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페지로
날자별열람

제 67 회


제 2 편


29


오늘은 라영국이네 사람들에게 있어서 명절과도 같은 날이였다. 시험정보과가 정식으로 나온 이날에 그들이 그동안 피타는 노력을 기울여 개발한 시험프로그람 《미래》가 드디여 빛을 보게 된것이였다.

점심때가 되여 모두들 식당에 내려갔다가 올라와 잠시 모여앉아 이야기판을 펴고있는데 1차로 진행하는 콤퓨터에 의한 대학입학원격시험이 성과적으로 끝났다는 소식이 건너왔다. 광우부국장이 전화로 알려주었다. 그와 거의 동시에 또 한통의 전화가 김호성의 손전화기에 걸려왔다. 김호성은 도에서 자기가 해야 할 일을 마무리하고 시험이 시작되자 먼저 평양으로 올라온것이였다.

김호성에게 걸려온 그 전화 또한 부국장이 알려주는 소식에 못지 않게 반가운 전화였다. 멀리 북방의 도시에서 오련희가 자기의 수제자 최금동학생의 시험성적을 알려오는것이였다.

김호성의 손전화기에서 오련희의 증폭된 목소리가 울려나왔다.

《오늘시험이 전부 끝났어요. 어쩐지 거기 선생님들에게 먼저 알려주고싶어 고향으로 내려가기 전에 전화를 해요. 우리 금동학생의 전과목 시험성적이 만점이예요! 글쎄… 만점을… 동지들, 고마워요! 우리… 금동학생을… 위해…》

목소리는 끊어졌다.

녀선생의 목소리가 다시 이어지기를 기다리며 모두들 숨을 죽이고있는데 김승호가 참지 못하고 혼자소리하듯 중얼거리였다.

《울지 않아?》

그러는 김승호자신도 물기가 그렁해지는 눈을 슴뻑이였다.

《그 녀선생은 마치 제가 시험을 친것 같구만!》 최광남이였다.

《그게 바로 우리 생활이지.》

량원일이 년장자답게 의미심장한 말을 한마디 했다.

오늘은 참 전화도 많은 날이다. 또 누군가의 손전화기에서 호출음이 울리였다. 사람들의 동요시절을 추억케 하는 아름다운 아동가요의 선률이였다. 누구의 손전화기인가 해서 둘러볼 여지도 없이 우영심의 남편한테서 오는 전화였다.

방안의 남자들은 그것을 극히 자연스러운 일로 생각했다. 극진한 애처가인 그가 오늘같은 날에 전화를 하지 않는다면 그거야말로 자연스럽지 못한 일이 아니랴.

전화를 받는 우영심이도 이번에는 화를 내지 않았다. 사랑에 넘치는 그윽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 저예요. 영심이예요.》

《영심, 어떻게 됐소? 1차원격시험이 말이요.》

《성공이예요! 지금 우리 선생들모두가 그 소식을 받고 기뻐하고있는중이예요!》

《…》

《여보, 산매 아버지, 왜 그래요? 왜 말씀이 없어요?》

《축하하오! 이제 경애하는 원수님께 보고를 드리겠지? 보고를… 영심, 축하하오!》

《프로전화의 명수》는 왜서인지 목소리가 더 이어지지 못했다.

《우리 산매 아버지도 우는것 같군.》 누군가 혼자소리하듯 조용히 말했다.

그때 방안의 전화기가 찌릉거리였다.

이번에는 또 누가 전화를 걸어오나 해서 모두들 지켜보는 가운데 송수화기를 들고있던 김호성의 얼굴에 빙긋이 웃음이 실리였다.

《영국동무, 정문에 내려가보오.》

그것은 라영국이한테 처녀손님이 찾아왔으니 정문에 내려오라는 구내전화였다.

이전페지   다음페지

←되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