달려갔을 때에는 박영재를 태운 구급차가 평양의 전문병원으로 금방 떠나간 뒤였다.

영재를 바래주고난 김성남이 그를 띄여보고 소리쳤다.

《선희냐?… 좀 늦었구나, 후날 면회를 가도록 하자.…》

《…》

김성남은 아무 대꾸없이 돌아서는 그의 마음을 리해하고 더 말하지 않았다.

선희는 조용히 걸음을 옮겼다.

하얀 둥근달이 줄에 맨 고무풍선처럼 둥둥 따라온다.

선희는 마음이 쓸쓸하고 서글펐다.

어디론가 몰래 혼자 가서 콱 울고나면 속이 시원할것 같았다.

사랑이란 믿음이고 믿음이 사랑을 지키는것이 아니겠는가고 하던 오빠의 말이 떠오른다.

더우기 로밑에 들어가기 전에 정겨운 눈길로 바라보던 그 모습을 그려보면 막 미칠것만 같다.

그의 결심을 알았더라면 가능한껏 대책을 세웠을것이다.

그런데 나는 외면하고 다시 돌아보지 않았으니… 아- 내가 무슨 녀자란 말인가.… 무쇠덩어리이고 목석이지.… 나처럼 심장이 차디찬 녀자는 이 세상에 없을거야.

문득 공원에서 영재를 만나던 일이 생각났다. 더 할말이 없다고 하던 영재동무! 그때 그는 실천행동으로 자기 결함을 씻으려고 결심했을것이다. 그렇다! 그는 그렇게 하려고 애썼다.

이제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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