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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1 회


제 2 편


13


발등에 불이 달린셈이였다. 전국적인 대학입학시험에 들어갈 날은 눈앞에 박두하여 며칠후에는 수험생들이 모여들기 시작할 판인데 ㅎ도의 원격시험장은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았다.

봉사기실을 완비하자고 해도 주요설비들외에 해결해야 할 부분품들이 적지 않은데다가 시험장은 아직 망련결도 되여있지 않았고 콤퓨터는 필요한 대수가 차있지 않았다.

그나마도 공업대학의 지석영교무부학장이 선선히 적지 않은 대수를 더 내놓아서 확보된것이였다.

원격시험이라는 치차가 돌아가자면 그것들중 어느것 하나도 빼놓으면 안되는것이였다.

그 모든것은 결국 김광우의 어깨우에 놓여있는 짐이나 같았다.

정성금이나 김호성은 시안의 교육부문일군들과 학부형들을 대상으로 하는 콤퓨터시험과 관련한 강습을 준비해야 했으며 유선일은 이곳 말단봉사기를 책임진 젊은 대학졸업생청년과 함께 부분품조립을 끝내고 시험이 시작되기 전에 련동시험까지 하자면 그 일만 가지고서도 손이 모자랄 지경이였다.

아침에 하루 사업분담을 하느라 모두 모여앉아있을 때 일행중에 제일 젊은 유선일의 입에서 최윤호를 비난하는 소리가 또 흘러나왔다. 최윤호의 무책임성으로 하여 일이 바쁘게 되였다는 소리였다. 망련결때문에 일감이 쌓인 유선일이고보면 그럴수도 있겠다고 리해되면서도 광우는 속이 편안치 않았다. 한것은 곁에 있는 정성금이나 지어 마음이 용한편인 김호성까지도 유선일의 불만에 동조하는 기색이기때문이였다.

《동무들, 난 어제 최윤호동무가 우에 앉아있는 일군들의 작풍과 아래일군들을 대하는 관점문제에 대하여 말했다는 소리를 듣고 생각이 많았소. 최윤호동무가 어떤 마음에서 그런 말을 했든지간에 그 말자체는 옳소.

우리 일군들이 아래사람들에게 과업을 주고 일이 안되는 경우 비판이나 하면 자기 일을 다하는것으로 여기는 현상이 과연 없소? 나한테도 그 비슷한 현상은 있었소.

이번 일을 놓고도 그렇게 말할수 있소. 최윤호동무에게 콤퓨터에 의한 원격시험을 보장할수 있게 준비를 하라는 과업을 주고는 그가 다 해놓으리라는 생각만 하면서 뼈심들여 미리 도와주지 않았단 말이요.

이건 결코 아래사람들을 믿고 안 믿고 하는 문제이기 전에 당과 인민의 신임을 받고 일하는 일군으로서의 자세에 관한 문제이고 자격에 관한 문제라고 할수 있소.

물론 최윤호동무한테 결함은 있소. 그러니만큼 비판도 하고 좋은 일군이 되도록 도와주어야지요.

하지만 그를 비판하기 전에 우리 자신들에 대해서 먼저 생각해야 할거요. 우리가 이 사람들을 얼마나 도와주었고 이들의 애로가 무엇인지 진심을 기울여 알려고 했는가?

그런 생각은 해보지 않고 그들을 탓하기만 한다면 최윤호동무가 말했다는 그런 일군들과 무엇이 다르겠소.

내가 여기 내려와서 고생하는 동무들을 비판이나 하자고 이런 말을 하는게 아니요. 이 김광우나 동무들이나 다같이 일을 하면서 자신들을 수양해야 하겠기에 새삼스럽게 이 말을 하는거요.》

그날 저녁, 김광우가 발이 닳도록 돌아다니느라 늦어서야 돌아와 다음날 해야 할 사업조직까지 끝내고 잠자리에 들려는데 평양의 전학선부상한테서 전화가 왔다.

《거기 내려가서 수고하겠소, 부국장동무.》 언제나와 같이 침착하고 온화한 목소리였다.

《수고야 무슨 수고겠습니까? 어떻게 전화하십니까? 부상동지.》

《여기서 뭐 도와줄 일이 없겠소?》

광우는 가슴이 뭉클했다. 자기 할 일이 따로 있는 부상까지 평양에 있으면서 여기 일을 걱정하지 않는가. 그 순간 이상하게도 낮에 자기 아들이 대학추천을 받았다면서 우리 학부형들이 도와줄 일이 없겠는가고 말하던 건설사업소 로동자가 생각났다.

《부상동지, 고맙습니다.》

《그런데 말이요.》부상이 기본 할소리는 이제부터라는듯 다소 신중해서 말을 이었다.

《거기 지석영동무한테 내가 전화로 말은 했는데 도움받을 일이 있으면 찾아가오. 대학입학시험을 위해 벌려놓은 사업인데 응당 대학에서 도와주어야 할 일이 아니요. 콤퓨터가 모자랄수 있겠기에 내 그 소리도 했소.》

광우는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나갔다. 이제야 비로소 지석영이 콤퓨터를 수십대나 군말없이 더 내놓은 까닭이 리해되였다.

부상이 웃음소리를 듣고 이상해서 왜 그러느냐고 했다.

하지만 광우는 콤퓨터를 해결하러 갈 때 최윤호한테서 들은 소리는 말하지 않았다.

지석영교무부학장이 콤퓨터를 30대나 더 내놓았다는 말을 듣더니 전학선은 《그거 참 잘했구만! 지석영동무가 콤퓨터를 내주며 원격시험이 중요한 사업이라고 했단 말이지요?》 하면서 소리내여 웃었다.

이윽하여 전학선의 웃음소리가 잦아들었다.

《내 이미 동무한테 말한것 같은데 그 동무가 원래 대학때 열정도 있고 머리가 좋은 수재로 소문났더랬소. 그런데 언제부터 한다던 박사론문도 말이 없는걸 보니 하는것 같지 않소. 물론 대학 교무행정사업을 맡아보느라니 일이 바쁜데도 원인이 있겠지. 하지만 창조하는 인간이 사색하는데 게을러지기 시작하면 그 인생자체가 경색이 오게 되오. 거기 내려가있으면서 잘 좀 도와주우. 광우부국장 말대로 하면 급행렬차에 늦지 않게 해야지.》

광우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먼저는 그한테 가서 도움을 받으라고 하더니 도와주라는건 무슨 소리이고 여기에 급행렬차라는건 또 뭔가?

급행렬차라… 허허, 부상동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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