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페지로
날자별열람


제 34 회


제 2 편
별뜨는 하늘


제 16 장


1


공장 70일전투지휘부에서는 로대보수 및 페불리용분과 책임자로 전준혁을 임명할 때 정치부책임은 정류직장 분초급당비서 강대철이를 겸임시켰다. 우에서는 이번 전투는 당조직을 발동하여 벌리는 경제건설전투라는 특성을 고려하여 생산실무적인 사업을 안받침해주는 정치부서를 새로 내올데 대한 조치를 취해주었던것이다.

전준혁이와 강대철은 밤이면 머리를 맞대고 구체적인 작전안을 세워나갔다. 우선 지휘부안에 새로 꾸린 생산부서와 설비자재, 물자보장을 위한 업무부서, 후방부서들의 직능과 역할, 호상 긴밀한 련계들을 일일이 밝히고 부서별책임자들에게 작전안대로 조직사업과 사상동원사업을 빈틈없이 진행하였다.

친애하는 지도자동지께서는 70일전투를 두고 시간은 짧고 과제는 방대하다, 생산에 필요한 설비와 자재들을 국가가 충분히 대줄수 없다, 70일전투의 진격로를 열어제끼는 열쇠는 대중을 발동시켜 내부예비를 찾아내고 기술혁신을 해야 한다. 내부예비는 사상전을 벌려야 찾아낼수 있고 기술혁신도 사상전을 통해서만 성과적으로 벌릴수 있다, 사상전은 이번 전투에서 속도전의 불바람을 일으키는 기본정치방식이라고 가르치시였다.

그리하여 분공사업이 진행되였는데 강대철은 기술혁신돌격대를 맡게 되였다. 기술혁신돌격대의 기본과제는 페불리용과 생산과정에 풀어야 할 기술문제들이였다. 때문에 기술혁신돌격대원들과의 사업은 곧 전투의 중심고리를 푸는 일로 되였다.

과학적재능이야말로 부를 창조하는 근본이다. 로력은 언제나 있을수 있어도 과학기술적두뇌는 늘 있는것이 아니다. 그 두뇌를 귀중히 여기고 보살펴주지 않는다면 씨를 뿌리지 않고 열매를 바라는것과 마찬가지이다.

강대철은 기술혁신돌격대에서 먼저 핵심적역할을 수행할수 있는 리진이부터 만날 결심이였다. 그렇잖아도 전날 페불연구와 기술혁신돌격대를 단념하겠단다고 하여 무턱대고 욕사발만 퍼부은 후 아직 품놓고 만나지 못했다. 그사이 도에서 있은 당일군강습과 여러가지 분망한 사업들로 기회를 만들수 없었다.

강대철은 리진을 찾아 현장에 나갔다. 로대보수작업장은 마지막전투로 끓고있었다. 아슬한 로천정에 매단 허궁발판우에서는 축로공들이 달라붙어 일체식콩크리트이음들에 샤모트를 다져넣고있었다. 그 아래 정방형로체벽을 따라 사관들을 쭉쭉 늘인 곳곳에서는 용접섬광이 번뜩이였다.

강대철은 용접공들속에서 리진을 눈으로 찾았다. 리진은 발판 한끝머리에 붙어서 곡관을 때붙이고있었다.

(저 녀석 용접공이 될셈인가.)

강대철은 나무라면서도 로동에 몸을 아끼지 않는 그가 밉지 않았다. 그는 용접작업이 끝나기를 기다려 바닥에 널린 규소토벽돌들을 한구석에 쌓는 일손을 거들었다.

얼마후 용접부위들에 대한 감마촬영이 진행되였다. 용접공들이 한숨쉬는 시간이였다. 리진이도 작업장에서 빠져나왔다.

《동문 시공지도는 뒤전이고 용접일에 더 재미를 붙이는게 아니요?》

강대철은 잠이 딸려 볼품없이 꺼칠해지고 눈에 피기가 가셔지지 않고있는 리진을 여겨보며 어성을 높였다. 강대철은 그가 발판건이 있은 후부터는 대중면전에 나서기를 꺼려하고 그대신 로동에 더 열을 쓰고있는줄을 모르지 않았다.

《참 비서동지두, 이 기회에 용접기술을 익혀야 로대보수때마다 한몫할게 아닙니까. 용접공이 딸려 여기저기 손을 내밀 필요도 없구요, 하하…》

리진은 강대철의 핀잔을 오히려 명쾌한 어조로 받았다. 강대철은 눈굽이 찌르르해났다. 롱같은 그 말속에는 당대 로를 잊지 않고 살려는 마음이 담겨져있었던것이다.

《동문 래일 로대보수가 끝나는것과 함께 공업연구소로 가야 하오. 그래 페불은 어쩔셈인가?》

《어제 기사장동지한테서 따로 기술과제를 받았습니다.》

강대철은 어제 기사장이 리진을 불러 무슨 과업인가 주었다는것을 알고있었다. 어떤 과업인지는 알수 없어도 그것을 당적으로 밀어줘야겠다고 생각하고있었다.

《기사장동진 저한테 페불전량도입안을 그냥 내밀자고 하더군요.》

리진은 전날 기사장을 찾아 페불전량도입을 해볼 결심을 비치였다. 그의 제의를 심중히 듣던 전준혁은 자기도 그렇게 생각했다며 대단히 만족해하였다.

《전량도입 말인가?》

강대철은 저윽 놀라 되받았다. 기사장이 그렇게도 확고히 주장하던 국부도입안을 대담하게 철회했단 말인가?

《국부도입은 주경동무가 맡고 나는 나대로 전량도입을 심화시켜… 둘 다 내밀어보자고 하였습니다.》

《둘 다?!》

《전량도입의 가능성을 최대로 찾아보자는거지요.》

《!…》

옳다. 바로 그것이다! 국부도입은 페불전량을 먹기 위한 첫단계로 정한것 같다. 그래서 둘 다 동시에 내밀어 최종적으로 다 잡아야 한다. 강대철은 눈앞이 확 트이고 가슴이 후덥게 달아올랐다. 일군의 실력은 기술자들을 믿고 그들의 지혜와 재능을 최대로 폭발시키는 능력에 있다는것을 깊이 절감하게 되였다. 그리고 기사장이 자기의 의견을 성실히 받아들인것이 더없이 기뻤다. 그야말로 우리 조국의 력사에서 또 한분의 태양을 받들어모신 력사적인 70년대에 일하며 투쟁하는 일군다운 자세였다.

강대철은 새삼스레 배짱이 맞는 일군과 한배를 탄 만족감과 그 배는 어떤 풍랑속에서도 자기의 항로를 탈선없이 달릴것이라는 믿음에 기분이 흥그러워졌다. 그럴 때면 그는 마음의 문이 활 열려져 아이들처럼 장난치고싶어했고 흉금도 다 털어놓았다.

《여, 리진이. 나한테 먹은 욕이 내려가지 않겠지?》

《거야 응당 먹을 욕이였지요.》

《아니야. 나한테는 아주 고약한 버릇이랄가? 아니, 작풍이겠지. 그런 고질이 있소.》

강대철의 불그레한 눈귀가 좀 메사하니 쪼프려졌다.

《그전에 내가 군당에서 사업할 때 말이요.…》강대철은 말을 이어갔다.

《지방원료로 송탄유를 생산하는 자그마한 공장이 군안에 있었는데 거기 담당지도원으로 파견된적이 있었소. 헌데 사업을 시작하려고 보니 공장지배인과 책임기사가 하나의 문제를 놓고 서로 다투고있었소. 사연인즉 제품탕크안의 수십톤이나 되는 송탄유가 질이 낮아 세탄가를 높이지 않고서는 뜨락또르기름으로 쓸수 없다는거요. 그래서 그 세탄가를 높이는 첨가제시험을 하느냐마느냐 하는 문제였소.

세탄가첨가제시험은 폭발을 동반할수 있는 매우 위태로운 시험이였소. 지배인은 무조건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책임기사는 석연치 않은 첨가제때문에 그런 위험천만한 모험을 하겠느냐고 한사코 반대해 나섰소.

〈책임기사! 동무 눈에는 봄철밭갈이를 못하고 서있는 저 뜨락또르들이 보이지 않는가? 위험이니 모험이니… 동무같은 겁쟁이는 물러서오. 물러가란 말이요. 우린 무조건 할테요!〉라고 지배인이 소리쳤소. 난 지배인의 그 배짱에 얼마나 공감했던지 당결정까지 채택했소.

송탄유첨가제시험을 하는 날이였소. 폭발하느냐 무사하느냐 하는 시각에 반응로에서 가스가 류출됐소. 이는 폭발의 암시였소. 그러자 시험장에서 슬그머니 몸을 사리는 작자들이 생겼소. 나중에 시험장에는 몇사람이 남지 않았는데 그속에 책임기사가 있었소. 물론 죽음을 각오한 지배인도 있고. 시험은 다행히 무난히 진행되였소. 제품분석결과가 나왔소. 세탄가는 높아졌는데 디젤기관에 금물인 수지질은 더 나빠졌소. 책임기사의 주장이 옳았소.

〈책임기사동무, 동문 시험을 반대했는데 왜 폭발위험을 무릅쓰고 현장에 그냥 있었소?〉나의 물음이였소.

〈난 결코 이 시험이 위험하기때문에 반대한것이 아님을 알게 하고싶었습니다. 그리고 우린 송탄유의 질을 결정적으로 높이기 전에는 죽을 권리도 없습니다. 사생결단이란 맹목적인 희생이 아닙니다.〉

바로 그랬소. 난 사생결단의 외피를 쓴 지배인의 희생성에 매혹된거요. 나의 무식이 날 이렇게 관료쟁이로 만들어버렸소. 이게 내가 저지른 첫 과오였는데 상기 고치지 못하고있소. 여 리진이, 용서해주지, 응? 내 꼭 고치겠어.…》

강대철은 진심으로 말했다. 리진은 동년배들끼리나 할수 있는 그 말투와 거동에 코허리가 찡해져 눈귀가 축축해났다.

《아닙니다. 제가 그사이 개인감정에 포로된것 같습니다.》

《그랬을수도 있소. 말이 난김에 내 좀 얘기할가.…》

강대철은 자리에서 일어나 마가을해빛이 내리비치는 용수천제방숲에 시선을 주었다. 따스한 볕을 함뿍 쓴 희누런 이파리들이 한가로이 뒤채이였다. 퍼그나 높고 말쑥한 하늘에는 흰구름이 몇점 떠있었다.

《사람의 나약성이란 자기 개인의 운명만을 생각하면서 그 울안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 생기오. 난 동무의 요즘 생활에 일정한 영향을 주었을 그 착순인지 뭔지 하는 책을 동무 어머니한테서 얻어봤소. 확실히 착순인 환경에 주저앉은 나약한 삶이야. 그럼 억센 삶은 어데 있는가?…》

강대철의 낯빛은 갑자기 근엄해졌다. 지나온 머나먼 일을 더듬는듯 눈길은 버드나무숲언저리에 머물러있었다.

《전쟁때 말이요, 고지를 치달아 오르던 한 대오가 더 전진을 못하고 땅에 얼어붙고말았소. 머리를 쳐들면 놈들의 총탄이 벼락치듯 퍼부었소. 고지를 타고앉아야 할 시간은 박두했소.

만약 제시간에 고지를 점령 못하면 아군사단은 어느 한 계선까지 퇴각하게 되오. 한초한초가 천추같던 그 시각… 한사람이 적들을 유인하여 다른 쪽으로 내달리였소. 자기한테 화력이 쏠리게 말이요. 그의 몸은 삽시에 놈들의 총탄을 맞고 벌둥지가 됐소. 뒤미처… 와― 함성을 지르며 땅을 박차고 일어났소. 그의 최후를 목격한 전사들이 말이요. 그래 그의 희생을 착순의 희생과 나란히 세울수 있을가? 그들은 다같이 스스로 희생을 선택했지만 그 성격과 의미는 판판 다르오. 돌격의 기발이 된 나의 정치부중대장은 전대오를 일으켜세우고 서서 희생되였다면 착순이는 비참한 환경에 순응하여 앉아서 죽었다고 할수 있소.》

리진은 처음 듣는 강대철의 전투담에서 인간의 값높은 삶과 희생을 새로운 의미에서 느낄수 있었다. 지금까지 착순의 삶을 눈물겹게 여겨오던 그의 가슴에는 구멍이 펑 뚫어졌다.

강대철은 창밖에서 눈길을 떼지 않은채 이었다.

《지금 우리의 70일전투는 바로 그런 억센 삶을 요구하고있소. 난 동무가 요즘 자기의 개인감정에 크게 위축되지 않고 로대보수를 위해 남몰래 아글타글 애쓴걸 기쁘게 여겼소. 우린 지금 전쟁시기처럼 총포탄이 퍼붓는 고지를 무조건 점령해야 할 명령을 받은 병사들이요. 우리 대오의 앞에는 친애하는 지도자동지께서 계시오. 때문에 우리의 가슴은 정치부중대장처럼 돌파구를 헤칠 그 하나의 생각으로만 펄펄 끓어야 하오. 나는 동무가 그런 억센 삶을 안고 페불연구에 뛰여들기를 바라오.》

강대철의 말은 불길마냥 리진의 몸을 달구었다.

리진의 온몸으로는 뜨겁고도 열정적인것이 흘러들어 피의 흐름이 와와 소리치며 끓어번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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