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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1 회


제4장.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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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님께서 강선의 로동계급을 믿으시고 초고전력전기로건설을 대담하게 내밀데 대하여 하신 말씀을 받아안은 제강소는 쇠물처럼 부글부글 끓었다.

궐기모임에 이어 련관부문 직장들과 청년돌격대에 공정별목표가 뚜렷이 세워졌으며 그 실행을 위해 밤낮으로 뛰고있다.

돌격대원들은 한달이 걸려도 힘들다고 하던 로해체와 낡은 기초까기를 보름동안에 끝내고 새 기초콩크리트타입에 들어갔다.

자동화직장과 보수직장의 넓은 제관장에서는 로동체와 로받침틀을 제작하느라 밤에도 축포처럼 용접불꽃을 피워올린다.

천리마구역안의 공장과 농장, 지어는 평양과 전국각지에서 지원물자를 싣고오는 화물자동차들이 경적을 울리며 들이닥친다. 무엇이 걸린다거나 일손이 모자라면 허리를 질끈 동여맨 녀맹원들까지 달려온다.

박상근은 건설현장실태를 구체적으로 료해하고 걸린 문제들도 풀어줄겸 지배인과 서승민, 총설계가 리규택과 함께 먼저 로기초타입장으로 나갔다.

몰탈혼합기에서 자갈 떨어지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는 현장에서는 돌격대원들이 모래며 자갈, 세멘트를 담은 맞들이를 들고 뛰여다닌다. 다른쪽에서는 휘틀안에 혼합물을 쏟아넣고 다지느라고 진동기를 안고 씨름질한다. 그 어디를 보나 서있는 사람이 없다. 질통을 메고 맞들이를 들고 뛰는 사람뿐이다.

전번에 왔을 때 기초를 까고있었는데 벌써 콩크리트타입을 시작했다니 박상근은 정말 놀라왔다. 돌격대원들의 작업모습에서 눈길을 떼지못하고있던 그는 얼핏 떠오르는 생각이 있어 김성남에게 물었다.

《내 기술제안서를 다시 연구해보았는데 로용량이 좀 작은감이 들더구만. 이왕 할바엔 대담하게, 크게 할수 없겠소?》

부상의 옆에 서있던 서승민은 자기도 그 생각이라는듯 고개를 끄덕거리더니 한마디 했다.

《현대적전기로는 용량에 관계없이 열손실비용의 차이가 없습니다. 오히려 용량을 높일수록 경제기술적으로 유익한 측면이 더 많습니다.》

그의 말을 심중하게 듣고있던 김성남은 돌아가는 혼합기에서 눈길을 떼며 딱 잘라 말했다.

《우리가 제정한 용량은 제강소가 처한 현 실정을 고려하여 진중하게 토의하고 결정한것입니다.》

박상근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리유는 뭐요?》

《우선 전력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자기 용량대로 조업하지 못한다는 점을 고려하였습니다. 다음으로 원료가 긴장합니다. 현재 일반전기로에 먹일 파철도 부족합니다.》

《산하제철소 확장공사를 하지 않았소?》

《생산능력이 아직 작습니다. 지금 확장공사를 계속 내밀고있긴 하지만… 먼저 지금 용량의 전기로를 시험적으로 만들어보고 필요하다면 다음 건설할 초고전기로부터는 그 용량을 높일수 있습니다.》

《?!…》

아직 1호전기로건설도 겨우 시작이고 그 성공여부도 내다볼수 없는데 다음에 건설할 전기로에 대하여 말하는 그의 배심든든한 태도에 박상근은 더 할 말을 찾지 못했다.

이때 시공책임자가 달려와 김성남에게 무슨 말인가 다급히 하는것을 지켜보던 리규택이 강철직장 천정을 가리켜보이며 설명하였다.

《로용량을 크게 하면 로체의 키도 높여야 하는데 그러면 저 지붕과 천정기중기 밑보를 해체하고 전반적인 구조물을 새로 다시 보강해야 합니다. 그러면 당분간 강철생산도 죽게 되고…

그러나 지금 용량도 결코 작은것이 아닙니다. 일반전기로보다 근 5배나 용해속도가 빠르기때문에 강철생산량에서 볼 때 그 실리는 큽니다.

세계적추세를 보아도 기동성이 빠른 미니형전기로를 많이 리용하고있습니다.》

《…》

박상근은 자기가 현장실태를 잘 모르고있었다는 생각을 얼핏 하면서도 전국의 금속공업부문을 대상하는 부상이 일개 기업소의 구체적인 실정을 다 파악할수야 없지 않는가 하고 자신을 위로했다.

《좋소, 동무들의 의견이 그렇다면 원래대로 합시다.》

옆에 서있는 서승민과 몇마디 주고받고난 박상근은 시공책임자를 보내고 돌아선 김성남에게 넌지시 물었다.

《설계검토와 기술적으로 걸리는 문제들을 돕기 위해 ㅌ설계연구소의 유능한 설계원들을 붙여주자고 하는데 지배인동무의 생각은 어떻소?…》

김성남은 잠시 침묵을 지켰다.

설계가 기본적으로 완성된 상태에서 ㅌ설계연구소 설계원들이 오게 되면 호흡이 잘 맞을것 같지 않았다. 오히려 더 복잡해질수도 있다고 생각한 김성남은 서승민을 얼핏 쳐다보고나서 고개를 가로 흔들었다.

《도와주겠다는건 고맙습니다만 이왕 하던것인데 우리 기술력량으로 하겠습니다.…》

박상근은 아리숭한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끄덕이였다.

제힘으로 하겠다는데 무슨 할말이 있겠는가.… 그렇지만 생각은 많아졌다. 제강소를 도와주자고 제딴에는 노력하느라 하는데 모든것에 거부적인 태도이다. 박상근에게는 적어도 그렇게 생각되였다. 왜서인지 오래동안 지배인으로 일해오던 곳이라고 생각되지 않고 전혀 낯설고 생소하게만 느껴진다. 사람들도 그 사람, 설비도 그 설비, 건물도 그전과 다름이 없건만… 변한것이 있다면 낡은 전기로를 들어내고 그 자리에 초고전력전기로를 건설하고있을뿐이다. 아래에 깊숙이 내려와보라고 하던 아들의 말이 떠오르는것과 함께 그들과 멀어진듯 한 예감이 드는것을 어쩔수 없었다.

《모든걸 다 제힘으로 하겠다니 좋은 일이요.… 그럼 동력직장으로 가보기요.》

박상근은 김성남이 안내하는대로 구내의 한켠에 위치한 변전소로 갔다.

3층건물 높이만 한 변압기들과 전기설비들이 어마어마하게 서있는 현장을 돌아보고 전기기술자들을 만났다. 전기로조업에서 중요한 변압기문제를 자체로 풀기 위해 애쓴 흔적이 력력하다. 유진섭이 두대의 특대형변압기를 개조하여 그 능력을 두배로 올리려 한다고 말하자 박상근은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도무지 믿어지지 않았다.

로기술자들의 높은 학구열에 대해 김성남이 언제인가 말하던것이 생각났다.

《그래 개조할 방도는 찾았소?…》

유진섭은 손에 묻은 변압기기름을 걸레로 닦으며 나직이 대답했다.

《아직은…》

《?…》

박상근은 그와 함께 제강소에 제대배낭을 풀었었다. 유진섭은 인차 공장대학에 입학하여 공부하였고 박상근은 주간대학에 갔었다. 그때부터 그들의 생활은 제나름으로 흘러갔다. 유진섭은 동력직장 전기기사로 되였다. 박상근은 기사장, 지배인으로 사업할 때에도 공장대학졸업생인 그의 실력을 크게 인정하지 않았다.

그가 량심적이고 성실하지만 소심한 성격때문에 발전하지 못한 인간으로 기억에 남아있을뿐이다.

박상근이 손을 흔들었다, 《아니, 안되겠소. 특대형변압기의 능력을 두배로 올린다는건 불가능한 일이요, 그것도 두대나.… 그러니 ㅊ전기공장에서 제작하도록 하기요.》

《그것이 가능하겠습니까?》

김성남의 물음에 박상근은 자신있게 말했다.

《내각과 토의하고 국가계획에 물리면 될거요. 그 문제는 내가 직접 맡겠으니 그리 알고 다른 설비제작에 력량을 집중하오.》

유진섭이 고개를 쳐들었다.

《하지만 제기할게 있습니다.》

성미는 온화하지만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것은 조금도 물러서지 않는다는것을 잘 알고있는 박상근은 긴장해졌다.

유진섭이 입술을 뗐다.

《그래도 변압기개조를 계속 내밉시다.》

박상근이 이마를 찌프리며 어성을 높였다.

《그러니 믿지 못하겠다는거요?》

유진섭이 침착하게 그를 쳐다보았다.

《만약경우라는것도 있지 않소.》

《…》

유진섭의 제의가 부상을 못미더워서가 아니라 소심성에서 나온것이라고 생각한 김성남이 끼여들었다.

《진섭아바이, ㅊ전기공장에 계획으로 물리겠다니 걱정할건 없습니다. 변압기개조는 우리 기술로 아름찬것이니 그렇게 하도록 합시다. 해야 할 전기공사도 많은데…》

무슨 말인가 할듯 하던 유진섭은 한순간 서운한 눈길로 그를 쳐다보고나서 돌아섰다.

구내변전소에서 나온 그들은 사무실청사옆을 지나 자동화직장 제관장으로 갔다.

로체조립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있었다. 둥그런 로동체가 일어서기 시작하였고 여기저기서 붕붕하는 소리와 함께 용접불찌가 꽃보라처럼 흩날린다.

한쪽에서는 절단기의 웅글은 동음이 울려오고 철컥- 철컥- 철판이 절단되여 떨어지는 소리가 아츠럽게 들린다.

물동을 든 문형기중기가 천천히 지나가는가 하면 제관공들이 떡메같은 함마를 휘둘러 철판을 교정한다.

그들이 제관장에 들어서자 노란 안전모를 쓰고 기능공들과 무엇인가 토의하던 직장장이 뛰여왔다. 작업소음이 높아서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 그들은 큰소리로 로동체조립정형을 토의하였다. 순조롭게 진행되고있는 작업실태를 만족스럽게 듣고있던 박상근이 무엇이 제기되거나 걸리는것이 없는가고 물었다.

직장장은 로체설계가 리규택의 얼굴을 얼핏 쳐다보았다.

《암만 생각해보아야 전기로바닥조립이 문제입니다. 설계의 기술적요구대로 강철을 녹여 20여톤에 달하는 수십개의 주강품을 만들고 그것을 다시 1만톤프레스로 누른 다음 여러 가공공정을 거쳐 우리 제관장까지 오자면 줄잡아 석달이라는 기간이 걸립니다. 이것이 선행되여야만 그우에 로체를 조립할수 있습니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것을 강조하려 해서인지 구체적이면서 길게 늘어진 그의 설명을 인내성있게 듣고있던 박상근이 누구에게라없이 물었다.

《그러니 어떻게 하면 좋겠소? 무슨 안이 있으면 내놓으시오.》

김성남이 이 문제에 대하여 전혀 생각해보지 않은것은 아니였다. 전반적인 공사를 놓고볼 때 조업기일을 보장하는 측면에서 이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수 없었다.

이때 직장장이 미리 생각하고있었는지 서둘러 대답했다.

《제관공들과 기술합의를 벌리고 토의하였는데… 철판으로 로밑바닥을 하자는겁니다! 그러면 공정기일대로 해낼수 있습니다.》

《기술적타당성을 찾았소?》 박상근의 물음에 직장장은 좀 망설이는것 같더니 자신심없는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말을 비쳤다.

《일반전기로의 밑면도… 다 철판으로 되여있지 않습니까.… 그러니…》

아까부터 심각해서 서있던 리규택이 놀라며 펄쩍 뛰였다.

《뭐요?…》

안경알속에서 리규택의 눈섭이 꿈틀거렸다.

《초고전력전기로가 뭐 아이들 장난감인줄 아오?… 용해시간이 일반전기로에 비해 오분의 일이나 짧단 말이요! 그만큼 로바닥이 받게 되는 열과 압력이 강하기때문에 용접부위가 터질수 있고 내화벽돌에 균렬이 생길수 있으니 무조건 설계의 요구대로 해야 하오!…》

리규택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김성남은 단호히 눈길을 쳐들고 이미 생각하고있던바를 토설했다.

《그러나 주강품으로 하는 경우 조업기일이 결정적으로 걸립니다. 철판으로 할수 있겠는가 설계를 다시 검토해보고 그 타당성을 연구해보아야 합니다.》

《…》

조업날자를 보장할수 없다는 지배인의 말에 리규택은 다시 심중해지며 헛기침만 할뿐이다.

잠간 생각을 굴리던 박상근이 의견을 묻는듯 서승민을 쳐다보았다.

서승민은 한동안 대답을 못하였다.

사실 그는 이들과 함께 동행하고는 있었지만 자신의 위치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보지 않을수 없었다. 로용량문제도 그렇고 설계방조를 거절하는것을 놓고보아도 그래… 자신이 이렇게 유명무실해보이기는 처음이다.

그러나 이것은 심각한 문제다. 기술적신념이야 어떻게 버릴수 있겠는가.…

《리규택동무의 주장이 옳습니다. 파악도 없이 철판으로 하였다가는 로바닥이 내려앉을수도 있고… 그렇기때문에 초고전력전기로의 밑바닥을 다 주강품으로 하고있는것입니다. 그것은 또 세계야금계에서 공인된것이고… 시일이 좀 걸리더라도 주강품으로 로바닥을 제작해야 합니다.》

《…》

모두들 덤덤히 말이 없다. 함마질소리만이 귀청을 때린다.

박상근이 결론적으로 말했다.

《너무 조급하게 생각할건 없소. 바쁘다고 바늘허리에 실을 매서 쓸수야 없지 않소. 문제는 전기로건설에서 자그마한 실수도 없어야 하는거요. 전기로를 조업했다고 보고해놓고 며칠도 못 가서 사고로 세우게 된다면 그 정치경제적후과는 상상도 할수 없는것이요. 그러니 세계가 공인하는 표준설계의 요구대로 해야 하겠소. 안 그렇소? 지배인동무.》

《…》

김성남이 아무 대꾸도 없자 박상근이 위로하듯 다시 말했다.

《너무 고심할건 없소. 내가 성산하기업소들과 협의해보고 도움을 받도록 하기요.》

《?…》

설계연구소 기사장 서승민과 박상근부상까지 적극 지지해나서고있으니 김성남은 아무 말도 할수 없었다. 더우기 철판식에 대한 과학적타당성을 이 자리에서 당장 내놓을수도 없지 않는가.…

그는 조용한 기회에 리규택을 만나 다시 토의해보리라 생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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