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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 회


제 2 장


에돌아갈수 없는 길


1


도당위원회 비서방에 네사람이 마주앉아있었다. 도당비서와 당중앙위원회에서 내려온 부부장 그리고 영천화력발전소 초급당비서 리성복과 기사장 명인국이였다.

부부장이 근엄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나라의 전력공업부문 실태와 함께 영천화력발전소의 2호발전기가 회전자축의 균렬로 가동을 멈추었다는 보고를 받으시고 해당부문 일군들이 영천화력발전소 로동계급을 도와 최단기간내에 방도를 찾아 발전기를 살릴데 대한 귀중한 가르치심을 주시였습니다.…》

책을 펴놓고 경애하는 장군님의 가르치심을 심장에 쪼아박듯 적어나가던 리성복과 명인국은 원주필을 쥔 손이 굳어지며 무거운 중압감에 숨이 가빠 고개를 푹 떨구었다. 2호발전기회전자축의 균렬문제가 경애하는 장군님께 보고되여 또다시 그이께 걱정을 끼쳐드렸다는 죄의식때문이였다. 하루빨리 강성국가를 건설하여 우리 인민을 남보다 더 잘살게 하시기 위해 불철주야의 현지지도의 길을 이어가시는 경애하는 장군님께 기쁨을 드리지 못할망정 숨죽은 발전기일로 걱정을 끼쳐드렸다는 뼈아픈 자책감으로 온몸이 과다들었다.

《자, 그럼 지금까지 회전자축의 균렬을 제거할 어떤 방도를 찾았는지 들어봅시다.》

부부장이 리성복과 명인국을 자기의 시선속에 끌어들이며 하는 말이였다. 그 말속에서는 주인들이니 남보다 먼저 해결책을 찾아쥐였을것이라는 믿음과 기대가 진하게 풍기고있었다.

리성복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섰다.

《부부장동지, 정말 면목이 없습니다. 하지만 우린 빠른 시일안에 2호발전기회전자축의 균렬을 우리자체의 힘으로 복구할 결심입니다.》

부부장과 도당비서의 얼굴이 금시 밝아졌다. 두사람은 마주앉은 리성복과 기사장앞으로 의자를 당겨 다가앉으며 한껏 기대가 실린 눈빛으로 마주보았다. 리성복의 신심있는 대답이 사무실의 무거운 공기를 밀어내듯 했다.

《음, 좋은 안을 가지고있는것 같은데 어서 말해보오.》

도당비서가 호기심이 잔뜩 실린 눈으로 리성복을 재촉했다. 리성복이 계속했다.

《어제 한생을 화력발전소에서 특수용접으로 일해온 서재필이라는 년로보장자아바이가 용접의 방법으로 균렬을 제거할수 있다는 대담한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전 그걸 적극 지지해주었습니다.》

《용접이라!-》

부부장과 도당비서의 입에서 거의 동시에 탄성비슷한 소리가 튀여나왔다. 약간의 기술상식이라도 가지고있는 사람이라면 그것이 새롭지는 않지만 거의 유일한 방도라는 판단을 쉽게 가질수 있었던것이다.

유독 기사장 명인국만은 아연하여 리성복을 흘끔 돌아보았다. 당비서가 너무도 쉽게 대답을 했다는 생각이 앞섰던것이다.

사실 명인국도 어제 기술발전부기사장한테서 서재필의 제의를 듣지 않은것이 아니였다. 그러나 명인국은 그 용접방안을 믿지 않았다. 회전자축을 용접으로 살린다는것은 최첨단과학기술시대를 야장간을 차려놓는것으로 대치해보려는 우매한 일이 아닐수 없다. 한편 그가 확신컨대 회전자축의 균렬은 그 기계적수명의 종점이였다. 하여 지난 4월의 기술협의회를 앞두고 성과학기술국장인 지용수가 전화를 걸어왔을 때 명인국은 거의 단도직입적으로 복구란 있을수 없는 일이라고 딱 잘라 말했었다.

그때 지용수는 오히려 기뻐하는 눈치였다.

《옳게 보았소. 축에 균렬이 갔다는건 기계적수명이 다됐다는 명백한 증거인데 죽은 생명체를 붙들고 아무리 입김을 불어넣어봐야 되살아날리 만무하지 않소. 결국 외국에 주문하여 사오는것이 가장 빠르고 합리적인 방도라는 결론이 나오거던. 동무 생각도 바로 그거겠지?》

《헌데 그렇게 하자면 많은 외화가 들겠는데…》

명인국이 난감해서 말끝을 가무리지 못하자 수화구로는 상대가 눈앞에 있기라도 하듯 똑똑 책상을 두드리는 소리가 울려나왔다.

《여보, 누군 그걸 생각 못하는줄 아오? 나도 잠이 안 오오. 나라에 자금이 얼마나 필요한 때요. 하지만 전기생산은 그보다 더 절박한 나라의 동력이란 말이요. 잘 결심하여 발전소에서 먼저 성에 신청서를 내오. 그러면 우리도 해당기관에 정식 자금을 신청할 명분이 서게 되오. 내 말이 리해되오?》

명인국은 난감하여 한숨을 내쉬였다. 지용수의 속심이 빤히 들여다보였다. 즉 아래사람들 특히 발전소의 기술진이 복구를 불가능한것으로 보기때문에 자기도 그에 동의를 주지 않을수 없다는 식으로 미리 비난을 막으려 하는것이였다. 자기가 존경하는 국장이 과연 그런 사람이였단 말인가?

그러나 딱한 그의 심정이 전혀 리해되지 않는것도 아니였다. 지용수 역시 하루빨리 전기를 생산하자는 책임감으로부터 그런 방안을 선택하지 않을수 없었을것이다. 명인국은 조심스럽게 그에 동감을 표하고말았다.

《저… 기술협의회에서 그런 방향으로 토론해보겠습니다.》

명인국은 협의회에서 기술자들의 의견을 다 들어보고 더는 해결책을 찾지 못하게 되면 이 문제를 상정시키려고 마음먹은것이였다.

예상한대로 기술협의회에서는 아무런 대책안도 나오지 못하였다. 발전소기계분야에서 한다 하는 석남흥까지도 침묵을 지켰다. 때가 됐다고 생각한 명인국은 수입안을 론의에 붙이려고 몸을 일으켰다. 그 순간 공교롭게도 리성복당비서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무조건 우리 힘으로 2호발전기회전자축을 살려야 한다고 호소하기 시작했다.

명인국은 몸을 움츠렸다. 리성복이 그런 립장이라면 자기가 타매당하기 쉬운것이다. 애초에 그 안을 꺼내지 않는것이 자기에게는 유리했다.

가만히 앉아 기다리느라면 어련히 성과학기술국장이 그 문제를 성에 상정시키지 않겠는가. 명인국은 당분간 이 문제를 속에 묻어두기로 결심하고 오늘까지 침묵을 지켜왔던것이다.

그런데 당비서는 지금 서재필의 안을 크게 믿고 자신만만하게 대답하고있다. 이런 때는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수가 없었다.

마침 도당비서의 시선이 명인국에게 돌려졌다.

《기사장동문 용접의 방법으로 균렬을 제거하자는 그 아바이의 의견을 어떻게 생각하오?》

세사람의 눈길이 일시 기사장에게 쏠렸다. 협의회장소에서 서재필아바이가 내놓은 용접방법에 대해 이야기한 사람은 리성복이다. 그의 제의로 하여 당중앙위원회 부부장과 도당비서의 막혔던 귀가 열린것만은 사실이지만 그 발기에 대한 기술적인 확신성은 아직 묘연한 상태여서 기사장의 대답에 많은 기대를 걸고있는것이였다.

자기에게 쏠린 세사람의 무거운 눈길을 감촉한 기사장 명인국은 불시 등골에서 식은땀이 내돋는감을 느꼈다. 그는 자기의 대답이 얼마나 책임적이여야 하는가를 느끼고있었던것이다. 오늘 협의회는 높아진 전력생산을 보장하고 또 발전소의 기술개건을 위해 늘 하군 하던 그런 협의회와는 그 임무와 성격이 너무도 달랐던것이다. 발전기의 심장부라고 말할수 있는 발전기회전자축을 살리는가 마는가 하는 중대한 문제이고 더우기는 빠른 시일에 숨죽은 발전기의 동음을 되살려 경애하는 장군님께 보고를 드려야 한다는 매우 절박하면서도 책임적인 과업이기때문에 선뜻 자기의 의사를 표명하기 힘들어하는것이였다. 명인국은 리성복이 새 대륙이나 발견한듯이 떠받드는 서재필의 용접에 의한 복구방안을 믿지 않을뿐더러 그 가치를 홀시하고있었다. 아직 화력발전소력사에 용접의 방법으로 무게가 그렇게 많이 나가는 회전자축의 균렬을 제거했다는 사실은 있어보지도 못했고 또 앞으로도 없을것이라고 그는 생각하고있었다. 그런데 당비서는… 아무리 임무의 중요성이 크다고 파악없는 일을 무턱대고 지지할수는 없다. 그렇다고 용접안에 푹 빠져있는 당비서의 제의에 반대의 의견을 던질수도 없고…

난처한 처지에 빠져 잠시 입술을 깨물던 명인국은 죽도 밥도 아닌 어정쩡한 대답으로 자기의 견해를 표명했다.

《아직은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릴수 있을만큼 기술적으로 담보된 안은 못된다고 봅니다. 하지만… 론의해볼 여지는 있다고 생각됩니다.》

명인국의 애매몽롱한 대답을 듣는 리성복의 심정은 한껏 불어났던 고무풍선에 구멍이 나 일시에 김이 빠지는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확실히 기사장은 용접안에 흥미를 느끼고있지 않다. 리성복은 생각같아서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무엇때문에 신심이 없어 그러는가고 다몰아대고싶은 심정이였다. 속이 바질바질 끓었다. 명인국은 자기도 속생각이 있어 그렇게밖에 말할수 없었다는듯 눈길을 내리깐채 책에 무엇인가 쓰고있었다.

리성복은 이런 땐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수 없었다. 마음속 한구석으로는 자기가 너무 흥분하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도 없지 않았다. 무슨 일에서나 심중하고 실수가 없는 기사장도 제딴엔 무슨 론고가 있어 애매한 주견을 세웠을것이다. 혹시 내가 서재필과 석남흥의 제의를 덮어놓고 믿은것이 아닌지… 이 짧은 시간에 머리속에는 가지가지 생각이 꼬리를 물고 떠올랐다. 부부장도 도당비서도 말없이 긴숨을 몰아쉴뿐이다. 그들을 바라보는 리성복의 뇌리에는 번개치듯 쩡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가, 수천명의 종업원들이 나를 쳐다보고있는데… 우린 나라의 전력문제를 놓고 그토록 로고를 바치시는 경애하는 장군님께 걱정을 끼쳐드리지 않았는가, 우리는 당앞에 빈말을 하지 말아야 할뿐아니라 몸이 열쪼각이 되여서라도 발전기동음올 울려야 해.)

순간 서재필과 석남흥의 근엄한 모습이 조각상처럼 떠오르며 《비서동무, 뭘 주저하면서 그럽니까? 우린 나라의 생명선을 책임진 전력생산자들이란 말입니다. 진정으로 우리를 믿는다면 당앞에 맹세해야 합니다.》 하고 질책하는것만 같았다.

리성복은 결연 자리에서 일어나 좀 격하게 입을 열었다.

《부부장동지, 전 우리 화력발전소의 로동계급을 믿습니다. 경애하는 장군님의 가르치심을 전달받으면서 저는 2호발전기회전자축의 균렬제거는 올해에 해도 되고 래년에 해도 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겐 한시가 새롭습니다. 전 화력발전소의 당사업을 책임진 일군으로서 우리 영천화력발전소 일군들과 로동계급이 자체의 힘으로 2호발전기를 복구하여 동기전력생산을 보장하겠다는 결의를 경애하는 장군님께 꼭 보고드렸으면 합니다.》

보매 리성복의 결심은 일시적흥분에서 오는 즉흥적인것이 아니라 어떤 일이 있어도 2호발전기의 동음을 울려 경애하는 장군님께 기쁨을 드리려는 발전소종업원들의 절절한 호소가 담긴 맹세가 틀림없었다.

부부장도 도당비서도 흥분하여 자리에서 일어서며 리성복의 결심을 지지해주었다.

《비서동무, 고맙습니다. 동무들의 결의를 장군님께 그대로 보고올리겠습니다.》

《우릴 믿어주십시오!》

도당비서가 기사장에게로 다가오며 말했다.

《기사장동무, 우리 도당위원회에서도 동무들을 힘껏 돕겠으니 꼭 2호발전기의 동음을 다시 울려주기를 바랍니다.》

《어떻게 하나 2호기를 살려내겠습니다.》

명인국도 선선히 대답했다. 달리는 말할수 없었다. 아직도 서재필이 제기한 용접안을 쉽게 받아들일수 없는 문제로 여기는 그였으나 이 자리에서까지 지용수국장의 수입안을 화제에 올린다면 나라의 경제사정을 외면하는 애국심이 없는 일군, 로동계급의 힘을 믿지 못하는 극히 보수적이며 소극적인 사람으로 몰리우기 십상이였다. 이제는 죽으나사나 경애하는 장군님께 다진 맹세대로 자체의 힘으로 2호발전기를 무조건 복구해야 했다.

…리성복과 명인국을 태운 승용차는 도소재지를 벗어나 영천화력발전소가 자리잡은 동암리로 쏜살같이 달렸다.

차뒤자석에 깊숙이 몸을 묻은 두사람의 심중은 제나름대로 무거웠다. 리성복은 서재필이 제기한 용접안에 크게 기대를 걸고있었다. 그는 서재필을 진정으로 고맙게 여겼다. 비록 년로보장으로 집에 들어갔어도 전기를 늘 마음속에 안고사는 그의 빛에 대한 갈망이야말로 얼마나 뜨거운것인가. 리성복은 바로 서재필과 같은 발전소로동계급을 자신처럼 굳게 믿었기에 무슨 일이나 하면 된다는 우리 식의 배짱대로 2호발전기회전자축의 균렬을 발전소자체의 힘으로 복구해내겠다고 결의다졌던것이다.

하지만 명인국은 서재필을 그토록 믿는 당비서에 대해 의혹을 느꼈다. 누구보다도 서재필을 잘 알고있다고 여기는 그였다. 서재필이 특수용접에서는 발전소는 물론 성적으로도 두번째에 꼽으면 섭섭해하리만큼 기능이 높은것은 사실이였다. 허나 기능이 높다고 다 기술인재가 되는것은 아니다. 그의 괴벽한 성미, 코대높은 자존심이 만사람들의 호평을 받을리 만무했다.

그가 년로보장을 받기 몇달전 눈썰미가 있는 젊은 사람들을 용접기능을 습득하라고 그에게 붙여주었다. 그런데 그는 잔뜩 눈을 부라리며 기술은 제 노력으로 습득해야 한다고 쫓아버렸다는것이였다. 명인국은 밸이 돋았다. 어디 이런 괘씸한 기술코대가 있단 말인가. 오만해도 분수가 있지. 그래, 그 같지 않은 기술을 관속에 가져갈셈인가?

명인국은 그 즉시 로동과에 지시를 주어 년로보장으로 넘어야 할 마지막달에 그를 집에 들여보냈다.

그무렵 서재필의 아들 서봉철이 제대되여와서 화력발전소에서 일하고있었다. 서봉철은 아버지의 의향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특수용접공이 되였다. 일부 사람들은 모름지기 서재필이 자기 아들에게는 틀림없이 용접기술을 넘겨줄것이라고 말들을 했다.

명인국도 그들중 한사람이 되여 서봉철을 은근히 지켜보았다. 서봉철은 아버지와는 달리 성미가 호방하고 푸접이 좋아 사람들의 호평을 받았다. 결국은 서봉철이 특수용접공이 된지 오래지 않지만 그사이 피타는 노력을 기울여 벌써 높은 급수를 받게 되였다. 그야말로 빛속도였다.

명인국은 그 비결을 서재필에게서 찾아보았다. 생각할수록 괘씸했다. 이거야 고뿔도 남주기 아깝다고 제 아들밖에 모르고 남들한테는 그야말로 린색한 고약한 심보가 아니구 뭔가.…

명인국은 이 한가지 사실을 놓고도 서재필의 인간됨을 쉬이 평가할수 있었다. 그런데 당비서는 그런 사람을 무턱대고 믿으니… 앞일이 걱정되였다.

서재필은 용접기능공이지 기술자는 아니다. 발기는 그가 했어도 가능하다는 담보는 공장기술집단이 내려야 한다.

명인국의 마음속 생각을 알리 없는 리성복이 물었다.

《기사장동무, 서재필이 년로보장을 받고 들어간지 2년이 됐지?》

《예.》

리성복은 동안을 두었다가 조용하나 확고하게 말했다.

《내 생각엔 그를 다시 공장에 들여오자는거요.》

《…》

명인국은 침묵을 지켰다. 그는 당비서가 이 문제를 들고나오리라 짐작하고있었다. 2호발전기회전자축 균렬을 용접의 방법으로 복구하자는 결심이 굳어진 이상 그를 공장밖에 둘리 만무했다. 하지만 서재필이 공장으로 다시 들어오겠는가 하는것은 두고보아야 알 일이였다.

사실 로동과에서는 기사장의 지시로 본인의 의향도 묻지 않고 무작정 그를 공장에서 내보냈었다. 언제인가 열생산직장장이 고급기능이 요구되는 승수관용접때문에 서재필을 찾아간적이 있는데 그는 문전에서 거절해버렸다고 한다. 쓸모가 없으니 들여보내지 않았는가, 이제 와서 기신기신 공장일에 머리를 들이밀 서재필이 아니라고 고래고래 소리까지 쳤다고 한다.

그 사실을 알게 된 명인국은 열생산직장장에게 《동문 자존심도 없는 사람이요? 공장에서 나간 아바이한테 무슨 미련이 있어 찾아다니면서… 발전소망신이야! 괘씸하기 짝이 없는 령감!》 하고 욕설을 퍼부었었다. 이 일은 불과 한달전 일이다. 그런 옹고집쟁이가 다시 공장으로 들어오겠는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글쎄 발전소당비서가 손이야 발이야 빌면 어떨는지?

명인국은 한숨을 내쉬고나서 천천히 말을 꺼냈다.

《비서동지, 그 문제는 좀 고려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는 용접기능은 높지만 인간됨에서나 성격적인 측면에서는 도무지 리해할수 없는 사람입니다. 두고보십시오. 아마 코를 꿰여 끌어도 다시 들어오겠다고는 하지 않을겁니다.》

리성복은 며칠전에 지용수국장과의 전화와 기사장의 말을 통해 서재필이 어떤 사람인지를 대충 짐작했다. 무릇 기술기능이 높은 사람일수록 자존심이 강하고 성격이 너그럽지 못한 측면도 없지 않다. 그것은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데서 오는 성격적기질인것이다. 하지만 그쯤은 크게 문제될것이 없다. 자부심이란 그것이 발양될수 있는 적중한 무대를 펼쳐주면 오히려 고도의 정신적앙양으로 불타오르기마련이다. 또 인간됨에 관한 문제는 어느 한사람의 일면적인 견해를 절대시할수는 없는것이다. 서재필을 대하는 면에서 기사장과 기술발전부기사장의 견해 역시 판이하지 않는가.

사람들을 평가할 때 그의 단점보다 우점을 먼저 보아야 한다는것이 리성복이 당사업을 해오면서 체득한 하나의 준칙과도 같은것이였다.

하물며 서재필이야 한생을 화력발전소에서 높은 기능으로 조국의 부강발전에 이바지한 전적을 가지고있는데 혁명의 리익앞에서 자기의 자존심부터 먼저 내세울수 있겠는가. 그랬더라면 용접의 방법으로 회전자축을 때여붙일 궁리부터 하지 않았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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