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페지로
날자별열람


제 22 회


제 3 장


마음속의 빛은 밝다


5


리성복은 오늘 석탄운반용 전기기관차를 타고 령창탄광으로 갈 계획이였다.

그가 석탄하차장에 도착하니 금방 석탄을 하차한 5307호기관차가 령창탄광으로 떠나려던 참이였다.

기관차는 길게 고동을 울리고있었다. 리성복은 재빨리 화차견인기에 올라 운전실로 들어섰다. 쉰고개를 넘긴 기관사와 30대의 조수가 그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비서동지가 어떻게?》

《안녕하십니까, 비서동지!》

리성복은 숨을 들이며 헌헌히 인사를 받았다.

《수고들 하오. 오늘은 함께 갑시다.》

리성복은 운전실 걸상에 허물없이 앉았다. 기관차는 또다시 기적소리를 길게 울리며 움씰움씰 움직였다.

《이번탕에는 몇차량을 끌었소?》

《네차량밖에 끌지 못했습니다. 이거야 맥이 풀려 기관차를 몰 재미가 없습니다.》

기관사가 가감변에 손을 얹은채 투덜거렸다. 요즘 령창탄광의 석탄생산량은 말이 아니였다. 령창탄광에서 영천화력발전소에 보내주기로 되여있는 석탄량은 방대했다. 그러나 탄광은 석탄생산량이 떨어져 제정량의 석탄을 보장해주지 못하고있었다.

기관차는 화력발전소구내를 벗어나 드넓은 농장벌을 꿰질러 기운차게 내달리고있었다.

리성복은 올해겨울에 기관차를 타고 여러번 탄광에 다녀왔다. 발전소에서는 동기전력생산에 들어서면 의례히 직장장급이상 일군들이 함께 기관차를 탔다. 겨울철이면 령창지구탄광의 석탄운반이 제일 난문제로 나서군 했다. 령창지구는 해발고가 높아 초겨울에 내린 눈이 3월중순까지도 녹지 않는다. 그리고 다른 지방보다 눈이 많이 내리군 한다. 그런것으로 하여 철길로반상태가 나쁘고 구배가 심해 기관사들이 애를 먹었다.

그때마다 발전소일군들이 손발을 얼구면서 기관차의 정비상태도 함께 책임지고 식사시간이 되면 때식도 끓여주면서 힘을 주니 기관사들의 열의가 높았고 석탄수송에서는 혁신이 일어났다.

리성복도 기관차를 타고 추운 겨울날 고생을 하며 석탄을 운반해온적이 한두번이 아니였다. 그런 연고로 이제는 기관사들 못지 않게 매역의 철길로반상태와 위험개소들을 눈 감고도 알아볼수 있었다. 기관차는 빠른 속도로 시루봉초소를 통과한 다음 우중충한 산발들을 량옆에 끼고 숨가쁘게 고개를 톺아오르기 시작했다. 발전소에서 령창탄광까지는 여러 역을 통과해야 한다. 시루봉초소로부터는 객차가 운행하지 않고 석탄운반만 진행되였다. 그런것으로 하여 철길로반상태가 그리 좋지 못했다.

리성복은 기관사에게 담배불을 붙여 물려주었다.

《참, 김일로동무가 고생이 많겠소?》

《그 친구 요새 눈에 피발이 섰습니다. 며칠전에는 탄광지배인방에 들어가 대들이판을 했다나봅니다. 그 친구 잘했지요. 탄광주재가 그쯤은 돼야지 그저 앉아 주는 탄만 받아가서는 어방도 없습니다.》

리성복은 동안을 두었다가 슬쩍 물었다.

《그 친구 어떻소, 사람됨이 말이요?》

기관사는 피끗 리성복을 돌아보며 선뜻 말을 떼지 않았다. 의미가 깊은 질문이라는것을 느낀듯싶었다. 기관사만큼 탄광주재를 잘 아는 사람은 없다. 석탄수송이자 곧 탄광주재들의 실적으로 된다. 그런 사정으로 탄광주재들과 기관사들과는 련계가 매우 깊다. 탄광주재들은 기업소와 동떨어져 독립생활을 하기때문에 그들의 사업과 생활에 대해 제일 잘 아는것은 기관사들인것이다. 이런 관계를 알고있는 리성복이였다.

한동안 생각에 잠겼던 기관사가 무겁게 말꼭지를 뗐다.

《일로동문 참 좋은 사람입니다. 자기 임무에 대한 책임성이 남다르게 높고 인정 또한 무르지, 정말 쉽지 않은 동무입니다. 이번에 일로동무가 탄광지배인의 방에 들어가 대들이한것도 다 화력발전소에 한톤의 석탄이라도 더 보내자는 마음에서였습니다. 이제 탄광에 가시면 알게 되겠지만 나라도 그렇게 행동했을겁니다. 탄광에서는 화력발전소에 석탄을 우선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말들은 잘합니다. 헌데 이번에도 화력발전소에 실어보낼 석탄을 뚝 떼서 세멘트공장에 보내려고 했지요. 물론 세멘트공장도 중요하지만 전기문제보다 더 중요한게 어디 있습니까? 그래 일로동무가 지배인방에 들어가 했다댔지요. 그 사람성미에 참을수 있나요. 탄광지배인 역시 배짱이 여간 아니랍니다. 한갖 발전소주재의 말에 굽어들게 뭡니까. 지배인이 우격다짐으로 나오자 일로동문 반공격을 가했나봅니다. 방법은 과도했지만… 그날 날씨는 무던히도 찌물퀐던가봅니다. 가뜩이나 몸이 뚱뚱한 지배인이 그 무더위에 견딜수가 있습니까? 책상량옆에 선풍기를 두대나 켜놓고 피대를 돋구더랍니다. 일로동문 밸이 나 선풍기에 다가가 코드를 뽑아버렸지요. 그는 끝까지 석탄을 지켜냈습니다. 24일인가에 들어온 열차량의 석탄은 그렇게 되여 생긴겁니다.》

기관사는 눈으로 보는듯 방불하게 이야기했다.

리성복은 기관사의 말을 통해 김일로를 새롭게 알게 되였다. 부비서가 가져온 문건에는 그의 행동이 경거망동한것으로 씌여져있었다. 기관사를 통해 사건전말을 들어보니 그것도 아니였다.

그는 이 순간 당일군들이 책상에 앉아 문건놀음을 하면 할수록 그만큼 사람들의 운명문제에 오점을 남길수 있다는것을 다시금 절감했다. 역시 대중의 평가이상 편견없는것은 없다.

《비서동지, 말이 난김에 일로동무의 가정살림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랍니까?》

《하오.》

김일로의 가정생활도 리성복이 알고싶은 문제였다.

《내 오래동안 령창탄광의 석탄을 나르면서 여러명의 탄광주재들과 대상했지만 그중에서도 일로동무만큼 인정많고 가정생활에 욕심이 없는 사람은 처음입니다. 아, 석탄주재들이 제살궁냥을 하자면 얼마든지 할수 있지요. 내 언제인가 기회가 있어 일로동무네 집에 가서 식사를 한적이 있지요. 젊은 사람들이 사는 집치고 가장집물이 너무 없더군요. 아주머니가 의견이 많았습니다. 얼근한김에 듣노라니 안해가 바득바득 살림을 꾸리면 남편이라는 사람은 이 구실 저 구실 붙여 안해가 한가지 또 한가지 마련한 가장집물을 죄다 내간다는겁니다.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기관사는 잠간 동안을 두고 기관차를 몰았다. 구배가 심한 무진대구간이였다. 리성복도 의문을 가득 안은채 무진대구배구간을 벗어나기를 기다렸다.

기관차는 어느덧 위험구간을 벗어나 완만한 구간을 달렸다.

《내가긴 어디로 내간다오?》

리성복이 궁금해서 다우쳐물었다.

《어딜 내가겠습니까? 이 5307호기관차에도 그가 가장집물을 팔아 마련한 부속들이 적지 않게 붙어있습니다. 어쩌겠습니까. 내 다른 부문사람이여서 막 내놓고 말하는건 아니지만 일로동무의 사정을 알지도 못하면서 전번 총화모임때에는 가정불화건으로 토론까지 시켰다면서요? 물론 그 동무 휘발유같은 성격이여서 무슨 일이나 윽하는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사람은 진국입니다. 이제 그가 사는 주재실에 가보면 알게 되겠지만 식사나 제대로 하고 다니는줄 압니까. 뭐가 좀 생기면 저탄장의 불도젤운전수요, 기관사요 막 퍼먹입니다. 우리도 다 제일을 하지 일로동무네 집일을 하는건 아니지 않습니까. 정말 쉽지 않은 동무입니다!》

기관사는 할말을 다한듯 길게 기적소리를 울렸다. 기관차는 한쪽에 우중충한 산발을, 반대켠에는 시퍼런 강을 끼고 기운차게 달렸다. 열어놓은 차창으로 강바람이 쓸어들어와 운전실의 단공기를 식혀주었다.

하지만 리성복은 단시루를 안은듯 온몸이 홧홧 달아올랐다. 그의 눈앞에는 김일로의 수척해진 모습이 눈물겹게 안겨왔다.

(김일로, 내 그를 잘못 보지 않았어. 기관사의 말처럼 그는 갈데없는 진국이야. 자기 맡은 일에 대한 책임성이 높고 인정 또한 뜨겁고… 그 성격적약점만 고친다면!)

리성복은 이미전에 품을 들여 그의 울뚝거리는 성격을 고쳐주지 못한 자신을 후회했다.

기관차는 어느덧 령창역에 도착했다.

리성복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기관사가 물었다.

《비서동지, 며칠 묵겠습니까?》

《아니요, 동무들과 함께 내려가겠소. 언제쯤 떠날것 같소?》

《저탄장에 탄이 들어왔으면 두세시간쯤 걸립니다.》

잠시 속구구를 해본 리성복은 약속했다.

《그럼 그 시간에 저탄장에 나오겠소.》

리성복은 운전실에서 내려 탄광행정청사로 발걸음을 옮겼다. 걸으면서 지배인이 방에 있는지 걱정도 없지 않았다.

리성복이 지배인을 만나자는 목적은 두가지였다. 하나는 어떻게 하나 화력발전소에 제정량의 석탄을 보장해달라고 부탁하자는것이였고 또다른 하나는 김일로의 과격한 행동에 대해 량해를 구하자는것이였다.

재글재글 끓는 한낮의 뙤약볕에 몸을 맡긴 리성복은 얼굴이며 목에 줄줄이 흘러내리는 땀을 연방 훔치며 10리길을 걸어 탄광행정청사에 들어섰다.

지배인방은 2층에 있었다. 마침 지배인이 방에서 전화를 받고있었다.

리성복이 방에 들어서자 그는 반색하며 전화로 상대방에게 량해를 구하며 송수화기를 놓았다.

《비서동지가 이 더운 날에 어떻게?》

쉰고개를 갓 넘긴 지배인은 머리가 반나마 벗어진 대틀의 사나이였다.

《지배인동무도 이 더운 날에 수고가 많겠습니다.》

《수고야 뭐… 화력발전소에 석탄도 제대로 보장 못해 죄송합니다. 자 , 앉으십시오.》

방은 별스레 무더워보였다. 보아하니 선풍기 두대가 놀고있었다.

《이 더운 날에 선풍기는 왜 켜지 않습니까?》

리성복이 선풍기가 놓여있는 곳으로 다가가 접속코드를 꽂으려 하자 지배인은 황황히 손을 내저었다.

《아, 관두십시오. 나야 선풍기바람을 쏘일 자격이 없는 놈이 아닙니까. 발전소주재가 알았단 큰일납니다.》

그가 무엇을 념두에 두었는지는 뻔했다. 그러나 그것이 불만스러운 김일로며 그를 파견한 발전소에 대한 야유일수도 있어 리성복은 유심히 지배인을 쳐다보기만 했다. 아니, 그렇게 옹졸한 사람같지는 않다. 이 더운 날 선풍기를 두고도 땀을 흘리고있지 않는가.

지배인은 예측대로 호박잎같이 크고 넙적한 손바닥으로 슬슬 부채질하며 말했다.

《화력발전소에 석탄도 제대로 보장해주지 못하면서 전기신세를 질 체면이야 없지요. 며칠전에 그 주재란 사람이 날 찾아와 호되게 비판했습니다. 사실 그때부터 선풍기신세를 못 지고있습니다.》

《아직 노여움을 풀지 못했습니까?》

지배인은 손을 들어 허공을 썩 그었다.

《아니, 이건 롱소리가 아닙니다. 내 화력발전소 일군들을 만나면 그 동무 칭찬을 하려댔습니다. 알고보니 참 괜찮은 동무였더군요. 그때 그 동무가 나간 다음 꺼져버린 선풍기를 바라보며 내 과연 선풍기바람을 맞을 자격이 있는가 하고 자책했습니다. 그 동무처럼 책임성이 높은 사람을 둔 화력발전소일군들이 부럽습니다.》

지배인의 목소리에는 진정이 어려있었다. 리성복은 대통로같은 지배인의 속마음에 절로 감탄했다. 처음 그는 지배인이 그 일로 성이 풀리지 않았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히려 지배인이 김일로를 높이 사주고 그런 동무를 둔 당비서를 부러워하고있다.

《지배인동무가 그렇게 생각하시니 정말 고맙습니다. 난 우리 동무가 행동을 잘했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하두 지배인동지의 속이 넓으니 그렇지 딴 사람이면 가만두었겠습니까?》

《아닙니다. 정말 탄을 제대로 보장해주지 못해 면목이 없습니다.》

지배인은 리성복이 무안할 정도로 자신을 낮추었다. 요즘 탄광에서 석탄생산이 급속히 떨어지고있는 원인은 부족되는 자재며 모자라는 로력사정때문이였다. 리성복도 이런 사정을 잘 알고있었다. 그렇다고 앉아 우는 소리를 할 때가 아니지 않는가. 어느 단위나 실정은 매한가지이다. 하지만 일군들이 어떻게 작전하고 어떻게 뛰는가에 따라 역경이 순경으로 바뀔수도 있는것이다.

탄광지배인도 이것을 모르는바가 아닐것이다. 그러나 구구한 말을 할 필요가 없었다.

《지배인동무, 전 가겠습니다. 석탄을 부탁합니다.》

지배인은 갑자기 틀진 웃몸을 젖히며 호걸스럽게 웃어제꼈다.

《허허, 그러니 제 참회나 받자고 우정 왔단 말입니까?》

《내 할말이야 지배인동무가 스스로 다했는걸요.》

《그렇더래도 그렇게 훌쩍 가다니요. 우리 탄광이 손이 작지는 않습니다. 가십시다. 가서 식사나 한끼 나눕시다.》

지배인이 다짜고짜 팔을 잡아끄는 바람에 리성복은 사정하다싶이 하지 않으면 안되였다.

《기관차를 물려놔서 그럽니다. 정말 시간이 없습니다.》

《할수 없군, 좋습니다. 비서동지, 우리 어떻게 해서나 생산량을 늘여 제정된 석탄을 보장해주겠으니 믿어주십시오.》

《고맙습니다. 그것이면 난 진수성찬을 대접받은셈입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리성복은 몇번이고 거듭 인사를 했다. 석탄, 석탄만 보장해줄수 있다면 얼굴이 땅에 닿도록 인사하고싶은 심정이다. 그 심정을 느꼈는지 우람찬 지배인도 굽석굽석 되받아 인사를 했다.

일부러 시간을 내서 탄광으로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탄광지배인을 봐서는 찾아온 보람이 있을듯싶었다. 이제 김일로만 만나면 리성복이 령창탄광에 온 목적이 다 실현되는셈이다.

행정청사에서 나온 리성복은 저탄장쪽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기관차 5307호가 들어왔으니 김일로는 저탄장에 있을것이 분명했다.

리성복이 저탄장에 도착하니 기관차는 저탄장 탄출하장에 방통을 들이대고있었다. 조구통으로는 번쩍번쩍한 비게탄들이 폭포처럼 쏟아져내렸다. 저탄장에서는 불도젤이 용을 쓰며 석탄을 조구통으로 밀어넣었다. 장쾌한 광경이였다.

불도젤앞에서 안전모를 눌러쓴 사람이 호각을 불며 불도젤을 지휘하고있었다. 키는 크지 않아도 몸집은 땅크처럼 옆으로 퍼진게 대뜸 김일로라는게 알렸다.

리성복은 그에게로 다가가며 찾았다.

《일로동무, 수고하누만!》

불도젤발동소리가 리성복의 부름을 넌떡 집어삼켰다. 김일로는 손시늉과 호각신호로 그냥 불도젤을 지휘하고있다. 리성복은 탄무지를 밟으며 몇걸음 더 다가가 소리쳤다.

《일로동무! 수고하누만!》

김일로는 그제서야 리성복을 알아보고 놀라 굳어졌다.

《비서동지가 어떻게…》

불도젤의 발동소리가 낮아지며 시창으로 운전수가 머리를 내밀고 말했다.

《일로동지, 이젠 우리가 합니다. 손님이 찾아오신것 같은데 이야기를 나누십시오.》

《알겠소, 저 석탄무지는 3호조구통에 밀어넣어주오.》

리성복은 김일로를 불도젤소음이 잦은 저탄장뒤켠으로 이끌고갔다.

김일로의 주제는 말이 아니였다. 땀발에 석탄먼지가 뒤범벅이 된 얼굴은 검댕이 매한가지였다. 눈자위하고 이발만 하얗다. 너부죽하니 보기 좋던 얼굴도 반쪽이 됐다.

한동안 측은한 눈길로 그를 바라보던 리성복이 물었다.

《힘들지?》

《…》

《자, 한대 태우오.》

리성복이 권하는 담배를 받아드는 김일로의 손이 후들거리는것이 저으기 긴장된것 같았다. 당비서가 일부러 만나러 온것은 며칠전에 탄광지배인방에서 있었던 일때문일거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자, 불을 붙이라구.》

리성복은 그에게 라이타를 켜주었다. 김일로는 옹색해하며 담배를 붙여물었다. 그러다가 리성복이 자기를 측은한듯 이윽히 바라보자 울뚝 하는 제 성미가 살아났는지 툭 볼멘 소리를 내질렀다.

《비서동지, 뭐 에두를게 있습니까? 절 단단히 줴박자고 오셨겠는데 어서 몽둥이를 휘두르십시오!》

《허허.…》

리성복은 그만 너털웃음을 터뜨리지 않을수 없었다. 한편으로는 기쁘기도 했다. 김일로가 탄광지배인앞에서 야로를 부린 일을 부끄럽게 여긴다는것이 알렸기때문이였다. 그러니 전후사연을 자자구구 따져가며 추궁할 필요도 없었다.

리성복은 동안을 두었다가 다심한 어조로 말했다.

《일로동무, 난 동무에게 꼭 해주고싶은 말이 있어 일부러 찾아왔소.》

《?…》

김일로는 그 부드러운 음성에 의아쩍은듯 고개를 들었다.

《언제인가 난 덕성실기의 한 제목을 읽었는데 이런 내용이 씌여져있었소. 한 일군이 뜻밖에 과오를 범하고 로동단련을 나가게 되였소. 그 일군은 누구보다 혁명성이 강하고 원칙앞에서는 칼날에도 올라서는 그런 일군이였소. 그 일군은 혁명에 참가한 년한도 오랬고 또 어버이수령님의 사랑과 믿음을 누구보다 많이 받아온 사람이였소. 그가 범한 과오란 성격이 과격하고 아래사람들을 대하는 태도가 겸허하지 못하고 제 밸대로 일을 처리하는 경향이였소. 말하자면 성격적인 결함에서 오는것이였지.

그 일군이 저 멀리 북변의 산간오지에서 로동단련을 하고있을 때 어버이수령님께서 그 일군을 찾아 험한 길을 걸어오시였소. 그 일군은 너무도 감격스러워 수령님품에 와락 안겨 흐느꼈지.

그때 수령님께서는 이런 내용으로 말씀하시였소.

동무는 혁명성도 높고 원칙도 강한 일군이다. 그런 일군이 자기의 성격적결함 하나 고치지 못해 이런 과오를 범하게 되였으니 어디 말이 되는가. 혁명가는 성격도 혁명을 위해서 고칠줄 알아야 한다. 일부 사람들은 성격은 천성적으로 타고난 기질이여서 쉽게 고칠수 없다고 말하는데 그것은 혁명가답지 못한 생각이다. 내 성격이 혁명의 리익에 해를 주고 동지적인 단합에 저애를 준다고 생각했으면 그 성격을 대담하게 버리고 혁명에 꼭 필요한 성격을 소유할줄 알아야 한다.

그 가슴뜨거운 말씀에 그 일군은 또다시 오열을 터뜨렸다고 하오. 그후 그는 어버이수령님의 말씀을 심장에 새기고 자신을 부단히 수양하고 단련하여 마침내는 혁명의 리익에 필요한 성격을 소유하게 되였소.

일로동무, 우리 화력발전소의 당위원회는 동무를 믿소. 그러니 꼭 그 울컥하는 성격을 고치기를 바라오. 내 할말은 이게 다요.》

김일로가 입술을 깨물며 주먹을 틀어쥐는것으로 보아 자기의 이야기를 새겨넣으며 새 결심을 다지는 모양이였다. 무릇 성격이 불같고 불의를 참지 못하는 사람들은 마음만 울려주면 자기를 깨우치는 면에서도 쪼물짝하지 않고 담는 그릇이 크다. 김일로가 바로 그런 사람이여서 당비서의 조언을 무겁게 받아들인 모양이다.

《자, 넣어두고 피우라구. 라이타두!》

리성복은 피다만 담배갑과 라이타를 그에게 내밀었다. 정말 주고갈것은 그것밖에 더 없었다. 아무리 주머니를 뒤져보았댔자 나올것은 없다. 이럴줄 알았으면 집에 들려 안사람이 담근 메주된장이라도 한단지 가지고 떠났을걸 하는 후회감이 없지 않았다. 가슴이 알찌근해났다. 후회란 언제나 때늦은 법이다.

《뿌웅-》

저탄장쪽에서 석탄을 만적한 기관차의 경적소리가 길게 들려왔다.

《화차에 탄을 다 실었구만. 일로동무, 난 가겠소. 그리고 한가지 더 명심할게 있소. 가정도 사회의 한 세포가 아니요. 가정일이 잘되여야 맡은 과업도 잘 수행할수 있는게 아니겠소.》

김일로의 두눈이 뽀얗게 흐려졌다. 그는 좀 울먹이며 리성복의 손을 꼭 틀어잡았다.

《명심하겠습니다.》

《믿겠소!》

리성복은 김일로와 헤여졌다. 기관차에 오르니 그때까지도 김일로는 멀리서 손을 흔들며 자기를 바래주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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