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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0 회


제 3 편
70일전투의 열풍속에서


제 24 장


2


《기사장동무도 이번 3호로바깥곡관이 터진 원인을 종섭지도원동무와 같이 봅니까?》

강대철은 방안에 기사장과 단둘이 남게 되자 직방 물었다.

70일전투정치분과인 이 방에서는 방금전 웃기관에서 내려온 일군이 이번 사고와 관련한 기술실무적인 문제들을 청취하였다. 종섭이 사고의 전과정을 자세히 설명하였는데 그는 사고의 주되는 원인은 페가스를 도입하면서 로안에서 생기는 열파동에 의해 유발된것으로, 페가스의 국부도입이 시험단계나 다름없는 조건에서 있을수 있는 현상으로 분석하였다. 페가스압이 균일성을 보장 못하고있는 형편에서 로복사실 열파동이 관들에 영향을 미치는것은 사실이였다. 그와 같은 열파동에 제일 견디기 어려운 부분이 보수주기를 넘겨 얇아질대로 얇아진 곳들이였다. 그러니 엄밀히 따져놓고보면 이번 사고의 주되는 원인은 낡은 곡관을 제때에 교체하지 않은데 있었다.

강대철은 이 뻔한 리치를 열파동이라는 연막으로 가리운 종섭의 론거는 물론 그것을 침묵으로 묵인한 기사장의 태도가 심히 불만스러웠다. 강대철의 도전적인 물음에 팔짱을 끼고 방안을 거닐던 전준혁은 거쿨진 몸통을 삑 돌려 그와 마주섰다. 그의 시꺼먼 눈확에는 부자연스런 웃음이 실렸다.

《그래 비서동문 자타가 다 알고도 남을 사고의 원인이라는게 그렇게 흥미있는가요? 알았으면 그쯤해둡시다. 우린 지금 그따위 사말사적인 원인보다 다른데 더 신경을 모아야 하지 않을가요?》

《허, 사말사적이라니?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고. 어째서 소를 잃었는지 모르고 무턱대고 고칠수야 없잖소.》

《아, 그건 념려마시오. 그놈의 소는 외양간벽이 낡아빠져 그걸 박차고 도망쳤수다. 이미 그 벽을 든든하게 고쳐놨으니 이젠 잃을 념려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런데 그 말을 하기를 왜 그렇게 꺼려하오. 열파동이요 뭐요 하며… 기사장동무가 종섭지도원한테 시킨건 아니요?》

전준혁은 얼굴이 단박에 수수떡빛이 되였으나 분을 삼키듯 마른침을 꿀꺽 넘기였다. 그는 두눈을 가느스름히 뜨고 한참 생각에 잠겼다가 씁쓰레한 미소를 입가에 그렸다.

《좋을대로 생각하시구려. 이미 시정된 원인을 자꾸 들춰내는것은 시비중상이지요. 현상황에서 보다 중요한건 저락된 공장분위기를 빨리 가시는것이 선차라고 생각합니다. 크든작든 그놈의 사고가 전투의 앙양된 열기에 찬물을 끼얹은건 사실이지요, 공장안팎의 공기도 흐려놓고. 이런 경우 우리 지휘일군들이 속수무책으로 가만있으면 언제 수습되겠습니까. 우린 한시각이라도 빨리 전투원들속에서 암암리에 떠도는 위축감이나 좌절감을 가시고 모두가 70일전투에서 위훈의 창조자로 심장을 불태우게 해야 합니다. 난 이 사업은 우리 기술일군들보다도 당일군들의 몫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전준혁이 평소와 같이 우렁우렁한 목청으로 침착하면서도 사리있게 말을 이어가다 끝머리를 당일군들쪽으로 돌려놓았다. 그의 언변에 귀를 기울이고있던 강대철은 갑자기 문제의 공이 자기한테 굴러오는바람에 그 공을 차버렸으면 좋을지 아니면 그냥 내쳐뒀으면 좋을지 갈피를 잡을수 없어 잠시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하긴 우리 정치부가 제구실을 못하는것 같기도 하오. 그러나 내가 말하자는건 어째서 우에다 있은 사실을 그대로 말하지 않는가 하는거요. 정확히 반영하여야 우에서도 옳은 결론을 내릴수 있을게고 또 우리들자신도 다시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사람들을 교양할게 아니겠소.》

두손을 깍지끼고있던 전준혁은 부지중 숨을 멈추고 아연한 눈길로 상대를 치떠보았다. 한순간 그의 뇌리에는 일종의 불길한 예감, 고집이 소힘줄같은 이 완악한 사람과 조만간에 크게 불꽃이 튈것 같은 위구가 들었다. 그는 강대철의 밤송이같은 상고머리를 피곤한 눈길로 바라보며 다시 이었다.

《사고란 언제나 뜻하지 않는 곳에서 돌발적으로 일어납니다. 십리벌 공장구내의 요소요소에 무슨 일인들 없겠습니까. 보이지 않는 모퉁이에는 사고요소들이 얼마든지 숨어있구말구요. 요는 정황이 발생하는 경우 우리 매 각자들이 어떤 각오를 지녀야 하는가, 이 물음앞에 실천적으로 대답한 리진이처럼 사람들을 준비시키는것이 우리 지휘관들의…》

《허, 기사장동무의 고집이 여간 아니구만. 어째 불난 집에 뛰여들 생각부터 앞세우려 하오? 애당초 불이 나지 않게 미리 방비하는것이 좋지 않겠소? 그러자면 사고의 원인과 본질을 정확히 밝히는것이 선차적이라고 보오. 불을 끄는 영웅 백명보다 불을 미연에 방지하는 한사람이 더 귀중하지 않겠소.》

사고정황이란 언제나 비정상적인 사태이다. 정황을 먼저 생각해서는 안된다. 정황은 영웅을 낳을수 있지만 그런 정황을 없애는것이 영웅보다 더 큰 행위가 아니란 말인가. 우리 일군들의 사업중심은 여기에 두어야 한다. 그런데 기사장은 왜 이걸 모를가? 아니, 누구보다 명석한 그가 모를리 없다, 나보다 열백은 더 웅심깊이 생각하는 그가 아닌가. 그렇다면?… 리진의 희생성을 높이 사려 하기때문에 정황을 중시하는것인가. 인간을 그지없이 사랑한 나의 정치부중대장처럼… 아니, 그런것 같지 않다. 혹시 정황을 중시하는것은 자기 사업이 남긴 공백, 그 땜때기식 흔적이 들장날가봐서일가.

강대철은 피끗 그 무엇이, 화려한 보자기에 감쌌던 물건이 바람에 한귀퉁이가 펄럭 들리면서 무심결에 어지러운 속을 본듯 한 불쾌감이 들었다. 그러자 이제까지 그를 당과 조국앞에 거짓을 모르고 사람들을 위해 한목숨 기꺼이 바친 정치부중대장과 동렬에 세웠던 그 모든 훌륭한 감정들이 홀연 사라져버렸다. 그가 전혀 딴 사람처럼, 자기를 감추고사는 위선자가 아닐가 하는 감각이 스쳤다. 그러면서도 강대철은 자기의 생각이 지나치게 협애한것 같아 먼지를 털어버리듯 마음속으로 부정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일단 주어진 개념은 녹아붙은 송진처럼 머리속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강대철은 더 언쟁하고싶지 않아 책상우에 펼쳐놓은 수훈내신문건에 시선을 옮겼다. 좀전에 우에서 내려온 일군이 하던 말이 다시금 상기되였다.

《제 그사이 사고현장도 돌아보고 현장동무들도 적지 않게 만나보았습니다. 그 동무의 희생적인 소행은 마땅히 당에 보고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며칠전 김책제철련합기업소에서도 한 용해공이 질식가스속을 뚫고들어가 로를 구원하고 사경에 처했더랬습니다. 70일전투의 작전과 지휘로 낮과 밤이 따로없이 분망히 보내시던 친애하는 그이께서는 그 보고를 받으시고 즉시에 유능한 의료진과 약품들을 실은 비행기를 띄워 그를 소생시켰습니다. 70일전투는 그이께서 사랑으로 이끄시는 전투이기도 합니다.… 제 기업소당조직에 의견을 줄테니 김리진동무의 수훈내신문건을 가지고 올라가게 해주었으면 합니다. 제가 래일 가지고 가렵니다.》

(그래, 더는 기사장일에 신경을 쓰지 말자. 리진의 사업평정을 수훈문건에 자상히 기록하고 나와 기사장이 보증란에 수표하자.)

강대철이 수훈문건이 놓인 책상앞에 마주앉은 그 시각에 돌연 문기척소리가 났다. 뒤미처 누군가 지팽이를 앞세우고 방에 들어섰다. 털모자를 쓴 얼굴을 목수건으로 눈언저리까지 둘러감아 누구인지 대중할수 없었다. 그는 방에 들어서자 한손으로 얼굴을 가리웠던 목수건과 털모자를 벗더니 머리를 숙여 례의를 표했다.

《?!…》

책상앞에 앉아 불청객의 거동을 지켜보고있던 강대철은 와뜰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고 창문아래 난방관에 무르팍을 붙이고섰던 전준혁은 한자리에 못박혔다. 리진이였다. 강대철은 걸상을 밀어제치며 달려와 그를 자리에 앉혔다.

《이밤에 혼자 왔소?》

《예, 병원에서 외출을 승인하지 않아 몰래 왔습니다.》

강대철은 얼핏 리진의 솜옷팔소매자락사이로 드러난 환자옷깃을 띄여보고는 나무리였다.

《이런 도망군이라구야. 무슨 일을 치자고 이밤에 그 몸을 가지고 온단 말이요.》

그는 제창 송수화기를 들어 병원직일관을 찾았다. 리진이 여기 와있으니 소동을 일으키지 말고 간호원을 보내달라고 부탁하였다.

《그사이 일이 바빠 자주 못 가봐서 안됐네. 그래 무슨 급한 일이 생겼나? 무엇이 요구되는지 다 말하라구.》

《…》

리진은 대답은 하지 않아도 모자와 수건을 움켜쥔 손이 떨었고 얼굴은 불덩이처럼 상혈되였다. 전준혁이 보온병의 물을 고뿌에 따라 리진의 앞에 내놓았다.

《몸이 얼었겠는데 속부터 좀 덥히지.》

《고맙습니다.》

리진은 더운물 한모금 마시고는 무엇인가 어설프면서도 쓸쓸한 미소를 떠올렸다.

《비서아바이, 기사장동지.… 더는… 지체할수 없어…》

《자자, 흥분하지 말라는데. 무엇이 필요한지 마침 기사장동무도 있으니 다 풀어주지 않을라구.》

《지금 공장에 우에서 한 일군이 오셨습니까?》

《동무가 그걸 어떻게?》

《아침출근길에 오복동무가 들려 전해주더군요. 저의 소행자료를 료해한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그 동지를 만나 저의 속심을… 진실을 발가놓고싶습니다.》

《진실이라니?… 그거야 우리가 알고도 남음이 있잖나.》

강대철은 의문이 가셔지지 않는 표정을 짓고 기사장을 쳐다봤다. 전준혁이 역시 이마에 주름을 세우고 자못 의아해하는 기색이였다. 리진은 고개를 아래로 떨구었다. 가슴은 바람맞는 숲처럼 잦지 않았다.

리진은 아침에 오복이 전해준 소식을 들은 다음부터 이 하루 침상에 누워 자기 행위를 랭철한 량심의 눈으로 들여다보며 재삼 더듬었다. 그밤 공정사고가 왜 일어났던가, 난 이미 그걸 방지할수도 있지 않았던가, 그러고도 공정에 뛰여든것을 두고 자신을 다바쳤다고 자부하지 않았던가, 이것이 과연 성스러운 70일전투참전자의 자세라고 할수 있을가?

《전 사실…》 힘들게 입을 뗀 리진의 터갈라진 입술사이로는 침통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3호로대보수가 진행될 때부터 바깥곡관들의 위험성을 알고있었습니다. 그때 난 로대보수 15일안을 끝까지 주장하여 그 곡관들까지 교체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내가 만약 15일안을 계속 고집한다면 대보수기일을 늦잡는 방해군으로 피해를 입을것 같은 우려가 들었습니다. 이 피해의식은 날… 옳은것을 끝까지 지키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뭣이! 동문 지금 무슨 말을 하자는거요?》

《아니, 제 말을 막지 말아주십시오.…》

리진의 고백은 점점 열기를 띠였다.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면 난 자신을 피해라는 울안에 갇아넣고 어떤 비상한 기회에 내가 어떤 인간이라는것을 증명하려 했단 말입니다!》

리진의 눈구석에는 진한 눈물방울이 맺혔다. 진실을 토설하는 피기없는 그의 기색은 백지장처럼 창백하였고 랭혹하였다. 강대철은 날벼락을 맞은듯 꺼멓게 질려 다시 물었다.

《그러니 공정의 위험성을 이미 알고있으면서… 자신을 증명하려 했다는거겠소?》

《녜.》

강대철은 놀란, 믿음과 진정이 란폭하게 뒤집히는 락담과 실망에 꾹 다물린 입술아래턱을 덜덜 떨었다. 의외의 고백, 졸지에 무너져내리는 희생성에 대한 배신, 온통 뒤죽박죽되는 혼동, 속히운것 같은 허무감… 사람은 자기를 희생하지 않으면 안될 그런 순간에 본색이 드러난다. 그런데 리진이 너의 본색이 그거였단 말인가.

강대철의 이마에는 폭풍을 예감하는 먹구름같은것이 짙어지더니 관자노리가 갑자기 붉어지면서 별안간 책상을 탕 내리쳤다. 눈은 날카로운 창끝처럼 번뜩이고 가슴에서는 뢰우가 터졌다.

《뭐, 자기를 증명해?! 이녀석! 우리의 영웅들은 제 한몸을 바치는 그 최후의 시각에조차 자기를 몰랐어. 나의 정치부중대장이 흉탄을 각오했을 때 자기를 증명한줄 알아? 그한테는 오직 당과 수령, 전우들밖에 없었어. 아, 룡이 된줄 알았더니… 썩 사라지지 못할가!》

강대철이 목청을 돋구어 퍼붓는 고함에 창문이 드르릉거렸다. 그는 인간의 솔직성에 앞서 피속에 잠재해있는 자기라는 본태를 절규했고 그 근원을 씻어버리지 못한 그것에 분노를 터뜨렸다. 환자가 아니라면 뺨을 힘껏 후려치고싶을 정도로 속이 뒤번져졌다.

리진은 목을 꺾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초점이 흐려진 눈길을 떨구고 지척지척 출입문쪽으로 걸어갔다. 전준혁이 다가와 간호원이 오면 가라고 일렀다. 그때 마침 간호원이 나타났다. 아마 바깥에서 안의 동정을 살피고있은것 같았다.

리진을 돌려보낸 후 방안에는 무거운 침묵이 서리였다. 강대철은 한자리에 얼어붙은듯 까딱않고 창밖만 내다봤다. 그러나 그의 시야에는 공장구내 불빛도, 방금 세면을 한것 같은 멀쑥한 둥근달빛이 용수천은반우에 부서지는것도 보이지 않았다. 리진의 일에 속이 부글부글 괴여오르기만 하였다. 남모르는 마음속 진실을 죄다 털어놓은 솔직하고 깨끗한 량심을 몰라서가 아니였다. 상기도 자기라는 피를 가시지 못한다면 아무 일도 할수 없거니와 종당에는 파멸을 면치 못할것이였다.

강대철은 비로소 인간들을 바른 길로 이끈다는것이 과연 무엇인가를 알것 같았다. 그리고 어째서 사업과 생활이 힘들고 어려운 모퉁이마다 정치부중대장이 떠오르는지… 그의 인생관과 리념, 피속에 무엇이 끓고있었는지 뚜렷해졌다.

《비서동무, 그만 진정하고 수훈문건을 결속해야지요, 시간도 가는데.》

전준혁이 우선우선한 목소리로 침묵을 깨쳤다. 강대철은 창밖에 시선을 멈춘채 한참이나 생각에 잠겼다가 마디마디에 그루를 박아 자기의 립장을 표명하였다.

《아니, 난 그의 수훈내신을 보류하기로 결심했소. 이제 상급당조직에 정식 제기하겠소.》

전준혁은 분명 흠칠했다. 그것은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일종의 압박감에서였다. 그는 진한 눈섭을 구핏거려 가슴속에 일어번지는 반발을 애써 눅잦히며 입을 열었으나 억양에는 감정이 섞이였다.

《까놓고말해서 리진이 그한테서 우리가 무엇을 더 바라겠습니까. 자기라는 피야 선친한테서 물려받은건데 다르게 될수야 없지요, 하지만… 그가 자기를 증명했든 어쨌든 공정을 살린 그 희생성은 응당 평가를 받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어떻게 그걸 무시하고 보류할수 있겠습니까. 이건 너무 가혹하게 생각되는데요.》

강대철은 갑자기 가슴이 그 무엇에 짓눌려 우무러들어가기라도 한것처럼 숨결이 막혔다. 피기없이 해쓱해지던 그의 관자노리에는 또다시 붉은 반점이 돋아나고 전신을 휩쓰는 불길같은 노여움에 심장이 뿌직뿌직 타는것 같았다.

《난 가혹한건 기사장동무라고 생각하오. 기사장동문 어째서 마음에도 없는 그를 내세우지 못해 몸살이 나하오? 그처럼 량심적인 인간을 방패막이로 쓰려 하다니. 보오, 이 전투속에서 얼마나 훌륭한 인간들이 자랐는가 말이요. 난 보석같은 그 마음을 더 닦아주고싶어 보류하려는거요. 그래 기사장동문 터진 관에 대한 책임추궁이 그렇게 두렵소?》

《그건 뭘 념두에 둔 소립니까?》

《모르는체 하지 마오. 기사장동문 3호로대보수가 제기되였을 때 로공들의 15일안을 묵살하고 10일안을 내리먹였소.》

《그때 형편에서는 그렇게밖에 할수 없었단 말입니다. 제한된 대보수자재와 70일전투가 시작된 정황에서 우린 하루라도 빨리 해야 했소. 한시각이라도 빨리 말이요.》

《기사장동문 우리 당이 내놓은 속도전방침을 외곡집행했소. 속도전이야 최단기간에 량과 질을 동시에 보장하는거요. 그런데 동문 량만 중시하다나니 땜때기를 벌렸소. 속담에 질러가는 길이 돌아가는 길이라고 그 길이 파악이 없기때문이요. 진짜 빨리 가는 길은 질을 최상으로 보장하면서… 옳게, 바르게, 의롭게 가는 길이라고 생각하오. 동무의 강박으로 하여 리진이와 같은 소심한 인간들은 틀린것을 알면서도 피해를 입을가봐 제 주장을 못했소. 우습지 않소, 한쪽에서는 날림식으로 로를 단시일내에 보수하여 평가를 받고 또 그 로가 얼마 못 가서 터져 그걸 막으면 수훈을 내신하고… 기사장동무의 사업방법이 어떤 후과를 초래했는가 하는걸 똑똑히 알아야겠소.》

전준혁은 이렇게 혹독한 질책을 처음 받았다. 강대철의 말속에는 가슴을 엄습하는 섬찍한 진실이 있었다. 그렇다고 죄다 옳은것은 아니였다. 기업경영과 생산지휘라는 거창한 사업에 몸을 잠가보지 않고서는 전혀 리해할수 없는 그런 막부득이한 사정들이 수없이 제기되는줄 이사람은 알리 없었다.

《비서동문 자기의 발언을 책임질줄 아시오. 그리고 자신을 너무 과신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전준혁은 이렇게 내뱉고는 방문을 탕 닫으며 나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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