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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 회


제 3 장


마음속의 빛은 밝다


4


5월17일보수지휘부 책임자인 석남흥은 전번 기술협의회이후 용접안의 과학적담보를 찾기 위해 고심분투의 나날을 보냈다. 아무리 기발한 착상이라도 그 밑바탕에 과학적담보가 안받침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한갖 사상루각에 불과한것이다.

하지만 협의회때 그 가능성은 타산해보지도 않고 덮어놓고 과학적담보니, 안정성이니 하면서 용접안을 달가와하지 않은 성기술국장의 애매한 태도는 리해가 되지 않았다.

만일 용접의 방법으로 회전자축을 살려낸다면 그것은 기적이였다. 어떤 류형의 금속재질이든 그 재질의 균렬은 그 기계의 물리적성질의 마멸과 함께 기계수명의 종말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에서 2호발전기회전자축을 복구할수 있는 그 어떤 혁신적인 안(아직은 용접안이 균렬을 제거할수 있는 혁신적인 안이라고 볼수 없지만)이 없다면 그 거대한 기계는 쓸모없이 파철더미에 올라야 한다.

이 문제를 놓고 영천화력발전소의 일군들과 로동계급은 자기의 심장을 도려내는것만큼이나 아파했다.

우리에게는 그 귀중한 설비를 파철더미에 손쉽게 버릴만큼 여유가 없다. 여유가 있다 해도 회전자축을 버린다는것은 나라앞에 죄악을 짓는 일이다. 우리 힘으로 회전자축을 복구하자. 이런 각오로 당비서도 서재필도, 발전소의 모든 기술자들도 안타깝게 모대겼다. 서재필이 내놓은 용접안은 그 모대김속에서 태여난 산아였다.

하지만 지용수국장은 그 방안을 썩 달가와하지 않았다. 말로는 그 방안이 성공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경이적인 일이라고 극구 찬양을 하면서도 무엇이 주저되여 이런 구실, 저런 구실을 붙였는지 석남흥은 협의회마감에야 짐작하게 되였다. 지용수국장은 만일의 경우에 초래될 책임문제가 두려웠던것이 틀림없었다.

그것만도 아니였다. 지용수국장은 그 용접안을 서재필이 아닌 딴사람이 들고나왔더라면 달리 행동했을수도 있었다. 그는 서재필을 믿지 않을뿐더러 그를 경계했다. 그통에 협의회마감에 서재필에게서 단단히 한꼴을 먹기까지 했다.

서재필은 협의회때 아래단위에서 내놓은 창발적인 안을 적극 지지해주고 그 과학적담보를 주기 위해 성과학기술국이 있고 또 국장이 있는게 아닌가, 하다면 당신은 밥먹고 뭘하는 사람인가고 내놓고 들이댔다.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는 질문이였다. 협의회참가자들은 서재필의 의견이 백번 지당하다고 가슴후련해 했다.

협의회가 끝난 후 5월17일보수지휘부는 어떻게 하든 지용수국장이 말끝마다 외운 과학적담보를 얻기 위해 뛰고 또 뛰였다. 석남흥은 당비서가 내준 승용차를 타고 평양으로, 과학원으로, 강선으로 메주밟듯 다녔다.

성과도 컸다. 며칠전에는 김일성종합대학 박사들과 국가과학원 연구사들이 각이한 실험기구들을 들고 영천화력발전소로 내려왔다. 그들은 현장기술자들과 낮과 밤이 따로없는 전투를 벌려 수십차례나 콤퓨터모의실험을 진행하였다. 실험은 성공적이였다.

석남흥은 그길로 노트형콤퓨터를 끼고 리성복을 찾아갔다.

오늘은 휴식날이여서 청사가 조용했다. 혹시 당비서가 사무실에 있겠는가 하는 우려도 없지 않았지만 꼭 있을것이라는 예감이 더 앞섰다. 그럴것은 당비서는 휴식날이면 아예 점심밥을 싸가지고 사무실에 나와 문을 닫아매고 책을 본다는것을 발전소일군들치고 모르는 사람이 없었던것이다.

석남흥의 생각이 옳았다. 당비서의 사무실은 걸려있었으나 자물쇠는 안에서 건것이였다. 석남흥은 슬쩍 미리 약속된 신호인듯 손가락으로 가락맞게 장단까지 섞어 문을 두드렸다. 이렇게 몇번, 드디여 안에서 인기척이 나더니 문이 열려졌다.

《아니, 석동무가 어떻게?》

《뭐, 놀라실게 있습니까? 휴식날이면 비서동지가 사무실문을 잠그고 책을 본다는거야 온 발전소에 소문이 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 내 정체가 드러난셈이군. 방법을 달리해야겠는걸.》

석남흥의 능글맞은 말에 당비서 역시 유모아가 섞인 기지있는 롱으로 받아주었다.

석남흥은 방에 들어서자 먼저 당비서의 책상부터 바라보았다. 아니나다를가 책상에는 책들이 널려있었고 한옆의 탁상콤퓨터는 켜진 상태였다. 방금전까지도 온 정신을 책에 쏟고있었다는것이 쉬이 알렸다. 한켠으로는 당비서의 독서열기를 깨쳐놓았다는 미안한감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사적용무로 왔다면 몰라도 당비서가 밤잠을 못 자며 고민하는 용접안의 과학적담보를 찾아가지고 왔다는 자신심에 배를 쑥 내밀게 됐던것이다.

석남흥은 이 방의 주인이라도 되는듯 책상우에 널려진 책을 쭉 밀어놓으며 노트형콤퓨터를 놓았다.

《비서동지, 콤퓨터모의실험에서 끝내 성공했습니다.》

《그게 정말이요?》

《정말 아니면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자, 보십시오.》

석남흥은 그앞에 노트형콤퓨터를 펼쳐놓았다. 그는 숙련된 솜씨로 콤퓨터건반을 치며 모의실험자료를 찾아냈다. 리성복은 흥분에 들떠있으면서도 긴장한 눈으로 콤퓨터화상에 현시되는 각이한 수값들과 모형그림을 주시했다.

《보십시오. 이것이 2만의 전력부하를 걸었을 때의 진동상태입니다.》

석남흥은 화면을 정지시키고 회전자축의 안전성을 설명했다.

《좋구만. 3만을 걸어보오.》

콤퓨터화면에 각이한 수값들과 3만부하때 회전자축 용접부위의 변화상태가 현시되였다.

《좋아. 이젠 4만!》

석남흥은 또다시 재빠르게 4만출력때 회전자축의 진동상태와 부하모멘트의 견딜힘을 계산하여 현시했다. 리성복의 얼굴이 차츰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흥분하거나 격분할 때에 드러내군 하는 그의 특이한 표정이였다. 석남흥은 어렵지 않게 당비서가 몹시 흥분했으며 지어 환희때문에 거의 숨막혀한다는것을 알았다.

리성복은 그답지 않게 거의 들뜬 어조로 부르짖었다.

《석동무, 회전자축은 4만에서도 견디여냈소. 견디여냈단 말이요!》

《이거야 과학이 아닙니까?》

《옳소, 과학이요. 김일성종합대학 박사들과 과학원 연구사선생들이 정말 수고했소.》

《예, 그들의 노력이 컸습니다.》

《석동무, 어서 성과학기술국에 과학적담보를 위한 협의회를 의뢰하오.》

《벌써 했습니다. 래일 아침에 하기로 토론이 됐습니다.》

《벌써? 빠르긴 빛속도 한가지로군. 허허…》

《하하…》

두사람은 성공의 기쁨을 호방한 웃음에 담아 나누었다.

석남흥이 노트형콤퓨터를 거두고 방을 나서려고 할 때 리성복이 그를 제지시켰다.

《가만, 아무래도 동무나 나나 한가지 놓친것이 있소.》

《?…》

석남흥은 그 자리에 굳어져 리성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방금 진행한 콤퓨터모의실험에서는 제기된것이 없었다. 며칠밤을 패며 수십번이나 진행한 끝에 얻어낸 실험수치여서 콤퓨터모의실험은 그 정확성에서는 완전무결했다. 그렇다면 무엇을 놓쳤다는것인가. 그러는새 리성복은 전화로 승용차대기실을 찾았다.

《내 당비서요. 휴식날 불러서 안됐소만 다녀올데가 있으니 빨리 승용차를 대기시켜주오.》

리성복은 뜨아한 영문에 싸여 서있는 석남흥에게 말했다.

《동무도 무작정 뛰여들어 내 시간을 빼앗았으니 나라고 가만있겠소. 북창으로 갑시다. 이제 서재필동무가 때붙였다는 회전자날개의 강도성만 확인되면 우린 통장훈을 부를수 있소. 안 그렇소?》

그제서야 의문을 푼 석남흥이 반문했다.

《아, 그 문제야 전화로 확인하지 않았습니까?》

《가기요, 전화는 전화구. 동무나 내가 눈으로 확인한것만큼 정확하겠소.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도 있지 않소. 왜 나 혼자 가라오?》

《아, 아닙니다. 비서동지와 함께라면 난 걸어서라도 가겠습니다.》

석남흥은 정말로 기뻐하며 등산가는 어린아이마냥 좋아했다.

《좋소, 가기요. 가서 서동무의 수고가 깃든 발전기를 직접 눈으로 보고 오잔 말이요.》

뒤미처 승용차의 경쾌한 경적소리가 들려왔다. 차가 대령했으니 어서 나와달라는 신호였다.

《자, 먼저 내려가 차에 타오. 내 인츰 내려가겠소.》

석남흥이 승용차좌석에 앉은지 1분도 안되는 사이에 당비서가 무엇인가 불룩하니 담겨져있는 구럭을 들고 내려와 차에 탔다.

두사람을 태운 승용차는 북창화력발전련합기업소로 살같이 달렸다.

련합기업소에 도착한 리성복과 석남흥은 먼저 기술과에 들려 오래전 부러져나간 발전기회전자날개 사고복구정형에 대한 기술문건을 찾아보았다. 이제는 세월의 년륜마냥 퇴색되여 그 수값이 눈에 잘 안겨오지 않는 기술문건이였으나 두사람은 정중한 자세로 받아보았다.

그 문건에는 사고날자와 사고형태, 복구방법, 용접봉의 재질, 용접후 시편검사 등 회전자날개복구진행정형이 상세하게 기록되여있었다.

자기들이 초점을 모으고 들여다보는 그 낡은 기술문건에 그때 서재필이 쏟아부은 온갖 심혈이 축축히 슴배여있다는 생각에 저절로 눈굽이 따거워났다. 한장한장 번져지는 기술문건에서는 곰팡이냄새가 알싸하게 풍겨왔다. 그것만 보아도 그 기술문건은 오랜 기간이 지나도록 한번도 제기되거나 론의된적이 없다는것을 말해주고있었다. 그들식의 추리대로 생각한다면 회전자날개의 용접은 아주 성공적이였다는것, 지금껏 한번의 사고도 없이 만부하를 걸어왔으므로 문서를 펼쳐볼 필요가 없어 이렇게 오랜 세월 잠자고있었을것이라는것이다. 그들의 추리를 증명이나 해주듯 기술문건을 찾아준 쉰고개를 썩 넘긴 설계원이 말했다.

《이젠 기억이 삭막해 그때 용접한 용접공의 표상이 잘 기억되지는 않습니다만, 하여튼 그 사람 용접에선 귀신 한가지였습니다. 더 설명할 필요가 없이 그때 용접한 3호발전기회전자날개는 한번의 사고도 없이 오랜 세월 정상가동을 보장했으니 그것이면 그 사람의 재간과 책임성을 다같이 알아볼수 있지 않습니까. 내 언제인가 피뜩 들은 소리인데 그때 용접한 용접공은 영천화력발전소에 조동됐다고 하더군요. 이름이 서… 뭐이더라.》

《서재필입니다.》

석남흥이 제꺽 설계원의 망막속에 어슴푸레 떠오르는 이름을 대주었다.

《옳습니다, 서재필이였습니다.》

설계원은 오래간만에 들어보는 옛 용접공의 이름을 친근감이 느껴지게 되뇌이였다.

그를 바라보는 리성복의 가슴에 전류처럼 찌르르 마쳐오는것이 있었다.

(역시 서재필은 성실한 인간이다. 저 설계원도 십년이 두번이나 지난 오늘에 와서도 서재필을 잊지 않고있으니… 비록 평범하게 살았어도 그 성실성과 책임성은 조국의 재부와 함께 영원히 남아있지 않는가. 이런 인간을 쓴외보듯 하다니… 난 청맹과니였어. 보석을 끼고있으면서도 몰라보았으니 이게 눈뜬 소경이 아니고 뭔가 말인가.)

리성복은 뼈아프게 자신을 채찍질했다.

자기들을 따뜻이 맞아주고 친절하게 방조해준 오랜 설계원에게 거듭거듭 인사를 하고난 두사람은 그길로 금속실험실로 찾아갔다.

갓 마흔에 들어선 씨름선수마냥 체격이 우람한 금속실험실장은 한참 문서를 뒤져서야 그때 용접으로 복구한 3호발전기회전자날개에 대한 금속실험기록문건을 내놓았다. 그 문건 역시 기술과에서 본 기술문건과 별반 차이가 없는 고문서였다.

금속실험기록문건을 유심히 들여다보던 리성복이 섬광처럼 번쩍이며 떠오르는 생각이 있어 석남흥에게 말했다.

《석동무, 회전자날개의 금속재질이 크롬합금강이니 4원합금강인 회전자축의 재질보다 그 세기가 몇배로 세구만. 그러니 용접봉의 재질을 어떤것으로 선택하는가에 따라 이종강용접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오지 않소.》

《비서동지! 이젠 됐습니다. 얼마든지 이종강용접으로도 성공할수 있습니다. L-307의 용접봉을 쓰면 가능합니다. 지금 저 3호발전기가 왕왕 돌아가지 않습니까.》

휴식날 모처럼 찾아온 소득이 컸다. 이제는 지용수국장이 입버릇처럼 외우던 과학적인 담보가 줌안에 쥔듯 명백해졌다. 이 순간 하자고 결심한 사람에게는 방도가 나진다고 하신 경애하는 장군님의 명언사상이 가슴에 다시금 새겨왔다. 정말 백마디 말보다 한번 보는것이 낫다는 속담이 실생활을 통해 증명된셈이였다.

《이젠 가기요. 어서 가서 5월17일보수지휘부동무들에게도 알려주고 또 서재필동무에게도 알려줘야지.》

그들을 태운 승용차는 왔던 길을 되돌아 차바퀴가 물러앉을 정도로 묵직한 수확물을 싣고 기분좋게 달렸다.

이튿날 성과학기술국에서는 부국장을 책임자로 하는 기술실무일군들을 영천화력발전소에 내려보냈다. 기술협의회때문이였다. 그들속에는 지용수국장이 없었다.

부국장은 마흔고개를 갓 넘긴 체격이 미끈하고 검은테안경을 낀 리지적인 사람이였다. 그는 협의회에 참가하기 전에 리성복당비서를 만났다. 리성복은 지용수국장이 내려오지 않은것이 언짢아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국장동문 어딜 가고 부국장동무가 책임지고 왔습니까?》

책임자로서의 부국장의 존재를 불신하는것으로 들리기 쉬웠지만 상대방은 조금도 티내지 않고 침착하게 대답했다.

《국장동진 급한 사정이 생겨 못 내려왔습니다.》

(급한 사정이라구? 책임한계에서 벗어나자고 꼬리를 사렸겠지!)

리성복은 지용수가 전번 기술협의회때 과학적담보에 대하여 입이 닳도록 말하던 일을 떠올리지 않을수 없었다. 그의 완고한 요구대로 5월17일보수지휘부성원들은 밤낮없는 전투를 벌려 과학적담보성을 얻어냈다. 그리고 어제는 석남흥과 함께 북창화력련합기업소에 가서 이미전 서재필아바이가 때붙인 회전자날개에 대한 기술문건을 죄다 알아보고 왔던것이다. 그랬으면 누구보다 먼저 달려와야 할것이 아닌가.

처음으로 리성복의 뇌리에는 저렬한 그의 인간상이 역스럽게 안겨왔다. 지용수는 영천화력발전소에 있을 때만 하여도 쟁쟁한 기술일군으로 사람들의 존경과 신뢰를 받았다. 발전소가 조업하여 열생산직장 책임기사로 일할 때 그는 열생산에서 제기되는 많은 기술적문제를 풀어 곧 기술발전과장으로 임명되였다. 그 시절에 그는 정말 일밖에 몰랐다고 한다.

따져보면 그는 인간생활에서는 불행하다고 할만큼 생활의 보금자리가 아늑치 못했다. 그의 처가 결혼하여 몇년을 못살고 고고성을 터친 딸을 남겨놓고 세상을 떠난것이였다. 지용수는 먼저 간 안해가 보고싶고 가슴이 허전할 때마다 리성복의 집으로 달려와 어린 딸 련희를 만나보군 했다. 수염이 뾰족뾰족한 턱으로 물앵두알같은 딸의 두볼을 비벼대면 련희는 아프고 간지럽다고 깔깔거렸다. 너무 감격스러워 딸애를 꼭 부둥켜안고는 이런 고운 딸을 두고 먼저 간 안해를 그려보며 눈물을 흘리군 했다. 그러다가도 인츰 애수의 감정에서 깨여나서는 현장으로 나가 랑만적인 로동자들속에서, 창조의 보람속에서 웃고떠드는것으로 생활의 락을 찾았다.

그로부터 얼마후 그는 성과학기술국에 소환되였는데 거기서도 영천화력발전소시절을 잊지 않고 전기생산에서 제기되는 과학기술적문제를 도맡아해제껴 몇년후에는 성국장으로까지 임명되게 되였다.

그런 그가 로동계급의 의사는 안중에 없고 서재필처럼 훌륭한 인간을 배척했으니… 리성복의 가슴은 쓰리고 아팠다. 지용수가 그 시절을 잊었고 마치 국장자리를 타고난 벼슬처럼 여기고있다는것이 이제는 불보듯 뻔했다. 확실히 그의 가슴속에서는 전기가 발산하는 강렬하고 아름다운 빛이 꺼져가고있을뿐더러 옛시절 전력생산자답게 빛을 사랑하고있지 않다는것이 눈에 띄게 알렸다. 빛이 없는 어둠속에서 무엇이 은둔할텐가. 밝은 세상을 외면하는 두억시니같은 괴물이 틀고앉지 다른게 잠재할텐가, 언제든지 그의 가슴을 헤집고서라도 남달리 빛을 사랑하는 전력생산자의 순결한 넋을 심어주리라 리성복은 속다짐했다.

부국장이 따분한듯 손목시계를 들여다보았을 때에야 리성복은 애써 마음을 다잡으며 그에게 말했다.

《부국장동무, 초면에 안됐소. 량해해주오.》

《리해합니다.》

부국장은 생각했던 이상으로 참으로 진중한 사람이였다.

《부국장동무, 2호발전기회전자축의 균렬제거가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그런 문제가 아니라는것은 구태여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알겁니다. 우리에겐 물러설 자리가 없습니다. 기술협의회가 성공적으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비서동지, 알겠습니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된 기술협의회는 낮 12시가 되여서 끝났다. 서로의 각이한 주의주장이 엇갈린속에 용접안의 과학적담보성은 모두에게 납득되고야말았다. 콤퓨터에 의한 모의시험도 중요했지만 더우기는 북창화력발전련합기업소에서 가져온 기술테타들이 협의회에 참가한 사람들의 배심을 든든하게 해주었던것이다.

용접의 방법으로 2호발전기회전자축의 균렬을 제거하기 위한 기술문건에 7명이 수표했다. 처음에는 성과학기술부국장이 했고 다음에는 기사장이, 김일성종합대학 재료력학박사, 과학원 금속재료연구소 박사, 기술발전부기사장, 기술발전과 책임기사 그리고 맨 마지막에는 용접안을 제기한 서재필이 수표했다.

협의회에서 용접방법은 이종강용접으로 하며 용접봉은 L-307을 쓰기로 결정했다. 끝으로 강조된 문제는 용접방안의 성공여부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용접공의 기술기능수준에 의해 철저히 담보될수 있다는것이였다.

용접공선출문제는 화력발전소에서 결정할 문제여서 더 론의에 붙이지 않았다. 기술협의회가 끝난 후 리성복은 기쁜 마음으로 하차직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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