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페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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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6 회


제 2 편
별뜨는 하늘


제 17 장


1


김리진은 아침시간을 3호로대보수 남은 작업량을 째임하려고 전투지휘부에서 보냈다. 일을 마치고 지휘부청사복도에 나서던 그는 다른 방에서 누군가 목청을 돋구며 전화를 받고있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였다.

《전주경연구사 말입니까. 오늘 급행렬차로 떠난다구요? 네? 짐짝들이 많다? 과학원에서 공장도서실에 기증한 책들이라구요? 아, 끝내 해결됐구만. 네, 여부가 있을라구요. 귀한 책들을 갖고오는 개선장군인데 온 공장이 다 떨쳐나서 마중해야지요. 하하…》

리진은 그제야 주경이 갑자기 과학원에 출장떠나게 된 사연을 알게 되였다.

최근 공장에서는 전준혁기사장의 발기로 화학공업분야를 비롯한 여러 부문의 과학기술도서들을 갖춘 과학기술보급실을 새로 꾸리고 공장안의 기술자들과 종업원들이 널리 리용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력사가 오랜 공장이 아니여서 과학기술서적들이 그닥 풍부치 못했다. 아마 그걸 주경이 과학원과 교섭하여 많은 책들을 구입해오는것 같았다. 과학기술보급실운영문제는 현시기 당의 과학기술중시방침을 관철하는데서 매우 실용있는 사업이였다. 책을 떠나서는 발전하는 시대의 요구에 맞게 과학기술을 습득할수도 없고 70일전투도 성과적으로 내밀고 나갈수 없었다. 이번 전투의 방대한 과제수행은 새로운 과학기술로 내부예비를 최대한 탐구리용할 때만이 가능하였다.

리진은 주경이 자리를 뜬 이 며칠째 자신을 침착히 돌이켜보면서 수습해 나갔다. 바랄수 없는 사랑을 얻으려고 몸부림치기보다 체념해버리니 한결 마음이 순편하고 번뇌스럽지 않았다. 그의 마음속에는 그자신이 파묻은 조그마한 무덤이 생겼다. 그것은 봄싹처럼 움트던 사랑을 매장한 무덤이였다. 그 무덤이 있는 한 다시는 녀자니 련정이니 하는 따위의 잡스러운 감정은 슴새여들지 않을것이며 그 어떤 타격에도 견딜 힘이 생겼다.

헌데 주경이 공장을 비운지 고작 닷새째인데 퍽 오랜 시일이 흐른듯싶었다. 그를 기다린것 같지 않은데 왜 눈만 뜨면 그가 눈앞에서 서물거리는가. 게다가 그가 있을 때는 말 못할 괴로움에 부대껴 어떤 구속과 반발, 수치의 물결에 밀려 온몸이 헹구어지기도 했으나 막상 그가 없으니 사품치며 소란스럽던 생활이 아무런 곡절도 없이 여울을 벗어난 물결처럼 잔잔히 흘러갈뿐이였다.

아니다, 생활은 창조해야 한다. 아름다운 미래는 자신의 노력에 있다. 쓸개빠진 잡념들을 집어던지고 일에 투신하자. 앉아서 죽는 착순의 삶이 아니라 조국을 위해 서서 희생된 영웅들처럼 일하자. 친애하는 지도자동지께서 바라시는대로 페불을 몽땅 잡는 결사전을 벌리자. 지난해 황철의 로동계급도 그이의 높은 뜻을 받들고 산업분야에서 일대 혁명인 자동화, 원격조종화를 실현하지 않았던가.

그리하여 리진은 낮에는 대보수현장에 몸을 잠그고 밤이면 페불전량도입과 관련한 사색과 탐구를 줄기차게 벌려나갔다.

그 과정에 그는 하나의 모순을 찾게 되였다. 그것은 현존로의 구조가 페불도입에는 적합치 않는것이였다. 이는 로를 대보수하면서도 실질적으로 확인할수 있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주경이와 더 진지하게 의논하고싶었다.

그래서 주경이 기다려졌을가? 래일 오후이면 렬차가 도착할텐데 마중나가봐? 책을 마중나왔다면 누가 뭐라겠는가, 어머니인들 어쩔텐가… 리진은 주경의 발자국소리가 마음을 괴롭게 짓밟지만 짓밟히면서도 듣고싶은 소리인것이 이상스러웠다.

리진은 구내길목에서 계영빈과 마주쳤다. 더부룩한 머리를 숙이고 성급히 오던 영빈은 리진을 보자 무표정한 얼굴이 대뜸 환해졌다.

《아 친구, 오래간만이군. 잘 지내나?》

《?!…》

리진은 그의 갑작스러운 반색에 다소 어정쩡해졌다. 모나게 성칼스럽던 그가 낯설어보였다. 늘 심각하고 긴장한 빛이 떠날줄 모르던 얼굴은 좀 수척하였으나 신색은 멀끔했다. 뼈대가 굵은 몸에서는 여전히 줄기찬 정력이 내뻗치고 번뜩이는 눈에 피발이 서고 턱수염 그루터기는 꺼칠해도 이렇게 기분이 뜬 그를 처음 보았다.

《그래 지금도 별을 딸 꿈을 꾸나? 꿔야 해, 사나이의 꿈은 클수록 좋은거야.》

(하아, 이 사람이 어느 땐 그런 꿈을 꾼다고 조롱하더니 오늘은 해가 서쪽에서 떴는가?…)

《계선생, 운수가 틔웠나봅니다.》

《이보게 찾았네, 찾았어! 그놈의 졸망스러운 촉매알갱이한테 200평방짜리 백금옷을 해입혔단 말일세!》

계영빈은 한손에 들려있는 촉매성형분석표를 내흔들었다. 입가장자리에서는 침방울이 끓었다. 촉매지식을 어지간히 갖고있는 리진은 그가 가장 어려운 고비를 넘겼음을 알수 있었다. 사람은 극상해야 4평방메터의 천이면 몸을 감쌀 옷을 해입지만 밥알만 한 크기의 촉매알갱이에는 무려 수백평방메터의 백금피막을 씌워야 촉매활성을 보장할수 있었다. 그러니 표면에 이루 헤아릴수 없는 미세한 기공을 형성하여야 했다.

《대단한데요. 백금촉맬 자체로 생산할 확고한 전망이 열렸군요.》

《어때, 나도 이쯤 되면 70일전투고지우에 기발을 꽂을수 있겠지?》

《!…》

리진은 가슴이 뭉클했다. 다들 이렇게 치렬한 전투로 뛰고달리는데 자기는 맨 뒤꼬리 병사가 되지 않겠는지?…

《그래 어디로 갑니까?》

《기사장한테 알려주러 가는 길이야.》

《기사장동진 아침에 항만에 갔습니다.》

《가만, 내가 지금 어디로 왔나?… 허헛 참, 이 정신 봐. 기사장방이 있는 행정청산 저쪽이지?》

계영빈은 제 기분에 빠져 듣지 못했다.

《기사장동진 지금 로대보수마감자재때문에 항에 나가있습니다.》

《오, 그래? 그럼 기술부서동무들한테라도…》

계영빈은 오던 길로 돌아섰다. 리진은 눈뿌리가 시큰했다. 온 심혈을 하나의 세계에만 몰두하고 사는 그의 건망증이 부러웠다.

《계선생, 잠간… 안질이 몹시 충혈됐구만요. 이 눈약을 넣으면 효험이 있을겁니다.》

리진은 호주머니에서 눈약을 꺼내 영빈이한테 내밀었다. 아침 첫시간에 현장치료를 나왔던 녀의사가 준 약이였다. 그의 눈은 요즘 용접불빛에 쏘여 진통을 겪고있었다.

《허 그까짓, 노상 그런걸.》

《한번 써보십시오.》

《음, 자네 눈도 성하지 않는걸 보니 밤샘을 하는가보군. 좋네, 그럭허지.》

리진은 그가 던진 말이 가슴을 찔렀다. 자기 눈도 그와 같은 피끓는 탐구의 세계에서 헤매이다 생긴 흠이라면 얼마나 떳떳하랴. 초기 페불탐구로 리진은 몇달간 밤을 패운 덕에 눈을 앓은적이 있었다. 그때 그도 영빈이처럼 그까짓것쯤은 개의치 않게 지내버렸다. 그러고보면 창조적활동으로 초긴장속에 사는 사람은 육체적고통을 모르는듯싶었다. 이제 계영빈은 필경 혹사된 제 눈의 충혈쯤은 감감 잊을것이며 그 눈약마저 기술부서의 어느 한 방에 둬두고 나오리라고 생각되였다.

리진은 계영빈이와 갈라져 정류직장 과일숲길에 접어들었다. 스무나문걸음앞에서 풀색작업복을 입고 빨간 머리수건을 쓴 처녀가 량손에 커다란 통을 들고 걷고있었다. 무척 무거운 통이여서 한걸음한걸음 매우 힘들게 짚었다. 리진은 처녀의 등뒤로 달려가 통손잡이를 잡았다.

《내가 좀 듭시다.》

그러던 리진은 엉거주춤했다. 땀발이 이마에 홍건히 돋은 방울이였다. 방울의 억실하고 정채도는 눈은 미소로 반짝이였다.

《아이, 괜찮아요. 바쁘실텐데…》

리진은 첫 순간 좀 서슴거려졌다. 사실 그는 바쁠것도 없었다. 길가에서 우연히 만나 힘들어하는 처녀를 도와주는거야 례사로운 일이 아닌가. 그렇지 않아도 자기 옷단추를 남몰래 달아놓은 그한테 사례하고싶던차에 마침 잘됐다고 생각했다. 그는 방울이한테서 물통을 빼앗아들고 내처 걷기만 하였다. 공장뒤산의 비파봉샘물이였다. 비파봉아래말기에는 한겨울에도 얼지 않는 유명한 샘이 있는데 그 물맛이 류달라 다들 수도물을 제쳐놓고 찾았다. 방울은 대보수가 시작되면서 제가 맡은 일감을 손싸게 제끼고는 짬짬이 그 물을 길어다 현장들에 공급하였다. 사람들은 아름다운 그 소행에 감복하여 그를 샘처녀라 부르기도 하였다.

리진의 한걸음뒤에서 사뭇 미안해하며 따라오던 방울은 대보수현장이 눈앞에 다가오자 이젠 그만 어서 일보라고 졸랐다.

《일없소, 나도 대보수현장에 가던 걸음이요.》

《아이, 사람들이 보면… 또 어쩔려구.》

리진은 걸음을 세우고 방울을 돌아봤다. 너무도 청순하고 깨끗한 처녀의 눈빛이 면구히 바라보고있었다. 사람들이란 승표를 념두에 둔것 같았다. 리진은 불쑥 자기를 지켜주고싶어하는 처녀의 다심한 마음이 마쳐왔다.

《보면 뭐라오?》

리진은 웬일인지 자기의 걸음이 한결 떳떳하고 거뜬해져 보란듯이 씨엉씨엉 짚었다. 방울은 그제야 다소 긴장했던 기분이 흥그러워져 억실한 눈에 웃음을 실었다.

《호호… 꽤나 용감해졌는데요.》

리진이 어처구니 없는 눈길을 던지자 방울은 그냥 생글생글 시까슬렀다.

《그건 기사동지의 마음속이 깨끗하기때문이겠지요. 그 마음속에는 오직 한사람…》

방울은 말하다 말고 고개를 갸웃하고 더 말할가말가하는 기색이였다. 리진은 까닭없는 호기심에 긴장해졌다. 방울은 끝내 참지 못했다.

《연구사언니가 있으니까요. 그러니 이 물통임자가 말예요, 연구사언니였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호호…》

방울은 제 기분에 취해 까르르 웃었다. 리진은 움찔 놀랐다. 꾸밀줄모르는 얼굴은 순식간에 벌거우리해졌고 입가에는 열적은 미소가 떠올랐다.

방울은 흥에 겨워 시종 들까불었다.

《념려마세요. 래일 렬차편에 언니가 책짐짝들을 한가득 부쳐온댔어요.》

《마침 잘됐소. 그 짐짝들을 내가 들어줄수 있으니 말이요. 하하…》

리진은 다잡기 어려운 마음의 번뇌가 머리를 쳐들었으나 방울의 기분을 흐려놓고싶지 않아 일부러 맞장구를 쳤다.

그는 방울이와 유쾌한 롱을 주고받으며 대보수현장입구에 닿았다. 방울은 작업장물분배는 제가 맡겠다며 물통을 앗아들었다.

리진은 방울이와 헤여져 먼저 현장에 들어섰다. 로체안에서는 유압뽐프를 가져다 가동시키고있었다. 검사공들이 뽐프로 석유를 뿜어올려 곡관용접부위들을 검사하는 중이였다. 감마촬영에 이어 하는 최종검사였다. 로 한쪽구석에는 용접공들과 로공들이 울을 치고 모여앉아 담배들을 피우며 도간도간 웃음을 터쳤다.

《그래, 그다음은 어떻게 됐나?》

거렁거렁한 승표의 목소리였다. 승표는 파벽돌무지우에 올방자를 틀고앉은 오복의 턱밑으로 바싹 다가붙으며 뭔가 재촉하였다. 오복이 또 무슨 덕담주머니를 헤쳐놓은것 같았다. 용접공들과 로공들은 까닭모를 웃음을 입귀에 흘리며 헤벌쭉해있었고 유독 승표가 열기가 번들거리는 눈길을 쳐들고 마른침을 삼키였다.

《어, 목마르다.》

이야기능수인 오복은 요긴한 대목에 이르렀는지 딴전을 부렸다. 성급한 승표가 일어나 작업장입구에 놓인 음료수통에 달려갔다. 수도꼭지를 틀어도 물은 나오지 않았다.

《제길, 그 잘난 말문열기가 꽤나 비싼걸.》

승표가 게두덜대며 다시 제자리에 돌아오자 오복은 혀로 입술을 추기더니 계속하였다.

불과 물의 사랑에 대한 전설이였다.

물은 불이 사랑을 안고 찾아올적마다 꺼버린다. 그러자 불은 천지간에 오가는 바람을 모아 드세찬 불길로 화한다. 마침내 물은 그 열렬한 사랑의 불길에 끓기 시작한다.

《흥! 제까짓게 불앞에서 견딜라구?》

승표는 이야기가 제 뜻대로 번져진것이 쾌재스러워 오복의 무릎을 철썩 쳤다. 오복은 여전히 아닌보살하고 이어갔다.

《헌데 이런 변괴라구야. 물이 그만 없어졌네. 그 센 불기운에 김으로 다 증발되고말았단 말일세.》

《저런, 랑패로군.》

《교훈은 뭔가?》

오복은 이런 질문을 던지고는 얼굴을 돌려 능청스레 눈을 끔벅이였다.

《사랑의 불은 그렇게 우직하고 무분별해서는 얻을게 없다는거야. 알맞춤해야 하거던.》

《뭐, 알맞춤해? 도대체 그걸 어떻게 조절한단 말이야. 그게 뭐 쌀되박인가?》

승표의 궁냥이 튼 소리에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 때를 같이하여 방울이 량손에 물통을 들고 로체안에 나타났다.

《어, 물이 왔소. 비파봉샘물이요!》

사람들이 달려가 그를 마중하였다.

땀투성이된 방울은 하얀 덧이를 드러내고 방싯 웃었다. 머리수건아래 땀발이 송골송골 돋은 이마에는 젖은 자분치가 드리워졌다.

《방울동무, 언제까지 샘처녀가 될셈이요?》

처녀가 떠주는 물고뿌를 받으며 오복이 넌지시 물었다. 처녀는 그 물음에 어리뗑해졌다. 고뿌안에 담긴 물무늬가 방울의 얼굴에 어리여 처녀의 모습은 다심하고 후더운 정이 찰랑거리는것 같았다.

《왜요?》

《동문 김으로 증발되지 말아야겠는데.》

《증발이라니요?》

점점 오리무중에 빠진 방울의 눈은 아예 휘둥그래졌다. 처녀는 커다란 눈으로 이쪽저쪽 구원을 청하나 다들 입술에 능구렝이같은 웃음만 흘릴뿐 입을 열지 않았다. 방울은 장난인줄 알면서도 호기심에 할기죽 눈을 흘겼다.

《으응, 또 싱거운 소리.》

《아, 생각해보라구. 동무가 샘처녀로 있는 한 누군가의 심장의 불에 끓을거란 말야. 그때 다 증발될가봐 겁나서 그래.》

《어마나!》

그제사 방울은 얼굴이 단박에 홍시가 되여 잉그르 달려들어 오복의 잔등을 사정없이 두들겼다. 숫기 좋은 오복은 재미있어 아야야 하며 엉너리를 쳤다. 유쾌하고 즐거운 웃음이 로체안에 파도쳤다. 방울이도 하얀 송곳덧이를 유난스레 빛내이며 활짝 웃었다. 승표 역시 곁따라 웃고있었지만 벙글써 열린 입귀가 한쪽으로 실그러져 웃음이라기보다 절망의 그림자같았다.

그 기색을 더듬고있던 리진은 언젠가 오복이한테서 들은 이야기가 문득 상기되였다.

지난해 8월 오복이네 청년조직에서는 고래섬해수욕장에서 뽀트경기를 진행하였다. 남녀로 조를 구성하여 우승하게 되면 직장 체력검정심판원자격을 부여하기로 결정하였다.

조구성을 놓고 제비를 뽑았는데 승표와 방울이 한조가 되였다. 승표의 장사같은 힘에 방울의 담찬 승벽심이 합쳐져 그들의 뽀트는 단연 앞서 달리였다. 그런데 승표는 뽀트를 귀환점에서 돌리지 않고 그냥 노를 저어 멀리 앞바다로 나갔다.

처녀가 왜 이러느냐고 따지자 승표는 얼굴이 시시벌겋게 달아올라 다짜고짜 방울이한테 사랑을 고백하였다. 만약 자기 사랑을 받아주지 않는다면 이 뽀트를 뒤집어엎겠노라고 위협까지 하면서.

처음에 방울은 롱인줄 알고 깔깔 웃었다. 그러나 점차 깨도가 되자 방울은 자기 노대를 쥐여뿌리고는 뽀트에서 뛰여내렸다. 그는 헤염칠줄을 몰랐다. 결김에 구명대도 갖고 내리지 않았다. 바빠맞은 승표가 그한테 구명대를 던졌으나 처녀는 그걸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는 물속에서 살려달라는 소리 한마디 없이 허우적이였다. 그날 다른 뽀트가 방울을 구원하지 않았더라면 처녀는 인사불성이 되였을지도 몰랐다.

의뭉스러운 오복은 어딘가 싱겁기 짝이 없는 이야기를 꾸며 승표의 무분별에 침을 놓았지만 거기에는 동무를 위해 속을 쓰는 심정도 깔려있었다. 하지만 리진은 방울이와 승표를 나란히 세운다는것은 그야말로 짝짝이신발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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